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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창작론 ① 직접 표현은 피해야
유경환(시인,동시인)
산길에
이 석 줄 한 연(聯)으로 씌어진 글을 한 편의 동시로 보아야 할 것인가.
산길에
위의 글이 작품이 되려면, 적어도 '아름답게'라는 부사어는 다른 표현으로 바뀌어야 한다. '아름답게'라는 형용사적 부사어를 직접 표현으로 구사하면, '아름답게'라는 표현의 분위기가 사전적 의미에 갇히고 만다. 따라서 쓴 사람이 지녔던 느낌이 읽는 사람에게 전달되기 어렵다.
산길에
위에 ○○○○○○… 남겨진 자리를 자기 체험처럼 자기 사상에 바탕한 자기만의 표현으로 채우려 애쓰고 고민할 때, 비로소 생각이 숙성되고 발효하여 자기다운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동시 창작을 위한 표현 기교에서 기법이라는 것은 가장 적절한 한마디를 찾아내는 데 있다. 이것이 표현 기법의 개발이다. 윗줄과 아랫줄 그리고 앞과 뒤, 그 사이에 들어서서 전체 분위기를 살려내는데 걸맞는 한마디를 만들어 내는 일, 이 일은 어렵고 힘든 작업이 아닐 수 없다.
산길에 라고 써 놓으면, '아름답게'라는 직접 표현이 지닌 사전적 의미 또는 일상의 어의(語意)에 구속되기 때문에 그 이상의 멋을 읽는 사람이 느낄 수 없게 된다. 시는 산문과 다르다. 상상을 제약하거나 해석을 제한하는 언어의 구속, 이런 구속을 의도적으로 생략하거나 또는 문법 구조의 해체를 시도하는 작업에서 오히려 매력을 얻는다. (2003년 봄 『한국동시문학』창간호) |
동시 창작론 ② 「생략」으로 빛나는 동시 유경환(시인, 동시인) 문화재 기능 보유자들이 제품을 만들 때 갈고 닦고 하는 모습을 보면 장인(匠人) 정신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동시를 쓰는 일에서도 이와 다르지 않다. 산문 형태에서 운문 구조로 바꾸는 1차 작업이 있어야 하고, 그 다음으로 '지워 버리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이 생략 작업은, '여러 해석이 가능하도록' 하는 나무의 가지치기와 다름없다.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보기로 하자.
좋은 산문은 한 가지 뜻만 드러나되 그 뜻이 분명해야 한다. 이런 뜻인지 저런 뜻인지 헷갈리는 산문은 좋은 산문이 못 된다. 운문은 이와 반대이다.
다시 말머리를 돌리자.
이쯤에서 이 창작론의 본론으로 들어가자. 무엇을 보고, 생각하고, 그리고 가슴에 스며오는 정감(情感)이 괸다면 ①우선 그 정서를 줄글(산문)로 쓰기 시작하라. 바로 적어두어야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정감이 흩어지거나 엷어져서 정서를 포착하기 어렵다. ②그 다음 해야 할 일은, 생선을 토막 내듯이 이 줄글(산문)을 토막토막 잘라서 두 줄이나 석 줄이나 넉 줄, 다섯 줄……로 나누어 배열하고 되풀이 읽어보라.(대부분의 <월간문학> 발표 '동시'는 이 단계에서 작업이 중단된 것들이다.) ③적잖은 이들이 놓치고 있는 작업 과정이 이 세 번째 단계의 작업이다. 여기서는 문법에 구애되지 않고 명사 뒤에 붙어다니는 토씨를 떼어내고, 가급적 형용사 부사 따위 수식어를 지워버려야 한다. 이 생략 기법의 활용은 쉬운 것이 아니다. 자기 글을 자기가 자른다는 행위는, 고도의 장인 기술이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흔히 '열 손가락 안 아픈 것 없다'고 말하지 않은가? ④끝으로 글의 기본 문법인 주어 동사 따위 배열 순서를 의도적으로 뒤바꿔 도치법(倒置法)을 활용해 효과를 높이는 효과 측정을 해야 한다.
이번에는 실례를 들어 설명하기로 하자. 아름다운 경치를 눈 앞에 보고 있다고 가정하자. '아, 참으로 멋진 풍경이다.…… 이 경관을 오늘 여기에 함께 자리하지 아니한 뉘에게도 보여주고 싶다. 혼자 보기엔 너무 고운, 아까운 경치야…….' 이렇게 감탄할 만한 풍경 앞에 서 있다고 치자.
