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고향과 자연과 함께]-나무로부터 배우지 않고 되겠습니까?!..
2017년 05월 13일 00시 11분  조회:4866  추천:0  작성자: 죽림
박태동, 고목과 20년,
자연에서 인생 배우다
(ZOGLO) 2017년5월11일 
작업중에 있는 박태동씨.
연길시 중심에서 부르하통하가 조용히 누워있는 강변도로를 따라 동으로 가다보면 “일송정”이라고 쓴 나무간판이 발목을 잡는다. 통나무를 세로로 잘라 그 단면을 부착해 만든 출입문부터가 기상이 남다르며 안으로 들어서면 그윽한 나무향이 페부에 와닿아 잠시나마 깊은 자연속으로 순간이동이라도 하지 않았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바로 고목수집가 박태동씨(44세)가 정성으로 꾸며놓은 공간, 이 곳에는 박태동씨가 그간 수집해온 고목이나 괴목들과 그의 나무조각작품들이 소장되여있으며 여기에는 나무를 향한 한 사나이의 소박한 사랑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공부보다는 산에서 뛰노는것이 더 즐거웠던 개구쟁이 시절부터 박태동씨는 산에 오르면 모양새가 특이한 솔방울이나 나무가지를 주어오는것을 좋아했다. 그랬던 그가 본격적으로 나무뿌리수집을 시작한것은 20년전이다. 그때 그는 늘 여가시간을 틈내 산에 들어가 여러 자연조화로 끊어져 넘어진 나무나 희귀한 모양새를 가진 나무뿌리들을 찾아다니군 했다. 죽은 나무뿌리를 구해오는 일이지만 그것은 자연 그대로의 예술품을 수집하는 일이며 그래서 박태동씨는 더욱더 대자연이 만들어준 천태만상의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빼앗길 때가 많았다고 한다. 그렇게 연변의 깊고 얕은 산은 그의 발자국이 닿지 않은 곳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소장하고있는 고목들 가운데서 박태동씨가 가장 아끼는것은 수령이 약 2000년 되는 호박목(琥珀木)이다. 호박목이란 홍송이 자연환경에서 늙거나 넘어진 후 홍송 송진의 유지성분에 의해 완전히 부식되지 않은 상태의 목재를 말하는데 일명 침향목(沉香木)이라고도 한다. 무게가 150킬로그램을 육박하는 이 호박목을 산에서부터 옮겨오기까지는 장장 사흘이 걸렸다. 박태동씨가 친구와 둘이서 이틀간 산에서 먹고 자며 바위덩이 구을리듯 안간힘으로 굴려서 산 아래까지 내려왔으며 산중에서 길까지 잃어 헤매기도 했다.
 

수령이 2000년이 되는 호박목.

장백산 원시림에서 발견한 3천년 되는 홍송도 있었다. 자연속에서는 넘어져 생명을 다한듯 보였지만 박태동씨가 손수 나무 겉의 썩은 부분을 손질해버리고 원상태만 남겨놓아도 그것은 영락없는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해 기둥처럼 공간의 한 가운데를 받치고 서있었다.
 

그는 또 어깨 너머로 배운 조각기술로 가끔 령감이 떠오를 때면 직접 나무조작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작업실에 전시된 작품만 해도 여러 점이 되며 요즘은 또 수집해온 나무로 풍수어로 유명한 아로아나(金龙鱼)를 조각하고 있다.
 

최근에는 나무뿌리를 수집하는 동호인들이 많이 늘어났고 고목이나 괴목의 관산용 가치가 높아감에 따라 시장도 전에 비해 훨씬 넓어진 편이다. 그러나 20년 전만 해도 이 분야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은 너나 할것 없이 그에게 “무모한 행동을 그만두라”고 권고했다. 그깟 죽은 나무들을 모아서 뭘 하겠느냐 하는것이다.
 

“그저 나무가 좋은걸 어쩝니까. 나무만 봐도 기분이 좋고 나무향을 맡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또 내가 직접 찾고 품을 들여 깎고 다듬어서 하나하나 모양을 갖춰가는 나무들을 보면 정말 성취감이 크지요.”
 

말을 하며 그는 기자를 한켠으로 이끌었다. 한메터 남짓한 느릅나무였는데 수령은 그닥 길어보이지 않으나 울퉁불퉁하게 자란 표면이 인상적이였다.
 

“사람으로 말하면 참 아픔이 많은 셈이지요. 이 울퉁불퉁한 마디 모두가 나무가 어떤 아픔에 맞서기 위해 자아보호를 하는 겁니다. 이렇게 몇백년 지어 몇천년을 자라니 나무의 의지가 얼마나 굳셀가요? 그러니 우리가 나무로부터 배우지 않고 되겠습니까?”

