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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坊坊曲曲)]
坊坊曲曲(방방곡곡)은 ‘한 군데도 빠짐이 없는 모든 곳’을 뜻하는 성어이다. [坊 : 동네 방, 曲 : 굽을 곡]
조선시대 한성부는 11개의 방(坊)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그 중에 명례방(明禮坊)은 조선 초기부터 있었으며
명동성당과 관계가 있는 명례방(明禮坊) 관련 단체에서 예전에 조금 활동한 기억이 있어서
처음에는 일본에서도 방(坊)이라는 글자를 많이 사용하여 명례방이 ‘일제강점기 때
그러다가 방곡(坊曲)이라는 단어를 보게 되었고, 이 ‘방곡’이 ‘삼천리 금수강산 방방곡곡’이라는 표현에 나오는 또한 가가호호(家家戶戶)와 방방곡곡(坊坊曲曲)의 뜻이 어떻게 다른지도 살펴보고 이를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한다.
[본 뜻] 가(家) - 한 집안 혹은 한 집. 그러나 가가호호의 ‘가’는 한 집안을 의미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한 가족이 사는 집 정도의 뜻이다. 호(戶) - 집. 집에 딸린 방(房)이다. 방(坊) - 동네. 조선시대 서울의 5부를 다시 나눈 행정 구역이다. 종로방, 효자방, 명례방 등. 곡(曲) - 굴곡이 많은 산천이나 굽이굽이. 곡(谷)이 아니다.
[바뀐 뜻] 1. 방곡(坊曲) : 면(面) 이하의 행정 구역인 이(里) 단위의 마을 2. 가가호호(家家戶戶) : 한 집 한 집, 집집마다. 여기서 가(家)는 큰 단위이고, 한 집에 여러 호(戶)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세대주택 그 자체를 가(家)라고 한다면 한 집 한 집을 독립된 호(戶)라고 한다. 또 옛날처럼 방이 여러 개 딸린 셋집에 독립된 세대가 살 경우 그 하나하나를 호(戶)라고 한다. 3. 방방곡곡(坊坊曲曲) : 한 군데도 빠짐이 없는 모든 곳. 골골샅샅, 면면촌촌이라고도 한다. |
우리의 방방곡곡(坊坊曲曲)이란 말은 일본의 진진포포(津津浦浦)다. 한자 많이 쓰는 그들인지라 방방곡곡을 아는 이도 있지만, 진진포포가 대세다. 방방곡곡, 문자(한자) 뜻으로 살피면 '동네방네 구석구석'이다. 그런데 평야 또는 산지의 이미지다. 진진포포는 바다 또는 강의 뒷마을들이다. '전국의 각처'에 대한 우리와 그들의 생각이 다른 것이다. 우리는 뭍의 이미지 삼천리 방방곡곡이지만, 그들은 나루[津]와 포구[浦]의 모습으로 자기네 길쭉한 섬나라를 떠올린다. 내 고향은 남도 해남하고도 땅끝마을의 이웃 동네인 배꽃나루 이진(梨津)이다. 지금도 뒷동산 할아버지 묏동 배롱나무 곁에 서면 큰 섬 완도 내려다보이고 등 뒤론 달마산이 병풍이다. 눈 돌리면 강진만 바다도 대흥사 보듬은 두륜산 자락에 비껴 푸르다. 교사 아버지 일터였던 영암서 태어났고, 해남 순천서 자랐다. 방학이면 늘 큰집에 갔다. 광주서 대학 마치고 직장 얻어 고향 뜬 이래 객지에서만 살아, 남도 곳곳이 다 이름만으로도 눈이 시려오는 곳이다. 그 바다는 내 마음을 키웠다. 늦게사 눈에 넣은 땅끝 바다는 세상의 그 어느 바다보다, 지중해 그리스 바다보다 더 아름다웠다. 그래서인가, 내게는 이 땅이 바다의 이미지로 담겨있다. 그런데 가끔 방방곡곡과 진진포포라는 말이 함께 떠오른다. 혹 우리는 전통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바다를 안고 사는 사람들과 그들의 삶의 터전을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습속(習俗)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는지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 씨 된다고 했다. 왜 방방곡곡만 있고, '진진포포'라는 뜻은 없었을까? 세상의 여러 모습들이 그런 언어현상을 빚은 것은 아닐까? 씨가 말 됐나? 백성이 본디라는 유교의 이념 민본(民本)은 허공에 나부끼는 깃발일 뿐인가. 더구나 갯가 그 '어린 백셩'들이 받았을 대접의 실체적 진실은 어떤 것이었을까. 오랜 신문사 직책 마치고 부족한 공부 채우며, 고향을 더 그리워 할 수 있게 됐다. 배꽃나루도 혹간 들를 수 있게 됐고, 최근에는 일 때문에 완도 다녀오다 읍내 천일식당에도 들렀다. 또 해남 언론과 이렇게 인연 맺었다. 기쁜 일이다. 더구나 필자소개에 '향우'라고 적어준 우정이 고맙다. 정중히 고향의 여러분께 마음의 인사 여쭙는다.
