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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우주인 우주선에서 방귀를 뀌다...
2017년 01월 31일 18시 29분  조회:4612  추천:0  작성자: 죽림

우주인 식단 

 

우주인 한 사람이 우주에서 1년 간 머무는 데는 물, 공기, 식품이 적어도 12t이나 필요하다. 3명의 승무원이 왕복 2년 걸리는 화성여행에 나선다면 무려 72t을 싣고 가야 한다. 로켓으로 화물 1㎏을 쏘아  올리는 데 수백만 원이 드는 우주여행에 트럭 수십 대 분량의 물과 통조림 따위를 싣고 5600만㎞ 이상 떨어진 화성까지 날아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가능할 것 같지 않다. 
우주인들은 지구에서는 상상하기 힘들만큼 재활용을 철저히 한다. 지금 우주에 떠있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도 승무원들은 오줌을 걸러낸 다음 증류해 식수로 마신다. 샤워나 세수한 물도 여러 번 걸러 수질검사를 통과하면 식수통에 붓는다. 우주선의 동력원인 연료전지를 가동하면 부산물로 물이 나오는데. 이것도 식수로 쓴다. 필요한 물의 대부분은 이렇게 조달한다. 물은 마실 뿐 아니라 전기분해해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만드는 데 쓰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주인들의 배설물은 어떻게 할까. 진공 건조해 모아두었다가 지구로 가져온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화성처럼 장거리 여행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과학자들은 모든 물질의 재활용과 재사용률을 100% 가까이 끌어올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믿는다. 이를테면 고형 배설물에서 수분을 빼내고 나머지 찌꺼기로 식물을 길러 식량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우주선 농장’이다. 미래 우주선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각종 기계와 장치가 들어있는 칸보다 태양전지로 햇빛을 비추는 인공농장이 더 많을 것이다. 이 농장은 식량생산뿐 아니라 탄산가스와 미량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산소를 만들어내는 기능도 한다. 최고의 과학기술을 동원한 장거리 우주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텃밭에서도 적용되는 원리라는 사실은 놀랍다. 사실 지구는 직경이 1만 2000㎞인 거대한 우주선 아닌가. 이 ‘우주선 지구호’가 제대로 운항하기 위한 최고의 매뉴얼은 바로 자연이다.
자연 흉내 내기는 어린 과학도들만의 호기심은 아니다. 어른들도 한다. 그것도 엄청난 규모로. 미국의 백만장자인 에드워드 배스는 작은 지구를 만들고 싶었다. 그는 미국 애리조나 주 남부 오라클의 사막지대에 1만 2000㎡의 거대한 유리온실을 만들었다. ‘생물권 2’라 이름 지어진(생물권 1은 지구이므로) 이 인공지구 속에는 지구의 축소판인 바다, 습지, 열대우림, 사막, 초원, 농경지 등을 만들었다. 염소, 원숭이, 지렁이, 벌새 등 3800여 종의 각종 동·식물과 함께 우주복 비슷한 단복을 입은 자원 참가자 남녀 4명씩 8명은 외부와 차단된 이 인공지구에서 1991년부터 2년간 지냈다. 마치 어항 속 버들치처럼. 만일 이들의 실험이 성공적이어서 온실 내부의 공기와 영양분 순환이 잘 이뤄져 외부의 지원 없이 생존할 수 있다면 우리는 달이나 화성에 비슷한 인간 거주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2년 뒤 실험은 일단 끝났지만 자급자족 생태계를 구성하려는 시도는 무참히 실패했다. 새와 동물, 곤충들은 번성하기는커녕 대부분 죽어버렸다. 바퀴벌레와 개미들이 ‘생물권’을 점령했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것은 2억 달러가 들어간 이 시설이 8명의 대원이 숨쉬기에 충분한 산소조차 공급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애초 약속과 달리 외부에서 산소를 긴급 투입해야 했다. 마치 어항의 기포발생기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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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탐사는 왕복 5년이 걸리는 대장정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우주인들의 식량이다.
우주인들이 먹는 식량은 1인당 하루 3.8파운드(약 1.7kg)다. 5년치는 자그마치 7,000파운드(약 3,178kg). 몇 명이 화성 왕복선에 승선할 지는 아직 모르지만 엄청난 양의 식량이 필요해 비좁은 우주선에 실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종류의 질문이 아니다.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그리고 질문을 받아들이는 깊이에 따라 아주 다양한 대답이 나올 수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만약 질문을 받은 사람이 우주선을 설계하는 기술자이거나 혹은 그 우주선에 탈 우주인이라면 질문을 받는 즉시 아마 다음과 같이 대답할지도 모른다. 
"하루 600리터의 산소와 2.5 리터의 물, 3,000kcal의 식량 그리고 300mmHg 이상의 기압과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주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약간 무미건조하긴 하지만 그의 대답은 사실과 다르지 않다. 
인간이 우주 환경에서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위에 열거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산소와 물, 그리고 식량이 필요한 건 주지의 사실이지만, 일정 크기 이상의 기압이 필요하다는 부분은 설명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 
사람을 그대로 우주 공간에 내 놓으면 어떻게 될까? 기압이 0에 가까운 우주 공간에서는 사람의 체온에서도 물이 끓는다. 때문에, 우주에 나가는 즉시 온몸의 체액이 끓어서 증발해 버린다. 평지보다 압력이 낮은 산 위에서 밥을 하면, 물이 낮은 온도에서 끓어 버리기 때문에 밥이 잘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우주선 내부에 불이 난다거나 하는 위급 상황에서 우주선 내부와 진공 상태인 우주를 연결하는 장치를 열어서 공기를 모두 빼 버린다고 하더라도 최후의 보루인 우주복의 내부는 항상 300mmHg 이상의 압력을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 
또한, 이산화탄소 제거 장치가 중요하게 생각되는 이유도 재미있다. 만약 밀폐된 우주선 내부에 산소 공급이 차단되면 어떻게 될까? 
산소가 공급되지 않더라도 우주선 내부 공기 중에 포함된 산소를 가지고 3명의 우주인이 3시간가량을 버틸 수 있다. 하지만, 그전에 이미 1시간 30분가량이 지나면 우주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내는 이산화탄소에 중독되어 버린다고 한다. 산소공급보다 이산화탄소 제거가 더 시급한 문제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지상 382km 상공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는 우주인들에겐 ‘식욕’이란 남의 나라 얘기다. 낯선 우주에서 우리 몸은 환경에 맞도록 변화한다. 지상과 달리 중력이 거의 ‘0’인 우주에서는 허리 아래쪽에 몰려 있던 혈액과 세포액이 허리 위로 올라온다. 코와 목이 부어 향과 맛을 느끼는 신경이 무뎌진다. 평형감각을 잃어버려 생기는 우주비행멀미도 식욕을 떨어뜨리는 데 일조한다. 
위와 아래 구분이 없는 무중력 환경에서는 눈, 세반고리관, 관절 등 우리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감각기관과 이를 관장하는 뇌 사이에 일대 혼란이 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입맛이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하지만 음식 문제로 인한 우주인들의 스트레스는 심각한 수준이다. 
정기영(대령·내과전문의) 공군항공우주의료원장은 “오랫동안 우주에서 생활하고 돌아온 우주인들이 밝힌 가장 큰 애로는 바로 음식으로 인한 스트레스”라고 말한다. 우주에서는 미국과 러시아식만 통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무는 우주인들도 하루 세 끼를 먹는다. 이들이 먹는 우주식은 수분 함량과 가공 방식에 따라 크게 6종류로 나뉜다. 대부분 건조시킨 맛없는 쇠고기와 과일, 야채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우주식은 정말 맛없다’는 20세기 우주비행사들의 푸념은 이제 옛말이다. 우주 음식이 우주인의 영양보충뿐만 아니라 지루한 우주 생활에 활력을 주는 요소로 인정받으면서 지구에서 먹던 그 맛 그대로의 음식이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기 시작한 것이다. ISS 우주인의 식단은 러시아 우주음식이 절반, 그리고 미국식이 나머지 절반을 차지한다. 우주 비행을 하기 몇 달 전 우주인은 150여 가지의 우주음식을 미리 맛보고 채점을 한다. 의학 전문가는 이 중 80여 종을 선택해 약 2주(16일)마다 바뀌는 개별 식단을 짠다. 
러시아 우주식은 정부 주도로 만들기 때문에 우주인에게 꼭 필요한 전통음식이 주를 차지한다. 보르시치(빨간 순무가 든 수프)나 트보로크(우유를 발효시켜 만든 음식)가 대표적인 예다. 이 밖에도 통조림에 든 생선이나 고기도 맛볼 수 있다. 음식에 기름기가 많아 한국인의 입에는 다소 맞지 않는다는 평이다. 
미국은 일찌감치 상업화에 눈을 돌렸다. 다국적 식품회사에 우주음식 개발을 맡겨 일반인도 구입해 맛을 볼 수 있다. 치킨 콘소메와 버섯크림 수프, 치즈와 닭고기가 들어간 볶음밥, 과일 칵테일, 달걀 스크램블 등 지금까지 200가지가 넘는 식단이 개발됐다. 떨어진 입맛 자극할 한국 우주식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3일 김치, 밥, 고추장, 된장국 등 한국의 전통 식품 10종을 러시아 의생물학연구소(IBMP)로부터 우주식품 최종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우주인들은 적어도 하루에 2,800 ㎉ 내에서 자신이 먹을 우주 음식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답니다. 개개인의 키와 몸무게에 따라 칼로리는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나, 식단 구성은 탄수화물 50%, 지방 30%, 단백질 15% 정도로 유지된답니다. 
첨가제, 각종 소스 : 케첩, 머스터드, 마요네즈, 타코 소스, 고춧가루 등은 파우치 형태의 봉지에 각각 담겨져 있어요. 단, 후춧가루는 오일에, 소금은 물이 섞인 형태로 폴리에틸렌 병에 담아져서 나와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후춧가루나 소금 가루가 우주선 기내에 마구 날라 다녀 기계 속으로 들어가 고장을 일으키는 등의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자연 형태의 식품 : 생과일이나 야채 외에도 땅콩, 쿠키 등이 여기에 속해요. 봉지를 가위로 잘라서 먹기만 하면 오케이!
열안정화 식품 : 열안정화 식품은 해로운 미생물이나 효소를 죽이기 위해 열처리한 것을 말해요. 알루미늄 캔, 플라스틱 컵, 레토르트 봉지 등 여러 형태를 지니죠. 참치나 연어와 같은 대부분의 생선과 과일들은 캔 형태로 열처리되고, 생선, 고기 등 메인 요리 사이에 먹는 앙뜨레류 음식은 레토르트 봉지 형태로 열처리되어 있어요. 캔은 당겨서 열어 먹고, 레토르트 식품은 열로 봉지를 데운 다음, 가위로 봉지를 열어  안에 든 음식을 먹게 되어 있어요. 요즘은 물을 가해 먹는 수화 식품보다는 열안정화 식품이 증가하는 추세예요. 우주선에서는 물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수화 식품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어요.
수화 식품 : 젤리 형태. 우주 식량이 든 봉지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오븐에 넣은 효과가 나서 쉽게 데워져요. 포장지 윗부분을 가위나 나이프로 자를 수 있게 되어 있고, 안의 내용물을 포크나 스푼으로 먹을 수 있지요. 
음료수 : 커피, 차, 오렌지 주스, 과일 펀치, 레모네이드 등이 있으며 가루 형태로 제공돼요. 음료수 포장은 호일 라미네이트로 만들어지는데, 음료수가 든 포장지 안에 물을 넣고 흔들어 빨대를 넣고 마시도록 되어 있죠. 또 사진처럼 음료수 통에 담겨 있기도 해요.

