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선물아, 네나 "선물꾸러미"를 받아라...
2017년 07월 24일 04시 56분  조회:2393  추천:0  작성자: 죽림

+== 선물 ==  

눈에 보이는 선물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금새 빛을 바라며 
잊혀져갑니다 

보이지 않는 선물이 있습니다 
선물인지도 모르고 받았던 선물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고요히 흐르며 
따뜻하게 적십니다


(박인혜·시인, 1961-)


+==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

무거운 눈꺼풀 비비며 맞이하는 
어둠이 벗겨지기 시작한 신새벽 
반복되는 일상의 창을 열어 
낯익은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습관처럼 투박한 머그잔에 커피를 만들고 
희미한 갓등 올라탄 먼지 손끝에 묻히며 
계절꽃 목 긴 화병에서 은은하게 웃으면 
눈가 마음의 주름 하나 생겨날지라도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생각이 통하는 책장을 넘기고 
세상으로 통하는 조간신문을 들추며 
파란 불꽃 위에서 된장국 끓고 
밥물 오르는 냄새 집안을 감돌면 
채널 고정한 일기예보 쫑긋해지는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변함없이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 
언제라도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 
기쁨과 행복, 슬픔과 아픔 함께 나누며 
부족함 채워 가는 소중한 하루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김설하·시인이며 수필가)


+== 선물 == 

먼 산을 물들이고 
동구 밖을 물들이고 
건널목을 물들이던 
가을이 찾아와 
앞마당 모서리가 환합니다 

봄날 
빗줄기에 등 구부린 민들레꽃 
땡볕 여름 
매미 울음으로 그늘진 느티나무를 
아직 기억합니다 

계절의 갈피 속, 방황하고 
투정했던 나날 
지금 생각해보면 사치였습니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세월의 뗏목에 밀려 불투명하게 남아있는 
지금, 눈물로 얼룩진 강을 따라가는 
늦은 후회는 약이 되고 
남아있는 시간은 더욱 눈부십니다 

내 선물 중 가장 소중한 것은 
단 한번뿐인 시간바다 
어떤 물고기를 잡을지 궁금한 
세월의 물결 출렁입니다


(최대희·시인, 1958-)


+== 크리스마스 선물 == 

막 감동의 하이얀 장미 한 무더기가 
수줍은 가슴에 미소로 안기더라 

겨울의 벌판 
서러운 내 형편에 
그것은 따뜻한 빛으로 다가온 황홀경 

떨리는 촉수들이 
동짓달 위에 일제히 일어서고 
싱싱한 것들로부터 전이되는 행복 
갑자기 뭉툭한 어떤 것의 전율 
목이 멘다 

아, 사랑은 이렇게 따뜻한 것이구나 

평생을 가도 지워지지 않을 
화인 하나 
가슴 아리게 와 박힌다


(고은영·시인, 1956-)


+== 벅찬 선물 ==

사랑으로 버무린 한 끼의 식사를 대접받고 
한 주의 생활에 배부른 생기를 얻었다 
늘 먹는 음식인데 배고픈 밥이 있고 
또 배부른 밥이 있음을 그때 알았다 

정이 물씬한 안개꽃 선물을 받고 
기쁨의 수채향 온 방안에 가득하기를 
족히 한 달은 지속하였고 

계절에 상관없는 흰색 남방 선물 
옷깃에 실오라기 보풀 때까지 
두어 해 감동의 불을 가슴 언저리에 지피었었다 

선물이 그렇다 
받아들고 기쁘지 않은 것 없으며 
크고 작은 정성으로 매듭 매여 있지 않은 것 없다 
짧게는 며칠을 
길게는 수년을 사랑 풀은 녹차처럼 
받는 이의 목구멍 속 외로움까지 적셔주는데 
하물며 
평생의 선물 받은 자의 가슴은 또 어떠하랴 

뒤돌아보면 
우린 달랑 고추 하나 달고 나온 것 같은데 
받은 것 또한 왜 그리 많은지 
온몸이 온통 선물 꾸러미다 

입과 눈에 
머리와 심장에 
받은 것이 아니면 가진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내 것인 양 자랑들하고 산다 
자랑할 게 없으면 발바닥 두꺼운 거라도 자랑하더라 

내가 받은 벅찬 선물 
이 땅에서 꽃피워 
남을 위한 향기 남기라고 되어 있나니 

죽을 때엔 다 놓고 가리라.


