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詩作初心 - 시의 제목 잘 선별하기
2016년 03월 10일 00시 25분  조회:4977  추천:0  작성자: 죽림
시를 쉽게 쓰는 요령 - 김영남

6. 제목을 효과적으로 잘 붙이는 요령


시의 제목을 제대로 붙일 줄 알려면 그 기법을 알아야 합니다. 실제로 제목을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한 편의 시가 성립하기도 하고 안 하기도 하고, 또 독자들이 이 시를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게 하는 것도 바로 이 제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주변에 이 문제에 관하여 체계적으로 연구해 그동안 시 창작에 응용한 사람이 의외로 없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었습니다. 하여 이 문제에 관한 한 필자가 문단에서 맨 처음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 같은 제목을 붙이더라도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제목이 되고, 보다 생산적인 제목이 될 수 있을까? 필자가 그 방법을 개발해서 그동안 작품에 실제로 구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제목 붙이는 법, 세 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 첫 번째 방법은, 화장실에 관한 내용으로 시를 써 놓고 제목을 <화장실>로 붙이는 경우입니다.


이 방법은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방법입니다. 더욱이 시 뿐만 아니라, 소설, 논문, 일반 문서에까지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는 제일 고전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나 시에 있어서는 이걸 제대로 써야지 그렇지 않으면 시의 역기능으로 작용해 여러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많은 시들이 제목을 <화장실>로 해놓고 화장실에 대한 내용으로 시를 쓰거나, <서울역> 해놓고 서울역에 관하여 온갖 수사와 기교를 동원해 시를 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독자들은 화장실과 서울역에 대한 정보를 이미 많이 갖고 있어서(어쩌면 필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름) 그 시를 쓴 사람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저 그렇고 그런 내용의 화장실과 서울역에 관한 시는 읽으려 하지 않고 쉽게 외면하지 않나 싶습니다. 작자는 정말 열심히 최고로 좋은 시를 썼다고 여기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 작자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가 합니다.


하여, 화장실에 관한 내용으로 시를 쓰고 제목을 <화장실>로 붙여 효과적인 제목이 되려면, 다음의 요건에 해당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즉 그 화장실이 우리가 전에 거의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특별한 모습의 화장실이거나, 아니면 그 화장실에 특별한 사연이 있거나 새롭게 의미가 창조된 화장실이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다시 말해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이어야 그 시를 읽어줄 이유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유형의 시로 성공한 작품들을 한번 예로 몇 들어볼까요? 김춘수의 <꽃>, 김수영의 <풀>. 곽재구의 <사평역에서> 등을 한번 봅시다. 내가 불러줄 때 내게로 와 핀 꽃을 본적이 있습니까?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을 본적이 있습니까, 사평역이란 시를 보기 전에 사평역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만약 사평역을 목포역이라고 제목을 붙였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 때도 이 시의 감동이 사평역만큼 올까요?


하여, 화장실에 관한 내용으로 시를 쓰고 제목을 <화장실>로 붙여 효과적인 제목이 되려면 위와 같이 우리가 전에 거의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특별한 화장실이거나, 아니면 그 화장실에 특별한 사연이 있거나 새로운 의미가 창조된 화장실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독자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때 효과적인 제목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 두 번째 방법은, 시 내용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센텐스, 키 센텐스를 제목으로 올리되 전체 내용을 아우를 수 있도록 약간 변용해서 붙이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필자가 즐겨 사용했던 방법으로 필자의 시집 정동진역을 읽어보면 금세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필자가 이 방법을 개발하게 된 배경은 평소 광고 카피와 신문 기사의 헤드라인을 유심히 살피는 데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즉 기사와 광고 카피의 헤드라인이란 시로 여기면 제목에 해당하는데 이걸 잘 뽑느냐 잘 못 뽑느냐에 따라 그 기사 또는 광고의 첫 인상 뿐만 아니라 여운까지 전혀 다르다는 데에 착안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헤드라인이 그 카피, 기사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내용이다라는 것도 주목하게 된 것입니다. 이걸 시에 한번 적용해봤더니 제대로 맞아떨어지더군요. 이때 붙이는 제목의 형식은 서술형이 되기 쉽고, 내용은 시 전체를 장악할 수 있도록 약간 변용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 세 번째 방법은 시 내용중 가장 근간이 되는 내용의 속성을 가진 전혀 엉뚱한 것으로 제목을 붙이는 방법입니다.


위의 내용으로 설명을 하자면 화장실 내용으로 시를 쭉 써놓고 제목을 <김영남>으로 붙이는 경우입니다. 그러면 시의 내용과 제목을 연관지어 설명하자면 "김영남은 화장실이다" 라는 시를 쓴 거가 되는 거죠.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어떤 글을 아름다운 여자에 대해서 그럴싸하게 묘사 해놓고 제목을 <아름다운 섬>으로 붙이는 경우입니다.
만약 아름다운 여자에 대해 쭉 묘사해 놓고 제목을 <아름다운 여자>로 붙인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이 글이 아름다운 여자를 설명하고 묘사한 글이지 어떻게 시가 되겠습니까? 그러나 제목을 <아름다운 섬>이라고 붙인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순간 메타포가 형성되어 시로 떠오르지 않습니까?
이와 같이 제목을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시가 되고 안 되고 까지 하게 됩니다. 이 방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시를 하나 소개하고 지면상 한계로 인해 <효과적인 제목 붙이는 요령> 강의를 마칠까 합니다. 소개하는 시는 98년(?) 현대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이고 아주 하찮은 여울을 하나 묘사해 놓고 제목을 엉뚱하게 붙여 성공한 시입니다. 만약 이 시 제목을 < XXX 여울>.로 붙였을 경우 시가 될 수 있는지도 한번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춘기/ 강순


