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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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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인 - 김성룡
2015년 03월 15일 21시 38분  조회:3999  추천:1  작성자: 죽림

현대동시의 창작비결

 

ㅡ 김성룡 동시집 <<구름기차>>를 보고

최룡관

 

 

한국에서 출판한 김성룡의 동시집 <<구름기차>>를 보았다. 
한국에서 출판하고 한국에서 아동문학상을 받은 시집이다.이로서 한국 작가들과 어깨나란히 하고 문학상을 못타던 중국 조선족 문학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참으로 경하할만한 일이다. 어떻게 이 동시집이 이런 영광을 지니였는가. 그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현대시 기법을 동시 창작에 주입한데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현대시는 상징과 은유를 기초로 하여 창작한다. 상징과 은유라는 이 기초를 떠난 동시는 현대동시라고 말하기 여렵다. 성룡 시인은 <<그름 기차>>에서 이 작업을 뛰여나게 하였다. 상징과 은유를 뛰여나게 하는 작업은 주요하게 짝을 찾는 작업을 잘 하는 것이다. 짝이란 산을 쓴다면 직접 산을 쓰지 않고 산에서 받은 감수를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사물이나 새로운 사실을 찾아서 동시를 쓰는 방법을 말한다. 이러한 작업은 현대동시를 창작하는 비결이라고 할수 있다. 아래에 성룡시인이 어떤 방법으로 시적 짝을 찾았는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1.색갈에 의한 짝 설정 

세상 사물은 모두 색깔이 있다. 색갈은 사물이 자기 존재를 나타내는 표현방식의 하나이다. 금은 노란색 , 은은 은빛색, 하늘은 푸른색, 소는 누른 색...아뭏든 색깔이 없는 사물이 없다. 한 사물의 색깔은 고정불변이 아니다. 지구와 계절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흙은 어떤 곳에서는 붉으레한 색깔이고 어떤 곳에서는 검은 색깔이기도 하다. 나무잎은 금방 피여날 때 연두빛이고 여름이면 짙푸른 색깔이다가 가을에는 빨간 노란 단풍이다가 겨울에는 갈색이 되기도 한다. 지구가 울긋불긋 아름다움은 바로 이러한 천태만별의 색깔의 조화라고 할 수 있다. 성룡시인은 색깔에 천착하여 짝을 찾으면서 동시를 써내려 갔다. 

하얀 눈 
한덩이 굴리고 굴리면 
큰 
눈덩이 된다 

하늘에서 구름이 
큰 눈덩이로 내리면 
얼마나 무거울가? 

하아얀 눈은 
착한 하늘의 마음이 
땅우에 가볍게 내려진 
하아얀 종이이다. 
--<<하늘의 마음>> 전문 

비처럼 
주루루- 
주루루- 

비지땀 
흘리며 
하늘을 청소하던 
구름 

너무 
너무 
더워서 
하늘에 벗어놓은 
빠알간 
모자다 
--<<태양모자 >>전문 

버드나무 
기우뚱 내려다 보는데 

하아얀 머리 
할머니 
비 내린 후 
진흙속에 
발이 
빠진채 
--<<민들레 >> 첫두련 

내린 눈을 하얀 종이라 하고 비온 뒤의 태양을 빨간 모자라 하고 민들레를 할머니라 함은 색깔에 의한 시인의 상상이라 하겠다. 눈과 종이는 다 같은 흰색갈이라는데 동일성이 있고 빠알간 모자와 태양의 색깔은 모두 빨간 색깔이라는데 동일성이 있고 민들레 꽃과 할머니 세여진 머리는 하아양 색깔이라는데 동일성이 있는 것이다. 성룡시인은 이질적인 사물의 동일성을 색깔로부터 유추하고 짝을 찾아서 동시를 만들고 있다. 
동시를 창작할 때 색깔이 같거나 비슷한 곳에 안목을 돌려 시적 짝을 설정하고 써내려가는 것은 좋은 동시를 쓰는 비결의 한가지라고 할 수 있다. 

2.모양에 의한 짝 설정 

성룡 시인의 시작법에서 모양에 의한 시적 짝을 설정한 것이 두변째 비결이라 하겠다. 
다 아시다시피 세상사물은 모두 자기 모양이 있다. 모양은 색깔보다 더 천차만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으로 필자는 알고 있다. 지구에 60여억 인구가 살고있는데 찬찬히 뜯어보면 모양이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비슷한 모양을 꼭 붙잡고 동시 짝을 설정하는 것은 동시 창작 비결의 한가지라겠다. 성룡시인의 동시를 살펴보자. 

