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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쿵저렇쿵] - 요지경 세상과 "괴물" 세계 그리고...
2018년 02월 08일 01시 39분  조회:5924  추천:0  작성자: 죽림

최영미 폭로 성추행 의혹
             'En선생' "고은 시인 추정"

박창욱 기자 2018.02.07. 
 
 
 
시에 노벨상 후보 거론 풍자 표현, 삼십년 선배 등 거론
류근 시인, 페이스북에 고은 실명 거론했다 '고ㅇ'으로 수정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전문.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서 인용. © News1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최영미 시인이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실린 '괴물'이라는 시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또 목격했다는 경험을 표현하면서 당사자로 거론한 'En선생'의 정체가 고은 시인으로 쏠리고 있다.

문단에서는 먼저 시에 의혹 당사자가 고은 시인임을 추정케하는 단서들이 복수로 제시돼 있음에 주목한다. 'En선생' '삼십년 선배' '노털상(노벨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때 마다' 등이 그것이다. 영어 'En'은 한국말로 '은'으로 읽힌다. 그리고 고은 시인의 알려진 생년은 1933년이고 최영미 시인은 1961년생이다. 28년차다.

그리고 한국문단의 거목으로 꼽히는 고은시인은 2002년부터 거의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작년에도 유력후보로 꼽혔다. 이외 소설가 황석영씨가 노벨 문학상 후보로 간간히 거론됐지만 빈도나 순위면에서 고은 시인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고은 시인. 지난해 11월10일 대전 카이스트 창의학습관에서 ‘시와 세계’를 주제로 석사 학위 과정에 있는 대학원생들에게 강의할때 모습. 2017.11.10/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의혹 당사자로 고은 시인을 지목하는 언급들도 잇따라 나왔다. 류근 시인은 지난 6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몰랐다고?'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에서 "고O 시인의 성추행 문제가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난 모양"이라며 "최영미라는 시인께서 지난 가을 모 문예지의 페미니즘 특집에 청탁받아 쓴 시가 새삼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라고 적었다.

류근 시인은 처음에 '고은'이라는 실명을 명기했다가 1시간가량 지난뒤 '고O' 시인으로 수정했다. 성이 고씨인 시인중에서 최영미 시인이 '괴물'시에서 언급한 'En선생'과 공통점이 겹치는 사람은 고은 시인외엔 찾기 힘들다. 그는 "1960~70년대부터 공공연했던 고O 시인의 손버릇, 몸버릇을 이제서야 마치 처음 듣는 일이라는 듯 소스라치는 척하는 문인들과 언론의 반응이 놀랍다"고 덧붙였다.

이외 문학평론가 최강민씨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10일 한국작가회의 총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고은시인의 성추행을 한국작가회의 원로급 수뇌부가 몰랐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한국작가회의 수뇌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라는 개인의견을 밝혔다.

류근 시인 페이스북 캡처. 위는 실명, 아래는 익명으로 고친 이후 내용. © News1

최 시인은 '괴물'시에서 겪고 목격했다고 표현한 의혹의 당사자가 고은 시인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최 시인은 최근 JTBC 뉴스에 출연해 자신의 시에 대해 "처음에 어떤 자신의 경험이나 사실에 기반해서 쓰려고 하더라도 약간 과장되기도 하고 그래서 그 결과물로 나온 문학작품인 시는 현실과는 별개의 것이다. 현실하고 똑같이 매치시키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에 언급된) 그는 상습범이다. 한두 번이 아니라 정말 여러 차례, 제가 문단 초기에 데뷔할 때 여러 차례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저희가 목격했고 혹은 제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 상당부분 사실에 입각한 시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뉴스1>이 사실 확인을 위해 최 시인과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답변이) 곤란합니다'라며 거절했다.

한편 고은시인에 대해서는 <뉴스1>이 여러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하고 자택에도 찾아가 봤지만 제기되는 의혹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익명으로 언급됐지만 고은으로 추정되는 원로 시인은 최근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아마도 30여년 전 어느 출판사 송년회였던 것 같은데, 여러 문인들이 같이 있는 공개된 자리였고, 술 먹고 격려도 하느라 손목도 잡고 했던 것 같다”며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오늘날에 비추어 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뉘우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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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더...
 

최영미 시인, 류근 시인 /사진=최영미 시인, 류근 시인 SNS 캡처
↑ 최영미 시인, 류근 시인 /사진=최영미 시인, 류근 시인 SNS 캡처

최영미 시인이 시 ‘괴물’을 통해 문단 내 성폭력 문제로 고은 시인이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류근 시인이 쓴소리를 냈습니다.

최영미 시인은 지난해 계간 ‘황해문화’ 2017 겨울호에서 시 ‘괴물’을 발표해 ‘En’으로 지칭한 문단 거물의 성추행을 폭로했습니다.

최영미 시인은 ‘괴물’ 속의 문단 거물에 대해 ‘En’, ‘노털상 후보’, ‘삼십년 선배’, ‘100권의 시집을 펴낸’ 등으로 묘사했습니다.

작품 속 문단 원로는 자세한 언어로 설명돼 있었고, 이에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시인 겸 전 대학교수 고은을 ‘괴물’ 속 거물 시인으로 추측했습니다.

고은 시인은 1958년 시 ‘폐결핵’으로 등단한 시인으로 1992년 등단한 최영미 시인의 34년 선배이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고은 시인은 노벨상 시즌 때마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국내외에서 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돼온 거물입니다. '괴물' 속 'En'이라는 명칭도 'Ko Un'으로 표기하는 그의 이름과 유사하다. 

이와 같은 논란에 고은 시인은 6일 언론사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아마도 30여 년 전 어느 출판사 송년회였던 것 같다. 여러 문인들이 같이 있는 공개된 자리였고, 술을 마시고 격려도 하느라 손목도 잡고 했던 것 같다.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오늘날 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뉘우친다”고 전했습니다.

최영미 시인은 6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처음 시를 쓸 때 누구를 주제로 써야겠다 생각은 하지만, 전개해나가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이 들어온다”며 “처음 자신의 경험이나 사실에 기반해서 쓰려고 하더라도 약간 과장되기도 하고, 그 결과물로 나온 문학작품인 시는 현실과는 별개의 것이다. 현실하고 똑같이 매치시키면 곤란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최영미 시인은 “저는 우선 그 당사자로 지목된 문인이 제가 시를 쓸 때 처음 떠올린 문인이 맞다면 굉장히 구차한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상습범이다. 한두번이 아니라 정말 여러 차례, 제가 문단 초기에 데뷔할 때 여러 차례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목격했고 혹은 제가 피해를 봤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이날 류근 시인도 폭로에 힘을 실었습니다. 그는 개인 SNS를 통해 “몰랐다고?”라는 조소로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그는 “고O 시인의 성추행 문제가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난 모양이다. 놀랍고 지겹다. 6~70년대부터 공공연했던 고O 시인의 손버릇, 몸버릇을 이제서야 마치 처음 듣는 일이라는 듯 소스라치는 척하는 문인들과 언론의 반응이 놀랍고, 하필이면 이 와중에 연예인 대마초 사건 터뜨리듯 물타기에 이용 당하는 듯한 정황 또한 지겹고도 지겹다”며 한탄했습니다.

