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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의 상상력과 그리고 동시의 "판타지" 세계
2017년 02월 04일 19시 41분  조회:3084  추천:0  작성자: 죽림

시와 상상력과 판타지


                         /김진광

 

 

 

 

새해가 밝아온다. 지난 해에는 열심히 달렸는지?
잘못된 방향으로 달린 일은 없는지? 반성하고, 희망찬 새해에는 다시 열심히 살아야겠다.

 

 

 

 

  이번에는 주제를 좀더 좁혀 '판타지 동시'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신현득은 2014년 창원 세계아동문학대회에 앞서 한국아동문학이 판타지 분류를 해두자는 의미에서 동시의 판타지를 분류하였다. <제1의 판타지>는 일반적이 상상의 세계 즉, 그리움이나 경험을 통한 상상력의 세계, <제2의 판타지>는 자연물, 인공물을 인격화한 상상의 세계. <제3의 판타지>는 상상을 넘어선 세계인 초현실의 세계 즉, 짐승에서 사람이 되거나, 새에서 물고기나 벌레가 돼 보는 몸 바꾸기, 과거와 미래를 오늘에 놓아보는 시간 바꾸기 등이 있다. 신현득은 3차원 세계(점, 선, 원)과 4차원 세계(점, 선, 원+시간)까지만 문류를 하였다. 필자는 여기에 시공간을 초월한 5차원 세계 이사, 예를 들면 '룰랙홀'을 문으로 하여 들어가고 나오는 우주공간의 세계, '초끝이론'(우주를 구성하는 단위가 입자가 아니라 아주 작은 끈으로 보는 이론)과 관련된 우주의 세계, 5~11차원 세계를 <제5의 판타지>기법으로 하나 더 보태어 본다. 판타지 기법은 소재 확장과 새로운 창조 세계의 출발에 도움이 될 거이다.

  살펴볼 작품은 「어제 나와 만났지」(신현득), 「효도 일기」(허일), 「타자왕」(추필숙), 「함께 가기」(장승련), 「억새」(박숙희), 「메밀꽃밭에서」(정광덕),「너도바람꽃」(이성자)이다

 

 

----- 중략 -----

 

할아버지가 바람나서 낳아 온

막내 고모

할머니 눈칫밥에 만날 눈물짓더니

작년 겨울 결혼했어요.

 

 

이른 봄, 고모가 자주 오르던

뒷산에 할머니와 함께 들렀는데,

진눈깨비 맞으며

너도바람꽃 한 송이 피었어요.

그래도 할머니가 보고 싶어

고향을 찾아왔나 봐요.

 

 

너도 바람꽃 어루만지던 우리 할머니

두 눈에 그렁그렁 눈물고이네요.

 

 

-이성자「너도바람꽃」전문,《시가 자라는 바다》한국불교아동문학회2014연간

 

 

 

  이성자는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명지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동문학평론 동시부문 신인상과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문단에 나와, 계몽아동문학상, 눈높이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오늘의동시문학상(2014) 등을 수상하였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손가락 체온계』등 다수가 있으며, 현재 광주대문예창작과와 광주교육대에서 아동문학을 강의하고 있는 이론과 창작 부문 모두 갖춘 좋은 작품을 쓰고 있는 동시인이다.

 「너도바람꽃」은 그가 쓰고 있는 연작동시 ‘꽃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중 한 편이다. 그가 펴낸 동시집『손가락 체온계』(2013년, 청개구리)에도 닭의난초, 망초꽃, 광대수염꽃 등 13편이 실려 있다. ‘꽃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연작동시는 꽃말이나 들꽃이 들려주는 재미있거나 슬픈 이야기에 상상력을 더하여 쓴 동시들이다. 동시집에 실린「망초꽃」은 아들이 죽고 며느리가 데려다 놓은 손자 키우느라 묵밭이 된 텃밭에 떨어뜨린 눈물 자국인 것이다. -<-미안하다, 미안혀/가꾸지 못한 텃밭에 미안해서/눈물 그렁그렁>. 위의 시 「너도바람꽃」은 할아버지가 바람 피워서 낳아온 막내고모를 너도바람꽃에 비유하여 쓴 이야기가 있는 동시다. 바람둥이 할아버지가 바람을 피워 낳아서 데려온 고모는 바람이 결실한 꽃인 ‘(너도)바람꽃'이다. 그런 막내고모가 할머니 눈칫밥을 먹으며 만날 눈물짓다가 결혼을 하였는데, 할머니와 함께 뒷산에 오르니, 고향과 할머니가 보고 싶어 너도바람꽃이 피어 있다. ’너도바람꽃 어루만지던 우리 할머니,/두 눈에 그렁그렁 눈물 고이네요.’ 맨 마지막 구절이 감동적이다. 너도바람꽃은 ‘봄의 바람을 몰고 온다’하여 이름 붙여진 바람꽃의 한 종류로 너도바람꽃의 꽃말은 ‘사랑의 괴로움, 사람의 비밀’이라 한다. ‘너도바람꽃’의 꽃말을 이야기가 있는 동시로 확대하고 재구성하여 감동적으로 형상화한 점이 돋보인다.

  연간집에 함께 발표한「쇠비름」에서도 ‘용용 할머니 약 올리며/어깃장을 부리던 쇠비름.//할머니 돌아가시자/마디마디 노란 눈물 달고/서럽게 피네요.’ -속 썩이던 쇠비름이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반성의 눈물(노란꽃)을 흘리는 감동적인 내용으로 앞의 작품과 시적 형상화가 비슷하다. 소개한 두 작품 모두 사물(식물)을 의인화하고 상상력을 동원한 동시라고 본다면 <제2판타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동화에서 전용되는 판타지를 상상력을 동원한 동시에서의 도입은 동시의 소재 확장과 동시의 활성화와 어린이의 창의력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 본다.

  신현득이 2014 창원 세계아동문학대회에 앞서 세계에서 처음 판타지를 분류한 것을, 필자가 그 분류 방법에 준하여 또한 처음으로 신현득의 판타지동시집「분홍눈 오는 나라」의 판타지 분석과 이번에 소개한 몇 사람의 작품을 분석해 보았다. 혹 동시의 판타지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작은 자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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