방사선 처리 식품 : 열안정화 식품과 다른 점은 해로운 미생물이나 포자를 죽이기 위해 열이 아닌 방사선 처리를 한 것! 그렇다면 왜 방사선 처리까지 해 가며 우주 식량에 들어가 있을지도 모를 미생물들을 박멸하는 것일까요? 그건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들은 우주선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우주에서는 신체의 면역 기능이 떨어져 지구에서와 같이 병에 대항해 잘 싸울 수 없어요. 실험 결과 실제로 박테리아는 우주에서 더 빨리 성장한답니다. 게다가 우주선은 비좁기 때문에 우주인들끼리 가까이 있죠. 그러다 보면 우주인들끼리 병균 감염도 더 쉽게 되겠죠? 그래서 항상 조심해야 한답니다. 만일 우주 식량을 먹고 탈이 나거나, 나쁜 병균으로부터 감염돼 병이 나면, 치료해 줄 시설이나 의료진이 없으니까요.  


우주 식량에서 꼭 체크해야 하는 영양소
철 : 우주인들은 하루에 지구인보다 철분을 10 ㎎ 정도 더 적게 섭취해야 해요. 우주 식량으로부터 공급되는 철은 새 적혈구 세포로 가게 되는데, 무중력 상태에서는 적혈구 생산량이 많지 않아 철도 그만큼 필요치 않지요. 우주인의 몸에 철이 많으면 철은 몸에 고스란히 저장돼, 오히려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요.