이어 류근 시인은 “솔직히 말해 보자. 나는 한 번도 끼어들지 못한 소위 '문단' 근처에라도 기웃거린 내 또래 이상의 문인들 가운데 고O 시인의 기행과 비행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 얼마나 되나. 심지어는 눈앞에서 그의 만행을 지켜보고도 마치 그것을 한 대가의 천재성이 끼치는 성령의 손길인 듯 묵인하고 지지한 사람들조차 얼마나 되나. 심지어는 그의 손길을 자랑스러워해 마땅해야 한다고 키득거린 연놈들은 또 얼마나 되나”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또 그는 “눈 앞에서 보고도, 귀로 듣고도 모른 척한 연놈들은 다 공범이고 주범이다. 눈앞에서 그 즉시 그의 손을 자르고 목을 베어야 옳았다. 괴물과 괴물의 각축이 되어서, 결국 성범죄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듯한 이 나라, 여기에 무슨 OO 내 성폭력이라는 범주가 새삼 필요한가. 온 나라가, 온 안팎이 성폭력에 징집돼 있는 것 아닌가”라며 불쾌함을 드러냈습니다.

 



/////////////////////////////// 덤으로 "쟁명" 더...

최영미 시인. 신인섭 기자

최영미 시인. 신인섭 기자

  
최영미 시인이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고발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맡았던 이승철 시인이 SNS에 최영미 시인 비판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이승철 시인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영미 시인이 갑자기 떴다. 미투라고 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승철 시인은 “JTBC 손석희-최영미 인터뷰를 보면서 내내 심기가 불편했다”며 “최영미는 참으로 도발적인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잣대로 마치 성처녀처럼 쏟아냈고, 천하의 손석희는 한국문단이 ‘아, 이럴 수가 있나’하며 통탄하고 있었다”고 평했다. 
  
이어 “메이저 출판사와 무소불위의 평론가들의 묵계를 강조하면서 그녀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남발했다”며 “최영미의 그런 발언에 대해 절실성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왠지 내가 그녀의 가해자가 된 듯 나도 모르게 안절부절하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또한 그는 “최영미 인터뷰는 한국문단이 마치 성추행집단으로 인식되도록 발언했기에 난 까무라치듯 불편했다”며 “왜 그녀가 이 시점에서 자기 체험을 일반화해서 문단 전체에 만연한 이야기로 침소봉대해 쏟아내는지 조금 의아했다”고 말했다. 
  
‘황해문화’에 실린 시 ‘괴물’ (왼쪽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 JTBC뉴스 캡처]

‘황해문화’에 실린 시 ‘괴물’ (왼쪽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 JTBC뉴스 캡처]

  
그러면서 이 시인은 “최영미 시인, 그녀는 선병질적으로 튀는 성격이었다. 매우 완강한 자존의 소유자였고, 어찌 보면 유아독존적 처신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 시에 대해 추호의 비판도 허용하지 않았다”며 “그녀의 무례함에 대해 누구도 대놓고 반박하지는 못했다. 그즈음 이 땅의 민족문학은 사실상 최영미 현상으로 인하여 절단나고 있었다”고 최 시인의 성격이 드셌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 시인은 과거 최 시인이 수십 명의 시인들이 참가한 토론 자리에서 언행을 두고 “난리 부르스를 쳤다” “숫제 안하무인이었다고 할까” “그 싸가지 없던 악다구니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등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그리고 최영미 시인의 ‘돼지들’이라는 시집에 대해, 시적 소재로 수많은 문화계, 문학계 인사들이 나온다며 “지독한 남성혐오에 가까운 트라우마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왜 그녀는 그 시집에 등장한 수많은 유명인사들과 일부러 만나 그런 사건을 만들어야 했는가. 어찌보면 난 그게 의문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시인은 “최 시인의 발언이 용기 있다고 한다”며 “그렇다면 한국문학의 상징, 우리 En시인은어찌할꼬나”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En 시인의 기행에 대해서 숱한 얘기를 들은 적 있지만 먼먼 소싯적 얘기를 현재 진행형하여 매도하는 건 조금 납득할 수 없다”며 “미투 투사들에 의해 다수의 선량한 문인들이 한꺼번에 도매금으로 매도되는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라고 글을 맺었다. 
  
이승철 시인이 올린 글 전문. 
  
최영미 시인이 갑자기 떴다. 미투라고 했다.

JTBC 손석희ㅡ최영미 인터뷰를 보면서 내내 심기가 불편했다. 문단에 만연한 성추행이라니, 최영미는 참으로 도발적인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잣대로 마치 성처녀처럼 쏟아냈고, 천하의 손석희는 한국문단이 "아 이럴 수가 있나" 하며, 통탄하고 있었다. 

메이저 출판사와 무소불위의 평론가들의 묵계를 강조하면서 그녀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남발했다.

최영미의 그런 발언에 대해 절실성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왠지 내가 그녀의 가해자가 된듯 나도 모르게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최영미 인터뷰는 한국문단이 마치 성추행집단으로 인식되도록 발언했기에 난 까무라치듯 불편했다. 

왜 그녀가 이 시점에서 자기 체험을 일반화해서 문단 전체에 만연한 이야기로 침소봉대해 쏟아내는지 조금 의아했다. 

지난번 호텔 집필실 사건이 터졌을 때 썩 달갑지 않았지만 그래도 난 그녀를 옹호했었다. 시인도 인간이기에 욕망에 자유로울 수 없지 않은가. 

하긴 그녀는 손석희와 인터뷰 때 추악한 문단을 떠난 지 오래였다고 했다. 허나 그 오랜 기억이 문단의 현재적 풍토인양 뉴스화됐다. 

내가 1993년에 김남주 시인을 상임이사로 모시고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 사무국장으로 일할 때 황석영 선생 귀국 문제가 조직의 현안으로 대두된 적이 있었다. 

YS 정권 초창기였다. 그해 4월에 황석영 작가가 오랜 망명생활 끝에 귀국하여 안기부(국정원)에 체포되었기에 <국제 엠네스티> 등이 긴급행동요구를 발동해 황석영 석방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최영미 시인이 작가회의 사무실에 놀러온 적이 있었는데 때마침 영국 엠네스티 본부에서 황석영 문제로 전화가 와서 (서)울대 출신인 그녀에게 바꿔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매우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했기에 난 그녀에게 작가회의 사무국 간사로 일할 수 있냐고 요청했고, 그녀가 흔쾌히 수락했기에 이후 한동안 사무실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었다. 

