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쇠오리들이 모여 춤추는 까닭은
강대호 2018.02.12.[오마이뉴스 강대호 기자]
쇠오리들이 분당 탄천에 모여 눈에 띄는 행동을 하고 있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일요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인근 탄천에서 쇠오리들이 휘파람 소리를 내며 원을 돌고 있다. 한데 모여 빙 돌면서 물을 한 모금 머금고는 고개를 들어 등 뒤로 쭉 밀어내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수컷 여섯 마리와 암놈 한 마리인데 수컷이 암놈을 가운데에 두고 춤을 추며 뽐내고 있는 모습이다. 마치 눈에 들고 싶다는 듯 서로 암놈 앞으로 나서며 다른 수컷을 멀리 밀어내다가 끝내는 몸싸움을 하기도 한다.
|
|
| ▲ 탄천의 쇠오리 경기도 분당 탄천에 쇠오리들이 모였다. 갈색 몸이 암컷이고 나머지는 수컷이다. |
| ⓒ 강대호 |
"흰뺨오리들의 행동이 재미있다. 서른 마리쯤 되는 작은 무리에 암컷은 몇 마리 없고 거의 수컷이다. 수컷들은 목을 쭉 빼고는 등에 닿도록 뒤로 젖히기를 되풀이한다. 무언가 머금었다가 삼키는 것일까, 아니면 짝짓기 행동일까. 알 수가 없다." (32쪽)비슷한 시기인 1월 30일 팔당에서 목격한 기록이다.
탄천을 걷다 보면 쇠오리를 새끼 청둥오리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머리가 초록이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수컷 쇠오리의 머리 일부가 초록을 띤다.
|
|
| ▲ 수컷 쇠오리 머리는 밤색이고 눈부터 머리뒤까지 초록인 수컷 쇠오리 |
| ⓒ 강대호 |
<고려대학교 한국어 대사전>에 의하면, 쇠오리에 쓰인 '쇠'는 접두사로서 일부 동물을 칭하는 명사나 식물 명사 앞에 붙어 '작은'이란 뜻이 더해진다고 한다. '쇠백로', '쇠부엉이', '쇠물닭'처럼···. 사전의 의미대로라면 쇠오리는 다른 오리보다 작아서 붙여진 이름인가 보다.
|
|
| ▲ 쇠오리 한 쌍 분당 탄천에서 쇠오리 암수 한 쌍이 헤엄친다. 몸 전체가 갈색이고 검은 반점이 있는 게 암놈 |
| ⓒ 강대호 |
연일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탄천은 얼어붙듯이 차갑지만, 다가올 봄을 미리 준비하는 쇠오리들의 몸과 마음은 뜨거워 보인다. 차가운 바람이 잦아들면 따스한 햇볕이 온종일 감싸주는 봄이 오는 걸 아는 모양이다.
|
|
| ▲ 수컷 쇠오리 분당 탄천에서 수컷 쇠오리들이 헤엄치고 있다. 머리에 초록이 있다. |
| ⓒ 강대호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