줄줄이 
줄줄이 
내리는 비 

양떼를 집으로 모는 
천줄기 
만줄기 
채찍 

양떼는 앞에서 뛰고 
신 한짝 잃은 모동은 
뒤에서 따르고 
급하게 
급하게 
내리는 비 
양떼도 
목동도 
함께 집으로 몬다 
-<<비>>전문 

한쪽은 백두산 메고 
한쪽은 바다를 멘 
길고 긴 멜대 

천년만년 메여도 
무거운줄 모르는 
멜대 

그래도 
바다가 더 무거운가봐 
바다 쪽으로 기울어진 
멜대 
-<<두만강>> 전문 

외가집 가는 길은 
뱀처럼 우불구불 
비탈지며 가는 
산길 

외가집 이사 갈가 
산간 마을을 
꽁꽁 묶어놓은 
바줄이다 
-<<외가집 가는 길>> 점문 

참 재미있고 매력적이고 나무랄 데 없는 동시들이다. 비가 채찍으로 둔갑하고 두만강이 멜대로 둔갑하고 외가 집으로 가는 길이 포도청 바줄로 둔갑한다. 
이것이 바로 시적 발견이며 시적 사상이다 시적 사상은 우리들이 보통 말하는 사상과 다르다. 시적 사상은 시인이 사물을 보는 새로운 눈길에서 생성된다. 시적 발견속에 시적 사상이 있는 것이다. 시에서 새로운 발견이 없으면 사상도 없다. 이런 시를 언어유희라고 해야 마땅할 것이다. 
상기한 세수의 동시에서 성룡 시인이 추구한 새로운 시적 사상은 모양이 비슷한 것으로부터 착안하여 동시를 쓴데 있다. 물론 비와 채찍, 두만강과 멜대, 외가집 가는 길과 포도청 바줄은 완전히 다른 사물이다. 하지만 이 사물들 사이에 모양이 비슷한 점이 털끝만치도 없다고는 할수 없을 것이다. 얼핏 생각해도 우리 앞에 모양이 바슷한 영상이 떠오른다. 
모양으로 착안하여 이질적인 사물의 동질성을 추구하고 시적 짝을 찾아 동시를 쓰는 것은 현대 동시 창작의 또 하나의 방법이며 비결이라 하겠다. 

3.소리에 의한 시적 짝 설정 

성룡 시인의 시에서 소리에 의한 시적 짝을 설정하는 것은 모양이나 색깔처럼 많지는 않다. 
세상 사물은 모두 소리를 낸다. 소리가 없는 사물이 없다. 자체의 소리가 있을 뿐만 아나라 타자의 영향속에서 내는 소리도 있다. 사물의 질과 량의 변화, 움직임의 변화에 의하여 내는 소리가 다르다. 인간은 이러한 소리를 듣기도 하고 못 듣기도 한다. 
시란 모종의미에서 말하면 이질적인 사물의 동질성을 해석하는 것이라고도 할수 있다.그러할 진대 사물의 소리의 대비를 통하여 소리들이 갖고 있는 동일성으로 짝을 설정하느것은 현대동시 창작의 또 한가지 비결이라 하겠다. 

동그란 
집안에 
스님 셋이 
아미타불- 
목탁을 두드린다 

뚝... 
딱...딱... 
뚝딱...뚝딱...뚝딱... 

