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생명을 해치고 행사를 망치는 카메라
'예쁜 사진' 찍겠다는 욕심에 일부 사진가들, 생명 파괴
동강할미꽃은 발아하지 않고 새 둥지는 위험하게 노출돼
자연 해치는 몰지각한 촬영은 수준 낮은 이미지만 양산해
◀ 조인원 멀티미디어영상부 차장
바위 절벽 틈을 비집고 피어난 진홍빛 꽃 사진이 예쁘다. 그런데 다시 보니 놀
랄 만큼 꽃 주변이 깨끗하다. 예쁜 그림을 얻기 위해 사진가가 묵은 잎을 모두 뽑아버리고 주변의 잔풀들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강원도 정선의 동강할미꽃은 전 세계에서 오직 강원도 동강 유역 석회암 바위
틈에서만 자라는 희귀종 야생화다. 개화 시기인 3월부터 전국에서 야생화 사진동호인들이 찾아오는데 꽃은 그때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
있는 그대로 사진을 찍지 않는 일부 몰지각한 이들의 그릇된 사진 욕심 때문이다. 이들은 줄기 주변 묵은 잎을 보기 싫다고 손으로 뜯어내거나 물이나 자동차 워셔액을 뿌려 물방울을 만들어 찍는다.
이런 행동에 스트레스를 받은 동강할미꽃 씨는 발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사진을 찍은 후 다른 사람
들이 찍지 못하게 꽃을 뽑아버리는 만행을 저지르는 이도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볼 수 없게 된 지역 주민들이 몇 년 전부터 자체 조직을 만들어 카메라 들고 몰려오는 사람들이 어떻게 촬영하는지 감시하고 나섰다.
서덕웅 동강할미꽃보존회장은 "휴대폰을 들고 찍는 사람들은 스스로 조심한다. 오히려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온 사람들이 문제"라고 했다. 사진가들의 지나친 촬영 욕심이 부르는 생명 파괴 사례는 야생화뿐이 아니다.
몇 년 전 새 사진 전시회가 크게 문제 된 적이 있다. 문제의 사진 중 하나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인 긴꼬리어미딱새가 둥지에서 새끼에게 모이를 주는 모습. 언뜻 봐서 완벽한 구도와 깔끔한 광선으로 처리된 생태 사진으로 보이지만 조류전문가들은 사진이 새 둥지의 잔가지를 깨끗이 정리한 후 촬
영한 것이라고 했다.
둥지는 원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잘 보이지 않도록 나뭇가지 속에 숨어야 한다. 깔끔한 사진을 위해 사진가가 둥지 주변 나뭇가지를 전부 잘라냈으니 촬영 후 천적들의 먹잇감으로 노출될 위험이 커졌다.
다른 사진들은 더 기가 막혔다. 갓 태어난 새끼 일곱 마리가 나뭇가지에 빈틈없이 일렬로 앉아 어미의 먹이를 기다리는 순간도 포착됐다. 새끼들이 줄줄이 늘어선 모습이 귀여웠다. 하지만 날지 못하는 새끼들이 둥지에서 나와 한 줄로 늘어앉을 수는 없는 일이다. '좋은 그림'을 위해 억지로 만든 장면인 것이다.
전문가들 설명이 기가 막힌다. "접착제로 새끼들을 나뭇가지에 붙여 놓고 찍은 것"이라고 했다. 윤
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은 "조류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도 없이 예쁜 새 사진만 찍으려는 이기심"이라고 지적하며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으로 급격히 늘어난 사진 동호인 일부의 그릇된 행태를 비판했다.
사진에 대한 욕심이 지방의 유서 깊은 민속 축제를 망친 사례도 있다.
경남 창녕군 영산면에서 해마다 3월 1일이면 열리는 '영산 쇠머리대기'는 중요무형문화재 25호로 지정된 민속놀이인데 행사 주최 측은 사진을 찍으러 찾아온 사람들의 막무가내 행동 때문에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무로 만든 소의 머리를 서로 맞대고 밀어내는 방식으로 승부를 겨루는 이 행사는 나무를 부딪쳐
가며 한 바퀴를 돌아야 하는데 행사 참가자보다 훨씬 많은 관객이 카메라를 들고 너무 가까이 몰려들어 사진을 찍기 때문에 재현행사를 제대로 못 할 정도가 된다. 행사 주최 측은 위험을 알지만 일단 아수라장이 되면 제어가 불가능하다고 푸념했다. 대체 왜 이런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날까?