최영미 시인, 그녀는 선병질적으로 튀는 성격이었다. 매우 완강한 자존의 소유자였고, 어찌 보면 유아독존적 처신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 시에 대해 추호의 비판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건 어찌보면 창비와 언론이 만들어낸 <최영미 현상>이 불러온 결과였기에 그녀의 무례함에 대해 누구도 대놓고 반박하지는 못했다. 

그즈음 이 땅의 민족문학은 사실상 최영미 현상으로 인하여 절단 나고 있었다. 그녀의 시 구절 ㅡ "컴퓨터와 씹하고 싶다"는 말만이 오랫동안 술좌석에 회자되었을 뿐, 그때 우리는 그녀가 야기한 환멸의 미학에 얼마나 통탄스러워했던가.

1994년 어느 날이었을 것이다. 

서울 마포 아현동 작가회의 사무실에서 <민족문학작가회의 시분과 합평회>가 열렸다. 그날 창비에서 출간된 그녀의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잔치는 끝났다"는 표현은 서정주 시의 표절이었다)에 대해 수십 명의 시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토론회를 가진 적이 있었다. 

저자인 그녀는 물론 민영 시인 등 원로 문인들도 자리를 함께 했는데, 몇몇 시인들이 그녀 시에 대해 사소한 비판을 했는데, 그때 그녀는 좌중이 놀랄 정도로 난리 부르스를 쳤다. 숫제 안하무인이었다고 할까. 그 싸가지 없던 악다구니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합평회란 시의 문제점에 대해 이런저런 비판이 오가는 게 상례건만 합리적 대화가 불가능한 정도로 그녀는 피해의식으로 부르르 온몸을 떨었다.

그 무렵 그녀를 둘러싼 이런저런 소문이 있었다. 그녀 시집에 등장한 첫 남편(노무현 정권 시절 청와대에 근무했었다)에 대한 트라우마에 대해서도 얘기를 들었다. 

남녀 간 사랑이란 순탄치 않게 파국을 맞으면 둘 사이의 과거는 시 쓰는 시인에게 증오로 표출될 수도 있다. 

철학자 니체가 루 살로메의 가혹한 채찍을 언급한 것처럼 최영미는 그 남자의 혁띠를 들먹거렸다.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의 파탄은 통상 상대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만을 뇌리 깊숙이 각인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그즈음 그녀와 사귀고 있던 어느 소설가(유명 출판사 사장이었다)가 내게 무심결에 한 말을 듣고 난 깜짝 놀란 바 있었다.

"야, 이승철 네가 최영미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거야. 혹시 너, 달라고 추근거린 거 아니야. 최영미가 네 이야기가 나오면 그딴 인간과 왜 자주 만나냐고 난리치더라. 너와 다시는 만나지 말라는데 네가 무슨 잘못을 한 거야."

ㅡ 아, 잘못이라뇨? 형님! 내가 그 잘난 여자한테 무슨 잘못을ᆢ 다만 황석영 석방대책 건으로 사무국 간사로 선임했는데, 모 선배시인이 그 (미친) 여자를 왜 작가회의서 일하게 하냐고 해서, 할수없이 본의 아니게 한 달도 못되어, 그만두라고 한 적이 있었을 뿐입니다. 어쨌든 내가 미안하다는 사과편지를 건네주었고, 그 후로 사적으로 만난 적 이 없는데, 이런 제기럴 영미ᆢ. 

그 선배작가는 최 시인이 날 우습게 여기더라는 말을 이후로도 안주삼아 몇 번이나 했는데, 그럴 때마다 난 이런 씨부럴 하며 울화를 달래야 했다.

십여 년 전인가? 그녀는 실천문학사에서 <돼지들에게>란 시집을 펴낸 적이 있었다. 그 시집을 보면 시적 소재로 등장한 수많은 문화계, 문학계 인사들이 나온다. 

시의 요점은 모두들 그녀에게 했다는 성적 추행의 이력이다. 어찌보면 지독한 남성혐오에 가까운 트라우마일 수도 있다. 

왜 그녀는 그 시집에 등장한 수많은 유명인사들과 일부러 만나 그런 사건을 만들어야 했는가. 어찌보면 난 그게 의문스러웠다.

그 시집을 읽고 이걸 팩트로 믿어야 하나, 물론 시적 장치이지만, 여러 의구심이 들었다. 

최영미 발언이 용기 있다고 한다. 

어허 그렇다면 한국문학의 상징, 우리 En시인은 어찌할꼬나. 

물론 En 시인의 기행에 대해서 숱한 얘기를 들은적 있지만 먼먼 소싯적 얘기를 현재 진행형하여 매도하는 건 조금 납득할 수 없다.

남자의 성적 욕망이란게 얼마나 무서운가.

그리고 그 욕망의 피해자가 받는 고통은 또 얼마나 지속적이고 치유 불가능한가.

그걸 최영미 발언을 통해서 확인해본다. 

1994년이던가? 소설가 이문열이 <시인>이란 소설로 En를 매도하다가 자신의 소설을 폐기처분한 바 있는데, 이제 최영미가 다시 등장했다. 

난 미투가 두렵진 않다. 나도 한때는 여자사람을 좋아했는데 누가 나를 이십년, 삽십년 전 일로 미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잠시 옛날을 되돌아 본다. 타인의 불행이 더이상 나의 행복은 아니다.

허나 미투 투사들에 의해 다수의 선량한 문인들이 한꺼번에 도매금으로 매도되는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DA 300

 

이지영 기자



[출처: 중앙일보] 이승철 시인 SNS글 논란, “최영미, 피해자 코스프레 남발”

한 원로시인의 성추행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이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퍼져나가며 2016년 가을 문화예술계를 뒤흔들었던 '#문단_내_성폭력' 폭로 운동이 다시 문학계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의 형태로 재개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문단 한편에선 "모든 남성 작가들은 성추행 '방조자'였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한편에서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는 최 시인에 대한 비판도 나오면서 "성추행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과거 ...정치 이슈에 묻혀 구체적인 방지책을 내놓는데까지 이뤄지지 못한 성추문 고발사태가 이번에는 미완의 운동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영미의 '괴물' 전문. 황해문학 겨울호에서 인용.


 ◇최영미 시인, 시 '괴물'로 '미투(나도 당했다)' 밝혀   

7일 문단에 따르면 최영미 시인은 잡지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청탁을 받고 문단 뒤풀이 등에서 성추행을 저지르는 한 시인을 묘사한 시 ‘괴물’을 발표했다. 시는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Me too/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는 내용으로 시작해 문단 모임에서 겪은 성추행을 고발했다.  