득도 
못한 스님의 
목탁소리 
요란하다 
-<<시계>> 전문 

아이가 무엇인가 
빠드득 
씹으며 
지나간다 
아이가 지나간 뒤에 
작은 입으로 
듬-벙 
듬-벙 

눈을 뜯어 먹은 흔적 
송송 
송송 
송송 
-<<눈길>> 전문 

임신한 것처럼 
배속에 말이 
꽉 차있으면서도 
말 한마디 없는 
벙어리 아이 

배속을 텅비게 
털어버리고 
공기를 꽉 채워 넣고 
알금알금 씹어주니 
말하지 않던 벙어리아이 
개글개글 말한다 
-<<꽈리>> 전문 

묘한 시들이다. 간단하면서도 여위지 않은 사상을 갖고 있는 동시들이다. 
시계가 세 스님으로 탈바꿈하고 발자국이 입자국으로 탈바꿈하고 꽈리가 벙어리아이로 되었다가 개글거리는 아이로 탈바꿈한다. 무엇에 의하여 이런 탈바꿈이 생기는가. 그것은 소리에 의한 동시짝을 설정하여 생겨난 것이다. 세개의 시계바늘 가는 소리 똑딱, 중이 두드리는 목탁소리 뚝딱. 엄격하게 물리적으로 따지면 시계소리와 목탁소리는 완전히 다른 소리이지만 상사한 점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이 비슷한 점을 성룡 시인은 순간적으로 포착하여 시계바늘이 셋이니싸 중도 셋이라고 하였을 것이다. 동그란 시계를 동그란 절당이라고 한 것은 모양으로 유추해낸 것일 것이다. 동시 짝들의 이런 중첩에 대해서는 마지막에 따로 이야기하기로 하자. 
일반적으로 말해서 동시의 짝을 소리로 찾는 것은 다른 방법으로 찾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그것은 소리가 가시적인 사물인 것이 아니라 청각에 의하여 전달되기 때문이다. 추상적인 것 ,개념적인 것, 실재하지 않는 것을 그림처럼 떠오르는 이미지로 마들어내는 것은 시인의 몫이며 시인의 재간이며 예술이다. 성룡 시인은 바로 이런 기교를 터득하였다고 하겠다. 

4.움직임에 의한 짝 설정 

세상에서 움직이지 않는 사물을 말해보라 하면 천진한 아리들은 산이라고 자신만만해서 대답할 것이다. 대답이 틀린다. 혹자는 바위라고 틀린 대답을 할 수도 있다. 세상에 움직이지 않는 사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구가 하루에 10만 8천리을 자전한다고 해서 틀린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물은 죄다 자체의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바위도 세월이 지나면 흙으로 되지 않는가. 움직임이 인간의 시야에 의하여 보이는가 보이지 않는가에 의거하여 사물이 움직인다거나 움직이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은 미상불 정확하지 않을 것이다. 
동시를 쓸 때 움직임을 포착하여 동시 짝을 설정하는 것은 또 다른 현대동시 창작의 비결이라 하겠다. 나젊은 시인 김성룡씨는 <<그름기차>>에서 이 방면의 동시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우리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바다는 
두터운 책이고 
파도는 
번지는 페지이다 
번졌다 
넘기는 파도 

공부하려는 
바람은 

아직 책장을 제대로 
번져 넘길 줄 모른다 
-<<바다1>> 전문 

하아얀 운동자에서 
아이들의 손에서 
외발로 
발자국을 찍으며 
뛰는 아이 

착한 애와 사귀면 
착해지고 
둔한 애와 사귀면 
둔해지는 
자기 주장 없이 
물위의 갈대 같이 
노는 아이 
-<<연필>>전문 

태양 할아버지 
구름 나무를 켠다 
하늘 학교 지으려 
바삐 서둔다 

하늘에서 
하아얀 톱밥 
부실부실 내린다 
-<<하아얀 눈>> 첫 두련 

성룡 시인의 시집에서 움직임으로부터 착안하여 창작된 동시가 다섯편이다. 편수는 많지 않지만 편편이 깔끔하다. 
우에 례를 든 동시에서 파도는 책페이지로 변형되고 연필은 외다리 뛴 아이로 변형되고 푸실푸실 내리는 눈은 톱밥으로 변형된다.이러한 변형의 설정이 바로 움직임으로 포착한것이다.파도와 책페이지, 연필과 외다리 뜀 하는 아이, 눈 내림과 톱밥이 떨어지는것들 슬쩍 대비만 해도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기 어렵지 않다. 짝을 찾을 때 우리는 일상성과 기성론리속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엉뚱한 동시가 나올수 없다. 짝을 설정할 때 사물과 사물 사이의 질적 거리가 멀면 멀수록 좋다.일상적이 아닐수록 좋다. 짝의 설정은 그 시인만이 찾은 짝이여야지 남들이 이미 찾아놓은 것은 매력이 없다 . 
파도는 책페지요, 연필은 외발뜀 하는 아이이요, 눈은 톱밥이요 하는 것들이 우리들에게 감명 깊게 안겨오는 것은 그 짝들의 설정이 모두 일상성과 기성의 론리성을 벗어난데 있는 것이다 모두가 공동한 감각, 공동한 개념속에는 시가 없으며 신비성도 매력도 죄다 제로다. 

