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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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동품(박춘월)
2014년 03월 09일 16시 04분  조회:1083  추천:1  작성자: 박춘월
골동품

박춘월


옛 시공간의 틈 하나가 서있다

오래 묵은 냄새가 나는
그 싱싱하고 비릿한 몸
들여다보면
그제날 미지의 세계가
조금은 보이려나

묵묵부답

약간은 투박한 문양의
무표정한 모습
그렇게 언제까지나 버틸 태세다

수명이 긴 그와
마주하게 된 고마운 연분

류행과 시체에 한참 뒤떨어진
그래도 너무 당당한
그의 점잖은 침묵앞에서

현재가 어느새 작아진다
그가 살던 터전이
눈부시게 조명된다

온갖 총명과 온갖 추측과
수많은 력사 기재들을
죄다 동원하여
틈을 열어라
힘 주어서 벌려라

그가 거부하면
그 옛날 채색 진실들의
밀봉 봉인을
뜯어내는수가 없다

오래 묵은 시간과 공간이
지금도 서서히 발효되고있는
그 삼삼하고 구수한 몸

옛 력사의 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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