이 시가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최 시인은 지난 6일 오후 JTBC 뉴스에 출연해 자신의 시에 대해 "(시에 언급된) 그는 상습범이다. 한두 번이 아니라 정말 여러 차례, 제가 문단 초기에 데뷔할 때 여러 차례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저희가 목격했고 혹은 제가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이어 "성적인 요구를 거절하면, 술자리든 아니든 간에 그것도 거절할 때도 세련되게 거절하지 못하고 좀 거칠게 거절하면 뒤에 그들(유명 남성문인들)은 복수를 한다"며 "메이저 문예 잡지의 편집위원들이 바로 그들인데 그들이 시 편집 회의를 하면서 그런 자신들의 요구를 거절한 그 여성 문인에게 시 청탁을 하지 않고, 작품집이 나와도 평 한 줄 써주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그녀는 작가로서의 생명이 거의 끝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해서 실제로 문단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은 문단에서 자기의 위치를 점하지 못했던 여성 피해자들이 있는가"는 질문에 최 시인은 "여성 피해자들이 아주 많다. 특히 '독신'의 '젊은 여성들'이 타깃"이라고 대답했다. 

시가 퍼져나가면서 당사자로 지목된 해당 시인은 한 언론에 “30년 전 일이라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당시 후배 문인을 격려한다는 취지에서 한 행동이 오늘날에 비추어 성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하고 뉘우친다”고 밝혔다.

 
검찰 내 성폭력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전국동시 기자회견이 1일 오전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렸다. ‘미투(me too)’ 캠페인에 동참하는 대구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이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성평등과 평화로 향하는 꽃길을 걸어가라는 의미를 담아 흰 장미를 검찰청 입구에 뿌리고 있다.2018.2.1/뉴스1 © News1


◇최영미 시인에 앞서 '참고 문헌 없음'이 있었다 

미투 운동은 지난해 미국 영화계에서 여배우들이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용기 있게 공개하면서 시작되었다. 유럽과 중국으로까지 확산되어 관심을 모아오던 이 운동은 최근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검찰내 성추행 폭로가 더해지면서 "미투운동이 검찰과 정치계 등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며 큰 관심을 모았다.    

최영미 시인의 '미투' 등에 앞서서 이미 여성작가들은 문단 남성 문인의 잘못된 행태를 고발하고 성폭력 피해자와 이들을 응원해왔다. 봄알람과 여성 문인들이 문단 내 성폭력과 관련된 싸움을 기록하고 그 피해자를 지지하기 위해 지난해 출간한 문집 '참고문헌 없음'이 그 예다. 많은 여성 문인들이 글을 기부했고 책의 제작비, 유통비를 제외한 모든 인세와 수익은 문단 내 성폭력 관련 법률 소송 비용과 의료비로 사용되고 있다. '참고문헌 없음'은 지난 1일 JTBC 뉴스에서 손석희 앵커가 내용을 인용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6년 10월의 문단 성폭력 고발 사태가 예술학교 학생, 일반인 문학지망생 등이 당한 성폭력 사례였다면 '참고문헌 없음'은 여성 문인들의 경험을 중심으로 담았다. 문학계에 따르면 여성 문인에 대한 성차별과 박해는 여성으로서 최초로 공식 등단한 일제강점기 소설가인 김명순(1896~1951)까지 올라간다. 탁월한 재능을 가진 김명순은 김동인, 김기진, 전영택 등의 당대의 유명 남성문인들에 의해 '퇴폐여성'으로 낙인찍히며 문단에서 사장되고 만다. 

최영미 시인의 인터뷰가 방송된 후 이혜미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Metoo 는 시대의 모멸을 온몸으로 통과한 여성들의 숨비소리 같은 것"이라면서 "문단에 상습적인 성희롱과 여성 작가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가 넘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나. 그것이 이제야 수면 위로 떠올랐을 뿐. 나는 #en시인 과 함께 방송을 진행하며 그의 여러 우스운 만행들을 접했고, 'en 주니어'들이 넘쳐나는 한국 문단에서 오래 성희롱을 겪어왔다"고 자신의 경험을 밝혔다. 

황정산 시인 페이스북 캡처© News1


◇"폭로는 계속되어야 한다"…미투운동 지지하나 우려도

2016년 한 문예지에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처음 공개적으로 제기한 김현 시인은 성차별이나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바로잡으려고 해도 '해일이 오는데 조개를 줍고 있을 수는 없다'는 소리를 들었던 데 대해 "혐오나 소수자 문제가 늘 거대한 것 때문에 뒷전에 물러날 수밖에 없었는데 아직도 이 지경이라면 순서를 좀 바꾸면 안되나. 조개부터 줍고 해일을 대비하면 안되나"며 미투운동을 지지했다. 일각에서 말하듯 개혁의 에너지를 분산시키거나 물타기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원로시인인 문정희 시인 역시 문학사상 2018년 1월호에 실은 '이달의 말'을 통해 "침묵은 깨어져야 한다"면서 미투운동을 지지했다. 문 시인은 "한국사회는 지금 그 어느때보다도 성희롱과 성폭력의 문제를 중요한 이슈의 하나로 거론하고 있다. 특히 한국문단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 문제로 계속 뜨거울 것"이라면서 "사방에 얼음장 깨지는 소리가 아프고 경쾌하다"고 새로운 움직임을 반겼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영미 시인의 시와 인터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최영미 시인이 인터뷰에서도 말했듯 한 개인(문인)을 곧바로 어떤 구조(문단권력)로 치환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지 않냐는 것이다. 공지영 소설가는 "검찰이나 이런 곳의 피해와 다르다. 문단은 모두 독립적인 구조"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   

황정산 시인도 자신의 SNS에 "(최영미 시인의) 문단의 적폐라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용기있는 고발에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하지만 사태를 너무 단순하게 설명해서 문단에 대한 오해를 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성희롱성 발언과 행위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청탁과 작품조망이 모두 그와 관련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뛰어난 시인이 성희롱을 참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문단에서 사장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현 시인은 미투운동이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분법적 구도 아래서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구제에 그친다면 안될 것"이라면서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소속된 곳, 혹은 사회문화와 정치의 구조적인 면들을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죄를 묻는 게 아니라 구조를 개선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미투운동은 여러 가지 분야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명인 인하대 교수(김명인 페이스북)