5.성질에 의한 짝 설정 

이 세상에 사물이 존재하게 되는 것은 사물마다 자기의 독특한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산은 우뚝 솟아있고 물은 아래로만 흐른다. 사람은 밥을 먹고 소는 풀을 먹는다.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열매가 익는다. 이러한 것은 모두 성질의 일종이다. 한가지 사물에 한가지 성질만 있는 것도 아니고 경우에 따라 다른 성질을 가지기도 한다. 성질은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한다.성룡시인은 이런 성질을 시인의 눈으로 괄목하고 시를 쓰고 있다. 

우르릉 
우르릉 
기적소리 흘러간다 
비아이들 싣고 흘러간다 
구름기차 서지고 않았는데 
성급한 비아이들 자 
자꾸만 자꾸만 ... 
뛰 
여 
내 
린 
다 
-<<구름기차>> 전문 

가까이 가 보면 
아무것도 
없는데 

먼데서 보면 
분명 품고 있다 

없는 것 같은데 
항상 있는 
엄마의 사랑 
-<<안개>> 전문 

겨울이면 
강도 추운가봐 
얼음으로 문을 ㄴ만들어 
꽁꽁 닫아버린다 

한계절 동안 문풍지 봉한 듯이 
꽁꽁 닫혔던 문 
봄이 온다는 소식에 
얼음문 산산이 부수고 

애들 뿌린 돌을 
풍덩- 
풍덩- 
들어오게 열어준다 
-<<계절의 노크>> 전문 

비는 구름속에 있으나 방울로 떨어져야 비가 된다. 떨어지지 않으면 비인 것이 아니라 구름이다. 차에 앉으면 꼭 내려야 한다. 목적지에 도착해도 내리지 않는 손님은 아마 세상에 없을 것이다. 이것을 일종 성질이라 할 수 있다. 안개 낀 산에 서면 안개가 산을 품은 것이 보이지 않지만 멀리서 보면 보인다. 엄마의 사랑도 보이지 않지만 항상 자식을 품어주고 있다. 이것을 일종 성질이라 해도 무방하리라.강이 얼면 얼음이 문이 되어 닫기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무방하다. 봄이 되면 얼음은 녹아 물은 녹아 다시 자신의 몸을 드러낸다. 이것도 성질이다. 
성룡 시인은 이런 성질로부터 비방울은 아이들로, 안개를 엄마의 사랑으로, 강얼음을 꼭 닫긴 문으로 짝을 설정하여 동시를 썼다. 
짝을 설정한 다음 어떻게 동시를 써내려 가는가 .짝을 설정하여 동시를 써내려 간 성룡 시인의 시를 보면 크게 두가지가 있다.한 가지는 <<안개>>처럼 론리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고 다른 한가지는 <<구름 기차>>나 <<계절의 노크>>처럼 서사적으로 풀어 나가는 수도 있겠다. 또한 서사적 진술과 론리적 진술을 혼합시켜 풀어나가는 수도 있겠다. 움직임으로 짝을 설정한 <<바다1>>이 그러하다. <<바다는/ 두터운 책이고//파도는 /번지는 페이지다>> 이것은 론리적 진술이고 <<번졌다 /넘기는 파도>> 이하는 기본상 서술적 양식이다. 성룡 시인은 경우에 따라 서술형식을 령활하게 알맞게 다루고 있다겠다. 

6.의인화로 짝 설정 

의인화의 수법은 시적 작업의 고로한 수법이다. 
성룡 시인의 시집에는 의인화의 짝 설정이 제일 많다. 
인간이 현대문명을 발전시키면서 생태환경을 파괴하고 인간 자신이 략탈자로 전락되고 있는 오늘의 시대에 의인화적인 시작업은 더욱 중시를 받아야 할것으로 알고 있다.세상의 모든 사물과 인간은 이 지구에서 평등하게 존재할 권리가 있는 생명체이다. 그러나 인간은 평등권리를 제멋대로 유린하면서 배부를 줄 모르는 탐욕을 채우려고 허둥대고 있다. 중국의 외교정책에 평화공처 5항원칙이 있듯이 우리도 인간밖의 사물들과 평화공처 원칙이 있어야겠는데 인간은 원칙이 없다. 더러 있기는 하지만 누구도 그것을 집행하려 하지 않는다. 의인적인 각도에서 짝을 설정하는 것은 친절성, 평등성, 평화공존성에 유리하다. 인간과 이 세상의 사물이 한집안 식구같은 화목을 도모하는데 유리하겠다. 