이 글의 결론을 위해 긴 말을 짧게 줄여 보자. (2003년 여름 『한국동시문학』 제2호) |
동시 창작론 ③
유 경 환
동시 쓰기에서 세 번째로 다뤄야 할 것은, 형상화(形象化)의 문제라고 여겨 왔다. 형상화라는 말은 창작 기법 이론서에 자주 나오는 어휘이다. 그러나 쉽게 풀이하여 놓은 것을 보지 못했다. 이 기회에 형상화에 대하여 진지하게 다가서 보고자 한다. (2003-여름 한국동시문학 3호) |
동시 창작론 ④ 이미지의 연결 유 경 환(동시인/시인)
이번에는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이미지를 우리말로 어떻게 써야 하며, 어떤 표현법이 서양의 이미지에 가장 가까운 것이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그냥 이미지라는 외국어를 그대로 차용한다.
이미지란 과연 어떤 것인가?
이미지는 시를 신선하게 표현하는데 아주 좋은 일몫을 한다.시가 참신하다는 평을 듣는 데는, 동원된 이미지가 아주 새롭거나 또는 독자들이 생각하는 범위를 훨씬 넘어 구해왔다는 이유가 잠재한다.
이미지라는 것은, 시 작품 속에 전개된 내용에서 앞과 뒤, 그리고 위와 아래가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서로 잘 어울려야, 이미지의 기능을 제대로 하게 된다.
옛 사람들의 정서 작품인 시조(時調)를 보면, 꽃의 이미지로 여인을 글 속에 숨겼다. 그리고 이런 이미지 활용 기법은, 생존하는 시인 김춘수의 '……내가 네 이름을 불러주기까지……'라는 작품 '꽃'에까지 지속되어 왔다. (2003-겨울 『한국동시문학』 제4호에서) |
동시 창작론 ⑤ 상징(象徵)의 활용(活用) 유경환(시인, 동시인)
동시를 쓰는데 상징(symbol)을 왜 알아야 할까? 대답은 잠시 뒤로 미루자. 이론은 들어본 적이 없어도 훌륭한 동시 작품을 써낼 수 있다. 이론 공부 없이 신춘문예에 당선되기도 하고 문예지의 추천으로 등단할 수도 있다.
자,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가 상징에 대해 생각해 보자. 기존의 이론서처럼 하자면 제1장 제1과 이렇게 나눠 놓고 상징의 의미, 상징의 구사, 상징의 효과…… 이런 식으로 설명해야 하겠다.
동시 작가들이 동시를 창작하는데 무덤가에 핀 할미꽃은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도록, 하늘에 일찍 뜬 이른 별은 하늘에 올라간 언니나 동생을 생각하도록 , 또 안 보이는 곳에서 울어대는 산새는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도록, 상징법을 활용하고 있지 않은가?
한가지 분명히 해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유아 동요나 유년 동시에는 상징을 활용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는 사실이다. '짝자꿍' 같은 유아 동요나 유치원 원아들 수준에 맞는 유년 동시에서 상징을 구사하면 오히려 혼란이 온다. '새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일어납니다.'의 '새 나라', '어린이'는 그냥 직접 표현으로 충분하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서의 '나팔꽃'이나 또는 '과꽃'도 직접 표현으로 충분하다. 이런 동시는 한 줄의 이야기를 내재율이나 외재율에 맞도록 줄을 바꿔 쓴 '이야기'이므로(이야기 속에 모든 것이 이미 들어가 있으며) 한 번 읽어서 대번에 들어있는 뜻을 알 수 있으므로 구태어 상징을 동원할 필요도 구사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되풀이하자면, 좋은 동시인데도 난해하다고 우긴다면 그 상징성을 파악할 능력이 없거나 그럴 만한 독해력을 갖추지 못한 독자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반 독자도 아닌 비평가라는 사람이 좋은 동시를 놓고 난해하다고 앞장선다면 우리는 이 비평가라는 사람을 어떻게 봐야할 것인가! (2004년 봄 『한국동시문학』 제5호) |
동시창작론 ⑥
비유의 정체와 기능 유 경 환
'비유컨대, 한용운의 시에서 님은 무엇입니까?'라고 말한다. 비유라는 낱말이 문장에 등장한 경우이다. '내 마음은 호수요'라는 김동명의 시에서는 호수가 마음의 비유임을 알 수 있다.
