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론쟁> = 시인는 언어질서 파괴자? / 극단적 "미래파 시"는 사기?
2016년 01월 21일 04시 31분  조회:4225  추천:0  작성자: 죽림

 

박재열 시인,

시인은 질서도 봐야 하지만 카오스도 함께 거느려야 해

“제대로 된 시인은 기존 언어질서 파괴하려고 나온 자…뻔한 생각 벗어나야”

 
시의 난해성은 익숙한 것을 뒤집을 때 오는 건지도 모른다. 뒤집힐 때 낯섦을 느낀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이래로 거의 같은 운율과 시법으로 쓴 시는 이제 식상하다. 익숙한 것일수록 사람들은 별 의식 없이 자동으로 인식한다.

우리 시단의 시를 보면 ‘수필 쓰면 되지 굳이 왜 시를 붙들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시인은 기존 언어질서를 파괴하려고 나온 자다.

노벨문학상(1948년)을 수상한 T. S. 엘리엇(1888~1965)이 22세 때 쓴 시 ‘알프레드 프루프록의 연가’는 무명시절 숱한 잡지사에 투고했지만 난해하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는다. 하지만 그의 천재성을 알아본 에즈라 파운드의 천거로 시카고의 잡지사 ‘포에트리지(誌)’를 통해 발표된다. 후에 ‘황무지’와 함께 위대한 작품으로 사랑받게 된다.

일제강점기의 이상은 진짜 시인이란 생각이다. 여전히 독창적이고 긴장을 준다. 요즘 미래파의 시는 실험적이다. 그걸 나무라는 서정파 시인이 많은데 그건 잘못이다. 누구나 알아서 좋은 게 아니라 아무도 몰라서 더 좋을 수도 있다. 진정한 실험의 결과라면 좋을 수 있다는 게 형식주의자인 나의 생각이다. 누구나 이해하는 그런 의미로 와닿는 시적 세상은 인간을 크게 카타르시스시키지 못한다. 완성도가 높은 시일수록 독자를 ‘당황’시킨다. 시는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 질서와 무질서와 혼돈의 경계에 서 있다. 시인은 질서도 봐야 하지만 카오스도 함께 거느려야 한다. 경계의 시인이 ‘미치광이’처럼 보일 때도 있다. 뻔한 생각에선 뻔한 시밖에 나오지 못한다.
이춘호기자

===========================================
오세영 시인,

ㅡ난해한 시를 지향하더라도
         금기와 지켜야 할 원칙 있다.


“충분히 쉬운 표현으로 더 깊은 메시지 전달 가능…

                                                     극단적 미래파 詩는 사기”

 
나같이 50여 년 시를 쓴 사람조차 이해하기 힘든 극단적 미래파 시는 ‘사기’다. 시를 ‘인질’로 삼은 것이다. 예컨대 마누라가 도망쳤다고 해서 무단히 행인 납치소동을 벌이는 것처럼 난해하다. 그냥 주목을 끌어 자기를 내보이려는 행동이다.

‘사슴이 오늘 과수원에 갔습니다’ 혹은 ‘사슴 한 마리가 학교에 갔습니다’, 이 경우 사슴과 과수원, 나와 학교는 각각 등가성을 가진 단어들로 나를 사슴으로, 학교를 과수원으로 환치시킨 것이다. 이 문장은 비록 단어들을 등가성을 지닌 다른 단어들로 바꾸어 놓긴 했으나 아직 언어 질서를 완전히 무시하지는 않았다.

가령 ‘사슴, 하늘, 나무, 달린다’란 문장을 보자. 의미를 읽어내기가 어렵다. 등가성과 인접상이 배제된 언어들의 무분별한 공간적 나열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래파 시는 마치 신을 배제한(혹은 타살한) 오늘의 물질문명이 결과적으로는 인간 그 자신조차 비인간화시키는 결과물로 보인다.

신사조에 사로잡혀 비록 난해시를 지향한다 하더라도 깨버려서는 안 되는 금기와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더 이상 언어의 본질을 훼손한 언어, 소통 불능의 난해한 언어를 지향해선 안 된다. 충분히 쉬운 표현으로 더 깊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이춘호기자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43 시는 알면 재미있고, 모르면 재미없고... 2016-01-05 0 4077
842 과소평가 된 시인과 과대평가 된 시인 2016-01-05 0 4497
841 시는 시인의 령혼 2016-01-05 0 4222
840 시읽는 방법 2016-01-05 0 3944
839 아버지는 영웅 /// 영웅을 낳는 어머니 2016-01-05 0 4241
838 시인 김억과 그리고 등 등... 2016-01-04 0 6398
837 현대시 100년, 시인 166명, 시 700편 - 기념시집 2016-01-03 0 4859
836 시에서 이미지만들기 2016-01-03 0 4276
835 난해시와 초현실주의의 교주 - 조향시인 2016-01-03 0 5700
834 충동적으로 쓰고마는 詩는 아마추어들이 하는 짓 2016-01-03 0 4493
833 시에서 아방가르드를 꿈꾸는 시인은 고독자 2016-01-03 0 4406
832 천재 시인 李箱과 조선족 소설가, 시인 金革 2016-01-02 0 4753
831 超現實主義 = 超自然主義 2016-01-02 0 4253
830 캐나다시인들은 시를 어떻게 쓸가... 2016-01-02 0 4420
829 모든 것 없는 것, 없는 것 모든 것... 2016-01-02 0 4169
828 미래파의 형성 2016-01-02 0 5137
827 어느 할아버지 시평 - 김춘수 "꽃", 존재론적에 머문 詩 2016-01-02 0 4536
826 해체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2016-01-02 0 6114
825 "거시기" 세글자면 모든 것 통하는 것... 2016-01-02 0 4336
824 난해시와 김지하 2016-01-02 0 4222
823 산문시(散文詩)와 그 례... 2016-01-02 0 3975
822 詩史에서의 미래파시인 2016-01-02 0 5138
821 해체시와 박남철, 황지우 /// 시적허용 2016-01-02 0 4560
820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공예디자인론 2016-01-02 0 4050
819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공통점과 차이점 2016-01-02 0 4704
818 포스트모더니즘과 니체 2016-01-02 0 4218
817 난해시와 보들레르 2016-01-02 0 4339
816 난해시를 읽는법 2016-01-01 0 6604
815 왕초보 시짓기에서의 비법 2016-01-01 0 4531
814 난해시의 원조 - 산해경 2016-01-01 0 4056
813 난해시와 목장의 목동 2016-01-01 0 3800
812 난해시와 오세영 2016-01-01 0 3983
811 난해시와 김수영 2016-01-01 1 4294
810 난해시와 김춘수 2016-01-01 0 4510
809 난해시와 조영남가수 2015-12-31 0 4227
808 난해성과 현대성 2015-12-31 0 4297
807 난해시와 어설픈 평론 / 나와 나도 난해시가 좋다... 2015-12-31 0 4323
806 난해시와 신경림 2015-12-31 0 4714
805 난해시와 李箱 2015-12-31 0 4701
804 詩의 넋두리 2015-12-31 1 4178
‹처음  이전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