징검돌 딛고 
맑은 시내물에 
아침 세수 하는데 
물속 내 얼굴 
나보고 웃는다 

차알싹- 
귀쌈 하나 쳐놓고 
재미 있다 웃는데 
시내물속 내 얼굴 
노여움도 모르고 
함께 웃는다 
-<<시냇물>> 전문 

옷걸이에 걸린 
엄마의 고운 치마 
빨래줄에서 춤을 춘다 

바람의 음악장단에 
잘도 맞추어 
땀방울을 휘휘 뿌리며 
나플나플 춤도 잘 춘다 

바람이 힘들다고 가버리니 
춤 추던 엄마의 고운 치마 

음악반주 없다고 
고개 숙이고 
서있을뿐 
무대에서 내리기 싫어한다 
-<<춤 추는 빨래>> 전문 

까만 하늘은 
반들반들 
얼음판 
별아이 하나 

쭉- 
미끄럼 타면 
너무 
멀리 
미끄러져 

내 
려 
가 
지을 찾아가지 못하는 
별 아이 
-<<유성>>전문 

물 속 내 얼굴, 엄마의 치마, 집을 찾아가지 못하는 별 아이는 모두 인간 밖의 사물이다. 이 인간 밖의 사물들에 의인화의 수법을 부여함으로써 그렇게 친절할 수가 없다. 의인화의 수법은 아이들 가슴에 제일 잘 받아지고 아이들사이에서 제일 잘 흐른다고 할 수 있다. 그들한테는 세상의 모든 사물이 친구이고 형제이다. 
모든 동시는 의인화의 수법에 물 젖어 씌여 져야 친절하고 감칠맛이 난다. 인간 밖의 사물을 의인화하여 동시를 쓰는 것이 재래의 수법이라고 무시해서는 절대 안 된다.문제는 어떻게 새롭게 발견하고 창조하여 쓰는가에 관계된다. 성룡 시인처럼 새로운 안목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류사성을 벗어난다면 얼마든지 훌륭한 동시를 써낼 수 있다는 것을 명기하여야 한다. 맞으면서도 웃는 내물 속의 내 얼굴, 바람의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다가 바람이 잦으니 고개를 숙이고 무대에서 내릴 념을 하지 않는 엄마의 치마, 얼음판에서 미끄럼질하다가 너무 떨어져 집을 찾아갈 수 없게 된 별 아이, 이러한 것들은 이미지 생신성, 기의성으로 원 사물과는 모습을 틀리게 하고 있다. 의인화의 수법의 승패의 관건은 시인의 새로운 시각이 어떠한가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할수 있다. 

7.법칙으로 짝 설정 

사물의 발전에는 법칙이 있다. 누구도 어길수 없는 법칙이 있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자기의 법칙에 의하여 움직인다. 법칙을 떠나서 발전하는 사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아침이면 해가 동쪽에서 떠오르는 것도 법칙이고 보름날에 둥그런 달이 뜨는것도 법칙이고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는것도 법칙이고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것도 법칙이다.이러한 법칙은 그누구의 의사에 의하여 고쳐지는 것이 아니고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지고무상한 것이다. 성룡 시인은 이런 사물의 법칙에 의거하여 동시 짝을 설정하면서 동시를 쓰고 있다. 이것도 동시창작의 또 하나의 비결이라겠다. 

꼬리만 있는 올챙이 
도랑물 올챙이 
태양 주으러 
꼬리를 흔들흔들 
까불며 간다 

가다가다가 
뒤 발 두 개 줍고 
가다가다가 
앞발 두 개 줍고 
가다가다가 
청개구리 한 마리 주었다 

가다가다가 
태양은 못 줍고 
가다가다가 
자기를 깜쪽같이 잃어버렸다 
-<<태양 줍는 청개구리>> 전문 

가을 할아버지 
쉭- 
바람총 쏜다 

나뭇가지에 앉았던 
노랑새 
빨강새 
모든 새들 

그 총에 맞아 
팔 
라 
락 
떨어진다. 
-<<락엽>> 전문 


흙이불 쓰고 
곤히 잔다 

해님이 깨워도 
계속 잔다 

봄비가 적셔줘도 
계속 잔다 

봄바람이 가겠다니 
쏘옥- 
파랑손 내밀어 잡으며 
일 
어 
선 
다 
-<<풀씨>> 전문 

올챙이가 자라서 개구리 되고 가을 바람에 나뭇잎이 떨어지고 풀씨가 봄이면 새싹으로 자라나는 것은 사물 법칙의 반영이다. 세상 사물은 모두 법칙에 의하여 발전할 뿐만 아니라 법칙에 의하여 서로 어울리게 된다. 일상적으로 말하면 성인시도 그렇고 동시도 그렇다. 모두 사물의 법칙을 존중하여 시를 쓰게 마련이다. 성룡 시인은 사물의 법칙을 존중하고 사물의 법칙에 의거하여 동시의 짝을 찾아서 시를 쓰는데 류의하고 있다. 그렇게 쓴 동시들이 상기한 동시들인데 우리는 여기서 법칙에 의거하여 동시를 쓰는 것은 현대동시 창작의 한가지 훌륭한 비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7.중첩적 짝 설정 