◇ "반성" '도매금 매도 안 돼" 등 갑론을박에 2차 피해 우려 제기

문단에선 최 시인의 작품과 관련해 "반성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반면, '피해자 코스프레'라는 날선 비난도 나오면서 '2차 피해'를 우려하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 시인이 글을 올린 황해문학의 주간을 맡은 문학평론가인 김명인 인하대 교수는 "(자신을 포함해) 모든 남성 작가들은 한국문단에서 이뤄진 성적 추행과 희롱의 '잠재적 용의자'이거나 최소한 '방조자'였다"면서 여성 문인들에게 가해졌던 성폭력을 남성 문인의 한 사람으로 반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영미 시인의 TV 인터뷰 여파가 작지 않다"며 "그의 문제의 시 '괴물'을 게재한 잡지의 주간으로서 이런저런 소회가 적지 않으나 지독한 몸살 여파로 미묘한 주제에 생각을 벼리기가 아직 버겁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최영미 시인의) 이 '폭로'를 두고 옛날 일을 들춘다거나 침소봉대(작은 일을 크게 부풀려서 말함)라거나 전체 문단을 매도 말라거나 하는 말들이 있어서 우선 작년 '시작'에 발표한 졸고 '죽은 시인의 사회-작가의 윤리와 도덕'의 일부를 실어 내 생각의 일단을 밝히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생각해 보면 누구 탓을 할 일이 아니다"면서 "70년대까지의 '문협'(문인협회) 시대에 여성 문인들의 등단과 관련하여 각종의 성추문들이 전설처럼 회자되고 전승되었지만, '자유 실천'을 외치고 '민족 민주'를 부르짖으며 정의의 투쟁을 펼쳤던 80년대 이후에도 문단 내에서의 여성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 성희롱, 성추행 등이 특별히 줄어들었다는 정황은 접하지 못했다"며 말을 이어갔다.

또 "웬만한 성희롱이나 성추행 정도는 사건 축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당시의 젠더의식 수준은 저열하기 짝이 없었고, 또 그 수준은 최근까지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어용문학 진영이든, 민족문학 진영이든, 자유주의 문학 진영이든 이 문제에 관한 한 별 차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각종 문단 행사의 뒤풀이 때나, 아니면 이런저런 회식 자리에서나 시간이 지나 취기들이 오르고 분위기가 질펀해지기 시작하면 거의 예외 없이 작가건 기자건 출판사 관련자건 여성들은 언어에 의한 것이건 언어 이상의 행동에 의한 것이건 각종의 성적 희롱과 추행을 감내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그들의 방어수단이라야 일찍 자리를 피하는 것 외엔 없었다"면서 "나도 그런 자리가 내심 매우 불편하면서도 그 자리의 '가해자들'을 한번도 제대로 제재하지 못했고, 소극적인 문제제기조차 손에 꼽을 정도였다. 결국 나도 공범이거나 최소한 방조자였던 것"이라고 돌아봤다.

반면 최영미 시인의 인터뷰를 언급하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남발했다’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 사무국장을 지낸 이승철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 시인의 인간성을 폄훼하는 표현을 여러 차례 올리면서 "미투 투사들에 의해 다수의 선량한 문인들이 한꺼번에 도매금으로 매도되는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명인 교수는 "아무리 오래됐어도 범죄는 범죄고 피해사실의 흔적은 평생을 갑니다. 비록 최순실이라도 지나가다가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해 쓰러지면 가해자는 처벌받아야 하고 피해자는 치료부터 받아야 하는 것을....부디 자중하시기를"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동참하고 있는 중이라는 걸 아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비롯해 문단 인사들의 SNS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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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더...

 

최영미의 성희롱 고발, ‘괴물’ 전문내용, 결혼과 남편, 원로시인  

 

미국 영화계에서 유명한 감독을 상대로 한 성희롱’ 미투운동이 활발히 전게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성희롱성추행에 관한 미투운동이 벌어지고 있어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견 여성시인 최영미가 과거 자신을 성추행했던 원로급 유명시인의 성희롱올 폭로하는 시를 발표해서 큰 놀라움을 주고 있다.

 

최영미시인은 1994년 `서른잔치는 끝났다`라는 시를 발표해서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면서 큰 주목을 받았던 시인인데민주화 세대들의 빛과 암운의 세계를 노래한 이 시는 우리문화계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명시였다.

 

이렇게 한국문단에서 주옥같은 시들를 많이 발표하고 이수문학상도 수상했던 중견 시인으로 각광을 받아왔던 최염미시인이 돌연 'JTBC 뉴스룸'에 출연해서작년에 발표한 자신의 시 괴물을 소개하면서,

자신이 과거 한 유명 원로시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받았다고 폭로해서큰 놀라움을 주고 있다.

 

최영미시인은 자신이 시 괴물에서 언급된 부분은 우리 문단 내에서 은밀하게 자행되는 성희롱을 풍자한 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남성선배 시인들로부터 빈번하게 이뤄지는 성희롱에 대해 울분을 토로하면서우리문단 내에서 성희롱이 만연해있다고 폭로했다.

 

 

작년에 '황해문화'을 통해서 발표한 시 괴물은 총 7연 27행의 시인데이 시의 주제인 괴물은 수시로 여성후배들의 몸을 함부로 만지거나더듬는 등 성추행을 일삼아온 한 원로시인을 의미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성추행을 일삼았던 인물을 그녀는 'En선생'으로 칭하고 있는데그 시인은 역대 100권의 시집을 발표하면서 노벨문학상의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우리나라의 거물급 원로시인이라고 폭로해서 큰 충격을 주었다.

 

한마디로 말해자신에게 성추행을 일삼았던 ‘En’이라고 지칭된 그 시인은 자신보다 30년이나 선배인 우리나라에서 큰 존경을 받아왔던 유명한 거물급 원로시인이라는 것이다.

 

최영미시인이 작년에 발표한 시 괴물은 바로 그 원로시인의 성추행 행태를 풍자하고 고발한 시라고 하는데, ‘괴물의 내용의 일부를 보면 정말 가관이다.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문단 초년생인 내게 한 시인이 충고했다젊은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동생에게 빌린 실크정장 상의가 구겨졌다라는 내용이 이어지고 있는 시 괴물을 통해서,

최영미시인은 그 원로시인의 노골적인 성추행사실을 세상에 폭로했다.

 

우리문단에서 존경을 받아왔던 그 원로시인이 젊은 여자들만 보면 몸을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일삼고 있다고 하며과거에 최영미시인도 그 원로시인으로부터 치욕스러운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최영미시인은 자신이 당한 추행을 똥물 마신 기분이라고 표현하면서엄청난 불쾌감과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영미시인의 말에 따르면우리문단 내에서 이러한 성폭력은 오래전부터 만연해 있다고 하며선배문인들의 이런 성적인 요구를 거절하는 경우엔 엄청난 불이익을 당한다고 하며,

이렇게 원로문인으로부터 한번 낙인찍힌 그 문인은 우리 문단에서 오랫동안 정상적인 문학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종국에는 퇴출당하는 등 비참한 처지로 추락하게 된다고 한다.