칼슘 : 칼슘은 뼈를 만들고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해요. 우주에서는 무중력 상태에서 붕붕 떠 다니기 때문에 신체가 느끼기에 뼈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 칼슘 사용을 중지하지요, 그래서 뼈가 약해지는 거예요. 지구로 돌아와 뼈 손상을 회복시키는 데는 무려 2년이나 걸린답니다. 

나트륨과 비타민 D : 이 두 성분은 뼈에 영향을 끼쳐요. 너무 많은 나트륨을 먹으면 뼈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에 우주 식량에는 나트륨 함량이 제한되어 있어요. 나트륨이 주성분인 소금은 식품의 보존 기간을 늘려 주기는 하지만 소금 양을 줄여야 해요. 또, 장기간 우주에 머물게 되면 비타민이 부족하게 되는데, 특히 우주에선 햇빛의 양이 부족해 비타민 D가 결핍되기 쉬워요. 인체는 햇빛을 받아 스스로 비타민 D를 생산하지만, 우주선에서는 햇빛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음식으로 비타민 D를 보충할 수밖에 없어요. 따라서 우주 식량에는 비타민 D가 풍부한 요구르트 치즈 같은 유제품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어요. 



이소연
지금까지 개발된 우주식은 150여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우주인들이 맛을 보고 고른 80여종으로 개별 식단이 짜여진다.
이씨는 “무중력 환경에서 먹는 우주식은 열려 있는 그릇에 넣어 둘 수 없어 완전히 닫혀 있는 비닐 팩이나 튜브, 캔 등 특수용기에 담겨 있다.”고 전했다. 혹시 음식 찌꺼기 하나라도 공중에 떠다니다 작동하는 기계에 들어가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우주식은 일반 음식과 달리, 칼륨 이온과 칼슘 이온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씨는 “우주에서 장기간 머물면 뼛속의 칼슘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 뼈가 약해지기 때문”이라면서 “우주인은 칼슘 함량이 높은 우주식을 섭취하고 날마다 규칙적인 운동을 함으로써 칼슘 손실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무중력 환경에서는 지상과 달리 혈액이 하체보다 상대적으로 상체에 많이 쏠리기 때문에 특수한 속옷까지 착용한다.
이씨는 “입맛을 잃기 쉬운 우주에서 ‘매콤하고 감칠맛나는’ 한국 김치가 우주인의 입맛을 되찾게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 음식이 우주식으로 만들어지면 우주인들에게 인기메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냉장고, 냉동고가 없다!
우주선에는 부족한 공간, 무게 제한, 한정된 전력 사용량 때문에 냉장고, 냉동고를 실을 수 없어요. 그래서 모든 우주 식량은 실온에서 몇 달간밖에 저장할 수 없어요. 우주에서는 냉동, 냉장 식품이 없기 때문에 우주인들은 우주화물선이 막 가져온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며칠 동안만 먹을 수 있고, 나머지는 모두 상온에서 유통이 가능한 우주 식량을 먹지요. 

*정수기가 없다!
우주선에는 지구에서부터 실어온 정수기 물은 없어요. 우주선에선 태양열 전지판을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로 깨끗한 물을 얻지요. 이 기계가 바로 워터 디스펜서(�물 분배기)! 우주인들은 식사 시간이면 냉동 건조된 우주 식량에 물을 부어 먹어요. 워터 디스펜서는 음식이나 음료수에 온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단 냉수는 안 나온답니다. 

*의자가 없다!
우주인들은 의자에 앉지 않고, 허벅지를 식탁 아래에 붙일 수 있도록 벨크로 테이프와 스프링을 허벅지에 부착시키고 식사를 해요. 그래서 마치 앉아 있는 것처럼 자세를 잡지요

*개수대나 조리대가 없다!
우주선에서는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설거지를 하지 않기 위해 가능하면 우주 식량 포장은 일인용, 일회용으로 되어 있어요. 음식이 남을 경우 보관할 수 있는 장치나 공간이 전혀 없으며, 무중력 상태에서의 물의 처리도 어렵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우주선 주방에는 개수대가 없어요. 우주선에서는 물 사용이 번거로워, 물로 헹구지 않는 치약과 샴푸를 사용하고, 샤워시의 튀는 물방울의 진공 집수 처리, 대소변의 진공 처리 등으로 최소량의 물을 사용하고 있답니다. 또한 대류 오븐으로는 80℃ 정도까지만 열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우주 식량은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완전 조리 식품들이에요. 그래서 조리대도 필요 없지요. 덕분에 우주선 안은 항상 깔끔하답니다.

*전자레인지가 없다!
우주선 주방에는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한 대류 오븐이 있을 뿐이에요. 이것은 마치 헤어드라이어기와 같이 뜨거운 열만 공급해 줘요. 대류 오븐으로는 우주 식량을 데울 수만 있을 뿐, 최고 온도가 80℃ 이상 올라가지 않아, 물을 끓이는 것은 불가능하죠. 따라서 우주선에서는 음식 조리가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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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3월 25일,
울피스 델리카트슨의 소고기 샌드위치가 우주로 발사 되었다. 샌드위치를 만든 울피의 특별한 지점은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멀지 않은 플로리다의 코코아 해변에 위치해 있었다. 우주 비행사 윌리 시라는 포장된 샌드위치를 들고 케네디 우주 센터로 다시 차를 몰았다. 그는 우주비행사 존 영이 제미니 3호 캡슐에 샌드위치를 몰래 갖고 탑승하게 해서, 동료 승무원 거스 그리섬을 놀려줄 작정이었다. 다섯 시간으로 예정된 비행이 시작된 지 두 시간쯤 지났을 때, 영은 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 작전은 예상과 달리 시시하게 끝나고 말았다.

그리섬: 그건 어디서 났나?
영: 내가 갖고 왔지. 맛이 어떤지 한번 먹어보자고. 냄새가 좋군, 안그래?
그리섬: 그래, 그런데 샌드위치가 흩어지고 있네, 주머니에 넣어야 겠어.
영: 그냥, 가져오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그리섬: 알겠어.

