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이런저런]-마광수님, 안 팔린다던 님의 책들, 지금 "벼룩뜀질"
2017년 09월 26일 22시 30분  조회:4795  추천:0  작성자: 죽림

마광수'라는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에 올라온 걸 보고 바로 소름이 돋았다.
직감적으로 알았다. 
'돌아가셨구나'


마광수 교수님의 댁을 뵈었던건 2011년 이었다.
출판예정인 2권의 책 표지 디자인을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조금 놀라웠던 기억은 소설을 자필로 쓴 원고를 봉투에 넣어서 회사로 보내줘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편집자가 아니라 그런 경험이 없어서 였나 손으로 쓴 원고를 직접 받아본 건 처음이였다.
'오래 전에 활동하셨던 분이라 아직 손으로 쓰시는 구나'
다행인 건 한글 파일도 존재했다. 제자가 타이핑 해줬다고한다.

마광수 교수님을 처음 뵈었던 날이 선명이 기억이 난다.
인상이 좀 많이 예민해 보였다.
그래서 작업하는 시간과 과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다.
다행이 디자인의 컨펌은 쉽게 통과 되었다.

마광수 교수님은 2011년 당시에도 건강이 좀 안좋아 보였다.
얼굴은 통통하게 부어있었지만 바싹 마른 몸은 야위었다는 표현이 맞다.
일 얘기 외에 내 뱉으시는 말들은 상대의 호응이 없어도 쭉 이어나가셨다.



"나 감옥갔다 온거 알지? 난 아직도 정말 이해가 안되
그거 때매 명예교수도 못달고, 연금도 안나오고 참..."

"출판 시장이 왜 이리 엉망이야. 어렵네 어려워
사람들도 책을 참 안읽고,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도 책 안 읽어.
수업 받으러면 교재가 있어야지. 수업 교재도 사지도 않고 말이야."

"내 책 전자책으로 내준 출판사 있는데, 아마 잘 안팔리나봐.
그리고 나 전자책 싫어. 종이책이 좋지."

"나 원고 많은데, 책 출간해 줄 출판사 연결이 힘드네.
이번 책도 거기 대표가 어렵게 결심한 것 같은데."



마광수 교수님과 작업하면서 현재 책 얘기 보다 통탄의 세월 얘기를 더 많이 들었다. 

책이 나오면 좀 웃으실 줄 알았다.
책 만드는 작업 하는 내내, 그리고 책이 나온 좋은 날에도 옅은 미소 조차 보이지 않으셨다.
평소 그림도 그리셔서 마광수 교수님 작품을 전시하고, 책 출판기념회도 함께 하는 행사를 가졌는데도 전혀 기뻐보이지 않으셨다.

그 때 마광수 교수님 그림전시 타이틀이 '소년광수'였다.
그림은 글과는 상반되게 굉장히 순수해 보였다.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을 즉흥적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별빛속을 날다, 마광수



2권의 책이 출판 된 후 마광수 교수님을 뵐 기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이직을 하고 경향신문일을 하고 있을 때 자문할 것이 있어서 먼저 연락을 했었다. 
4년이 흐른 뒤 였지만 여전하셨다.


"경향신문에서 나 종이책 좀 내 달라 그래. 나 원고 써놓은 거 많아.
책 안되면 칼럼도 쓸 수 있는데."


결국 일로 연결이 되지는 않았다. 
그 후 로도 몇 번이고  부탁하는 느낌으로 물어보셨다.


"책 많이 냈는데 인세도 별로 안들어오고, 연금도 없고 생활이 어려워.
어려워 죽겠어."


씁쓸했다.
논란의 중심에서 감옥살이 까지 하게 되었지만 윤동주 시인의  세계를 대중한테 널리 알린 상당히 문학적 공로자임은 틀림없는데 '윤동주 박사 1호'라는 사실은 묻힌지 오래다.

1989년에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로 인해서 논란의 중심이자 스타 작가가 되었고, 
1992년에 <즐거운 사라>를 발표했다. 
<즐거운 사라> 이 책이 문제의 시발점이 되었다.
강의 중 현장에서 구속되었고 결국 대법원에서는 최종적으로 유죄판정을 받았다.

