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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 - 우리는 언제부터 "저작권문제"를 중시할려나...
2020년 02월 23일 00시 10분  조회:3609  추천:0  작성자: 죽림
가디 오론 CISAC 사무총장 서면 인터뷰,
“한국이 ‘미래 BTS·봉준호’ 위해 
공정한 환경 조성에 주도적 목소리 내야”
“음악을 포함해 창작 작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도전들이 남아있다. 지금 저작권은 20년 동안 변모한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차세대 창작자를 육성하는 데 도움이 돼야한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정기총회 참석 차 최근 한국을 찾은 가디 오론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 사무총장은 20일 중앙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과 봉준호의 ‘기생충’(parasite)으로 케이팝(K-POP)과 한국 영화의 뛰어난 성공을 보여준 만큼, 한국이 ‘미래의 BTS·봉준호’를 위해 공정한 환경 조성에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가디 오론(Gadi Oron)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 사무총장. [사진 CISAC]
CISAC는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으로 세계 120여개국 230여개 회원사를 보유한 비영리단체다. 세계 400만명 이상의 창작자의 권리보호와 지위향상에 힘쓰고 있을 뿐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 저작물을 폭넓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오론 사무총장은 “오늘날 디지털 세계는 창작자들에게는 기회들로 가득 차 있지만, 창작자와 그들의 작품을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 새롭고 불리한 힘의 균형을 만들어냈다”며 “창작자의 협상력이 위협받을 때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이하 한음저협)와 한국영화감독조합(DGK) 등이 그들을 대신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국가에서 다양한 사업자와 방송사, 배급사가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반면, 작가·감독 등의 창작자가 영화나 TV 시리즈의 재사용·재방송에 대한 권리가 없다”며 영상 저작물의 창작자 권리를 적극적으로 인정·보호해야한다고 했다. 특히 영화의 경우 유럽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별도의 계약이 없다면 제작자와 투자자가 편의상 영화 전반의 저작권을 갖는다. 오론 사무총장은 작가·감독 등의 창작자가 실질적 저작권자로 명시되는 관련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오론 사무총장은 한국 음악 저작권 디지털 부문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사업 중 하나라고 칭찬했다. 그는 “로열티 징수에서 차지하는 디지털 부문의 점유율을 보면 한국은 33.4%로, 스웨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라며 “지난 5년간 102%의 성장을 기록했으며, 이 수치는 한국이 진정한 ‘디지털 챔피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한국은 음악 산업이 디지털 시장으로 변화하는 것을 다른 국가들보다 빠르게 적응했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빨리 개발했다”며 “세계 모바일 음악 및 음악 스트리밍 구독 시스템을 빨리 접목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1월 CISAC가 발표한 세계 음악 저작권 징수액 순위를 보면, 한음저협이 관리한 한국 저작권 징수액은 2018년 기준 세계 12위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BTS를 비롯한 K-POP 성공을 감안하면 저작권 시장 규모가 ‘기대 이하’라고 하지만, 업계는 ‘지속적인 성장’이라고 평한다. 
지난해 11월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가 발표한 세계 음악 저작권 징수액 순위. [표 CISAC]
한음저협에 따르면 CISAC 발표가 없었던 2015~16년을 제외하면 2014년 20위, 2017년 13위, 2018년 12위로 지속적인 상승을 보이고 있다. 한음저협 또한 2019년에 2208억원을 징수하는 등 최근 5년간 1000억원의 징수액 성장을 보였다. 한음저협은 지난달 초 징수한 2208억원 중 2135억원을 저작권자에게 분배했다고 밝혔다. 한음저협은 작곡·작사·편곡 등 3만명이 넘는 음악 창작자들을 회원으로 둔 사단법인이다. 

한편 정부는 2014년 음악 저작권 관리의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함께하는 음악저작인협회’(함저협)의 저작권 신탁관리업을 허가했다. 하지만 함저협은 CISAC 가입이 승인되지 않아 국제 음악 시장에서 음원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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