이 ‘소고기 샌드위치 사건’은 그해 말에 열린 의회 예산 청문회에서 NASA를 비판해오던 사람들의 표적이 되었다. 1965년 7월 12일 미국 의회 의사록에 의하면, 상원의원 모스는 50억 달러의 NASA 예산을 절반으로 줄이는 감축안을 추진하면서 존 영이 섭취량과 배출량을 너무나도 신중하게 측정했던 제미니 과학 프로그램 전체를 ‘우롱했다’ 고 비난했다. 또 다른 의원은 NASA의 행정관 제임스 웨브에게 우주비행사 두 명도 관리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관리할 수 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영은 공식적인 징계를 받았다.
밀반입된 샌드위치는 ‘건조된(한입 크기의)소고기 샌드위치’의 공식 제조 요건을 열여섯 가지나 위반했다. 제조 요건은 여섯 쪽에 달하며, 십계명에서나 사용했을 것 같은 무시무시한 구절로 시작된다. 예를 들어 ‘결코 습하거나 젖은 부분이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음식물의 겉 부분은 절대로 떨어져 나가거나 벗겨지면 아니 될 것이다.’ 와 같이 말이다. 더욱이 밀반입된 샌드위치는 결함 조항 102번 ‘낯선 냄새, 예를 들어 고약한 냄새’ 와 결함 조항 151번 ‘뼈, 껍데기 혹은 단단한 힘줄이 보이는’ 음식은 아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우주캡슐에서 먹을 음식은 울피스 델리카트슨의 샌드위치와는 정반대여야만 한다. 우선 무게가 가벼워야 한다. NASA가 우주로 500그램을 더 발사할 때마다, 궤도로 올리는 데까지 수천 달러의 추가 연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크기가 작아야만 한다. 제미니 3호 우주캡슐은 스포츠카의 내부보다도 좁았다. 이와 같은 음식물 크기와 무게의 엄격한 제한 때문에 우주 식품 공학자들은 가장 작은 부피의 음식 속에 가장 높은 영양과 에너지를 넣은 ‘칼로리 밀도’ 에 열중했다. (극지 탐험가들도 유사한 제약들과 칼로리 밀도 문제에 직면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정부 연구 예산 탓에 많은 양의 버터를 챙겨 간다) 심지어 베이컨도 유압 프레스로 짜서 더 작게 만든다.(그리곤 ‘사간 베이컨’ 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부른다)
압축 음식은 공간을 덜 차지할 뿐만 아니라 부서질 가능성도 적다. 우주선 엔지니어에게 음식물 부스러기는 관리 대상 이상의 문제다. 지구 상에서라면 바닥에 떨어진 부스러기는 청소부가 올 때까지 그냥 무시하거나 마루 틈에 껴둘 수 있겠지만, 무중력상태에서 부스러기는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고 둥둥 떠다닌다. 부스러기는 제어반 뒤를 떠다니거나 눈에 들어갈 수도 있다. 그리섬이 소고기 샌드위치가 부서지고 있는 것을 보고 얼른 호주머니에 넣었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올피스 샌드위치와 달리, 주사위 모양 샌드위치는 한 입에 넣을 수 있다. 토스트 한 조각을 한 입에 통째로 먹을 수 있다면 부스러기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만약 빵을 주사위 모양으로 만들어 굽는다면, 우리도 영과 그리섬이 우주여행 때 먹었던 방식 그대로의 토스트를 맛볼 수 있다. 우주 식품 공학자들은 안전을 기하기 위해 부스러기에까지 식용 코팅을 입혔다. (‘코팅을 잔뜩 입힌 토스트 조각들을 딱딱해질 때 까지 얼려라…..’ 조리법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공군과 육군, 기업이 섞여 있는 항공 우주 급식 팀은 주사위 모양의 음식을 완벽하게 코팅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한 기술 보고서는 골디락스식 조리법 개발을 간략하게 설명하낟. 조리법 5는 너무 끈적거렸다. 조리법 8은 진공에서 부서졌다. 그러나 조리법 11(녹인 돼지기름, 우유 단백질, 크녹스 젤라틴, 옥수수 녹말, 자당)은 매우 적절한 조합이었다. 물론 그것을 먹어야 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지만.
“맛대가리도 없으면서 코팅이 입천장에 들러붙어요.”
짐 로벨이 제미니 7호 비행 동안 지상 우주비행 관제 센터에게 불평한 내용이다.

