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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이 그물대는 새벽 詩 한컷]- 가위바위보
2016년 04월 15일 02시 39분  조회:3602  추천:0  작성자: 죽림

 

남태식 시몇수

집중

 

 

안개가 짙다. 안개가 짙으면 안개에 집중해야만 한다.

 

 

안개의 몸피를 더듬어 가늠하고 손가락 발가락의 수를 세어보아야 한다. 안개의 표정은 맑은가 어두운가, 입술은 여태껏 앙다문 체인가 배시시 열리는 중인가, 안개의 속살은 두꺼운가 부드러운가 또 얼마나 깊은가 음습한가 헤아려보아야 한다. 안개의 속살 사이에 들어앉은 나무와 풀과 집과 그 안의 숨결들, 웃음들, 빈 들판의 눈물들, 쉼 없이 나뭇가지를 흔드는 한숨들을 코로 귀로 숨으로 느껴야 한다. 감전된 듯 감전된 듯 온몸을 떨어야 한다. 언젠가는 걷힐 안개에 뒤따르는 햇살, 뒤따라 날아오르는 새 떼들의 날갯짓 따위는 잠시, 어쩌면 오래도록 잊어야 한다.

 

 

바야흐로 때는 안개가 짙을 때, 어김없이 안개가 짙고, 지금 우리는 오직 이 안개에만 집중해야 한다.

 

 

 

 

언제나없이

 

 

언제나없이 꿈은

무덤에서 이루어진다.

 

 

무덤이 열리고

아이들이 쏟아진다.

우리가 남이가 얼굴이 없는

짝퉁 우리가 손을 내민다.

살짝 주먹을 말아 쥐었다.

저 주먹 속에는 무엇이 들었나.

저 주먹을 본 적이 있다.

저 주먹과 거래를 한 적이 있다.

그 거래는 무엇이었나.

 

 

뒷짐을 지고

한 아이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또 한 아이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또또 한 아이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무덤 앞에는 아직은

고개를 가로저은 아이들과

고개를 가로젓는 아이들뿐이다.

모두 걷고 있다.

제자리걸음이다.

 

 

언제나없이 꿈이

산허리 높이 올라앉아서도 낮은

무덤에서 틘다.

 

 

 

 

가위바위보

 

 

지나면 큰 집 대문 보이는 무덤가에

오래된 아이들이 왁자하다.

 

 

뒷짐을 풀고

한 아이가 손을 펼치면

또 한 아이가 손을 펼치고

또또 한 아이가 손을 펼친다.

머뭇머뭇 뒷짐을 풀고

머뭇머뭇 손을 펼친다.

 

 

왁자한 소리 마당은 꽃들 흐드러지게 핀 봄날인데

풍경은 아직 움 안 돋고 망울 안 맺은 겨울 산천이다.

 

 

한 아이가 손을 내밀면

또 한 아이가 손을 내밀고

또또 한 아이가 손을 내민다.

펼친 손은 언제 말아 쥐었을까.

내미는 손도 느닷없고

말아 쥔 손도 느닷없다.

 

 

가위바위보 가위바위보

가위……?

바위……?

왜?!……

내민 손들은 모두 허공을 향하고

손들이 갸웃하니 허공이 갸웃갸웃한다.

 

 

지나면 큰 집 대문 환하게 보여도

오래된 아이들 아무도 아직 무덤가를 못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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