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 훈민정음 "국보 특호" 지정돼야...
진위와 보존 실태 검증, 고증까지 끝난 간송본 우위
상주본 실체 공개 전 제대로 된 평가 받을 수 없어
한글학자들, 울산서 숭례문 국보지정 취소하고
훈민정음 국보 1호 또는 특호 지정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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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글문화예술제에서 문관효 한글서도협회 회장이 쓴 훈민정음 해례본(왼쪽)과 훈민정음 언해가 울산 중구 문화의 거리 가다갤러리에 전시되고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지난 1996년부터 숭례문(남대문)을 대신할 국보 1호로 꼽혀 왔다. |
【울산=최수상 기자】훈민정음이 국보 1호 또는 국보 특호로 바뀔 경우 그동안 문화재적 가치가 높이 평가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대신 간송미술관에 보관중인 훈민정음 해례본(이하 간송본)이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주본과 간송본은 모두 판본과 종이제질, 제작방식이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진위와 보존 실태 검증이 끝난 간송본 쪽으로 무게가 기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간송본은 일제강점기 우리 문화재 지키기에 앞장섰던 간송 전형필 선생이 1940년 경북 안동에서 책값 1만환, 수고비 1000환을 포함해 총 1만1000원(현재 110억 원 추정)을 주고 구입한 것으로, 이후 선생의 후손을 통해 현재까지 간송미술관에 보관되고 있다.
외솔 최현배 선생이 1942년 발간한 ‘한글갈’에서 원본임을 고증한데다 전권 33장 1책으로 구성, 완전한 형태를 갖췄고 보존상태도 양호한 편이다. 1962년 국보 70호로 지정됐으며 199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등록됐다
상주본은 2008년 7월 TV방송을 통해 존재가 드러나 큰 화제가 됐다. 당시 화면으로 상주본을 연구한 학자들은 상주본이 간송본에 비해 출간 당시 모습을 더 많이 지녀 문화재적 가치가 간송본보다 크다고 주장했다.
이후 상주본은 "숭례문 대신 국보 1호로 지정해야 한다" 또는 "상주본은 1조원 가치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높이 평가됐다.
그러나 구입과정 논란 및 문화재청과 소유권 다툼으로 9년째 일반에 공개되지 않음으로써 진위조차 불확실한데다 2015년 3월 발생한 화재로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전해져 국보 1호 지정 평가는 엇갈린다.
고미술 전문가인 김영복 선생은 “간송본과 상주본 모두 ‘휴지’방식(글씨가 쓰인 종이 뒷면을 이용해 다른 책을 만드는 방법)으로 발견 당시 모습이 일치하고 판본과 종이질도 모두 같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상주본은 중요 부분이 누락돼 있고 화재 이후 존재여부도 알 수 없다”며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서로를 비교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간송본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김슬옹 원장(세종학교육원)도 해례에 주석이 달려있는 상주본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국호 1호를 지정할 경우 핵심 내용이 빠져 있는 상주본보다 간송본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게다가 상주본 실질 소유자로 알려진 배익기씨가 문화재청과 소유권 다툼과정에서 상주본의 국보 1호 지정과 동시에 1000억 원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도 부정적이다.
한편 한글날을 맞아 지난 7일 울산 한글문화예술제를 방문한 이대로 한글사용성평가위원회 위원장과 오동출 외솔회 감사, 최기호 전 몽골 울란바트르대 총장 등 한글학자 50여명은 일제의 잔재인 숭례문(남대문)의 국보지정을 취소하고 훈민정음을 국보 1호로 바꾸든지, 모든 국보의 지정번호를 없애고 훈민정음을 국보 특호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한양도성의 정문이자 조선 건축술의 총화인 숭례문이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조선 고적(古蹟) 제1호로 지정됐고 이를 이은 문화재보호법이 1962년 시행되면서 국보 제1호로 승격됐다고 주장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21년 전부터 숭례문을 대신할 국보 1호로 꼽혀 왔다. 지금까지 진행된 여러 설문조사에서도 훈민정음 해례본이 숭례문보다 낫다는 결과가 나왔다.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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