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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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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란 고정관념틀을 깨고 그속의 비밀, 맘의 눈으로 보기
2016년 07월 06일 19시 44분  조회:4125  추천:0  작성자: 죽림

[2강] 사물을 바라보는 마음의 눈

강사/김영천


2)사물을 바라보는 마음의 눈

오늘은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육체의 눈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심안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늘 경험하거나 자주 만나는 것엔 쉽게 익숙해지지요.
그래서 처음 만난 사람은 어색하지만 몇 번 만나면
그냥 친숙해져서 말도 서로 트고, 장난도 치고 할 수 있쟎아요.
우리 주위의 사물도 그렇지요.

목포에 처음 오시는 분들은 유달산에 올라가면
머얼리 바라다보이는 다도해와 그 사이로 지나가는
배들을 보며 탄성을 지릅니다.
그러나 늘 그 속에서 사는 목포사람들은 시큰둥합니다.
이 것은 그 풍경과의 접촉이 타성에 젖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린아아들은 어떻습니까?
모든 것이 새롭고 신비합니다.
그래서 엄마, 이 거 뭐야? 엄마, 이 거 왜 이래?
수도 없이 반복해서 질문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전파견문록이라는 프로를 보십니까?
저는 가능하면 보고 있습니다만
거기에 나오는 아이들의 기발한 이야기에
누구나 감탄합니다.
그 것이 바로 아이들의 순수한 눈으로 보는 결과입니다.

시를 쓰려면,
그런 마음의 눈으로 보셔야 합니다.
어제도 초생달을 눈섭처럼 보인다고 했는데
이 비유를 처음 쓴 시인은 대단한 호평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초생달에 대해서 시를 쓰면서
-그대의 눈섭같은 초생달이 뜨고-
어쩌고 하면 좋은 시가 되지 않습니다.

좋은 시가 되기 위해서는 보다 새로운, 지금 껏 아무도
써보지 않은 표현을 써야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물을 바라보는 습관을 바꾸어야
합니다.

시인의 마음, 즉 자동화된, 습관적인 시선이 아니라
새로운 눈 길로 바라보라는 것입니다.

아이를 키우다가 보면 밥알을 마구 흐트러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것을 그냥 밥풀로 보지 않고
아하! 넓은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섬이구나. 하고
생각해보라는 것입니다.
그런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습관을 길러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문학적 용어로는 "낯설게 하기"라고 합니다.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이 처음 한 말인데 쉽게 말하자면
똑 같은 사물을 전혀 다르게 표현하자는 것이지요

여러분이 잘 아시는 서정주님의 <국화옆에서>를
읽어보겠습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 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잘 아시는 시이지요?
요즘 국화가 한창인 가을이어서 여러분들도 국화꽃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국화꽃을 보며 보통은 그 향기가 어떠며
그 질긴 꽃피움 등을 떠올리는데,
그런 것은 누구나 아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작가는 국화꽃을 보며 '거울 앞에 선
내 누이'를 발견한 것입니다.
우리의 타성적, 습관적 시각과는 전혀 다르지요?
그래서 이 시가 유명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국화꽃을 어떻게 표현하시겠습니까?

이제 우리도 그렇듯 사물을 마음으로 보는 습관을 기릅시다.
그래서 '낯설게 하기' 기법을 써서 시를 쓰는 것입니다.
이제껏 아무도 표현하지 않은 표현으로요.

우선 오늘 자기 주위에 있는 물건부터
마음의 눈으로 한번 바라보십시오.
내가 저 것을 시로 쓴다면 무엇으로 표현할 것인가

셀리는 "시는 세계의 감추어진 부분으로부터 베일을
벗기며, 혹은 눈에 익숙한 사물을 처음 보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고 했습니다.

여러분들이 타성에 젖은 낡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마음의 눈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 그 사물들은
여러분께 그들이 지닌 비밀을 하나씩 하나씩 보여 줄 것입니다.

================================================================

 

 

 

봄밤
―최승호(1954∼)

 

 

창호지로 엷은 꽃향기 스며들고
그리움의 푸른 늑대가 산봉우리를 넘어간다.
늘 보던 그 달이 지겨운데
오늘은 동산에 분홍색 달이 떴으면.
바다 두루미가 달을 물고 날아 왔으면.
할 일 없는 봄밤에
마음은 멀리 멀리 천리(千里) 밖 허공을 날고
의지할 데가 없어 다시 마을을 기웃거린다.
어느 집 핼쓱한 병자가
육신이 나른한 꽃향기에 취해
아픔도 없이 조용히 죽어가나 보다.
아름다운 용모의 귀신들이
우두커니 꽃나무 그늘에 서서
저승에도 못 가는 찬기운의 한숨을 쉬고
인간축에도 못 끼는 서러운 낯짝으로
누가 좀 따뜻이 나를 대해줬으면 하고
은근히 기다리는 봄밤
때에 절은 묵은 솜뭉치처럼
짓눌린 혼(魂)들을 꾸겨 담은 채
저승열차는 내 두개골 속을 지난다.


삶과 죽음이 섞여 있는 어둠의 세계가 환상적으로 아름답게 이미지화돼 있어, 아찔하게 탐미적이다. 죽음과 혼(魂)과 귀신의 냄새가 시인의 외로움과 짝을 이루면서 물씬 꽃향기로 어지러이 휘돈다. 아편에라도 취한 듯 만드는, 이 쓸쓸하고 몽환적인 봄밤의 파토스! 세상에, 이토록 섬세하고 적나라한 귀기(鬼氣)라니! 시리고 아름다운 봄밤, 귀신들도 용모가 아름답다. 환상의 세계에는 추함이 있을 수 없다. 현실을 떠났기 때문에 귀신도 아름답다! 허나, 환상이 하늘 끝까지 올라가면, ‘때에 절은 묵은 솜뭉치처럼/짓눌린 혼(魂)들을 꾸겨 담은 채’ 슬픈 환멸이 땅바닥 저 밑까지 곤두박질한다. 봄밤의 꽃향기여, 다시 짙어라. 시인이 거듭 취해 ‘그리움의 푸른 늑대가 산봉우리를 넘어’가게 하라.

가령 라일락 꽃향기가 바람결에 실려 오면, 함께 밀려드는 아득한 그리움에 문득 코끝 치켜들고 발걸음 멈추게 되는 봄날. 그러하게 달콤하고 부드러운 봄밤과 완연히 다른 최승호의 독한 ‘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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