백자 항아리는 비례와 대칭이 완벽하지 않다. 이 부정형의 백자 항아리는 크고 풍성한 보름달을 닮아 달항아리라고 부른다. 보는 이의 마음을 넉넉함으로 이끈다. 미술사학자 최순우(1916~84)는 “흰빛의 세계와 형언하기 힘든 부정형의 원”으로 이루어진 달항아리를 한국 미의 원형으로 꼽고 그 소박미를 찬미했다. 김환기(1913~74) 화백도 “내 예술의 모든 것은 달항아리에서 나왔다”고 말할 정도로 일그러진 백자 항아리를 사랑하고 즐겨 그렸다. “조선의 눈빛”이고 “거문고 소리”에만 반응하며 눈을 뜨는 이것! 이 달항아리에서 우리가 배울 것은 ‘마음 비우기’다. <장석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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