교수라는 직책이 도덕적 기대감이 큰 위치인건 분명하다.
하지만 문학은 예술이고, 어느 분야 보다 다양성이 인정되는 분야지만 세상이 그를 품지 못했다. 
그의 글은 그 당시 한국사회가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법으로 제지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 때가 불과 20 여년전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난 아직도 이해가 안되. 진짜 다들 답답해"

자신을 향한 비난에 맞서야 했고, 외로움과 싸워야 했고, 긴 공허함을 오롯이 느낀 탓이였을까
마광수 교수님의 초점을 잃은 눈빛은 쉽게 볼 수 없는 깊은 어두움이 드리워있었다.
축쳐진 어깨, 끊임 없는 기침, 생기 잃은 파리한 낯 빛을 하고 있었지만
표현 욕구와 글에 대한 열정은 살아있었다고 생각한다.

"나 20대 교수되고 학생들한테 인기 참 많았어"
어느 날 이렇게 말씀 하면서 피식, 
그게 마광수 교수님을 뵙고 본 처음이자 마지막 미소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117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멧돼지병 전파",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27 0 4985
211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우호의 사절" = 중국 "판다" 2018-03-25 0 5265
2115 [이런저런] - 세계에서 가장 몸값 비싼 동물 10 2018-03-25 0 4363
2114 [록색문학평화주의者]-코뿔소야, 네 "코"가 무슨 죄가 있기에... 2018-03-25 0 3802
2113 [문단+교정] = 룡정의 자랑, "중국의 피카소" 한락연 알아보기 2018-03-25 0 5360
2112 [별의별] - "괴짜 운전사" 하늘 날다... 2018-03-25 0 4747
2111 [그것이 알고싶다] - 모나리자 그림속의 숨은 "수수께끼"?... 2018-03-24 0 7282
2110 [서민지구촌] - 사람냄새나는 "뒷골목" 가보기... 2018-03-24 0 3548
210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전등끄기",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24 0 4926
210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고래 죽음,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24 0 4572
2107 [록색문학평화주의者]-인간과 새와의 전쟁,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24 0 5357
2106 "무형문화재", 그 언제나 그 어느 때나 특급보호를 받아야... 2018-03-23 0 3128
210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군인과 고양이 2018-03-23 0 4828
2104 "평범함"의 낡은 건축이 "탁월함"의 새로운 건축으로 탄생하기 2018-03-23 0 3420
2103 [쉼터] - 치솔질은 어떻게?... 2018-03-23 0 3319
2102 [타산지석]-우리 연변에도 "전통조선민족칼전승인" 있었으면... 2018-03-23 0 4680
2101 [쉼터] - 호구(壺口)폭포 = 도화(桃花)수 2018-03-23 0 5007
2100 [고향자랑] - 연변사과배의 대변신... 2018-03-22 0 4210
209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아기 곰들아, 맘껏 뛰여 놀거라... 2018-03-22 0 5270
209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지구상 최후",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22 0 5165
2097 [그것이 알고싶다] - "축구"의 기원?...4 2018-03-21 0 3056
2096 [그것이 알고싶다] - "축구"의 기원?...3 2018-03-21 0 3941
2095 [그것이 알고싶다] - "축구"의 기원?...2 2018-03-21 0 3413
2094 [그것이 알고싶다] - "축구"의 기원?...1 2018-03-21 0 3451
209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5도, 6도",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20 0 4764
2092 [그것이 알고싶다] - "축구"의 유래?... 2018-03-20 0 5495
2091 [축구와 연변] - 조선민족 축구명장 = 안원생 2018-03-20 0 5332
2090 [고향자랑] - 우리 연변에서 "랭면문화축제"가 있었으면... 2018-03-20 0 3150
2089 [축구와 연변] - 조선민족 축구명장 = 리주철 2018-03-20 0 5516
2088 [쉼터] - 중국 현대축구 발원지... 2018-03-20 0 4439
2087 [축구와 연변] - 조선민족 축구명장 = 장경천 2018-03-20 0 4762
2086 [축구와 연변] - 조선민족 축구명장 = 박익환 2018-03-20 0 5413
2085 [축구와 연변] - 조선민족 축구명장들 2018-03-20 0 4620
2084 [그것이 알고싶다] - "엉뚱한 과학"과 "엉뚱한 진실" 2018-03-19 0 4664
2083 [그것이 알고싶다] - 령하 70'c에서도 사용 가능한 배터리... 2018-03-19 0 3208
208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동물원 동물 관람, 조용조용... 2018-03-19 0 3389
208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생태보호,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19 0 4871
2080 [그것이 알고싶다] - 비행기 탑승 전에 피해야 할 음식... 2018-03-19 0 3432
2079 [동네방네] - *2018 중국 100개 대학 순위 2018-03-19 0 3267
2078 [별의별] - "고양이 화산" 2018-03-19 0 5005
‹처음  이전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