여울에는


밀어,꼬치동자개,버들매치,버들치,배가사리,감돌고기,가는돌고기,점몰개,참마자,송사리,갈문망둑,눈
동자개,연준모치,버들개,모래주사,새미,누치,흰수마자,납자루,열목어,꺽저기,수수미구리지,금강모치,
돌상어,왜매치,꺽지,쌀미구리,점줄종개,돌마자,둑중개,왕종개,버들가지,꾸구리,모샘치,어름치,돌고기,
부안종개,자가시리 등이 살았다.


나는 가끔 물살이 빠른 그곳에 발을 담근다.
=====================================================================

292. 미안하다 / 정호승













미안하다

정 호 승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정호승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중에서
---------------------------------------------

293. 모른다 / 정호승












모른다

정 호 승

사람들은 사랑이 끝난 뒤에도 사랑을 모른다
사랑이 다 끝난 뒤에도 끝난 줄을 모른다
창 밖에 내리던 누더기눈도
내리다 지치면 숨을 죽이고
새들도 지치면 돌아갈 줄 아는데
사람들은 누더기가 되어서도 돌아갈 줄 모른다


정호승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중에서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523 詩의 꽃을 피우기 위해 詩의 씨앗이 있어야... 2016-06-20 0 4319
1522 미국 시인 - 에드가 엘렌 포우 2016-06-19 0 4423
1521 詩적 령감은 땀흘려 찾는 자의 몫 2016-06-19 0 4144
1520 독자들도 알파고의 수를 해독해야 하는가... 2016-06-19 0 4733
1519 [한여름속 밤중 詩]- 한둬서넛댓바구니 2016-06-17 0 4791
1518 詩를 잘쓰는데 지름길은 절대 있다? 없다! 2016-06-17 0 3948
1517 詩人은 별의 언어를 옮겨쓰는 세계의 隱者(은자) 2016-06-15 0 3647
1516 영원한 청년 시인 - 윤동주 2016-06-14 0 4125
1515 詩의 형식은 정형화된 법칙은 없다... 2016-06-14 0 3844
1514 정지용, 윤동주, 김영랑을 만나다 2016-06-13 0 4481
1513 정지용과 윤동주 2016-06-13 0 3841
1512 詩作은 언어와의 싸움... 2016-06-13 0 3934
1511 詩集이 성공한 요인 8가지 2016-06-11 0 3679
1510 詩人은 쉬운 詩를 쓰려고 노력해야... 2016-06-10 0 3858
1509 詩는 남에게 하는 대화 2016-06-10 0 3408
1508 <저녁> 시모음 2016-06-10 0 3806
1507 留魂之 碑 / <자기 비움> 시모음 2016-06-10 0 3573
1506 정끝별 시모음 2016-06-10 0 4313
1505 [무더위 쏟아지는 아침, 詩] - 한바구니 2016-06-10 0 3984
1504 詩는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2016-06-08 0 3560
1503 정지용 <<향수>> 노래 2016-06-07 0 3808
1502 삶 쪽에 력점을 두는 詩를 쓰라... 2016-06-07 0 3880
1501 생명력 있는 詩를 쓰려면... 2016-06-06 0 3484
1500 <전쟁>특집 시모음 2016-06-05 0 4483
1499 詩제목은 그냥 약간 웃는체, 보는체, 마는체 하는것도... 2016-06-05 0 3735
1498 360도와 1도 2016-06-04 0 3788
1497 詩의 제목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시켜야... 2016-06-03 0 4538
1496 詩作을 많이 習作해야... 2016-06-03 0 3751
1495 詩의 제목은 참신하고 조화로워야... 2016-06-02 0 4121
1494 원작이 무시무시한 괴물이라면 번역도 괴물이 돼야... 2016-06-02 0 3990
1493 창작은 악보, 번역은 연주 2016-06-02 0 4401
1492 별들의 바탕은 어떤 색갈?!... 2016-06-01 0 4178
1491 찢어진것만 보아도 흥분한다는... 2016-06-01 0 4152
1490 소파 방정환 "어린이 날 선언문" 2016-05-30 0 7271
1489 <어른> 시모음 2016-05-30 0 4132
1488 문구멍으로 기웃기웃..."거, 누구요?" "달빛예요" 2016-05-30 0 4719
1487 詩人은 예리한 통찰력이 있어야... 2016-05-30 0 5600
1486 詩의 묵은 덩굴을 헤쳐보니... 2016-05-30 0 3934
1485 <단추> 시모음 2016-05-30 0 3923
1484 [벌써 유월?!~ 詩 한바구니]- 유월 2016-05-30 0 3888
‹처음  이전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