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내 삶에서 문학을 제거하면 그냥 "잡부 인생살이"
2016년 12월 21일 20시 47분  조회:4092  추천:0  작성자: 죽림

 

[ 2016년 12월 21일 03시 38분 ]

 

 

2000여명 식사...



도시락 배달·경비원·사우나 알바… 투잡·스리잡 뛰며 글 쓰는 작가들
소설가 박상(44)씨는 2006년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10년간 장편소설 '예테보리 쌍쌍바' 등 네 권을 냈다. 전업(專業)으로 글을 쓴 적은 거의 없다. 도시락·생수 배달, 야간 경비원, 세차원, 비행기에 화물 싣기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그는 "카드빚을 내서 돈이 떨어질 때까지 글을 쓰고 궁지에 몰리면 일을 해서 빚을 갚는 식으로 살았다"고 했다. "운전 배달을 하면 하루 12시간까지 일하면서 월 120만~130만원을 받는다. 야간 경비원 일을 할 땐 오후 6시에 출근해 다음 날 아침 9시 퇴근했는데 격일 근무하고 월 110만원 정도 벌었다."
 
일러스트
김성규 기자
박씨의 사례는 문단에서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5년 예술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문학 분야 겸업 예술인 비율은 50%다. 문인(文人) 두 명 중 한 명이 '투잡족(族)'인 셈이다. 문학은 가장 가난한 예술이다. 1년간 예술 활동 수입 평균이 214만원으로 꼴찌, 전체 예술인 평균(1255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 글쓰기만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하니 다른 일을 할 수밖에 없다.

"글 쓸 시간 있는 부업이 가장 인기"

2005년 등단한 박생강(39)씨는 '투잡'도 모자라 '스리잡'을 뛰고 있다. 본업은 소설가, 부업으로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TV 드라마 관련 칼럼을 연재한다. 그것만으로는 생계를 꾸리기 어려워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한다. 작년 2월부터 12월까지는 경기도의 한 피트니스클럽 사우나에서 운동복과 수건 정리하는 일을 했다. 박씨가 사우나 아르바이트를 택한 이유는 글 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는 "오후 2시에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하면서 매달 150만원을 받았다. 하루 8시간 근무한 셈이지만 오전에는 글 쓰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 쓸 시간을 벌 수 있는 일자리'는 부업을 택하는 작가들의 최우선 고려사항이다. 소설가 전민식(51)씨는 "소설로 생활이 되려면 장편을 써야 한다. 1년에 절반은 소설만 써야 하는데 정규직으로 일하면 시간 확보가 힘들다"고 했다. 그는 2012년 1억원 고료 문학상에 당선되기 전까지 일용직 노동자와 대필 작가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장르문학과 순문학을 넘나드는 소설가 조영주(37)씨는 14년 차 바리스타다. 조씨는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파트타임으로 일한다. 경력이 꽤 됐지만 소설 쓰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러 파트타임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설가 김혜나(34)씨는 2009년부터 요가 강사를 하고 있다. 매년 한두달은 강의를 쉬고 작품에만 몰입한다.

글쓰기 강의는 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업이다. 본업과 관련성이 높으면서 시간 대비 수입이 상대적으로 괜찮기 때문이다. 소설가 A(44)씨는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소설 쓰기 강의를 한다. 한 달에 8~10시간을 하면 40만~50만원을 벌 수 있다"고 했다.

1쇄도 안 팔리는 소설이 태반

작가들이 부업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책이 안 팔리기 때문이다. 중견 소설가 B(42)씨는 "소설을 내도 1쇄조차 소화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책이 잘 안 팔리니 출판사가 쉽게 계약을 하지 않는다. 신인들의 경우 책 한 권 못 내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한국 소설 판매 신장률은 2013년 -4.1%, 2014년 -18.6%, 2015년 -25.5%로 꾸준히 하락했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소설의 경우 특히 인기 외국 작가 몇 명에게 '쏠림 현상'이 심하다"고 말했다.

시 분야도 사정은 비슷하다. 시인이자 출판 편집자인 김민정(40)씨는 "8000원 정도 하는 시집 한 권이 팔리면 시인에게 인세 800원이 간다. 1만부 팔려도 800만원 들어온다. 시인이 시집 한 권 내는 데 빨라야 3년, 늦으면 5년 걸린다. 시로 밥 먹고 산다는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에서 작품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지만 부업은 어디까지나 부업일 뿐. 문인들 대부분은 전업작가를 꿈꾼다. 전업작가란 '글만 써서 밥벌이 하는 사람'의 다른 이름이다. 그 불확실한 꿈에 가까이 가는 유일한 길은 투잡, 스리잡을 뛰면서라도 계속해서 쓰는 것뿐. 박상씨는 이렇게 말한다. "내 삶에서 문학을 제거하면 그냥 '알바 인생'이다. 꾸준히 해 왔던 일, 좋아하는 일은 문학 하나뿐이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쓴다."