(김경래·시인, 1963-)


+== 꽃씨 선물 ==

올봄에도 충북 괴산군 화양계곡의 순박한 꽃씨 몇 개가 우편으로 봄을 알려왔다. 
동봉하오는 꽃씨는 보시는 바와 같이 선명한 '하트' 문양을 하고 있습니다.

나면서부터 작은 '안개꽃' 같은 꽃이 '꽈리' 같은 씨방에 세 알의 씨앗을 품었습니다.

넝쿨나무에 넝쿨손이 세 가닥의 손가락을 뻗칩니다.

두 개의 손가락은 무엇인가 붙들고 지탱하며 자라나는 역을 하고

가운데 손가락 끝에는 세 송이의 하얀 꽃이 핍니다.

마치 안개꽃 같답니다. 그리고는

초록 꽈리 모양의 씨방을 만들어 내고 그 속에 씨가 세 알 생겨납니다.

마치 완두콩 같은 씨에 하트 문양이 선명하답니다.

그러다 차츰 검어지다 선명한 사랑을 말한답니다.

마치 사랑의 전령처럼 말입니다.

이들은 서로 손에 손을 잡고 자라나며

결국은 사랑을 온몸으로 표현하기에 작년 정성을 모아

이렇게 마음을 전하며 이 씨앗을 심어 키우시면 기쁜 날, 기쁜 일이 있으시라 보내옵니다. 

떠오르지 않는 얼굴이 세상 밖에서 정성스럽게 보내준 넉넉한 사랑,

참으로 아름답구나. 온몸이 향기롭구나. 

(박명용·시인, 1940-) 


+ 반송된 선물 

오늘 그대로부터 제 물건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아니, 제 것이 아니라 제가 그대에게 준 선물과 편지들이지만요.

곰인형 주인 잃어 어리둥절하고 나머지 십여 가지 물건들조차

소리 없이 훌쩍거리는 것을 느끼는 제 마음이라니. 아,

사랑이 버림받으면 버림받는 게 어디 이것들뿐이겠습니까. 
시간이 폐기처분되고 기억은 추억으로 커져 나가며

모든 기쁨과 눈부심이 슬픔으로 유폐되거나 어둔 창고에 처박혀집니다.

한 세계가 못 쓰게 되고 한 세상이 짓꾸겨져버립니다. 
제 모든 것을 묶어 당신은 보냈지만

전 가득한 슬픔을 선물받은 양 그저 가슴 먹먹할 뿐입니다.

그대와 오래도록 함께한 것들이니 함부로 대할 수도 없고.

앞으로 우억우억, 하고 몇 달간을 울며 주인 찾을 곰인형을

어떻게 달랠지 막막하고 머리핀은 제 머리에 어떻게 꽂아 이쁘다고 얼러줘야 할지 참으로 난감합니다.

더군다나 제가 당신에게 쓴 편지는 제가 어떻게 읽어줘야

저 자신이 낙심하거나 죽고 싶어하지 않을는지요. 
반송된 제 마음을 넋 놓고 봅니다. 정말 당신은 진퇴양난의 어려운 슬픔을 보내주셨습니다.


(김하인·시인, 1962-)


+== 나무의 선물 ==

겨울 문턱으로 들어서는
가을의 끝자락

쌀쌀한 날씨에
으스스 떨리는 몸으로

오늘 이른 아침 
베란다 바깥을 내다보니

빈 가지들뿐인 나무가
하늘 향해 꼿꼿이 서 있다.

'간밤에 잘 잤니?
나도 밤새 무사했어.

새날이 밝았구나.
오늘도 우리 힘차게 살아가자.'

