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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3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LED(청색 발광다이오드)와 같은 인공조명이 자연의 섭리를 방해하기 때문에 오염 물질로 다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엑서터대학교 생물학 연구팀은 인공조명이 생명체의 호르몬 수치, 번식 주기, 생존력에 영향을 주는 등 생태계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논문은 학술지 '네이처 이콜로지 앤드 이볼루션'에 게재됐다.
연구진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인공조명은 식물부터 곤충과 동물 등 넓은 범위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먼저 인공조명으로 인해 수면 주기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수치가 감소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또 야행성 동물뿐만 아니라 낮에 활동하는 생명체의 활동 양상도 영향을 받는다. 주로 밤에 활동하는 쥐와 같은 설치류의 활동 시간은 줄어들고, 새들은 먹이를 찾기 위해 더 이른 시간에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이 외에도 일부 식물이 예정보다 이른 봄에 싹을 틔우고, 바닷새들은 빛이 밝은 건물로 진입하며, 바다 거북이는 조명을 일출로 착각해 건물로 들어갔다가 길을 헤맨다고 설명했다.
전구 램프와 주행하는 자동차의 불빛으로 향했다가 죽음을 맞은 벌레들도 조명의 부정적 영향 중 하나로 지목됐다.
일부 식물과 박쥐 종은 인공조명 덕분에 좀 더 빠르게 성장하는 등 긍정적인 부분도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논문의 주요 집필진인 엑서터대 환경 및 지속가능성 연구협회의 케빈 개스턴 교수는 "인공조명의 영향이 매우 만연하다는 점이 놀랍다"며 "인공조명은 또 다른 오염 물질이다. 기후 변화와 유사한 관점에서 인공조명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개스턴 교수는 인공조명이 설치되는 범위와 그 빛의 강도가 매해 2%씩 증가하고 있다면서 지난 5∼10년간 전 세계 인공조명이 증가함에 따라 이의 영향을 입증할 증거도 함께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류는 본능적으로 어둠을 두려워하지만, 밤을 낮처럼 바꿔버리는 것은 필요 이상의 일"이라며 "적시적기에만 조명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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