/곽아람 기자
 
 
  • ⓒ 조선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957 [이모저모] - 간판은 인간들의 얼굴이다...3 2018-02-15 0 3920
1956 [이모저모] - 간판은 인간들의 얼굴이다...2 2018-02-15 0 4072
1955 [이모저모] - 간판은 인간들의 얼굴이다...1 2018-02-15 0 4040
1954 [그것이 알고싶다] - 력대 한국 대통령들의 서예 솜씨는?... 2018-02-15 0 5744
1953 [쉼터] - 도전, 도전, 재도전... 2018-02-14 0 5736
1952 [동네방네] - 밀가루는 요술쟁이... 2018-02-14 0 5098
1951 [알콩달콩] - 쌍둥이 렬차장 2018-02-14 0 5022
1950 아버지 김철호동시인과 아들 김휘화가 그림동시집 선물하다 2018-02-14 0 4099
1949 [이런저런] - 취소한 항공권이 목숨을 구하다... 2018-02-14 0 3514
1948 [이런저런] - 세월아 네월아, 네가 말해라... 2018-02-14 0 3734
1947 [동네방네] - "북녀미녀응원대" 2018-02-14 0 6708
1946 [동네방네] - 아이디어가 팍팍하고 쏠쏠한것들... 2018-02-14 0 5527
194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까치들아 오리들아, 서로 같이 살쟈... 2018-02-14 0 5031
194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쇠오리들아, 나와 놀쟈... 2018-02-14 0 5016
1943 [그것이 알고싶다]-겨울올림픽에서 시상식 두번씩 하는 리유? 2018-02-14 0 3929
1942 [동네방네]-84세 할매 겨울 수영 즐기다...인제라도 늦지않다! 2018-02-12 0 4289
1941 [타산지석] - "문화재 방재", 남의 일 아니다... 2018-02-12 0 4184
1940 [이모저모] - 상의 뒷끈 풀려도 경기 도전정신 빛나다... 2018-02-12 0 5212
1939 [이런저런] - 눈표범아, 나와 놀쟈... 2018-02-11 0 3635
193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通은 統이고, 通으로 統이 되기를... 2018-02-11 0 5768
1937 [이모저모] - 개막식 무대가 제집 마당인가... 2018-02-11 0 3674
1936 [그것이 알고싶다] - 만약 인간 활동이 없었다면... 2018-02-11 0 5434
1935 [그것이 알고싶다] - 1218쇼의 비밀? 2018-02-11 0 3008
1934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서도 "어로축제"가 있었으면... 2018-02-11 0 2986
1933 [문단소식] - 동시야 나랑 놀자... 어린이들도 평심위원이래요... 2018-02-11 0 2894
1932 [동네방네] - 잊지 못할 력사의 한 순간, 달항아리는 말한다... 2018-02-11 0 3309
193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새끼 호랑이야, 너 지금 괜찮니?... 2018-02-09 0 3175
1930 [이렇쿵저렇쿵] - 요지경 세상과 "괴물" 세계 그리고... 2018-02-08 0 5933
1929 [이렇쿵저렇쿵] - "사자" 때문에 올림픽 출전 접은 나라는?... 2018-02-08 0 4522
1928 [알콩달콩] - 사랑에는 국경이 따로 없다... 2018-02-08 0 4895
1927 [그것이 알고싶다] - 자랑스럽고 신성한 國賓衛士들 2018-02-08 0 3714
192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멸종위기 야생동물 위한 자선가 녀성 2018-02-08 0 3355
1925 [알콩달콩] - 75년만에 다시 만난 89세 커플 2018-02-07 0 3505
1924 [이런저런] - 대형 넙치 = 183 = 70 = 618 = 160 2018-02-07 0 2859
1923 [이런저런] - "세계에서 가장 털 많은 사람" 2018-02-07 0 2845
1922 [이런저런] - 괴짜 = 재활용 = 로켓 = 쏘다... 2018-02-07 0 4393
1921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이고 사유의 도구이다... 2018-02-06 0 3522
1920 [그것이 알고싶다] - "의류"들 유래?... 2018-02-06 0 5041
1919 [그것이 알고싶다] - "악수"의 유래?... 2018-02-06 0 5040
1918 [동네방네] - 우리 연변에서도 "희귀 자생식물전" 있었으면... 2018-02-06 0 4378
‹처음  이전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