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시작할 때 "화학조미료"같은 관념어 절대 "반입금지 명령"!...
2016년 12월 12일 00시 34분  조회:2634  추천:0  작성자: 죽림
8. 관념어를 버린다
 
위의 시를 인용한 김에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자. 시에서 관념어는 될 수 있는 대로 넣지 말아야 한다. 시에 관념어가 들어가면 음식에 화학조미료를 넣은 것처럼 느끼해진다.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김용택 시 -『사람들은 왜 모를까』전문
 
이 시에는 이별, 서러움, 고독, 외로움, 서러움, 슬픔, 고통, 그리움 등 우리가 알아야 할 관념어 전시장 같다.
 
시에서 좋은 표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시에서는 부분의 좋은 표현을 희생시켜 전체를 살리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부분의 좋은 표현이 아까워 버리지 못하면 시 전체가 실패하는 아픔을 맛본다. 아무리 좋은 표현이라도 시 전체를 위해서 과감하게 버릴 줄 알아야한다.
 
그리고 관념어는 풀어서 써야 한다. 이를테면 ‘고독하다’ ‘외롭다’ 라는 표현 보다는 고독한 것을, 외로운 것을 비유로 나타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시에서 감칠맛이 난다.
 
관념어를 어떻게 풀어 쓸까? 사랑에 대한 시 한 편을 보자.
 
누가 몰래
내 마음을 훔쳐갔다
 
머리를
두 갈래로 묶어
토끼같이 귀여운
내 짝꿍이
훔쳐간 게 틀림없지만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다
 
신천희 동시 -『도둑』전문
 
이 시를 보면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말이 한 마디도 안 들어갔다. 그렇지만 읽어보면 좋아한다, 사랑한다 말하고 있다.
 
이번에는 이별의 아픔을 풀어 써보자.
 
서울에서
부산이 아무리 멀다지만
 
나하고
다툰 뒤 등을 돌려버린
짝꿍 얼굴보다야 더 멀까
 
돌아 선
짝꿍 얼굴을 마주보려면
 
지구를
한 바퀴 돌아야 하는 걸
 
신천희 동시 -『흥!』전문
 
이 시에서도 헤어져서 아프다 이런 말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시를 읽으면 헤어진 것이 얼마나 아픈지 드러난다. 관념어는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풀어 쓰는 것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50 시의 초보자들이 개척해야 할 부분은 시를 극적으로 쓰는것... 2016-12-20 0 2703
49 시는 "부서진, 흩어진, 주인이 없는, 부르다가 죽은" 령혼찾기. 2016-12-19 0 2618
48 [시문학소사전] - 자동기술법과 의식의 흐름기법 2016-12-18 0 5932
47 [시문학소사전] - 자동기술법이란? 2016-12-18 0 4753
46 시의 기원은 노래... 2016-12-18 0 3801
45 시 = "최초의 궁리" + "가장 오래한 궁리" 2016-12-18 0 3570
44 [시문학소사전] - 중국 현대시 류파에 관하여 2016-12-16 0 2612
43 문학을 일상생활속에서 이어가는 삶은 아름답다... 2016-12-15 0 2270
42 시가 세상을 외면...??? 세상이 시를 외면...??? 2016-12-15 0 2825
41 문학은 싸구려 련애질의 방패가 옳다?... 아니다!... 2016-12-15 0 3955
40 소네트와 세익스피어 2016-12-14 0 3109
39 [시문학소사전] - 소네트란? 2016-12-14 0 4030
38 [시문학소사전] - 랑만주의란?... 2016-12-14 0 3746
37 영국 랑만주의 시인 - 퍼시 비시 셸리 2016-12-14 0 6159
36 신문기자 총편 출신 박문희선생 詩배우고 발표까지 하다... 2016-12-14 0 2361
35 글쓰기는 고역의 고역을 치루어야 좋은 작품이 탄생된다... 2016-12-13 0 2455
34 시는 "깨달음"의 "사고묶음"이여야... 2016-12-13 0 2489
33 이 책은 책이 아니다와 이 책은 보물창고다와의 시적미학 2016-12-12 0 2366
32 <농부> 시모음 2016-12-12 0 2570
31 시작은 시작으로서의 "남다른 시작의 길"을 모색해야... 2016-12-12 0 2521
30 시는 "나만의 스타일"로 쓰라... 2016-12-12 0 2448
29 시작은 모든 것이 늘 "치밀하고 + 치렬하게" 해야... 2016-12-12 0 2423
28 시작할 때 "화학조미료"같은 관념어 절대 "반입금지 명령"!... 2016-12-12 0 2634
27 시작할 때 스토리는 잇어지고 한가지 이야기만 하라... 2016-12-12 0 2626
26 "엉뚱한 생각" + "살짝 맛 간 시인" +... = 좋은 시 빚기 2016-12-12 0 2655
25 상상 + 더 깊은 상상...+... = 좋은 시 빚기 2016-12-12 0 2373
24 시는 류행가 가사가 옳다?... 아니다!... 2016-12-12 0 2325
23 시를 "감춤"과 "드러냄"의 사이에서 맛갈스레 빚어야... 2016-12-12 0 2191
22 시인은 늘 예민한 촉수로 훌륭한 시를 빚기 위해 정진해야... 2016-12-12 0 2346
21 시쓰기는 "참 나를 찾고자"하는 고행이다... 2016-12-12 0 2279
20 시인도 "완전무장"을 해야 좋은 시를 쓸수 있다... 2016-12-12 0 2380
19 "썩을 놈! 어떻게 요런 시를 다 썼을깜?!..." 2016-12-11 0 2586
18 시작은 "가장 쉬운 말로, 최대한 짧게, 가장 깊은 울림"으로... 2016-12-11 0 2318
17 누가 뭐라고 해도 시는 시인이 쓰는것... 2016-12-11 0 2439
16 참 시인 되자면... 2016-12-11 0 2467
15 시 "승무"를 삭히는데 3년이나 걸리다... 2016-12-11 0 2151
14 <술> 시모음 2016-12-11 0 2276
13 [시문학소사전] - 실존주의란?... 2016-12-11 0 4288
12 詩作 잘하기와 관찰 잘하기... 2016-12-10 0 2747
11 詩人은 관찰력과 상상력이 진부해서는 절대 안된다... 2016-12-09 0 2260
‹처음  이전 34 35 36 37 38 39 4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