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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만필 담시에 대하여 한오백년
담시라는 시의 한 형태가 있다. 그러나 요즘은 시인들조차 그런 시가 있다는것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사전에서는 중세 유럽에서 형성된 자유로운 형식의 짧은 서사시를 담시라 풀이하고있다. 한국의 경우 김지하가 판소리를 현대적으로 계승하여 새로운 형식으로 쓴 시를 특히 이르기도 한다. 담시(談詩)는 말 그대로 이야기시이다. 서정시가 시인의 주관적인 주정토로를 주로 한다면 그에 반해 담시는 이야기가 반드시 들어있어야 한다. 물론 그 스토리가 완정할것을 요구하지 않으며 소설이나 서사수필에서처럼 상세한 묘사를 요하지도 않는다. 다만 이야기를 시적인 형태로 표현하며 그런 기술을 빌어 사회현실을 반영하거나 시인이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는것이다. 서정서사시, 담시, 설화시(說話詩), 구어시(口語詩), 미소설시(微小說詩) 등은 그 제기법에 따라 조금씩 뉘앙스가 다르지만 크게 분류할 경우 같게 분류되여야 할것이다. 우리 조선족시단에서 서정서사시라고 타이틀을 붙인 시를 썼던 시인들로는 김성휘, 조룡남, 김파 등을 들수 있고 80년대 후반을 장식해준 담시들은 대부분 박문봉시인이 썼었다. 그때 박문봉시인의 담시들은 중국의 이야기시를 많이 빼닮아있지만 조선족시단의 한 공백을 메우고있다는 점에서 그 행보는 치하할만한것이다. 김성휘시인의 경우 문화대혁명기간 감옥에 갇힌 아버지한테 도시락을 갖다드리려다가 달리는 트럭에 치여 숨진 한 소녀의 운명을 리얼하게 시화한 서정서사시가 있다. <봄이 오면 비가 오고 비가 오면 꽃이 피고 꽃이 피면 나는 운다>로 시작되는 시는 이야기에 중점을 둔것이 아니지만 독자들은 한 아이가 감옥에 갇힌 아버지한테 도시락을 가져다주는 길에서 달리는 트럭에 치여 숨지는 모습을 얼마든지 상상해볼수 있다. 당시 너도나도 다투어 상처문학을 할 때였고 그런 형세는 시인더러 시붓을 꼬나들고 그런 시를 창작하게 했던것이다. 박문봉의 경우 <빨간 꽃신>이라는 담시를 쓴적이 있다. 지난 세기 80년대말 90년대초 개혁개방으로 사람들이 한껏 들떠있던 그무렵 자유로운 사랑을 찾은 한 녀인에 대한 주변사람들의 몰리해와 질시는 그 녀인더러 마침내 빨간 꽃신을 벗어둔채 물에 뛰여들게 만든다. 이 담시는 절제된 호흡법으로 요란한 소리 하나 없이 사회악의 하나인 요언과 그런 요언을 즐기고 거기에 안주하고 소일하는 인간들의 추태상을 폭로하고있다. 물론 21세기에 와서 다시 이와같은 시작법을 조심스레 시도해보는 시인도 있으니 바로 한영남시인이다. 그의 서정서사시 <할미꽃 하나 비에 젖고 바람에 떨고>는 부모의 리혼으로 할머니에게 넘겨진 한 소녀가 앓는 할머니를 구하려고 기억속 아버지의 집을 찾아가다가 아동유괴범한테 끌려가는 내용을 다루고있다. 가슴절절한 시구들은 김성휘시인의 서정서사시와 비슷한 부분이 있고 이야기를 다 들려주지 않고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는 면에서는 박문봉의 담시와 통하는데가 있으며 거기에 한영남시인은 시어사용과 시적흐름 등에서 모더니즘 내지 포스트모더니즘적 요소들을 소스로 얹어주고있어 새로운 맛을 더해준다.
담시를 산문시와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더러 있다. 분류법을 잘 따져보면 금방 알수 있는 문제이다. 산문시는 그것이 서사시든 서정시든 산문투로 씌였다는게 특징이고 담시는 반드시 서사적인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산문시와 담시는 확연이 구분되는 시의 두가지 기술방법이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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