무게가 3.1 그램도 나가지 않고 ‘45센티미터 높이에서 딱딱한 바닥으로 떨어뜨려도 부서지지 않는 코팅된 샌드위치를 만드는 일과, 이것을 몇 주에 걸쳐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고 행복감을 느끼면서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만드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다. 머큐리와 제미니 프로그램의 임무들은 한두 번을 제외하고는 기간이 짧은 편이었다. 하루나 일주일은 그저 아무거나 먹고도 살 수 있다. 그러나 NASA는 달 임무 기간의 목표를 최대 2주로 정했다.
그렇다면 NASA는 여러 궁금중을 미리 풀어야만 했다. 돼지기름 조각과 옥수수 전분을 일정하게 먹은 사람의 소화기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실험 주방에서 심사숙고해 만든 음식을 먹고 사람이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살 수 있는가? 그리고 더 비극적으로는 과연 사람이 얼마나 오랫동안 그 음식들을 먹고 싶어 하는가? 이런 종류의 음식이 우주비행사들의 사기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등을 말이다.
1960년대 전반에 걸쳐 NASA는 이런 의문들에 대한 해답을 얻기위해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큰돈을 지불했다. 우주 식품 연구 개발 계약서들은 라이트-패터슨 공군기지의 항공 우주 의학 연구소에 그리고 이후에는 브룩스 공군기지의 항공 우주 의학대학교에 보내졌다. 미 육군 네이틱 연구소는 제조 요건 초안을 작성했고, 기업들은 조리를 했으며, 항공 우주 의학 연구소와 항공 우주 의학대학교는 지상 실험을 맡았다. 이들 모두는 자원 팀원들이 최대 72일간 가상 우주비행을 위해 머물게 될 가상 우주선실을 정교하게 만들었다. 음식은 우주복과 위생 식이요법, 그리고 다양한 선실 대기들(다행이 70퍼센트의 헬륨을 포함해서)과 함께 실험했다.
영양사는 하루 세 차례, 실험 음식을 가상 우주선실 안에 갖다 둔다. 신병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온갖 형태의 가공식품과 엄격한 심사를 거친 우주 항공 식품을 먹고 살아남았다. 음식들은 주사위 모양이나 원기둥 모양이기도 했고, 걸쭉하거나 가루 형태거나 스틱 형태일 때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변화를 가하면 ‘원상태로 복귀가 가능한 음식’ 도 있었다. 영양사들은 안으로 들어간 음식의 무게를 재고, 계량하고, 분석했으며, 다시 밖으로 나온 것에 대해서도 똑 같은 일을 했다. 키스 스미스 중위는 소고기 스튜와 초코릿 푸딩이 포함된 항공 우주 식품의 영양 평가서에 ‘대변 샘플들은 (•••) 균질화한 뒤 냉동 건조시켰고 두 번 분석했다.’ 라고 썼다. 우리는 스미스 중령이 사용한 용기가 새지 않았기를 바라야 한다.
이 시기에 두 남자를 찍은 사진이 있다. 그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좁은 공간에서 수술복을 입고 다양한 바이털사인을 측정하는 모니터가 달리 허리띠를 매고 있다. 한 젊은 남자는 마치 2층 다리미판 처럼 보이는 좁고 가는 2층 침대 아래 칸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그의 왼손엔 아주 작은 케이크 같은 것이 들려 있고, 무릎 위 비닐봉지에는 주사위 모양의 음식들이 4층 이상으로 쌓여 담겨 있다. 그것이 바로 저녁 식사다. 코에는 관이 꽂혀 있다. 그의 룸메이트는 슈퍼맨의 클라크 켄트를 연상시키는 검은 안경테를 끼고,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을 쓴 채 콘솔 앞에 앉아 있다. 1965년에는 미래 지향저으로 보였을 콘솔이지만, 이제는 구닥다리로 보일 뿐이다. 사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우주 식품 직원, 1965~1969’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아마도 제목을 적은 사람은 ‘미니 샌드위치들이 심장박동수와 호흡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는 모습’ 정도의 정보성을 띈 제목을 짓고 싶지만, 그런 표현을 썼다가는 공군의 위엄에 손상을 입힐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대부분의 사진들은 영양사 메이 오하라와 씁쓸한 미소를 띠고 있는 이등병들이 항공 우주 의학대학교 실험실 안으로 들어가 해치를 닫기 전까지를 찍은 ‘실험 이전’의 사진들이다. 오하라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공군 영양사다운 외모, 즉 과체중도 저체중도 아닌 건강한 아름다움을 지녔지만, 공군 신병들의 심장박동수와 산소 흡수량에 심오한 영향을 미쳤을 것 같지는 않다. 오하라는 유능한 영양사였다. 군 통신사 기사는, 그녀가 ‘3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매일같이’ 다양한 우주 식품의 수용 가능성에 대해 걱정한다고 전한바 있다.
그녀 홀로 이성적인 의견을 내고 있는 것 같았다. 주사위 모양의 음식들이 시큰둥한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자들은 열성적으로 끈질기게 음식을 압착시켰다. 그들은 입안에서 침으로 10초 동안 적셔 원상 복귀시켜야 하는 건조식품이 일주일간 비행을 하는 군의 사기 또한 적실 수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임무가 계속되면서, 주사위 모양의 샌드위치 ‘일상적으로 되돌아오는 음식 중 하나’ 였다고 은퇴한 NASA 식품 과학자 찰스 벌랜드는 말한다.(음식들이 몸 밖으로 역류되었다는 게 아니라, 착륙 후까지 우주선에 그대로 실려 있었다는 뜻인 것 같다)
나는 주중 오후에 점심을 먹은 직후, 텍사스에 있는 오하라 메이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이제 70대다. 나는 그녀에게 무엇을 먹었는지 물었다. 전직 영양사답게 마치 식당의 메뉴를 말하는 듯했다.
“구운 소고기 치즈 샌드위치와 포도 그리고 화채를 먹었어요.”
나는 메이에게 항공 우주 의학대학교의 실험 참가자들이 중도에 포기하고 연구실을 떠나거나, 한밤중에 햄버거를 사 먹으러 나갔다가 우주선실 밖으로 추방된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모두 아주 협조적이었어요.”
메이는 대답했다. 우선 실험 참가자들은 기초 훈련을 면제받았다. 한 달 동안 음식 씹는 것 말고는 다른 육체적 노동이 없다는 점은 실험 참가자들의 마음을 확실히 움직였다. 게다가 자원한 대가로 그들은 공군 임무 배정 선택권을 가질 수 있었다.
항공 우주 의학 연구소 모의 실험실의 자원자들은 인근에 위치한 데이튼 대학교의 대학원생들이었다. 아마도 그들이 돈을 받으며 실험에 임했기에 혹은 데이튼 대학교가 가톨릭 학교였기에, 참가자들의 행실이 대체로 좋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찬 예배를 드리지 모하는 것이 이따금 문제가 되었다. 어떤 자원자는 어찌나 흥분했던지 과학자들이 조항을 깨고 신부를 불러왔을 정도였다. 신부는 폐쇄회로 TV와 마이크를 이용해서 성찬 예배를 드렸다. 음식을 내주는 창구엔 소량의 포도주와 영성체용 과자가 놓였다. 아마도 과거의 감칠맛만은 성찬에 못지않게 좋았을 것이다.
어떤 실험 음식은 주사위 모양 음식보다 훨씬 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밀크셰이크였어요. 그리고 다음 날에도 아침, 점심, 저녁 밀크셰이크였죠.”