 

 

최영미시인의 진술에 따르면선배문인의 성적인 요구를 잘 들어주는 후배 여자시인은 문단에서 성공할 수 있고거절하는 여자시인은 문단에서 퇴출되거나 따돌림당한다는 내용이어서정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사회를 정화시키고 문화적 발전을 선도해나가야 될 우리문단에서 어떻게 이런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하니충격을 넘어서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최영미시인은 자신이 처음 문단에 들어올 때부터 이러한 풍토가 만연해있었다고 한다이러한 성희롱이나 성추행은 주로 문인들이 함께 모이는 회식자리나 술자리 모임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영미시인은 1994년도에 첫 시집을 발표하면서 우리 문단계에 등단했다고 한다.

 

그 당시 최영미시인이 처음 등단한 후 참석한 한 술자리모임에서 이런 성적인 행태를 목격하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최영미시인 자신도 술자리모임에서 선배시인들로부터 수없이 많은 성추행의 피해를 당했다고 한다.

 

 

만약 자신이 문단이라는 곳이 이런 곳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절대로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한 실례로 어떤 여성 문인이 우리문단계에서 권력을 가진 실력자인 남성편집위원이나 남성평론가의 성적인 요구를 거절했을 경우에는 엄청난 보복을 당하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여성문인들에게 성추행이나 성적인 요구를 한 남자문인들은 상당수가 메이저급 출판사의 편집위원이거나 평론가들이어서,

성적인 요구를 거절한 그 여성의 새로운 문학작품의 출판을 받아주지 않는다거나평론을 하지 않는등 출판을 방해하는 등의 보복을 행한다고 한다.

 

이렇게 메이저 출판사의 편집위원이거나 평론가로서 권력을 가진 그 남자문인들은 자신의 성적요구를 거절한 여성문인의 문단활동을 방해함으로써,

이들 문단권력자들에게 찍힌 여성문인은 결국 제대로된 문학활동을 전개할 수가 없게 되고결국 우리 문단계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한다.

 

 

이런식으로 문단권력자들에게 찍힌 여러명의 여성문인들이 그 권력자들의 보복조치로 인해서문학활동을 접게 된 경우가 실제로 많이 있었다고 한다.

 

최영미시인도 몇 명의 원로 남성문인들이 이런 요구에 부응하지 않은 이유로 문단활동에 큰 제약을 받았고, 40세부터 문단활동을 접어버리고 지방으로 하향했다고 한다.

 

그리고 최영미시인이 쓴 괴물에서 성희롱의 가해자로 지목된 그 원로시인이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다음과 같은 해명을 내놓았다.

 

최영미가 자신의 시 괴물에서 ‘EN’이라고 표현한 그 원로시인은 ‘30년이나 지난 과거에 한 출판사의 송년회가 있었고여러 문인들이 함께 모여서 공개된 술자리를 가졌는데그 자리에서 아마도 술을 먹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손목도 잡고 했던 것 같다고 말하면서,

그는 그당시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현재의 시점에서 본다면성희롱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만큼잘못된 행동으로 생각하고 반성한다고 해명을 내놓았다.

 

 

  

이 원로시인은 우리나라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아주 유명한 원로시인으로서우리 문단계를 대표하는 실력파 시인으로 알려져있다.

 

이 원로시인은 그 시인의 이름속에 ‘EN’라는 글자가 포함되어 있고한때 노벨문학상 후보자로 거론되었던 인물이라는 점을 보면 누구인지 어렵지않게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최영미시인은 그 원로시인의 이같은 해명에 대해서, ‘그 원로시인의 해명은 단지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그 원로시인은 자신 한명에게만 그런 성추행을 한 것이 아니라여러명의 여성문인들에게 똑같은 행동을 수없이 일삼았던 상습범이라고 주장하면서그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최영미시인은 자신뿐만 아니라셀 수 없이 많은 여성문인들이 그 원로시인으로부터 그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최영미시인의 말을 종합해본다면문단계에서 권력을 가진 원로문인들에게 한번 찍히면새로운 문인들은 새로운 글을 기고하거나새로운 작품을 출판하지도 못하게 되며문학상을 수상하는 기회에서도 베제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찍히고 박탈당하게 되는 이유가 그 원로문인들의 성적인 행위를 거절했기 때문이라고 하니정말 놀랍게도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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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문단계에서 대선배문인에게 성적 피해를 당한 여성은 사실상 두 번의 피해를 입는 셈인데성적인 피해가 첫째 피해이고 그 문단에서 사실상 퇴출되는 두 번째 피해까지 입게되는 것이다.

이것은 문명화된 민주주의 사회에서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용인될 수 없는 추악한 행위이다.

 

검철청과 영화계에서 성희롱 미투’ 고발이 연이어서 일어나고 있는데이젠 가장 깨끗해야할 문단계에서도 이같은 성추행 사례가 폭로되고 있어서정말 놀라움과 함께 기가 막힐 뿐이다.

 

정말 우리나라에 여자들을 마치 자신의 성적노리개감으로 생각하는 일부 몰지각한 지도층인사들이 아직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이렇게 여성신참자들에게 성추행 같은 성적폭력을 행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집단의 권력을 가진 지도자급 인사들로서집단내 권력관계에서 이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성추행이나 성적 폭력을 행하는 사람들은 그 지위여하를 막론하고 그 이름을 세상에 널리 공개해서 망신을 주어야 하며,

그가 갖고있는 모든 보직이나 지위를 박탈해서그거 몸담고 분야에서 영원히 추방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이용해서나약한 여성들에게 성적인 못된 행동을 서슴치않는 이러한 사람들은 그가 가진 권력과 지위를 박탈해야만 그의 악행을 근절할 수가 있다고 본다.

 

최영미 시인의 약력과 남편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면,

최영미는 1961년생이므로 현재 나이가 58세이며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나온 후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미술사 석사학위를 받은 재원으로젊었을 때 한 때 운동권에 가담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

 

최영미시인은 대학교 재학시절에 한 선배를 좋아했고그 선배와 결혼까지 했다그 운동권출신의 선배는 말도 잘 했고 매우 논리정연 말솜씨를 지니고 있어서 대학 다닐 때부터 그녀의 선망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최영미시인의 남편은 안상기로서그녀가 대학교 4학년 때인 23살 때에 운동권선배인 그와 결혼했는데혼인신고 없이 했던 결혼이었고결혼 후 4개월만에 이혼했다고 한다.

 

전남편과 최영미 사이에 자녀는 없다고 하며전남편과 이혼사유는 성격차이가 너무 심하고서로 생각하는 게 너무 다른 점 때문에 이혼했다고 한다.

 

그 후 최영미가 재혼했는지 여부는 현재까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괴물’ 시 전문 내용

 

 

 

 

최영미 시인이 ‘괴물’이란 시로 문단 내 성추행을 폭로하며 '미투'(Me Too·성폭력 피해고발) 운동에 동참했다.