비유는 영어로 메타포어(metaphor)이다. 비유는 직유(直喩)와 은유(隱喩)로 갈라볼 수 있다. 직유는 한자 그대로 직접적인 비유를, 은유는 한자 글자대로 은근한 비유를 가리킨다. 시에서는 직유보다 은유가 더 쓰인다. 영어에서 a heart of stone 이라고 쓰면 비유가 되는데, a heart like stone 으로 쓰면 직유가 된다. 직유의 예문으로 꿀벌처럼 부지런하다를 as busy as a bee 라고 쓰면 꿀벌은 직유인 것이다. 비유의 개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영문으로 예문을 들었지만 이것까지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에서 영어를 공부할 때 한번씩 짚고 넘어갔던 것이기에, 비유가 문장에서 어떻게 기능하는가를 확실하게 밝혀보기 위해 재인용한 것이다. 사람이 그 주변 분위기나 환경에 따라 옷을 갈아입듯이, 비유는 시를 이루는 글의 옷을 맞춰 입히는 일몫을 한다. '가을이 오자 나무도 나뭇잎을 떨군다"는 글은 산문이고, '노란 빨간 옷 / 벗는 나무'의 두 마디는 운문이다. 같은 독자가 위의 산문과 운문을 읽었을 때, 더 오래 더 깊이 생각하게 하는 글은 어떤 것인가. 뒤의 것이다.
사막에선 / 바람이/ 줄무늬 만들고 //
이 시에서는 사막도 줄무늬도 모두 비유다. 내셔날 지오그래픽 쏘사이어티가 보여주는 사막의 필름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그 장면의 모래줄무늬를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어 모래사막을 자신의 가슴으로 바꿔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위의 필름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야기는 아예 달라진다.) (2004년 여름 『한국동시문학』 제6호) |
동시 창작론 ⑦ 고쳐쓰기 유경환(동시인/시인)
옛날에 쓰던 교과서엔 '고쳐쓰기'를 퇴고라고 하였다. '퇴고'라고 한자로는 '堆敲'라고 쓴다. '시문의 자구(字句)를 여러 번 생각하여 고치는 일'이, 사전에 나와 있는 풀이다. 한자 때문에 한때엔 '추고'라고도 했다. 어떻게 일컫든, 고쳐쓴다는 뜻은 같다. 그러기에 '고쳐쓰기'로 한다.
① 틀린 곳을 바로잡는다.
여러 번 (다른 글에서도 이미 이야기했듯이)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셈이지만, 나의 경우 작품 한 편을 완성시키는데 평균 다섯 번 원고지에 옮겨 쓴다.
고쳐쓰기가 지니는 또다른 의미는 '객관적 시각'에서 찾을 수 있다. 객관적 시각이란, 글을 읽는 냉정한 눈길을 말한다. 흥분된 나의 눈이 아니라 냉정한 남의 눈인 셈이다.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글을 쓸 때에는 누구나 그 나름의 흥분을 지니게 된다. 이런 내적인 긴장 상태는 글을 계속 써 나가도록 밀어주는 힘, 곧 추진력을 팔과 손에 실어주지만 그 대신 '신나는' 흥분을 느끼게 한다.
한번 지나간 길을 되짚어 다시 오고 가듯 하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고치고 하는 되풀이는 지루한 일이다. 이런 일을 하다보면 처음에 썼던 것과는 아주 다른 것이 되기 십상이다. 나의 경우 끝부분이 크게 달라지곤 한다. 이런 결과를 놓고 '괜찮은 일인가? 하고 자문하거나 반신반의하는 경우가 흔하다. 처음에 생각하였던 것과 아주 달라진 끝부분이 되어도 전연 개의치 않는다. 작품을 완성시킨다는 뜻에서 첫 생각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여긴다. 처음 생각에 미련을 가지고 집착하다 보면 완성도를 높이는데 지장이 온다. 자꾸 되풀이하며 읽다가 문득 멋진 생각이 떠올라 비로소 마음에 드는 맨 끝줄 한 줄과 만나기도 한다. 혼자서 무릎을 치게도 된다. (2004년 가을『한국동시문학』제7호) |
*동시 창작론 ⑧ 감동, 체험의 일치에서 오는 감동 유 경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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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귀여움을 나타내고자, 예쁜 생각을 꾸려서, 어린이들이 늘 쓰는 낱말을 동원하여, 줄을 끊어서 몇 줄로 써내는 형식.'