입은 없어도 
늘 그 자리 제 모습으로

가만가만 속삭이는 나무의 
다정한 격려의 말.

아침부터 나무에게서 거저 받은
오늘의 크나큰 선물이다.


(정연복·시인, 1957-)

 

+ 세 가지 선물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것은
단 세 가지

풀무로 달궈 만든 단순한 호미 하나
두 발에 꼭 맞는 단단한 신발 하나
편안하고 오래된 단아한 의자 하나

나는 그 호미로 내가 먹을 걸 일구리라
그 신발을 신고 발목이 시리도록 길을 걷고
그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저녁노을을 보고
때로 멀리서 찾아오는 벗들과 담소하며
더 많은 시간을 침묵하며 미소 지으리라

그리하여 상처 많은 내 인생에
단 한마디를 선물하리니
이만하면 넉넉하다
(박노해·시인, 1958-)


+ 선물·1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 아름 바다를 안은 기쁨이겠습니다.
(나태주·시인, 1945-)


+ 시간의 선물 

내가 살아 있기에 
새롭게 만나는 시간의 얼굴 
오늘도 나와 함께 일어나 
초록빛 새 옷을 입고 활짝 웃고 있네요. 

하루를 시작하며 
세수하는 나의 얼굴 위에도 
아침 인사를 나누는 식구들의 목소리에도 
길을 나서는 나의 신발 위에도 
시간은 가만히 앉아 
어서 사랑하라고 
나를 재촉하네요. 

살아서 나를 따라오는 시간들이 
이렇게 가슴 뛰는 선물임을 몰랐네요.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아름다운 선물          

내 삶에
그대가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가진 것은 
많지 않아도
자주 만나진 
비록 못하여도

못 견디게
외로웁거나
때로 기쁨으로
가슴 벅찰 때

전화를 걸면
언제나 거기 있어
목소리만 들어도
반가운 사람

한숨을 지으면
한숨을 짓는 대로
웃음을 웃으면
웃음을 웃는 대로

물어보지 않고도
느끼는 사람
보지 않고서도
나눌 수 있는 사람

삶이란 그렇게
울고 웃으며
함께 걷는 것이라고
나란히 말할 수 있는 

그대는 
나에게 소중한 선물

그대가 있어
참으로 다행입니다
(홍수희·시인)


+ 선물의 집

치매로 실종된 쌍둥이 할아버지에게 
눈에 익은 과수원 길 한 세트 
아무렴 그렇구말구 

생일도 잊은 채 고추 따는 아이에게 
반가운 친구 한 다스 
아무렴 그렇구말구 

글 모르는 김서방 회갑 잔치에 
글자 없는 책 한 마지기 
아무렴 그렇구말구 

자식 잃고 먼 길 떠난 친구 부부에게 
답장 붙은 편지 한 축 
아무렴 그렇구말구 

멀리 벨로루시에서 시집온 심약한 소냐에게 
약국에서 산 희망 한 갑 
아무렴 그렇구말구 
(이창기·시인, 1959-)


+ 거룩한 선물

당신의 입으로
후, 하고 숨결을 불어넣어
당신 빼다박은 나를 만들어놓고
문밖으로 내친 후에
발뻗고 누울 한 평 집도 없이
씨뿌릴 한 뼘 땅도 없이 
한 술 뜰 밥도 없이 
물 한 모금으로만 
거뜬하게 몇 년을 살게 해놓고
덤으로 치유할 수 없는
지독한 병까지 얹어주신 후에
그것도 모자라서
눈물을 모두 흘리게 한 후에
피는 모두 다 빠져나가게 한 후에
내가 들어가 눈을 감고 누워
못만 박으면 될 
관을 완벽하게 준비하신 당신
옷 한 벌 가진 것 없는 나를
육신마저 철저하게 빼앗아간 당신
지상에서 더 이상 내려놓을 수 없는
밑바닥에 나를 던져놓고 
풀이라도 이끼라도 잡으면서
살과 뼈를 채워놓으라고
명령하는 당신이 
마침내 꺼내주신 오늘 하루가
참으로 거룩한 선물 아닌가 
(김종제·교사 시인, 강원도 출생)


+ 선물과 감사 

사람들은 남에게서 선물을 받으면
으레 감사의 말을 한다

작고 하찮은 물건 하나에도
고마움을 표현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더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인생살이가  

거반 선물로 채워져 있음을
의식조차 못한다. 