항공 우주 의학 연구소 우주선실 모의실험실을 책임졌던 장교 존 브라운의 말이다. 1~9까지 등급으로 평가했을 때, 30일 동안 이 같은 식단을 먹었던 자원자들은 음식에 평균적으로 3(적당히 싫다)을 주었다. 브라운은 내게 3은 아마도 1(매우 싫다)을 의미했을 거라고 귀띔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설문지에 질문지가 듣고 싶어 하는 대답을 써놓았던 거죠.”
어떤 실험 참가자는 자신과 동료 자원자들이 공급받은 음식을 선실 바닥으로 던져버리곤 했다고 브라운에게 고백하기도 했다. 밀크셰이크의 악평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은 자그마치 스무 가지의 다른 상용 유동식품 조리법을 평가했다. 공군 기술 보고서를 읽은 적이 있는데 식용 종이의 바람직한 특징, 즉 ‘맛없고, 유연하고, 끈끈함’ 이 나열되어 있었다. 나는 바로 이것이 우주 식품 개발자의 특징이 아닐까 생각했다. 
한편 항공 우주 의학대학교에서는 노먼 하이델보가 자신이 고안한 유동식품을 실험하고 있었다. 공군 보도 자료는 그것을 ‘에그노그식단’이라 불렀다. 메이 오하라는 그것을 ‘가루로 된 인슈어 음료’라고 표현했다.
“그건 정말로 받아들일 만한 수준이 아니였어요.”
그녀는 평소와 다른 강한 어조로 말했다. 하이델보가 만든 유동식품이 정말 맛이 없었나 보다.
비록 영양학이 독특한 혈통을 가진 미각 사디스트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여기엔 다른 힘들도 작용했다. 때는 1960년대 였다. 미국인들은 문명의 편리함과 그것을 있게 한 우주 시대의 기술에 도취되어 있었다. 여성은 다시 일터로 돌아가고 있었고, 요리하고 살림하는 시간은 더 줄어들었다. 스틱 형태나 주머니에 든 음식은 신기하기도 했거니와 시간을 절약해주는 반가운 선물이었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변화 덕에 항공 우주 의학 연구소에서 가장 인기 없던 유동식품이 제품으로 출시되어 오랜 시간 사랑받는 네슬레의 ‘카네이션 인스턴트 브렉퍼스트’ 같은 제품이 되기도 했다. 스틱 형태의 우주 식품도 처음엔 군의 실패작이었다. 공군이 ‘고공 급실을 위한 스틱형 식품’ 이라고 불렀던 이것은, 원래 여압복 헬멧의 틈새로 쑤셔 넣을 수 있는 음식을 개발하다 만들어졌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충분히 딱딱하게 만들 수 없었어요.”
오하라가 말했다. 이후 필스버리 사가 스틱형 식품을 다시 상용화했다. 벌랜드는 필스버리 식품이 이따금 간식으로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발사되기도 했다고 말한다. 영양 보충 스틱이라는 이름으로 올라가기도 하지만, 때로는 어느 누구도 속지 않을 캐러멜 스틱이 올라가기도 한다.
스틱형 식품과 아침 식사 대용 음료를 만든 식품 회사들조차 미국의 일반 가정에서 이것들만 먹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왠지 극단적인 영양학자들이 NASA의 견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들은 커피를 ‘탄소 화합물’ 이라고 불렀으며, ‘음식 토핑 전략’ 에 대한 교재를 집필한 사람들이기도 했다. 1964년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영양학 교수 네빈 스크림쇼는 이렇게 말했다. 
“시간을 가치 있고 도전적인 일들로 채우는 사람들은, 삶을 풍요롭게 하고 의욕을 북돋워주는 음식, 그중에서도 입속에 넣고 씹어야 하는 음식의 섭취를 굳이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스크림쇼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실험 참가자들이 두 달간 저녁식사로 유동식품을 먹었으나, 아무런 불평이 없었다는 점을 증거로 내세웠다. 제미니의 우주비행사들은 주사위 모양 음식보다 더 끔찍한 음식을 먹을 운명을 간신히 모면했다. NASA의 에드워드 미셸은 같은 장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제미니 프로그램에 유동식품이 공식 식단으로 지정되길 희망합니다, (•••) 비행 전과 비행 중, 그리고 비행 후 2주에 걸쳐 이 음식을 사용할 것입니다.”
스크림쇼의 말은 옳지 않았다. 사람은 ‘반드시 입속에 넣고 씹을 음식을 필요로 한다.’ 우주비행사에게 유동식품을 먹게 하면, 그들은 고형식품을 갈망할 것이다. 아침 한 끼만 머큐리 시대의 튜브 음식을 먹었는데도 그랬다. 우주비행사들은 더 이상 튜브 음식을 먹지 않지만, 군 조종사들은 임무 수행 중 샌드위치를 벗겨 먹을 시간이 없을 때 튜브 음식을 먹는다. 네이틱에 위치한 미 육군 전투 급식 부서의 공학자이자 붙임성 좋은 성격의 바키 러버리지는 조리 기술과 방법이 머큐리 시대 이후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버리지는 나를 네이틱으로 초대했다. (“댄 내트레스가 21세기형 아침식사로 튜브형 애플파이를 만들고 있어요.”)
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네이틱을 방문할 수 없었지만, 그녀는 친절하게도 샘플 한 박스를 보내주었다. 그건 꼭 내 의붓딸 릴리의 유화물감처럼 보였다.
튜브형 음식을 먹는 것은 독특한 불안감을 유발한다. 인간이라는 생물체가 이용할 수 있는 두 개의 우수한 통제 시스템인 시각과 후각의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다. 벌랜드는 우주비행사가 튜브형 음식을 싫어하는 까닭은 ‘자신들이 먹고 있는 것을 볼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기 때문’ 이라고 말해주었다. 또한, 음식의 질감 혹은 식품 기술 용어로는 ‘입에 닿는 느낌’ 이 불안감을 배가 시킨다. 라벨에 ‘슬러피조’ 라고 쓰여 있다면, 사람들은 ‘슬러피 조’ 샌드위치를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네이틱의 튜브 음식에는 다진 고기의 특징을 전혀 찾을 수 없다. 그것은 퓌레다. 찰스 벌랜드의 말대로, 모든 튜브 음식은 ‘튜브 입구 때문에 질감의 제한이 있는 탓에’ 그럴 수 밖에 없다.
최초의 우주 식품은 사실상 유아용 이유식이었다. 그러나 유아라도 숟가락을 이용한다. 머큐리 호 우주비행사들은 알루미늄 구멍을 마치 젖을 먹듯 빨아 먹어야 했다. 전혀 영웅답게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밝혀진 대로, 이 방식을 피하기가 어려운 것만도 아니었다. 메이 오하라는 숟가락과 펼친 용기도 음식이 ‘들러붙는 성질만 있다면’ 무중력상태에서도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말한다. 만약 음식이 충분히 두툼하고 축축하기만 하면, 표면장력은 음식이 떨어져 나가거나 떠 다니는 것을 막을 것이다.
슬러피 조는 흡사, 얼린 엘칠라다 소스 같은 맛이 났다. 누군가가 분명히 당황한 나머지 라벨에 그저 ‘채식주의자용’ 이라고만 적어 놓은, 네이틱의 채식주의자용 요리도 약간 매운 맛이 나는 토마토 퓌레엿다. 머큐리 호의 우주비행사가 된다는 것은 구멍가게 소스 진열 통로에 갖힌 느낌일 것이다. 그러나 존 글렌의 역사적인 사과소스 튜브와 조리법이 동일한 네이틱의 사과 소스는 제법 맛이 괜찮았다.
아마도 그건 친숙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보통은 사과 소스가 당연히 퓌레처럼 만들어질 거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초기 우주 식품의 문제점들 가운데 하나는 바로 생소함이었다. 춥고, 비좁고, 삭막하기까지 한 깡통을 타고 우주를 질주하고 있을 때는 뭔가 편안하고 친근한 것을 갈구하게 마련이다. 우주 식품으로 대중은 신기한 음식을 맛보는 기쁨을 얻었지만, 우주비행사들은 그런 신기함을 신물이 날 정도로 많이 경험해야 했다.