 

이런 가운데 이승철 시인(전 한국문화평화포럼 사무총장)이 최 시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다. 이 전 사무총장은 오늘(7일) 오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장문의 글을 올려 최 시인의 성폭력 폭로에 대해 ‘피해자 코스프레’라고 저격했다.

 

이 시인은 최 시인이 어젯밤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인터뷰한 것에 대해 “내내 심기가 불편했다. 문단에 만연한 성추행이라니, 최영미는 참으로 도발적인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잣대로 마치 성처녀처럼 쏟아냈다"며 "메이저 출판사와 무소불위의 평론가들의 묵계를 강조하면서 그녀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남발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최 시인이 한국문단에 성추행이 만연해 있다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 상당한 듯 했다. "최영미 인터뷰는 한국문단이 마치 성추행집단으로 인식되도록 발언했기에 난 까무라치듯 불편했다“고 말한 대목에서도 알 수 있다. 최 시인에 대한

그의 생각은 '무례하다' ·'싸가지없다'는 등의 격앙된 표현으로 표출됐다.

 

그는 또 최 시인에 대한 비난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1990년대 초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 사무국장 시절 최 시인과 함께 일했던 경험을 얘기하면서 "그녀는 선병질적으로 튀는 성격이었다. 매우 완강한 자존의 소유자였고, 어찌 보면 유아독존적 처신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 시에 대해 추호의 비판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몇몇 시인들이 그녀 시에 대해 사소한 비판을 했는데, 그때 그녀는 좌중이 놀랄 정도로 난리 부르스를 쳤다. 숫제 안하무인이었다고 할까. 그 싸가지없던 악다구니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 시인이 괴물에서 가해자로 지목한 ‘En’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물론 En 시인의 기행에 대해서 숱한 얘기를 들은 적 있지만 먼먼 소싯적 얘기를 현재 진행형하여 매도하는 건 조금 납득할 수 없다"며 "1994년이던가? 소설가 이문열이 <시인>이란 소설로 En를 매도하다가 자신의 소설을 폐기처분한 바 있는데, 이제 최영미가 다시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 시인은 이어 "난 미투가 두렵진 않다. 나도 한때는 여자사람을 좋아했는데 누가 나를 이십년, 삽십년 전 일로 미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잠시 옛날을 되돌아 본다. 타인의 불행이 더이상 나의 행복은 아니다"라며 "허나 미투 투사들에 의해 다수의 선량한 문인들이 한꺼번에 도매금으로 매도되는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라는 바람을 전했다.

 

다음은 이승철 시인이 올린 글의 전문이다.

 

최영미 시인이 갑자기 떴다. 미투라고 했다.

JTBC 손석희ㅡ최영미 인터뷰를 보면서 내내 심기가 불편했다. 문단에 만연한 성추행이라니, 최영미는 참으로 도발적인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잣대로 마치 성처녀처럼 쏟아냈고, 천하의 손석희는 한국문단이 "아 이럴수가 있나" 하며, 통탄하고 있었다.

메이저 출판사와 무소불위의 평론가들의 묵계를 강조하면서 그녀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남발했다.

최영미의 그런 발언에 대해 절실성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왠지 내가 그녀의 가해자가 된듯 나도 모르게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최영미 인터뷰는 한국문단이 마치 성추행집단으로 인식되도록 발언했기에 난 까무라치듯 불편했다.

왜 그녀가 이 시점에서 자기 체험을 일반화해서 문단 전체에 만연한 이야기로 침소봉대해 쏟아내는지 조금 의아했다.

지난번 호텔 집필실 사건이 터졌을 때 썩 달갑지 않았지만 그래도 난 그녀를 옹호했었다. 시인도 인간이기에 욕망에 자유로울 수 없지 않은가.

하긴 그녀는 손석희와 인터뷰 때 추악한 문단을 떠난지 오래였다고 했다. 허나 그 오랜 기억이 문단의 현재적 풍토인양 뉴스화됐다.

내가 1993년에 김남주 시인을 상임이사로 모시고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 사무국장으로 일할 때 황석영 선생 귀국 문제가 조직의 현안으로 대두된 적이 있었다.

YS 정권 초창기였다. 그해 4월에 황석영 작가가 오랜 망명생활 끝에 귀국하여 안기부(국정원)에 체포되었기에 <국제 엠네스티> 등이 긴급행동요구를 발동해 황석영 석방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최영미 시인이 작가회의 사무실에 놀러온 적이 있었는데 때마침 영국 엠네스티 본부에서 황석영 문제로 전화가 와서 (서)울대 출신인 그녀에게 바꿔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매우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했기에 난 그녀에게 작가회의 사무국 간사로 일할 수 있냐고 요청했고, 그녀가 흔쾌히 수락했기에 이후 한동안 사무실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었다.

최영미 시인, 그녀는 선병질적으로 튀는 성격이었다. 매우 완강한 자존의 소유자였고, 어찌 보면 유아독존적 처신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 시에 대해 추호의 비판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건 어찌보면 창비와 언론이 만들어낸 <최영미 현상>이 불러온 결과였기에 그녀의 무례함에 대해 누구도 대놓고 반박하지는 못했다.

그즈음 이 땅의 민족문학은 사실상 최영미 현상으로 인하여 절단나고 있었다. 그녀의 시 구절 ㅡ "컴퓨터와 씹하고 싶다"는 말만이 오랫동안 술좌석에 회자되었을 뿐, 그때 우리는 그녀가 야기한 환멸의 미학에 얼마나 통탄스러워했던가.


1994년 어느날이었을 것이다.
서울 마포 아현동 작가회의 사무실에서 <민족문학작가회의 시분과 합평회>가 열렸다. 그날 창비에서 출간된 그녀의 첫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잔치는 끝났다"는 표현은 서정주 시의 표절이었다)에 대해 수십명의 시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토론회를 가진 적이 있었다.

저자인 그녀는 물론 민영 시인 등 원로 문인들도 자리를 함께 했는데,
몇몇 시인들이 그녀 시에 대해 사소한 비판을 했는데, 그때 그녀는 좌중이 놀랄 정도로 난리 부르스를 쳤다. 숫제 안하무인이었다고 할까. 그 싸가지없던 악다구니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합평회란 시의 문제점에 대해 이런저런 비판이 오가는 게 상례건만 합리적 대화가 불가능한 정도로 그녀는 피해의식으로 부르르 온몸을 떨었다.

그무렵 그녀를 둘러싼 이런저런 소문이 있었다. 그녀 시집에 등장한 첫남편(노무현 정권 시절 청와대에 근무했었다)에 대한 트라우마에 대해서도 얘기를 들었다.

