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
2016년 11월 20일 21시 24분  조회:4107  추천:0  작성자: 죽림
유명인사들의 명언과 격언 모음 집 – 66


 * 팔월 한가위는 투명하고 삽삽한 한산 세모시같은 비애는 아닐는지. 태고적부터 이미
죽음의 그림자요 어둠의 강을 건너는 달에 연유된 축제가 과연 풍요의 상징이라 할 수 있을는지. 서늘한 달이 산마루에 걸리면 자잔한 나뭇가지들이 얼기설기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소복 단장한 청상의 과부는 밤길을 홀로 가는데 - 팔월 한가위는 한산 세모시 같은 처량한
삶의 막바지, 체념을 묵시(默示)하는 축제나 아닐는지. 우주 만물 그 중에서도 가난한 영혼들
에게는. - 박경리 <토지> 제1부 제1권 제1편 '어둠의 발소리' 中 '序章'에서
 
* 가을의 대지에는 열매를 맺어 놓고 쓰러진 잔해(殘骸)가 굴러 있다. 여기저기 얼마든지
굴러 있다. 쓸쓸하고 안스럽고 엄숙한 잔해 위를 검시(檢屍)하듯 맴돌던 찬바람은 어느 서슬엔가 사람들 마음에 부딪쳐 와서 서러운 추억의 현(絃)을 건드려 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하고많은 이별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흉년에 초근목피를 감당 못하고 죽어간 늙은 부모를,
돌림병에 약 한 첩을 써 보지 못하고 죽인 자식을, 거적에 말아서 묻은 동산을, 민란 때 관가에 끌려가서 원통하게 맞아죽은 남편을, 지금은 흙 속에서 잠이 들어버린 그 숱한 이웃들
을, 바람은 서러운 추억의 현을 가만가만 흔들어 준다.
 "저승에나 가서 잘 사는가."
 사람들은 익어 가는 들판의 곡식에서 위안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들판의 익어 가는 곡식은
쓰라린 마음에 못을 박기도 한다. 가난하게 굶주리며 살다 간 사람들 때문에.
 "이만하믄 묵을 긴데..."
 풍요하고 떠들썩하면서도 쓸쓸하고 가슴 아픈 축제, 한산 세모시 같은 한가위가 지나고 나면
산 기슭에서 먼, 먼 지평선까지 텅 비어 버린 들판은 놀을 받고 허무하게 누워 있을 것이다.
마을 뒷산 잡목숲과 오도마니 홀로 솟은 묏등이 누릿누릿 시들 것이다. 이러고저러고 해서
세운 송덕비며 이끼가 낀 열녀비며 또는 장승 옆에 한두 그루씩 서 있는 백일홍나무에는
물기 잃은 바람이 지나갈 것이다. 그러고 나면 겨울의 긴 밤이 다가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 박경리 <토지> 제1부 제1권 제1편 '어둠의 발소리' 中 '序章'에서


* '박제(剝製)가 되어버린 天才'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戀愛)까지가 유쾌하오.
 
 육신(肉身)이 흐느적흐느적 하도록 피로(疲勞)했을 때만 정신(精神)이 은화(銀貨)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蛔)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머리 속에 의례히 백지(白紙)가 준비(準備)되는 법이요.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패러독스를 바둑 포석(布石)처럼 늘어놓소. 가증(可憎)할 상식(常識)의 병(病)이요.
 나는 또 女人과 生活을 설계(設計)하오. 연애기법(戀愛技法)에마저 서먹서먹해진, 지성(智性)의 극치(極致)를 흘낏 좀 들여다본 일이 있는, 말하자면 일종의
정신분일자(精神奔逸者) 말이요. 이런 女人의 반(半) - 그것은 온갖 것의 半이요 - 만을 영수(領收)하는 생활을 설계한다는 말이요. 그런 생활 속에 한 발만 들여놓고 흡사(恰似)
두 개의 태양처럼 마주 쳐다보면서 낄낄거리는 것이요. 나는 아마 어지간히 人生의 제행(諸行)이 싱거워서 견딜 수가 없게쯤 되고 그만 둔 모양이요. 굿 바이.
 