탄생 자체가 
거저 주어진 신비한 선물이요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것도
남들의 베풂과 도움의 손길 덕분이요 

내 주변의 자연 세계와
내 삶 속의 소중한 사람들

이 모두가 선물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살아간다. 
(정연복·시인, 1957-)

+ 햇빛의 선물 

시방 여릿여릿한 햇빛이 
골고루 은혜롭게 
하늘에서 땅으로 내리고 있는데, 
따져보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무궁무진한 값진 이 선물을 
그대에게 드리고 싶은 
마음은 절실하건만 
내가 바치기 전에 
그대는 벌써 그것을 받고 있는데 
어쩔 수가 없구나. 
다만 그 좋은 것을 받고도 
그저 그렇거니 
잘 모르고 있으니 
이 답답함을 어디 가서 말할 거나
(박재삼·시인, 1933-1997)


+ 선물

내 너무 가난하여
그대에게 줄 것이 없네

헤진 마음 한 자락
곱게 다려 보내드리거니

아름다운 사람 만나
눈물 흘릴 일 있거든

접었던 마음 꺼내어
그대 손수건이 되었으면
(강인호·시인)


+ 선물 

누군가가 나에게 
낙엽 하나를 선물로 준다면 
난 그 낙엽을 
곱게 붙이는 노력을 해야 하리 

누군가가 나에게 
붓 하나를 선물로 준다면 
난 그 붓으로 
곱게 글쓰는 노력을 해야 하리 

누군가가 나에게 
뜨거운 마음을 준다면 
난 그 마음 
가슴 깊이 간직해야 하리
(김옥진·시인, 1961-)


+ 선물
  
쌍계사
계곡의 물소리를
청자 매병에 담아
네게 보내노라
그대 붓을 들어
피아골의
구름을 그려보게나
(황금찬·시인, 1918-)


+ 선물의 집 

사랑할 때 우리 마음은 
바닥이 나지 않는 선물의 집 
무엇을 줄까 
어렵게 궁리하지 않아도 
서로를 기쁘게 할 묘안이 
끝없이 떠오르네 

다른 이의 눈엔 더러 
어리석게 보여도 개의치 않고 
언어로, 사물로 사랑을 표현하다 
마침내는 존재 자체로 
선물이 되네, 서로에게 

사랑할 때 우리 마음은 
괴로움도 달콤한 선물의 집 

이 집을 잘 지키라고 
하느님은 우리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준 것이겠지?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선물 

하늘에 
태양과 달을 띄운 것은 
당신의 큰 선물이다 

지상에 
물과 바람을 주신 것도 
당신의 큰 선물이다 

걷는 곳마다 
보는 것마다 
당신이 지은 것이니 
당신의 품안에서 모든 것이 숨쉰다 

그 자비와 사랑을 잊고 사는 
어두운 자여 
자신의 존재가 
자신 때문에 살아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 

세상 속 
벌레 하나, 풀잎 하나까지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으로 태어났으니 
그 은혜에 감사하라 
(박덕중·시인, 전남 무안 출생)


+ 선물

자, 선물
그가 내민 네모곽 안에 든
하얀 운동화 한 켤레
싸구려 중국산 상표 붙었다.

