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미래파 시인들과 다시 보는 李箱, 그리고 白石
2016년 01월 19일 05시 12분  조회:4532  추천:0  작성자: 죽림

 

     
 

"...나는 이곳에서 외롭고 심히 가난하오.
오직 몇몇 장 편지가 겨우 이 가련한 인간의 명맥을 이어주는 것이오..."

                                    : 일본 동경에서 이상이 김기림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2000년대 이후 나타나는 문학적 흐름들, 가령 장석원이나 황병승, 김민정 등의 시인들이 보여주는 시적 실험들은 대체로 ‘전복, 부정, 해체, 반항’ 등의 수식어와 함께 논의된다. ‘자아와 세계의 동일성’으로 요약되는 근대적 세계관(혹은 서정의 문법)을 극복하기 위한 사상의 모색과 예술적 실천으로서 그들의 작업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근대의 초극’에 대한 갈망이 1930년대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2000년대의 이른바 미래파 시인들이 보여주는 시적 실천의 대부분은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낡은 것의 반복일 수 있다. 게다가 어떤 면에서는 1930년대의 이상이나 백석에 의해 성취된 정신적 높이에도 다다르지 못한 채 허공에서 부유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사실이 우려스럽다. 이것은 단순히 문학과 정치의 문제를 새롭게 사유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닐 것이다. 새로운 시인들이 그저 아름다움의 유토피아에 갇혀 ‘홀로’ 있다는 식의 비판은 아주 오래된 비판의 한 방법일 뿐이다. 진리와 혁명의 ‘불가능성’에 함몰되어 있다는 비판 또한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의 한계는, 불행은 혹 다른 곳에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좀 더 생각해보아야 하겠지만, 현재의 시단에서 나타나는 시적 방법과 정신적 사유들은 너무 ‘단절’에만, ‘혁명’ 따위의 어휘에 포함되어 있는 부정과 대립과 갈등, 전복, 해체, 파괴 등에만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근대의 초극을 위한 이러한 방식들은 이미 이상(우리에게 알려진)에 의해서 충분히 사유되었다. 기교와 절망의 그 무한하고 허망한 순환에 대해 토로한 것도 이상이다.

  그런 점에서 2000년대의 미래파 시인들이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상을 다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가 기교(즉, 해체)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시성(근원적인 무한)의 세계를 탐구하였듯이 새로운 시인들 또한 그러한 가능성을 탐색해야 하지 않을까?

  해체라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새로운 세계를 창출할 수 있는 시 형식과 정신을 사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현재의 시인들이 탐닉하고 있는 ‘해체’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의 예술적 한계에 대한 여러 비평들은 오히려 그들의 ‘한계’에 대한 장막(帳幕)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총체적인 문제를 다시 숙고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닥’이다. 2000년대 시인들의 근원적인 바닥에 가닿아야만 한다. 이는 이상이라는 거대한 시인의 그 은밀한 심연에 가닿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백석을, 떠올려야 할 것이다. 백석이야말로 이상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동일한 지점을 탐구한 시인이며, 어떤 면에서는 더 높은 지점까지 나아간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모순, 역설적 상황, 이중부정, 이중구속’ 따위와는 다른, 그리하여 존재의 비명이니 불가능성이니 하는 ‘공통된’ 수식에서 벗어나는 방식. 여기에 시인들의 돌파구가 있지 않을까?...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43 시는 알면 재미있고, 모르면 재미없고... 2016-01-05 0 4083
842 과소평가 된 시인과 과대평가 된 시인 2016-01-05 0 4497
841 시는 시인의 령혼 2016-01-05 0 4222
840 시읽는 방법 2016-01-05 0 3944
839 아버지는 영웅 /// 영웅을 낳는 어머니 2016-01-05 0 4241
838 시인 김억과 그리고 등 등... 2016-01-04 0 6398
837 현대시 100년, 시인 166명, 시 700편 - 기념시집 2016-01-03 0 4860
836 시에서 이미지만들기 2016-01-03 0 4276
835 난해시와 초현실주의의 교주 - 조향시인 2016-01-03 0 5700
834 충동적으로 쓰고마는 詩는 아마추어들이 하는 짓 2016-01-03 0 4493
833 시에서 아방가르드를 꿈꾸는 시인은 고독자 2016-01-03 0 4408
832 천재 시인 李箱과 조선족 소설가, 시인 金革 2016-01-02 0 4757
831 超現實主義 = 超自然主義 2016-01-02 0 4259
830 캐나다시인들은 시를 어떻게 쓸가... 2016-01-02 0 4422
829 모든 것 없는 것, 없는 것 모든 것... 2016-01-02 0 4169
828 미래파의 형성 2016-01-02 0 5139
827 어느 할아버지 시평 - 김춘수 "꽃", 존재론적에 머문 詩 2016-01-02 0 4536
826 해체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2016-01-02 0 6114
825 "거시기" 세글자면 모든 것 통하는 것... 2016-01-02 0 4338
824 난해시와 김지하 2016-01-02 0 4224
823 산문시(散文詩)와 그 례... 2016-01-02 0 3975
822 詩史에서의 미래파시인 2016-01-02 0 5140
821 해체시와 박남철, 황지우 /// 시적허용 2016-01-02 0 4560
820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공예디자인론 2016-01-02 0 4050
819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공통점과 차이점 2016-01-02 0 4704
818 포스트모더니즘과 니체 2016-01-02 0 4221
817 난해시와 보들레르 2016-01-02 0 4339
816 난해시를 읽는법 2016-01-01 0 6604
815 왕초보 시짓기에서의 비법 2016-01-01 0 4531
814 난해시의 원조 - 산해경 2016-01-01 0 4056
813 난해시와 목장의 목동 2016-01-01 0 3800
812 난해시와 오세영 2016-01-01 0 3983
811 난해시와 김수영 2016-01-01 1 4297
810 난해시와 김춘수 2016-01-01 0 4510
809 난해시와 조영남가수 2015-12-31 0 4227
808 난해성과 현대성 2015-12-31 0 4300
807 난해시와 어설픈 평론 / 나와 나도 난해시가 좋다... 2015-12-31 0 4323
806 난해시와 신경림 2015-12-31 0 4714
805 난해시와 李箱 2015-12-31 0 4701
804 詩의 넋두리 2015-12-31 1 4178
‹처음  이전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