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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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열쇠(박춘월)
2009년 08월 25일 09시 43분  조회:1163  추천:55  작성자: 박춘월
열쇠

박춘월


술취한 날 밤 열쇠로
문을 연다

열쇠를 꽂으면
나를 훔쳐가려던 술기운도
반쯤 풀어진다

한바퀴 돌리는 순간
안 사람의 모습으로 거의 돌아오고

한바퀴 더 돌려 문을 밀면서
손에 쥔 열쇠를 꼭 틀어쥔다

토라진 량반을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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