한 다큐멘터리 사진가는 "무엇보다 사진을 처음부터 잘못 배우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디지털 사진인구가 크게 늘어났지만 카메라 노출이나 잘 찍는 방법만 가르치지, 어느 사진 강좌도 사진가의 윤
리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했다. 사진을 처음 배울 때부터 대상과 교감하고 존중하는 법을 알고 시작한다면 그림을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구나 카메라를 들면 좋은 사진을 찍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자연과 생명을 해치고 행사를 망치면서
까지 사진을 찍는 것은 무지하고 양심 없는 짓이다. 억지로 만든 사진들은 수준 낮은 이미지일 뿐 결코 좋은 사진이 될 수 없다. 좋은 사진은 언제나 좋은 사진가로부터 나온다.
금강송 사진작가 J**, 대왕송 가지도 잘랐다
주변 신하송 12그루 불법 벌채 이어
“보기 싫어서 톱으로 정리했다” 시인
사진작가 J** 씨가 사진을 찍기 위해 한국 최고의 금강송 군락지인 경상북도 울진군 서면 소광리 산
11번지 국유림에 무단으로 들어가 불법으로 금강송 12그루 등 모두 26그루의 나무를 베어낸 사실이
14일 한겨레 단독기사([단독] 유명 사진가, 촬영 방해된다며 220살 금강송 등 25그루 싹둑)로 알려진
뒤 새로운 사실이 또 드러났다.
J** 씨는 대왕송을 찍기 위해 주변의 신하송 등을 베어낸 것뿐만 아니라 막상 찍고자 했던 대왕송의
가지도 잘라낸 것으로 밝혀졌다. 왜 그랬을까.
불법 벌채를 2013년 9월 21일에 처음으로 산림청 신문고를 통해 민원 접수했던 울진 주민 이 아무
개 씨가 기사를 보고 이메일을 보내와 “신하송이나 그 외 주변의 나무를 쳐낸 것과 더불어 대왕송의
가지 두 개가 잘려나간 것에 대해서도 조사를 요청했었는데 그 대목이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울진국유림관리소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대왕송의 가지 두 개도 J** 일행이 잘랐다.
J씨 일행은 산림청 조사의 진술에서 ‘대왕송의 아래쪽 가지 두 개가 죽어있어 보기에 좋지 않아 손으
로 잡아당겼는데 떨어져 나갔다. 그런데 큰 가지와의 연결되는 남은 부분이 보기 싫어서 톱으로 정리
했다’고 진술했다.
이 대목에서 J씨 일행은 ‘소나무는 원래 오래되면 아래쪽 가지들이 고사하므로 정리하는 것이 관행
이라서 대왕송도 그렇게 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울진관리소 보호관리팀 장은영 사법경찰은
“우리 관리소에서 대왕송의 죽은 가지를 정리한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죽은 가지를 잘라낼지 말지를 판단하는 것과 잘라내는 것 또한 담당관청의 권한이지, 개인
의 판단으로 국유림의 나뭇가지를 쳐내는 것은 당연히 불법이다. 대왕송 가지 벌채와 관련해서는 검
찰 쪽에선 ‘공소권 없음’의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한편, J**씨는 2012년 5월 프랑스에서 금강송 사진전을 열었는데 이 전시는 울진군청이 주최했고 <
조선매거진 월간산>이 주관한 전시다.
이에 대해 울진군청쪽에선 "<조선매거진 월간산>이 J** 작가의 파리사진전을 먼저 울진군쪽에 제의
했고 울진군으로서는 울진금강송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홍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여 대관료,
작품값을 포함한 전시 총 경비 2억 6천 400만원을 부담했다.
그 중에는 대왕송 사진도 들어있다. 전시가 끝난 뒤 그 작품들은 울진군의 창고에 보관중이다"고 밝
혔다. 울진금강송의 유네스코 등재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울진 주민 이씨는 2010년에 직접 찍은 대왕송과 신하송의 사진도 보내왔다. 그때까진 신하송은 대왕
송을 호위하듯 건재했다.