북망산 떠나면서

꽃상여 매줘 고맙다고 준
동네 할머니 선물

읍내 신발점 가서
털신으로 바꿔 오면
올 겨울
차암
따뜻하겠다.
(박래여·시인, 농부의 아내)


+ 선물

피아노 소리일까                 
바이올린 소리일까             
가깝게 맑은 악기소리 울린다
너의 선물을 생각하는 나는 감미로운 악기인가 봐

거리로 나갔다. 시장 백화점  
선물을 고르기 위해 다리가 휘청거리도록
종일 기웃거렸다                 

왜 선물이 그렇게 정해지지 않았을까
그러나 내 마음을 나는 잘 알지
뭘 살까 생각하는 그 마음을 즐기기 위해
나는 오래 선물을 정하지 않고 행복해 한 거야
선물은 물건이 아니라 마음이란 걸 선물을 사면서
나는 알았어.                      
이 행복한 마음                   
바로 네가 준 선물임을 그때 나는 알았어.
(신달자·시인, 1943-)


+ 선물 
   
세상이 내게 준 선물은 
내가 쓰는 나의 시 
내가 세상에게 주는 선물도 
내가 남기는 나의 시 
세상이여 영원하거라 
내가 남긴 시여 오래 살거라 
이 세상은 참 좋은 곳이란다.
(나태주·시인, 1945-)


+ 선물 
    
받는 것은 될수록 줄여서 받고 
주는 것은 될수록 늘려서 주리 
그대 내게 주시는 것 
비록 작더라도 
큰 상으로 알고 받겠으니 
내가 주는 것 비록 크더라도 
작은 별로 바꾸어 받으시라.
(나태주·시인, 1945-)


+ 선물   

나에게 이 세상은 하루하루가 선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만나는 밝은 햇빛이며 새소리, 
맑은 바람이 우선 선물입니다 

문득 푸르른 산 하나 마주했다면 그것도 선물이고 
서럽게 서럽게 뱀 꼬리를 흔들며 사라지는 
강물을 보았다면 그 또한 선물입니다 

한낮의 햇살 받아 손바닥 뒤집는 
잎사귀 넓은 키 큰 나무들도 선물이고 
길 가다 발 밑에 깔린 이름 없어 가여운 
풀꽃들 하나 하나도 선물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이 지구가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이고 
지구에 와서 만난 당신, 
당신이 우선적으로 가장 좋으신 선물입니다 

저녁 하늘에 붉은 노을이 번진다 해도 부디 
마음 아파하거나 너무 섭하게 생각지 마서요 
나도 또한 이제는 당신에게 
좋은 선물이었으면 합니다 
(나태주·시인, 1945-)


+ 선물 
    
그럴 수 있다면 
그대에게 
나 진정 
좋은 것 주고 싶네 

곱고 예쁘고 값이 비싸고 
그렇게 눈에 띄는 게 아닌 
조용하고 부드럽고 빛나는 것을 

그대가 생활의 피로에 싸여 
밤 같은 절망에 몸져 앓을 때 

그럴 수 있다면 
그대에게 
나 진정 주고 싶네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게지만 
분명히 가장 찬란한 선물 

<희망>을 
우체함에 
넣고 싶네.
(정숙자·시인)