 굿 바이. 그대는 이따금 그대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飮食)을 탐식(貪食)하는 아이러니를 실천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소. 위트와 패러독스와...
 
 그대 자신을 위조(僞造)하는 것도 할 만한 일이요. 그대의 作品은 한번도 본 일이 없는 기성품(旣成品)에 의하여 차라리 경편(輕便)하고 고매(高邁)하리다.
 
 19世紀는 될 수 있거든 봉쇄(封鎖)하여 버리오. 도스토예프스키 정신(精神)이란 자칫하면 낭비(浪費)인 것 같소. 위고를 불란서(佛蘭西)의 빵 한 조각이라고는 누가 그랬는지 지언(至言)인 듯싶소. 그러나 人生 혹은 그 모형(模型)에 있어서 디테일 때문에 속는다거나 해서야 되겠소? 화(禍)를 보지 마오. 부디 그대께 告하는 것이니...
(테이프가 끊어지면 피가 나오. 상(傷)채기도 멀지 않아 완치(完治)될 줄 믿소. 굿 바이.)
 
 감정(感情)은 어떤 포우즈. (그 포우즈의 원소(元素)만을 지적(指摘)하는 것이 아닌지 나도 모르겠소.) 그 포우즈가 부동자세(不動姿勢)에까지 고도화(高度化)할 때 감정은 딱 공급(供給)을 정지(停止)합니다.
 
 나는 내 비범(非凡)한 발육(發育)을 회고(回顧)하여 세상을 보는 안목(眼目)을 규정(規定)하였소.
 여왕봉(女王蜂)과 미망인(未亡人) - 세상의 하고많은 女人이 본질적으로 이미 미망인 아닌 이가 있으리까? 아니! 女人의 전부가 그 일상(日常)에 있어서 개개 '未亡人'이라는 내 논리(論理)가 뜻밖에도 女性에 대한 모독(冒瀆)이 되오? 굿 바이.  - 이상 <날개>
 