우주비행사들 사이에서는 때때로 저녁 식사와 함께 음료수를 마시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맥주는 비행 금지 품목이다. 중력이 없다면 탄산 거품이 표면으로 올라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거품이 부글부글 생길 뿐이죠.”
벌랜드가 말한다. 그는 코카콜라가 무중력 자판기를 개발하는 데 45만 달러를 들였지만 생물학적 문제에 직면해 실패했다고 말했다. 거품이 위장의 윗부분으로 올라오지 않기 때문에 우주비행사들이 계속해서 트림을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액체 스프레이 때문에 트림이 나오기도 했죠.”
벌랜드가 덧붙인다.
벌랜드는 스카이랩에서의 식사에 와인을 곁들여보려고 노력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포도주 양조학자들은 그에게 와인 대신 셰리주를 고려해보라고 조언했다. 셰리주는 생산 과정에서 가열하므로 보관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와인계에서 셰리주는 저온 살균된 오렌지 주스로 통한다. 유리병은 안전상의 이유로 우주선 탑재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폴 메이슨 크림 셰리라는 셰리주를 비닐 주머니에 담아 푸딩 캔 소에 넣어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조치는 와인이 아닌 크림 셰리라는 것으로 이미 줄어든 매력에, 더한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우주여행을 하는 여느 새로운 기술이 그랬듯, 셰리 캔 역시 무중력 실험을 위해 포물선 비행이 이루어졌다. 비록 포장은 잘 되었지만, 그날 탑승한 어느 누구도 그 제품을 마시고 싶어 하지 않았다. 셰리주의 진한 냄새는 금방 선실 안을 가득 채워 포물선 비행 시 으레 일어나는 메스꺼움을 더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캔을 따자마자, 사람들이 구토 주머니를 움켜잡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벌랜드는 이렇게 회상한다.
이러한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벌랜드는 폴 메이슨 크림 셰리주 몇 상자를 구매하는 청구 주문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셰리주가 포장에 들어가기 직전, 누군가가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언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 술을 먹지 않는 납세자들의 항의 편지가 NASA로 날아들기 시작했다. 결국 NASA는 캔에 든 크림 셰리주를 포장하고, 청구하고, 실험하느라 엄청나게 많은 돈을 썻음에도 불구하고, 그 노력 전체를 엎었다.
설령 이것이 비행에 성공했다고 해도, 스카이랩의 셰리주는 정부가 병역 의무를 위해서 식량으로 보급한 최초의 알코올음료는 아니었다. 영국 해군의 경우 1970년까지 럼주가 배급품에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1802~1832년까지 미국의 군 식량에는 하루 치 식량의 소고기와 빵과 함께 럼, 브랜디, 혹은 위스키 두 잔 정도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병사들에게는 100끼니마다 비누와 700그램의 양초가 지급되었다. 양초는 조명으로 혹은 물물교환의 용도로 사용되었다. 아주 깔끔한 사람이라면 초를 녹여 소고기 샌드위치 표면을 코팅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초기 우주 식품의 비인간성이 전적으로 영양학자의 탓은 아니었다. 찰스 벌랜드는 유동식품 보급자 노면 하이델보의 이름 뒤에 붙는 ‘USAF VC’라는 약자를 지적하여 내가 간과했던 무언가를 환기시켜 주었다. 하이델보는 공군 수의사 단체의 소속이었던 것이다. 우주비행사의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229쪽짜리 안내서인 항공 우주 급식용 음시의 제조 요건의 편집자 중 한 명인 로버트 플렌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식품 과학자 중에는 군 수의사가 많았어요.”
벌랜드가 말해주었다. 에어로비 원숭이 발사와 스태프 대령이 감속 슬레드를 연구했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당시 공군은 실험용 동물들을 보유하고 있었고 따라서 수의사들도 존재했다. 여기서 ‘수의사’라는 말이 부족하다면, ‘우주생리학을 지원하는 수의사’라고 풀어 쓸 수도 있겠다.
1962년, ‘미 공군 수의사는 못 할 게 없다!” 라는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의 책무에 ‘식품을 실험하고 제조하는 것’ 도 포함되었다. 섭취 대상은 처음에는 동물, 종국에는 우주비행사들로까지 확대되었다. 우주 승무원에게는 나쁜 소식이었다.
연구용 동물이나 가축의 급식을 담당하는 수의사들은 세 가지 주제에 관심이 있었다. 바로 비용 절약, 사용의 편의성, 건강 문제 발생 예방이다. 원숭이나 소가 그들이 만든 음식을 좋아하는가의 여부는 전혀 관심 밖이었다. 이런 까닭에 버터스카치 유동식품과 압축된 콘플레이크, 주사위 모양 땅콩 크림을 수의사들에게 설명하기란 어려웠다.
“수의사들은 말했어요. ‘동물에게 먹이를 줄 때는, 그저 먹이 주머니를 잘 섞어 내용물을 꺼내주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동물은 필요한 모든 것을 얻어요. 하지만 우주비행사에게는 왜 그렇게 하면 안되는 거죠?’ 라고요.”
때때로 수의사들은 그렇게 했다. 노먼 하이델보가 1967년에 제출한 기술 보고서. 알 모양 식품의 소량 제조법이 그 증거다. 하이델보는 우주비행사 음식을 만들었다! 이 음식에 중량을 기준으로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재료 두 가지는, 커피메이트 ‘분말 크림’과 포도당/엿당이었다. 이는 알 모양 식품이 ‘매우 맛있다’는 수의사들의 주장에 의문이 들게 한다. 이번에도 맛은 수의사들의 최우선 관심사가 아니었다. 최우선 관심사는 중량과 부피였다. 하이델보는 이러한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음식을 골랐다.

