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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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광풍폭우(박춘월)
2009년 08월 25일 09시 40분  조회:1218  추천:26  작성자: 박춘월
광풍폭우

박춘월


눈꺼풀에 검푸른 칠한 무희
번득이는 칼춤 춘다
광란의 몸짓
펄럭이는 소리 련발하고
긴 동굴 불어대는 음산한 피리소리에
치마 갈갈이 찢으며
땅 휘감아 올린다

빌딩 모가지 탈려 올라가고
치마는 자주빛으로 물들여진다
침묵 요란하게 털어버리며
무희의 몸짓에 방창하는
산과 바다의 손가락들
무희의 칼 종횡무진으로 불을 긋는다
날카로운 빛에
새하얗게 질리는 얼굴들

치마가 마침내 해산한다
투명한 올챙이들 떼지어 락하하며
고고성 울린다
배 불룩하게 먼지 잡아먹고
개울물에 뛰여드는 개구리 사태 굽어보며
하늘의 량볼 모아쥐고
뜨겁게 뜨겁게 전률해대는
성난 몸뚱이
날 맑을 때까지 으르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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