남녀간 사랑이란 순탄치 않게 파국을 맞으면 둘 사이의 과거는 시쓰는 시인에게 증오로 표출될 수도 있다.

철학자 니체가 루 살로메의 가혹한 채찍을 언급한 것처럼 최영미는 그 남자의 혁띠를 들먹거렸다.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의 파탄은 통상 상대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만을 뇌리 깊숙이 각인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그즈음 그녀와 사귀고 있던 어느 소설가(유명 출판사 사장이었다)가 내게 무심결에 한 말을 듣고 난 깜짝 놀란 바 있었다.

"야, 이승철 네가 최영미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거야. 혹시 너, 달라고 추근거린 거 아니야. 최영미가 네 이야기가 나오면 그딴 인간과 왜 자주 만나냐고 난리치더라. 너와 다시는 만나지 말라는데 네가 무슨 잘못을 한 거야."

ㅡ 아, 잘못이라뇨? 형님! 내가 그 잘난 여자한테 무슨 잘못을? 다만 황석영 석방대책 건으로 사무국 간사로 선임했는데, 모 선배시인이 그 (미친) 여자를 왜 작가회의서 일하게 하냐고 해서, 할수없이 본의 아니게 한 달도 못되어, 그만두라고 한 적이 있었을 뿐입니다. 어쨌든 내가 미안하다는 사과편지를 건네주었고, 그 후로 사적으로 만난 적 이 없는데, 이런 제기럴 영미?.

그 선배작가는 최 시인이 날 우습게 여기더라는 말을 이후로도 안주삼아 몇번이나 했는데, 그럴 때마다 난 이런 씨부럴 하며 울화를 달래야 했다.

최영미 시인이 십여년 전인가 실천문학사에서 <돼지들>이란 시집을 펴낸 적이 있었다.

그 시집을 보면 시적 소재로 등장한 수많은 문화계, 문학계 인사들이 나온다.

시의 요점은 모두들 그녀에게 했다는 성적 추행의 이력이다. 어찌보면 지독한 남성혐오에 가까운 트라우마일 수도 있다.

왜 그녀는 그 시집에 등장한 수많은 유명인사들과 일부러 만나 그런 사건을 만들어야 했는가. 어찌보면 난 그게 의문스러웠다.

그 시집을 읽고 이걸 팩트로 믿어야 하나, 물론 시적 장치이지만, 여러 의구심이 들었다.

최영미 발언이 용기 있다고 한다.
어허 그렇다면 한국문학의 상징, 우리 En시인은 어찌할꼬나.

물론 En 시인의 기행에 대해서 숱한 얘기를 들은적 있지만 먼먼 소싯적 얘기를 현재 진행형하여 매도하는 건 조금 납득할 수 없다.

남자의 성적 욕망이란게 얼마나 무서운가.
그리고 그 욕망의 피해자가 받는 고통은 또 얼마나 지속적이고 치유 불가능한가.
그걸 최영미 발언을 통해서 확인해본다.

1994년이던가? 소설가 이문열이 <시인>이란 소설로 En를 매도하다가 자신의 소설을 폐기처분한 바 있는데, 이제 최영미가 다시 등장했다.

난 미투가 두렵진 않다. 나도 한때는 여자사람을 좋아했는데 누가 나를 이십년, 삽십년 전 일로 미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잠시 옛날을 되돌아 본다. 타인의 불행이 더이상 나의 행복은 아니다.
허나 미투 투사들에 의해 다수의 선량한 문인들이 한꺼번에 도매금으로 매도되는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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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영미 시인의
'고은 시인 성추행' 자필 고발장

 2018.02.27. 
 
 
 

[동아일보]

 
고은 시인(85)의 성추문을 처음 폭로했던 최영미 시인(57)이 27일 본보에 한 편의 원고를 보내왔습니다. 최 시인이 1993년경 서울 탑골공원 인근의 한 술집에서 직접 목격한 고 시인의 충격적인 성추행 행태를 1000여 자 분량으로 정리한 글입니다.

앞서 최 시인이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입이 더러워질까봐 말하지 못하지만 때가 되면 제가 목격한 괴물선생의 성추행 상황을 세상에 알리겠다”고 했던 바로 그 내용입니다. 성추행 악습에 대한 문단의 반성을 촉구하는 최 시인의 의사를 존중해 원고 전문을 공개합니다.

▼최영미 시인 원고 전문

내 입이 더러워질까봐 내가 목격한 괴물선생의 최악의 추태는 널리 공개하지 않으려 했는데, 반성은커녕 여전히 괴물을 비호하는 문학인들을 보고 이 글을 쓴다.

내가 앞으로 서술할 사건이 일어난 때는 내가 등단한 뒤, 1992년 겨울에서 1994년 봄 사이의 어느날 저녁이었다. 장소는 당시 민족문학작가회의 문인들이 자주 드나들던 종로 탑골공원 근처의 술집이었다. 홀의 테이블에 선후배 문인들과 어울려 앉아 술과 안주를 먹고 있는데 원로시인 En이 술집에 들어왔다.

주위를 휙 둘러보더니 그는 의자들이 서너개 이어진 위에 등을 대고 누웠다. 천정을 보고 누운 그는 바지의 지퍼를 열고 자신의 손으로 아랫도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난생 처음 보는 놀라운 광경에 충격을 받은 나는 시선을 돌려 그의 얼굴을 보았다. 황홀에 찬 그의 주름진 얼굴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아- ” 흥분한 그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한참 자위를 즐기던 그는 우리들을 향해 명령하듯,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야 니들이 여기 좀 만져줘.”

‘니들’ 중에는 나와 또 다른 젊은 여성시인 한명도 있었다. 주위의 문인 중 아무도 괴물 선생의 일탈행동을 제어하지 않았다. 남자들은 재미난 광경을 보듯 히죽 웃고….술꾼들이 몰려드는 깊은 밤이 아니었기에 빈자리가 보였으나, 그래도 우리 일행 외에 예닐곱 명은 더 있었다. 누워서 황홀경에 빠진 괴물을 위에서 내려다보더니 술집마담이 묘한 웃음을 지으며 한마디 했다.

“아유 선생님두-”

이십 년도 더 된 옛날 일이지만,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처치하기 곤란한 민망함이 가슴에 차오른다. 나도 한때 꿈 많은 문학소녀였는데, 내게 문단과 문학인에 대한 불신과 배반감을 심어준 원로시인은 그 뒤 승승장구 온갖 권력과 명예를 누리고 있다.

공개된 장소에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물건’을 주무르는 게 그의 예술혼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나는 묻고 싶다. “돌출적 존재”인 그 뛰어난(?) 시인을 위해, 그보다 덜 뛰어난 여성들의 인격과 존엄이 무시되어도 좋은지.

-시인 최영미

///이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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