고향 향한 이런 기쁜 생각이 그 바다의 향우 여러분께도 보람 될 수는 없을까? 사특함 없는 시인의 마음 기린 공자 시경(詩經)의 '사무사(思無邪)'라는 말을 화두로, 때로 그 바다와 사람들의 역사를 궁리하고 싶다. '해남학' 같은. 그러나 상관없다. 그들 없다고 바다의 빛이 스러지랴? 관문이 찌그러진 사립문 되랴? 남도 사람 보석 인심과 빈빈(彬彬)한 지혜가 그들의 말 몇 마디에 피었다가 사그라지고 마는 나팔꽃은 정녕 아닐지라. 땅끝 바다의 본디, 그것을 아우르는 진짜 가치를 이제 새롭게 이뤄야 할 터. 다만 우리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은 잊어선 아니 된다. 바다보다는 뭍, 뭍 중에서도 서울만이 '사람 사는 곳'이 돼 있는 기형적 '서울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생명의 '바다공화국' 해남과 남도가 새삼 활개 칠 내일 세상 내다본다. 얘기 나온 김에, 방방곡곡을 방방포포(坊坊浦浦)로 바꿔 써 볼까나? 바다가 팔팔해야 동네방네 구석구석이 활기에 넘칠 것 아닌가. 좋은 말은 좋은 씨가 된다. |
이곳저곳, 여기저기, 곳곳, 동네방네, 사방팔방, 곡곡, 도처, 각지, 여러 곳, 군데군데…. 뜻 차이는 있지만 쓰임 폭을 넓게 잡으면 비슷한 말이다. 사전은 한자어인 면면촌촌(面面村村), 토박이말인 골골샅샅도 같은 뜻으로 제시한다. 모두 방방곡곡과 동의어, 유의어인 표현이다. 방방곡곡은 ‘여러 마을(坊, 동네 방)’과 ‘산천과 길의 굽이굽이(曲, 굽을 곡)’의 한자를 반복해 만든 말이다. ‘전국 방방곳곳 이색 갈비 소개’(ㅈ일보), ‘쉬는 동안 맛집 찾아 방방 곳곳 여행’(ㅁ경제), ‘방방곳곳으로 여행 계획하는 7월말, 고속도로 전쟁’(ㄴ뉴스)처럼 ‘방방곳곳’도 제법 쓰인다. ‘곡곡’이 ‘곳곳’으로 탈바꿈한 바르지 않은 표현이다. ‘방방 곳곳’처럼 띄어쓰기하면 괜찮을까. 표준국어대사전은 ‘방방’을 ‘곳곳’(여러 곳 또는 이곳저곳)의 북한어로 설명한다. 남한에서는 이 뜻으로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방 곳곳’ TV 모니터, 세컨드 TV로 급부상”(ㅈ신문)은? (티브이 수신이 가능한 모니터 값이 내려가면서) 티브이를 ‘방마다’(방방, 房房) 설치하는 집이 많다는 내용을 담은 기사이니 재치 있는 제목 뽑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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