* 나는 어디까지든지 내 방이 - 집이 아니다, 집은 없다 - 마음에 들었다. 방안의 기온은 내 몸의 체온을 위하여 쾌적하였고 방안의 침침한 정도가 또한 내 안력(眼力)을 위하여 쾌적하였다. 나는 내 방 이상의 서늘한 방도 또 따뜻한 방도 희망하지는 않았다. 이 이상으로 밝거나 이 이상으로 아늑한 방을 원하지 않았다. 내 방은 나 하나를 위하여 요만한 정도를 꾸준히 지키는 것 같아 늘 내 방에 감사하였고 나는 또 이런 방을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것만 같아서 즐거웠다. 그러나 이것은 행복이라든가 불행이라든가 하는 것을 계산하는 것은 아니었다. 말하자면 나는 내가 행복되다고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고 그렇다고 불행하다고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그날그날을 그저 까닭 없이 펀둥펀둥 게으르고만 있으면 만사는 그만이었던 것이다.
 내 몸과 마음에 옷처럼 잘 맞는 방 속에서 딩굴면서 축 처져 있는 것은 행복이니 불행이니 하는 그런 세속적인 계산을 떠난 가장 편리하고 안일한, 말하자면 절대적인 상태인 것이다. 나는 이런 상태가 좋았다.
 이 절대적인 내 방은 대문간에서 세어서 똑 - 일곱째 칸이다. 럭키 세븐의 뜻이 없지 않다. 나는 이 일곱이라는 숫자를 훈장처럼 사랑하였다. 이런 이 방이 가운데 장지로 말미암아 두 칸으로 나뉘어 있었다는 그것이 내 운명의 상징이었던 것을 누가 알랴. - 이상 <날개>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917 훌륭한 그림을 그리려면 훨씬 더 많은 습작을 해야 한다... 2017-01-02 0 5482
916 그림을 상상으로 그린다? 그림은 고통속의 기억으로 그린다! 2017-01-02 0 4640
915 [쉼터] - 천재 화가 반 고흐의 귀는 왜 누가 잘랐을까?... 2017-01-02 0 7776
914 [쉼터] - "검은 악마"의 두얼굴을 가진 커피 2017-01-02 0 4544
913 [쉼터] - 명인들과 커피 중독자들 2017-01-02 0 4671
912 [쉼터 - 천재 작가들의 유별난 글쓰기 <<비법>> 2017-01-02 0 6151
911 [쉼터]중국인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명화들을 감상할수 있다 2017-01-02 0 4140
910 [쉼터] - 억만장자 평생 돈안내고도 평생 비행기 일등석 공짜... 2017-01-01 0 5080
909 "억"소리가 나는 中國발 축구선수영입료, 이건 아닌데 "악" 2016-12-31 0 5975
908 [쉼터] - 올해 축구는 메시의 해(년)???... 2016-12-31 0 3704
907 [쉼터] - 올해 축구는 호날두의 해(年)???... 2016-12-31 0 4382
906 고향문단소식 한토리 - 2017년 윤동주시인 탄생 백돐 맞는 해 2016-12-31 0 3347
905 [쉼터] - 겨울 "수은주"를 녹여주는 아름다운 천사들... 2016-12-31 0 3784
904 [쉼터] - 스포츠, 영양사, 그리고 우승비결 2016-12-31 0 4178
903 [쉼터] - 인젠 "우상화"는 전설적 이야기... 2016-12-31 0 4067
902 [쉼터] - "여러분, 난 지금 별을 마시고 있소..." 2016-12-31 0 5647
901 [쉼터] - 샴페인 기포 다량 빠지면 맛이 있다?... 없다!... 2016-12-31 0 3821
900 [쉼터] - 샴페인 기포가 크면 클수록 맛이 없다?... 있다!... 2016-12-31 0 5939
899 [쉼터] - "띠"의 기준을 알고 "사용" 잘 하기... 2016-12-30 0 3558
898 [쉼터] - 모든 "방문객님"들께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2016-12-30 0 6078
897 [쉼터] - 세계에서 제일 높은 다리 2016-12-30 0 5491
896 [이런저런] - 돼지 화가 = 피그 +피카소 = 피그카소 2016-12-28 0 3793
895 [이런저런] - 돼지 화가 = 피그 +피카소 = "핀토" 2016-12-28 0 4989
894 우리 고향 연변에서도 "문학예술의 전당"이 있었으면?!... 2016-12-28 0 9360
893 [이런저런] - 고물차 몸값 = 6억 2016-12-27 0 4073
892 력사, 주의(主義), 그리고 공(空)... 2016-12-27 0 3972
891 [그것이 알고싶다]피아노연주자의 의자 등받이 있다?...없다!... 2016-12-27 0 4257
890 [쉼터] - 팔꿈치로 인생의 곡을 써가는 녀성 2016-12-27 1 6540
889 독일 군가 - 백합 세송이 2016-12-27 0 6698
888 44, 10000, 66 2016-12-27 0 5625
887 칭키스칸의 전설이 숨쉬는 차간호에서의 전통식 물고기잡이 2016-12-26 0 7135
886 [쉼터] - 칭키스칸 노래 2016-12-26 0 5560
885 [쉼터] - 작문써클선생님들께; 칭키스칸 명언 2016-12-26 0 6108
88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깃대종이란?... 2016-12-26 0 4331
88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지구상에서 가장 초현실적인 장소 2016-12-26 0 4288
88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신비한 자연경관 2016-12-26 0 6149
88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지구상 특이한 동물 아시나ㅛ... 2016-12-26 0 6823
88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세상에서 제일 작은 사슴을 아시나ㅛ... 2016-12-26 0 5156
879 로신과 평화의 비둘기 2016-12-25 0 3923
878 중국의 대문호 로신 노벨문학상을 거절했다?!... 2016-12-25 0 3830
‹처음  이전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