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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생태교육기관이 경기도 파주시의 수원청개구리 서식지에서 대규모 탐사활동을 벌이면서 멸종위기종 1급인 수원청개구리를 포획하고 농경지를 훼손해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22일 파주환경운동연합과 주민의 설명을 들어보면, <어린이 과학동아> 지구사랑탐사대 어린이 회원 등 50여명이 지난 20일 오후 7시께 수원청개구리의 중요 서식지인 파주시 월롱면 송촌리 일대 농경지에서 탐사활동을 벌였다. 일부 어린이들은 모심기가 막 끝난 논에 들어가 수원청개구리를 포획했고, 인솔 책임자는 수원청개구리 암수 한 쌍을 잡아 거꾸로 들고 설명했다. <어린이 과학동아> 누리집에는 당일 아이들과 부모가 논에 들어가 수원청개구리를 잡아 손에 들고 있는 사진과 녹음파일, 글 등 탐사활동 기록 70여건이 올라와 있다.
지역 환경단체와 농민들은 “대규모 인원이 몰려다니며 농경지를 훼손하고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교란하는 것은 생태교육이 아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정명희 파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월롱면 수원청개구리 서식지는 환경단체가 생태모니터링을 할 때도 농민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카메라도 들지 않고 위치와 서식 정도만 확인하는 곳이다. 특히 주변에는 꼬마물떼새와 개개비 등의 번식지가 있어 많은 사람이 헤집고 다니면 훼손 위험이 크고 불안해진 물떼새가 포란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월롱면 농민 이아무개(55)씨는 “수원청개구리 서식지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몰려와 농사를 망쳐놓기 일쑤다. 생태교육도 좋지만, 농민 삶도 배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파주 지역은 임진강을 중심으로 하천과 농경지가 발달해 수원청개구리를 비롯한 양서류의 천국으로 꼽히지만, 농경지를 관통하는 제2수도권 외곽순환도로건설 계획과 운정3지구 개발을 앞둬 서식지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우리나라 고유종인 수원청개구리의 개체 수는 수컷 기준으로 2500여마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도록 생태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지역 생태활동가들과 생태보전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선 광범위한 시민교육이 필요하다는 생태 교육가들 사이의 입장 차이를 보여준다. 양서파충류 전문가인 김대호씨는 “수원청개구리는 사람의 간섭을 싫어해 논에 비닐하우스나 시설물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농수로 공사가 되면 순식간에 사라진다”며 생태교육을 관광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에 반발했다. 지구사랑탐사대장을 맡은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탐사대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주민들께 사과를 드렸다”면서도 “수원청개구리 보전을 위해 탐사활동이 필요하며 실제로 활동 이후 일반인의 관심이 많이 높아졌다”고 해명했다. 지구사랑탐사대는 지난달 28일부터 부산, 광주, 경북 경산시 등 전국의 수원청개구리 서식지 12곳에서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탐사활동을 벌였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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