우에서 일곱가지 방면으로 성룡 시인이 짝을 설정하여 동시를 쓴 비결을 알아보았다. 한수의 동시는 한가지 짝을 설정하여 쓸 수도 있고 두 가지 이상의 짝을 설정하여 창작할 수도 있다. 짝을 한가지를 설정하였는데 그것이 색깔이다 모양이다 하고 분별할 수도 있지만 어떤 짝들은 이런 것도 되고 저런 것도 된는 여러 가지로 해석되는 경우도 있다. 성룡 시인이 해를 구름이 벗어놓은 빨간 모자라고 짝을 설정하였는데 우리는 우에서 색깔에 의하여 설정한 짝으로 해석하였다. 이런 설정은 꼭 색깔에 의한 설정이라고만 할수 없다. 모자 모양도 둥그렇고 해님 모양도 둥그러니까 모양에 의한 짝 설정이라고 하여도 무방할 것이다. 
말이 빗나가는 같은데 본제로 돌아가자. 한수의 동시에서 짝을 설정할 때 한가지 짝을 설정하는것보다 여러 가지 짝을 설정하는 것은 동시의 내용도 더 풍부해지고 깊이가 더 깊어지고 동시의 폭이 더 넓어지게 한다고 하겠다. 

파아란 바다는 
파아란 비단천 

파도는 비단천에 
잡힌 주름이다 

륜선들이 바다에서 
비단천의 주름을 펴느라 
왔다 
갔다 
다리미질을 한다 
-<<바다3>> 전문 

하아얀 눈 
움켜지면 
꽃봉오리다 

개구쟁이 몸에 
맞으면 
하얀 꽃으로 핀다 

까르르 웃음소리 
땅위에 
꽃이파리 하얗다 
-<<눈싸움>> 전문 

<<바다3>>에서 1련은 색깔에 의한 짝이고 2련은 모양에 의한 짝이고 3련은 움직임에 의한 짝이라고 하겠다. 
<<눈싸움>>에서 1련은 모양에 의한 짝이고 2련은 모양과 색깔이 겹쳐있는 짝이고 3련은 성질에 의한 짝이라겠다. 
짝은 잘 설정만 하여도 시가 될 수 있다. <<바다3>>에서 <<바다>><<파도>><<륜선>>하는 것들을 따로 따로 제목을 내고 짝만 맞추어 놓아도 동시가 된다. 여기서 우리는 짝은 독립성이 매우 강한 이미지라는 것을 알 수 있고 동시에서 짝의 중요성을 읽을수 있다.
성룡 시인의 <<그름 기차>>에서 중첩된 짝들로 구축된 동시가 여러 편인데 모두가 쟁쟁한 소리가 난다. 중첩된 짝으로 씌여진 동시는 특별히 립체감이 더 가미되여 독자로 하여금 시는 이렇게 씌여져야 하겠구나 하는 탄성을 지르게 한다. 
짝의 설정에는 틀이 없고 울타리가 없고 자유자재로와야 한다. 시인은 상상에 의하여 시를 쓴다. 시인의 상상력이 한계가 없는 것처럼 짝의 설정도 한계가 없는 것이다. 
짝은 시를 낳는 모체이다. 
짝을 찾아 시를 쓰는 것은 현대시 창작의 한 부류의 수법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사물이 무한히 변화되고 있는만큼 현대시 창작방법도 변화되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짝을 설정하는 것은 새롭고 선진적인 방법이라고 믿어진다. 
성룡 시인의 <<그름 기차>>는 동시 우수작들이 운집해 있는 시집으로서 시인이 리용한 수법들은 우리 현대동시창작의 거울로 되기에 손색이 없다. 
나름대로 김성룡 동시집 <<그름 기차>>를 살펴보았다. 결함도 있다. 어떤 시는 리념적인 것이 다분하거나 언어가 세련되지 못하거나 구성이 째이지 못한 것들이 있는가 하면 짝들의 류사성도 있어 따분한 감이 없지 않다. 시인의 새로운 지평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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