이런 형식에 그친 것이 대부분이다. '벽돌 쌓기처럼 고운 말을 쌓아 연결시키면, 재미있다고 어린이가 손뼉을 친다. 그러면 되지 않는가?'
이런 질문 아닌 항의에 맞서서 대답을 하면, 곧이어 나오는 한마디가 '그건 어린이에게 난해하다'이다. 이런 사람에겐 당분간 대답을 안 하는 것이 상책이다. 받아들일 수준이 못 되기에 그렇다. 좀더 문학을 알게 되고 좋은 동시 작품을 읽게 되고, 그래서 혼자서라도 좋은 동시에서 오는 잔잔한 감동을 느껴보게 된다면, 그 때 비로소 동시도 시이어야 한다는 말을 수긍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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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동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글이기 때문에 쉬워야 하며 또 재미있어야 한다. 동시에서는 이 두 가지가 우선적 조건이다.'
이 말은 반만 맞고 반은 맞지 않는다. 우선적 조건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우선적 조건은 '우선 시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시가 안 되어 있는데 쉽고 재미있으면 시인가? 그런데 적잖은 아동문학인들이 '쉽고 재미있는 운문이면 되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운문에서 시는 왜 찾아?' 라고 아전인수격의 주장을 편다. '쉽고 재미있으면 된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갖추어야 할 시적 요건은 슬며시 흘려버리는 태도다. (2004년 겨울『한국동시문학』8호) |
동시 창작론 ⑨
생각의 우물 파기 유 경 환
1.
숲 속의 풀들은 모두 풀빛인데요.
숲 속의 나무들은 모두 나무빛인데요.
그렇게 된 풀빛과 나무빛들 작품 '숲빛'은 눈으로 씌어진 것이 아니라 생각으로 씌어진 시다. 필자만 이렇게 보는 것이 아닐 것이다. 누구든 한 번만 읽어보면, 생각 깊은 사색으로 발견해 낸 시의 세계임을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사유가 없다면 이런 작품을 써낼 수가 없다. 생각의 우물을 파는 작업 끝에 얻어낸, 하나의 시상인 것에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생각이 없다면 시도 없다'는 한마디 말을 할 수 있는, 증언 같은 것이 바로 '숲빛'이다. 문삼석의 깊은 사유가 이 작품에다 시를 흥건히 담아준 것이다.
다른 보기를 들겠다.
길을 가다 문득
이준관은 길을 가다가 작은 새 한 마리를 보고, 아니 작은 새가 눈에 띄자, 그 때부터 계속 새에 대해 생각을 하였을 것이다. 생각의 우물파기를 하면서 상당 기간 머리 속에 작은 새를 품었을 것이다. 이준관의 가슴이 곧 새장이 되었을 것이다. 마침내 '아기새'로 가슴속의 새가 '형상화'되어, 이준관의 친구가 되었을 것이다. 마음의 동무로.
세 번째 보기를 들겠다.
나는 구석이 좋다.
목숨 있는 것 가운데 생각이 깊은 사람들만이 시를 쓸 수 있는 것은, 시가 생각의 우물에서 길어올려지는 사색의 앙금이기 때문이다. 생각이 시를 만든다는 말은, 생각이 시의 재료라는 말로 다시 설명될 수 있다. 어떤 사물을 보든 그 사물을 놓고 생각의 깊은 우물을 파내려 가지 않는 한, 눈앞의 사물은 그냥 사물로서만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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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05년 봄『한국동시문학』제9호) |
동시 창작론 ⑩ 묘사―외다리 걷기식 묘사법 유 경 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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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씨를 심자.
