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과의 교류에서 빠지지 않았던 음식이 있다. 바로 평양냉면이다. 그런데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는 평양냉면이 아닌 다른 북한 음식들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북측은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되는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 행사를 주최, 음식 일체도 제공한다.
상봉 행사 시작일인 20일 환영만찬에는 다채로운 북한 음식이 나왔다. 팥소빵(팥 앙금 빵), 떡합성(모듬 떡), 닭튀기(튀김), 밥조개(가리비) 깨장 무침, 청포 종합 랭채(청포묵 냉채) 등이 만찬 테이블에 올랐다. 북한에서 합성은 모듬을 튀기는 튀김을 뜻한다.
또 돼지고기 완자탕, 생선튀기 과일 단초즙(생선 탕수육), 소고기 다짐구이(떡갈비), 버섯 남새 볶음(버섯 야채 볶음) 등의 요리도 제공됐다. 식사로는 오곡밥과 얼레지 토장국이, 후식으로는 수박, 단설기(달콤한 빵류), 은정차 등이 나왔다. 은정차는 녹차를 뜻한다. 북한에서는 최고지도자와 관련이 있는 음식으로 분류한다.
북측 접대원은 "은정차는 수령님(김일성 주석)께서 중국에서 나오는 녹차를 인민들도 맛보게 하라고 지시하셔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정의 한자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1995년 최고지도자가 과학자들에게 은정을 내리는 차원에서 평양에 만들었다는 '은정 구역'이 있다는 점에서 은정(恩情)으로 추정된다. 술은 도수 30도, 15도 두 종류가 있는 '인풍술'과 대동강 맥주가 제공됐다.
둘째날인 21일 개별상봉 및 오찬에는 북측 음식으로 구성된 도시락이 제공됐다. 삼색찰떡, 오이소박이, 닭고기편 구이, 낙지 후추 구이, 오이절임, 삼색 나물, 숭어 완자 튀기, 돼지고기 빵가루튀기, 금강산 송이버섯 볶음, 소고기 볶음밥, 사과, 가시오갈피(가시오가피)차와 사이다가 도시락 구성 음식이다.
북측은 이번 상봉에 제공하는 음식과 식재료 대부분을 평양에서 공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상봉을 위해 금강산 현지에 차려진 매장에서 근무하는 한 북측 봉사원은 "평양보다 물가가 비싼 것 같다"는 남측 취재진의 질문에 "금강산까지 물건을 갖고 오는 비용이 있지 않습니까"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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