+ 가장 따뜻한 선물

빙하의 어둠에 
여명의 아침이 밝아오는 것 
얼어붙은 노숙의 온몸을 녹여줄 
해가 둥실 뜨는 것 
며칠 굶은 생에게 
펄펄 끓는 국밥 한 그릇 건네는 것 
벌벌 떠는 이웃에게 
두툼한 속옷 한 벌 입혀주는 것 
쓰러져 누운 목숨에게 
한 사발 죽이 되고 
손이 되고 발이 되어 주는 것 
사막의 입술에 혀에 
물 한 모금 적셔주는 것 
서리 내려앉는 방바닥을 데워줄 
탄을 부엌에 쌓아두는 것 
눈멀고 귀 먹은 것들에게 
빛으로 소리로 적선을 베푸는 것 
가진 살 몇 점으로 
가진 피 몇 방울로 
가진 마음 몇 가지로 
가장 따뜻한 선물 만들 수 있으니 
가진 것 없다고 하지 마라 
내가 더 필요하다고 하지 마라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선물의 
당신이 있지 않느냐 
(김종제·교사 시인, 강원도 원주 출생)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50 시와 이미지는 쌍둥이 2017-02-19 0 2103
249 "자화상"으로 보는 낯설음의 미학 2017-02-19 0 2525
248 사랑의 서정시에서 사랑을 풀다... 2017-02-18 0 2516
247 "아리랑꽃" 우리의 것과, 타민족 타지역의 것과, 가슴 넓히기... 2017-02-18 0 2298
246 "매돌"과 "한복"을 넘어서 우주를 보여주다... 2017-02-18 0 2541
245 서정시, 낯설게 하기와 보기 2017-02-18 0 4124
244 시인은 언어라는 무기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할수 있다... 2017-02-18 0 2660
243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기괴하다" = "괴기하다" 2017-02-18 0 4899
242 [시문학소사전] - "르네상스"란?... 2017-02-18 0 2371
241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함께하다"의 띄여쓰기는?...(우리 중국 조선어문 문법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2017-02-18 0 2517
240 백명의 시민, 백년의 시인을 노래하다... 2017-02-17 0 2600
239 시조 한수는 마흔 다섯자안팎의 언어로 구성돼 있다... 2017-02-17 0 2719
238 시조문학의 지평선을 더 넓히자... 2017-02-16 0 2984
237 저기 폐지수레 끄는 할배할매들이 저희들의 친지입니다... 2017-02-15 0 2644
236 현대시 100년 "애송 동시" 한 달구지 2017-02-15 0 3873
235 "부끄럼"은 완숙된 시에서 우러나온 맛이다... 2017-02-15 0 2637
234 시는 만들어지는것이 아니라 몸을 찢고 태여나는 결과물이다 2017-02-15 0 2348
233 아일랜드 시인 - 사뮈엘 베케트 2017-02-14 0 3688
232 국어 공부 다시 하자, 시인들을 위하여!... 2017-02-14 0 2489
231 미국 신문 편집인, 발행인 - 퓨리처 2017-02-14 0 3878
230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방방곳곳"이냐? "방방곡곡"이냐!... 2017-02-13 0 4046
229 시작에서 좋지 못한 버릇에 길들면 고치기가 힘들다... 2017-02-13 0 2703
228 방방곡곡으로 못가지만 시로써 아무 곳이나 다 갈수 있다... 2017-02-13 0 2904
227 당신의 도시는 시속에 있어요... 친구의 시인이여!... 2017-02-13 0 2587
226 추천합니다, 노벨문학상 관련된 책 50 2017-02-13 0 2507
225 저항시인 윤동주에게 "명예졸업장"을... 2017-02-13 0 2437
224 동요동시 대문을 열려면 "열려라 참깨야"라는 키를 가져야... 2017-02-11 0 3207
223 동시를 낳고싶을 때에는 동시산실에 가 지도를 받으라... 2017-02-11 0 2359
222 동시인이 되고싶을 때에는 그 누구인가의 도움을 받고싶다... 2017-02-11 0 2707
221 상(賞)에 대한 단상 2017-02-11 0 2413
220 젊은 조선족 문학도 여러분들에게... 2017-02-11 1 3163
219 시란 "자기자신이 만든 세계를 깨부시는" 힘든 작업이다... 2017-02-11 0 2506
218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 우리 애들도 발음 좀 정확히... 2017-02-10 0 2713
217 시와 삶과 리듬과 "8복" 등은 모두모두 반복의 련속이다... 2017-02-10 0 2369
216 혁명이 사라진 시대, 혁명을 말하는것이 어색한 시대... 2017-02-09 0 3005
215 세계 47개 언어로 엮어서 만든 "인터내셔널가" 2017-02-09 0 2733
214 시인 백석 한반도근대번역문학사에 한획을 긋다... 2017-02-09 1 3548
213 불후의 명곡 "카츄샤"는 세계만방에 울러 퍼지다... 2017-02-09 0 3577
212 "카츄샤"는 떠나갔어도 "카츄샤"의 노래는 오늘도 불린다... 2017-02-09 0 3996
211 시의 형태는 시가 담겨지는 그릇과 같다... 2017-02-09 0 2418
‹처음  이전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