박태동씨의 의미심장한 말이다. 어쩌면 그의 “화려한” 인생경력도 나무와 닮아있지 않는가. 살면서 마주친 갖가지 간난신고에 그는 단 한번도 굴해본적이 없다고 말한다. 16살에 연길알루니늄공장에 취직해 로동자로 일했으며 6년만에 공장이 부도나자 생활을 위해 산약재수구며 잣농사, 미역장사까지 마르고 궂은 일을 가리지 않고 했다. 역경은 많았으나 워낙에 성정이 굳고 호방한 박태동씨는 언제나 흔들림이 없었다. 마치 하늘을 향해 굳센 가지를 펼치는 나무처럼 그 역시 옹이마다 아픔을 감내하면서 오늘까지 걸어왔다. 그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그래도 나무와 함께 했던 시간이 그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여주었다.
 

현재 박태동씨는 작업실 한켠에 나무테이블 몇개를 놓아 동호인들과 함께 차 한잔 기울일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앞으로도 더욱 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아와 나무향 가득한 공간에서 서로의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을수 있기를, 그들과 함께 나무사랑을 교류하고 싶은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박진화 기자 / 오준길
///연변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037 [세상만사] - "감독과 가수..." 2020-12-16 0 2642
3036 [세상만사] - "모나리자와 독감상" 2020-12-16 0 3080
3035 [그것이 알고싶다] - "아리랑체‘’ 2020-12-14 0 3223
3034 [세상만사] - "담벼락 그림= 대박..." 2020-12-14 0 2653
3033 [세상만사] - "보석= 대박..." 2020-12-14 0 2682
3032 [세상만사] - "그래도 맑은 세상..." 2020-12-13 0 2431
3031 [세상만사] - "전반전과 후반전..." 2020-12-13 0 2560
303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나쁜 점, 좋은 점", 남의 일이 아니다. 2020-12-11 0 2718
3029 [세상만사] - 용연향= 대박... 2020-12-08 0 2680
3028 [세상만사] - "비행기와 차가 뽀뽀..." 2020-12-08 0 2454
3027 [그것이 알고싶다] - "훈민정음 세로쓰기 글꼴" 2020-12-08 0 3931
3026 [세상만사] - 세 문화인물, 하나로 모이다... 2020-12-04 0 2573
3025 [세상만사] - "歷史最佳足球運動員" 2020-12-01 0 2915
3024 [그것이 알고싶다] - "중국-인도 국경" 2020-11-30 0 2753
3023 [그것이 알고싶다] -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2020-11-30 0 3253
302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장벽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0-11-30 0 2707
3021 [세상만사] - 그들도 "사람"이니깐... 2020-11-30 0 2645
3020 [그것이 알고싶다] - 세계 축구계 제일 선호 운동복 번호? 2020-11-29 0 2800
3019 [그것이 알고싶다] - "마라도나축구장" 2020-11-29 0 2521
3018 [그것이 알고싶다] - 력대 축구사상 10명 거성 축구운동원 2020-11-28 0 2597
3017 [세상만사] - "..." 2020-11-28 0 5501
3016 [세상만사] - "一生" 2020-11-28 0 2425
3015 [세상만사] - "最后一程" 2020-11-27 0 2086
3014 [세상만사] - "天才黃金歲月" 2020-11-27 0 2423
3013 [세상만사] - "世界球王 = 喜劇大師" 2020-11-27 0 3287
3012 [세상만사] - "足球生涯 = 10" 2020-11-27 0 2667
3011 [세상만사] - "마라도나 = 중국" 2020-11-27 0 3452
3010 [세상만사] - "一代一生" 2020-11-27 0 5213
3009 [세상만사] - "하늘나라에서 축구하자고..." 2020-11-27 0 2774
3008 [세상만사] - "再見, 球王" 2020-11-27 0 2624
3007 [세상만사] - "綠茵場巨星" 2020-11-27 0 2396
3006 [세상만사] - "畵上句號" 2020-11-27 0 2322
3005 [세상만사] - "再見, 傳奇!" 2020-11-27 0 2507
3004 [세상만사] - "上帝之手" 2020-11-27 0 2296
3003 [세상만사] - "축구의 神" 2020-11-26 0 2438
3002 [그것이 알고싶다] - "동물전사" 2020-11-24 0 2839
3001 [그것이 알고싶다] - "군견" 2020-11-24 0 2983
3000 [세상만사] - 군견 = 무공훈장 2020-11-24 0 2488
2999 [믿거나말거나] - 인도 신동 최연소 "예언가"... 2020-11-22 0 2704
2998 [세상만사] - 한복 교복 입기... 2020-11-20 0 2261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