이 사진을 보면 대왕송의 가지 두 개가 잘린 자리가 보인다. 이 씨는 “최소한 2005년까지는 (잘려나
간) 대왕송의 가지가 멀쩡히 살아있었다. J** 씨 일행이 산에 들어가면 기계톱 소리가 요란하게 나곤
했다. 대왕송 주변의 나무를 잘라낸 것이 12그루라고 하는데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J씨 일행은 사
진을 위해 자주 나무를 베어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J씨는 2013년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그날도 영감이 떠올라 마을 사람들과 소나무를 찾아 나섰
다. 7시간쯤 올라갔을까,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능선을 올려다보니 멀리 나무 한 그루가 있는
데 무서울 정도였다. 커다란 호랑이 같았다. 조금 더 접근하니 숨이 막혔다.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
소나무의 기운이 엄청났다. 무서워서 다가갈 수 없었다. 한동안 혼절한 듯 멈췄다가 정신을 가다듬었
다. 배낭에서 음식을 꺼내 놓고 예를 갖춘 뒤에야 가까이 갈 수 있었다. 대단한 나무들 다 봤지만 신
송은 그렇게 무섭다는 느낌을 주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울진 주민 이씨는 “이곳은 등산로의 길목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 동네 주민들은 모두 다 ‘대
왕송’의 존재를 알고 있다. 2005년 이전부터 우리는 그 나무를 대왕송이라 부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2012년 조류를 나뭇가지에 매달거나 비슷한 방법으로 촬영한 사진을 전시했다가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사건이 있었다. 그때 그 작가는 “생태로 생각하지 말고 사진예술로 생각하면 될 텐데”라고
말해 더 공분을 샀다. 그러나 2013년 그 작가는 같은 내용으로 다시 코엑스에서 전시를 열었다.
이런 과정이 문제다. 사회적 지탄을 받았으나 몇 달 만에 번듯하게 전시를 열 수 있는 사진계의 구
조가 문제다. 규모의 크고 작음이 문제가 아니고 천연기념물인지 아닌지도 기준이 될 수 없다. 살아
있는 다른 생물의 생존에 지장을 주면서까지 찍을 수 있는 사진은 단 한 장도 없다. ‘사진예술’이 아니
라 사진예술 할아버지가 와도 명분이 없다.
그런 사진을 찍는 사람이 문제의 중심에 있고 그런 사진으로 전시하는 것을 주선하거나 거들거나
방관하는 사람도 문제의 중심에 있다. 그런 사진을 (무료라도) 구경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하물며
사진책을 사거나 사진 작품을 구입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이 가장 큰 문제다. 물론 모르고 전시하
거나 구경하거나 샀을 수도 있지만.
한겨레 환경웹진 <물바람숲> 필자인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이 이미 1여 년 전에 <
물바람숲>에 고발하고 경고하는 기사(▷ 관련기사 : 자연 학대 사진촬영은 이제 그만)를 사진과 함께
올렸다.
원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둥지를 노출하고 새끼 유괴에 모성애 악용까지 한다고 개탄한다. 전정가
위와 톱, 사다리까지 동원해 꺾고, 자르고, 얼리고, 돌 던지고, 파내는 등 못하는 짓이 없다고 한다.
▲ 사진을 찍는데 방해가 되는 나무들은 사정없이 자르는 자화자찬 사진작가
사리사욕으로 금강송 베어 낸 사진작가가 전시회까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시민단체들이 '금강송 벌목 사진작가'로 알려진 J**씨의 전시회 중단 및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녹색연합, 문화연대, 한국환경회의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앞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J씨 및 '미술과비평'사 측에게 이날부터 26일까지 이 곳에서 열릴 예정인 J씨의 사진 전
시회 '천하걸작 한국 영송전'의 철회를 촉구했다.
J씨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경북 울진군의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서 사진 촬영을 하던 중 방해
가 된다며 220년 된 금강송(신하송)을 포함해 수 십 그루의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낸 사실이 언론에
의해 보도되면서 약식 기소돼 500만 원의 벌금형을 받고 한국사진작가협회에서도 제명된 적이 있다.
이 단체들은 기자회견에서 "예술을 빙자한 반생명의 파렴치한 전시를 지금이라도 즉각 걷어치워야
한다"며 "생명의 죽음을 전시하는 행위는 더 이상 예술이 아니다. 생명의 죽음을 감상하는 탐미주의
는 예술이 아니라 정신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공공재인 금강소나무를 무참히 베어낸 J**의 사진은 '공공재의 비
극'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참혹한 전시"라며 "부도덕한, 정의롭지 않은 현실이 활개 치는 지금의 현
실을 바로 잡아야한다"고 촉구했다.
또 "그의 사진은 채 일주일도 안 되는 스키 경기를 위해 오백년 원시림 가리왕산을 베어내는 권력의
모습과 똑같다. 국민을 억압하지만, 선거 때만 되면 한 표를 구걸하는 정의롭지 않은 정치인과도 닮
았다"며 " J** 작가와 '미술과비평'은 전시를 즉각 철회하고, 생명 앞에 엎드려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J씨는 2011~2013년 세차례에 걸쳐 금강송 군락지인 경북 울진군 소재 산림보호구역에서 220
년 된 금강송 등 나무 25그루를 무단 벌목한 혐의로 약식 기소돼 2014년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
았다.
당시 J씨는 현지 주민을 일당 5~10만원에 고용해 금강송을 베어내게 한 것으로 드러났고, 무단 벌
목을 한 후 찍은 금강송 사진은 수백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