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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狂不及
2015년 03월 04일 22시 38분  조회:4307  추천:0  작성자: 죽림
《불광불급》, 미치지 않고는 미칠수 없다 |
 

조선족문단 《독서광》이라 불리는 소설가, 김혁선생의 독서지론

--독서열이 저조되고 독서인구가 급락하는 중국조선족사회, 《축구의 고향》, 《가무의 고향》으로 자부를 머금었던 우리 민족에게 독서와 관련한 명분은 아무것도 없다는 슬픈 현실

--책을 통해 살아갈 힘을 얻고 세월의 험난한 강을 지혜롭게 건너는 징검다리를 발견할수 있다고 할 때,

어쩌면 온 민족을 통한 책읽기는 목전의 진통을 이겨내고 비전을 가질수 있는 또 하나의 지름길이 아닐가

 

 

 

서재에서 김혁소설가

 

 

유명한 《독서광》

 

김혁소설가가 유명한 독서광이라는것은 조선족문단이 다 아는 사실이다.

동년시절, 어문교원이였던 양어머니의 가르침하에 5세에 글을 깨쳤고 그즈음부터 독서에 빠져들기 시작하여 소학시절에는 천권에 달하는 련환화를 모아 당시 《룡정에서 책이 가장 많은 어린이》로 되였다.

젊은 시절 엷은 로임마저 헐어서 수십년간 사들인 책이 저그만치 만여권, 생활고에 시달리며 열여섯번이나 이사를 하면서도 다른 기물은 내칠지언정 책만은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집착》, 십여명의 짐군들이 수백포대의 책짐을 져나르다가 포대에 든 네모난것이 타일인줄로 알고 《타일장사로 돈 많이 버나봐유》 하고 부러워했다고. 서재에 책이 넘쳐 응접실까지 차지하여 두마리의 애견도 책더미사이로 빠져다녔다는 재미난 일화…

그의 일상은 어쩌면 미친듯이 사들이고, 미친듯이 읽고, 미친듯이 쓰는것이 전부인지도 모른다. 남보다 여의치 못한 잔혹한 운명에 시달리면서도 그 독서에 대한 사랑과 신앙에 가까운 독서행위는 실로 사람을 감동케 한다.

원고료를 후무려서, 로임봉투를 잘라서 책을 산다. 로임의 절반, 때로는 거의 전부가 책구입에 들어간다. 혹 길거리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그의 손에는 언제나 신간서적이 들려있다. 허기진 사람처럼 책을 사들이고 읽는다. 어려서부터 길러온 미친듯한 독서습관은 체질화로 골수깊다.

부지런히 읽고는 또 작품을 쓴다. 원고료가 나오면 문학친구들이나 후배들과 술 한잔 나누며 문학과 독서를 화제로 열기가 도도하다. 옛날문인들에게는 《4대 애장품》이나 《4대 취미》가 있다고 했다. 김혁소설가는 《책 읽기, 영화 보기, 맥주 마시기, 애완견 기르기》가 애장품이요 취미요 일상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토록 행복하다고 한다.

그는 이 독서삼매경(讀書三昧境)에 함몰된 독서광이다. 문학뿐만아니라 예술, 철학, 력사, 종교, 천문학, 회화, 동식물학, 민속 등등 넓은 분야의 책들을 대량적으로 구매하여 읽는다. 신간 베스트셀러는 물론 그외 주문하거나 사서 읽는 잡지만 해도 10여종류나 된다.

김혁소설가의 서재에는 책뿐만아니라 영상자료도 어마어마하다. 수십년간 사들인 영화테프, CD가 5000여장이나 별도로 꽂혀있다. 신작영화, 경전영화를 비롯해 신예감독들의 끼 넘치는 실험영화, 지어 애들이 보는 애니메이션까지 모조리 사보면서 다양한 참조물로 자신의 문학세계를 가꾸어간다.

김혁소설가는 자신의 문학블로그에 신간서적을 주기적으로 소개하고 또 위챗(微信)에까지 매일 읽는 책을 핸드폰으로 업데이트한다. 그가 올리는 글에서는 방대한 책 정보량이 읽혀진다.

그러한 노력으로 그는 문단에 데뷔한 이래 장편소설 4부, 인물전기 3부, 중단편소설 80여편을 비롯하여 시 300여수와 명상시리즈 500여편, 수필, 칼럼, 잡문 200여편을 발표했다. 게다가 그가 발표한 신문기사는 수천편에 달한다. 픽션과 논픽션 거의 모든 쟝르를 섭렵하면서 십여권의 저서를 펴냈고 국내외의 크고작은 상을 30여차 수상하였다.

 

책에서 징검다리 발견한다

 

《독서와 민족》에 대한 그의 관심 역시 뜨겁다. 조선족 인구 대이동, 인구 마이나스 성장, 조선족학교 학생원 감소, 시장경제법칙에 걸맞지 않는 출판부문의 일부 페단, 각종 미디어물의 빠른 보급과 충격, 하루살이와도 같은 향락적인 생활신조의 만연… 등등으로 책과 담을 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있음을 피력하면서 중국조선족사회의 독서열이 저조되고 독서인구가 급락하는 원인을 진단한다.

그러면서 《축구의 고향》, 《가무의 고향》으로 자부를 머금었던 우리 민족에게 독서와 관련한 아무런 명분도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빠뜨리지 않고 지적한다.

그는 독서는 삶에 많은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한다. 우선 좋은 책을 찾았을 때의 그 즐거움, 몰입해서 책을 읽고 큰 깨달음을 얻었을 때의 그 쾌감, 책으로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 배운 지식을 주변과 나누면서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그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순환고리라고 한다.

《자신을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할수 있느냐》가 지식사회의 새로운 화두라고, 지식정보화사회, 지식기반사회로 변해가는 시점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더구나 책을 들어야 한다고 그는 억양을 살렸다.

책을 통해 살아갈 힘을 얻고, 세월의 험난한 강을 지혜롭게 건너는 징검다리를 발견할수 있다고 할 때, 어쩌면 온 민족을 통한 책읽기는 우리 민족이 목전의 진통을 이겨내고 비전을 가질수 있는 또 하나의 완연한 지름길이 아닐가며 눈빛을 빛냈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칠수 없다고 했다. 《독서광》, 《문학광》, 《영화광》으로 불려지는 김혁소설가의 독서지론과 같이 민족 전체가 독서의 풍조를 일으키며 우리의 문화풍토, 사회풍토를 가꾸어갈 때 우리 사는 세상은 더 아름답고 더 정갈하고 더 참되지 않을가.

 

편집/기자 김청수

[ 길림신문 ] 201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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