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우리가 눈 감고 한 밤 자고나면
해바라기는 첫새악시인데
가만히 엿보러 왔다가
여기서 '해바라기씨'는 그냥 해바라기씨일 수도 있으며 아울러 다른 뜻을 상징하거나 비유할 수도 있는 그런 씨다. 이 시가 씌어진 일제 시대에 일본 경찰을 우리 나라 사람들이 '참새'라는 은어로 불렀다는 사실을 기억하거나 알아 낸다면 이중 해석은 그만큼 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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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05년 여름『한국동시문학』10호) |
동시 창작론 ⑪ 쉽게 쓰기 유경환(동시인/시인)
읽기는 쉬워도 실제로 쓰기에는 쉽지 아니한 것이 바로 '쉽게 쓰기'이다. '동시는 쉽게 써야 한다'라는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하지만 알면서도 어렵게 쓰는 버릇을 못 고치는 편이다. 1. 관념어(觀念語)는 피해야
먼저 필자는 쉽게 쓰기를 위한 실제 방안으로 관념어는 피하자고 말한다. 관념어라는 것은 한자가 표의(表意)하는 그대로 관념을 나타내는 낱말이다. 예를 들면 '역사'라든가 '사상'이라든가 또는 태고(太古)라든가 하는 낱말들이다. 2. 쉽게 쓰기와 유치하게 쓰기
쉽게 쓰기. 이는 읽기에 쉽도록 또는 감상하기에 쉽도록 쓰자는 것이지, 결코 유치하게 쓰자는 것이 아니다.(이런 말을 이 창작 강좌에서 해야만 하는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요즘 어떤 종합 문예지에 활자화되는 것을 읽어보면 그래도 '해야 하겠다'고 작심하게 된다. 3. 정서의 집적회로(集積回路)
'동시도 시(詩)이어야 한다'는 말을 필자는 1950년대 말에 시작하였다. 이것은 '우선 시가 되어 있어야 동시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필자의 이런 주장에 여러 가지 반응이 나왔다. 일부 평자들은 참뜻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 했는지 또는 이해 수용에 오해가 끼었는지 아니면 정서 지체가 있었는지, 하여간 동시의 난해성(難解性)을 제기하면서 '유 아무개가 한 말 때문에 동시가 갑자기 어려워지고 독자를 잃어버린 결과를 가져왔다'고 난해성에 결부시켰다. 4. 동시의 원리(原理) 알아야
두루 알고 있다시피 컴퓨터 작동 원리인 디지털 능력은 0과 1, 이 두 가지를 가지고 만드는 순열조합의 집합체에서 나온다. 이와 크게 다르지 않게 동시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다. (2005년 가을『한국동시문학』제11호) |
동시 창작론 ⑫ 내면화(內面化) 들여다보기 유경환(동시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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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05년 겨울『한국동시문학』12호) |
동시 창작론 ⑫ 내면화(內面化) 들여다보기 유경환(동시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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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05년 겨울『한국동시문학』12호) |
동시 창작론 ⑭ 감동을 담아내기 유 경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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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06년 가을『오늘의 동시문학』제15호) |
동시 창작론 ⑮ 童詩의 形式 유 경 환
1. 압축의 묘미
아동문학 이론서의 '동시'편에 보면 동시의 형식이 맨 앞자리에 놓여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나는 의도적으로 이 글의 마지막 편으로 미루어 왔다. 왜냐하면, 동시 형식이라는 개념은 이론으로 수용되는 것이 아니라 체험으로 수용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2. 의미의 압축
줄글(산문)을 엿가락 자르듯 뚝 뚝 끊어서 서너 줄로 나눠 놓으면, 과연 동시가 될 수 있을까? '아니다'라고 누구나 대답할 것이다. 줄글을 뚝 뚝 잘라놓아도 동시는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줄글과 동시는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게 된다. 줄글과 동시, 이것은 산문과 운문이라는 형식에서만 다른 것이 결코 아니다. 3. 「말의 그릇」 빚기
원래 낱말은 한 개의 사물을 대신하는 기호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시에 시어로 쓰일 경우엔 달라진다. 시어로 선택되어 시 속에 쓰여지면, 낱말은 기호 이상의 뜻을 스스로 품게 되고, 뿐만 아니라 다른 뜻까지 얹어 지니게 된다. 이런 신비스러운 일이 시를 쓰는 일에선 일어난다. 4. 마음눈이 읽어내는 시심
시인은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속뜻은 작품을 이루는 몇 줄의 글 속에다 감추어 놓고, 시어로 선택한 낱말들이 은근히 그 속뜻을 겉으로 드러내도록, 그렇게 시치미 떼고 유도하는 일을 저지르기 일쑤이다. 5. 유치원 원아에 들려줄 동화처럼?
하루살이가 내일을 어떻게 알겠느냐고 흔히 말해 왔다. 매미들이 다음해 여름을 어떻게 알겠느냐고도 말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의 생각은 하나의 가설(假說)일 뿐이다. 유충으로 있을 동안 '선택적 입력'이 되었을지도 알 수 없다. 사람의 판단과는 달리, 땅 속에 7년 있는 동안, 7년 전의 정보가 계속 보전되어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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