대략 606세제곱센티미터의 정육면체 음식으로 대략2,600킬로칼로리, 즉 2,600만 칼로리를 제공할 수 있다면 칼로리 밀도는 충분할 것이다.

1964년,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양계학과 교수인 새뮤얼 렙콥스키가 제안한 방법을 읽어본다면 하이델보의 공간 절약 방법이 극단적으로 들리지만은 않을 것이다. 렙콥스키는 자신이 미치광이 같은 말을 지껄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듯 이야기를 이어간다.

만약 살찐 우주비행사를 찾을 수 있다면, 그러니까 20킬로그램의 지방을 가진 뚱뚱한 우주비행사는 (•••) 18만 4,000칼로리의 비축 열량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 정도라면 90일 동안 매일 2,900칼로리 이상을 스스로 제공할 것이다.

이 말인즉슨, 식량을 전혀 싣지 않고 발사했을 때 절약할 수 있는 로켓의 연료를 생각해보라!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우주비행사들을 쫄쫄 굶긴다면 앞서 밝힌 NASA의 또 다른 걱정인 ‘오물 관리’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배설물 주머니를 사용하는 거은 대단히 불쾌했을 뿐만 아니라, 최종 산물의 지독한 냄새는 귀중한 선실을 가득 채웠다.
벌랜드는 말한다.
“우주비행사들은 음식을 먹지 않고 알약만 먹고 싶어 했어요. 그들은 언제나 그 이야기를 했지요.”
식품 과학자들은 이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우주비행사들의 대비책은 끼니를 거르는 것이었다. 음식 주머니 안에 먹을 게 들어 있다는 사실이 배고픔을 견디게 해줬다.
짐 로벨과 프랭크 보먼은 제미니 7호 캡슐에 14일 동안 갇혀 잇었다. 단식은 더 이상 실행 가능한 오물 관리 전략이 아니었다. (“프랭크는 9일 동안 화장실에 가지 않고 버텼던 것 같아요.” 짐 로벨은 NASA의 육성 기록에서 이렇게 남겼다. 그 시점에서 프랭크 보먼이 말했다. “짐 로벨은 NASA의 육성기록에서 이렇게 남겼다. 그 시점에서 프랭크 보먼이 말했다. “짐, 이제 그것도 끝이야. 난 볼일을 봐야겠어.” 로벨이 대답했다. “프랭크, 좀 참아 봐. 이제 여기서 지낼 날도 5일밖에 남지 않았어!”) NASA의 새로운 임무는 작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배설물이 적은’ 음식을 개발하는 것이다. ‘머큐리와 제미니 같은 단기 임무를 수행하는 비행에서는 장운동이 별로 없었다.’ 라고 보먼은 회고록에 적었다.
그럼 이제,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가상 우주비행사들에게로 돌아가 보자. ‘실험 음식과 가상 우주 상황이 인체의 배설물 성질에 미치는 영향’ 이라는 제목의 기술 보고서 AMRL 66-147은, 항공 우주 의학 연구소 모의실험실에서 로벨과 보먼의 대역을 맡은 네 남자의 고통스러운 14일을 상세히 상술한다. 최초로 실험된 음식들은 모두 주사위 모양으로 만들어진 악명 높은 음식이었다. 미니 샌드위치, 한 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고기, 아주 작은 디저트가 바로 그 음식들이다. 너무 작다 보니 마치 인형들이 주방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주사위 모양 음식은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주범이었다. 음식 표면에 입혀지는 코팅은 돼지기름 대신 야자유로 바뀌었다. 야자유는 거의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장을 통과했다. 이는 젊은 이등병에게, 우리에게는 생소한 지방변증을 일으켰다. (지방변증이란 대변에 물기가 많은 설사와 달리, 기름기가 많은 것을 뜻한다.) 샌안토니오 지역 신문인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의 기사를 인용하면, 지방변증은 ‘궤도를 도는 우주선에서의 능률적인 임무 수행을 방해하는 위장 효과들’ 을 발생시켰다. 리포터는 말을 삼가고 있었지만, 기술 보고서는 그것을 똑똑히 설명했다. 기름기가 많은 대변은 냄새가 지독할뿐더러 지저분하다. 공식적인 표현은 ‘죽같이 흐물거리지만 액체는 아닌 것’ 인데, 실험 참가자들이 가장 흔히 사용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들은 매일매일 자신의 배설물을 조사하고 점수를 매겨야 했기 때문에 고통은 더욱 가중되었다. 보고서는 변실금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나는 기꺼이 할 수 있다. 만약 올레스트라나 주사위 모양 우주 음식의 코팅제 때문에 똥에 기름기가 생겼다면 일부는 밖으로 새어 나올지도 모른다. 한 벌의 속옷으로 2주간 우주비행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항문에서 새어 나온 똥이 전혀 반갑지 않을 것이다.
또한 유동식품 가운데 하나인 ‘42일간의 밀크셰이크’ 도 실험되었다. 유동식품은 ‘배설물 방출 빈도’ 뿐만 아니라 오줌을 누게 될 거라고 예상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음료 안에 녹아 있는 섬유소 때문에 배변 양이 엄청났으며, 눈에 띄게 늘 때도, 심지어 두 배 이상이 되기도 했다.

얄궃게도 우주비행사의 ‘배설물’을 최소화하고 싶었다면, 정확히 그가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인 스테이크를 먹였어야 했다.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은 지구 상의 어느 것보다도 소화율이 가장 높다. 고기는 잘게 자를수록 소화 흡수도 더 잘 된다. 배출할 게 거의 없을 정도까지 말이다.
“최고급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의 경우 소화율이 거의 90퍼센트에 달해요.”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의 동물 영양 과학 교수인 조지 파히는 지방은 94퍼센트까지 소화될 수 있으며, 등심 스테이크 300그램에서는 이제스타가 단3그램밖에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최고의 식품은 달걀이다. 1964년에 열린 ‘우주에서의 영양 및 오물 문제’ 학회의 토론자였던 프란츠 잉겔핑거는 이렇게 기록한 바 있다. ‘완숙된 달걀만큼 완전히 소화되고 흡수되는 음식은 없다.’ 라고 말이다. 이것이 바로 NASA의 전통, 발사일 아침 식사로 스테이크와 달걀을 제공하는 이유 중 하나다. 우주비행사 입장에서는 복장을 완전히 갖취 입은 채 여덟 시간, 혹은 그 이상을 드러누워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륙 전 아침 식사로 시리얼을 먹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소련 항공 우주국은 이륙 전 우주비행사들에게 스테이크와 달걀을 주지는 않았다. 대신 그들에게 관장제 1리터를 주었다)
배설물 전문가 파히는 애완동물 식품 산업의 고문을 맡고 있다. NASA가 함께 일해야만 하는 동물 과학 전문가는 공군의 수의사가 아니라 바로 이들이다. 애완동물 식품 제조자의 최우선적 관심사 두가지는 맛과 ‘배설물의 특질’이다. 즉, 그들은 밥그릇을 깨끗하게 비우고, 거실 카펫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무엇보다도 주인들은 애완동물이 좋아할 것 같은 음식을 먹이고 싶어 한다. 나는 이것 또한 NASA의 목적과 같다고 생각한다. 파히가 뜻밖에 농담을 하며 말했다.
“다음으로 신경 쓰는 것은 배설물의 굳기에요. 딱딱한 배설물이 나와야 해요. 그래야 집어서 처분하기가 쉬우니까요. 제미니와 아폴로호 우주비행사들의 질척한 배설물은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이 아니랍니다.”
또한 애완동물 식품 제조자들은 ‘배설물 방출 빈도’를 낮춘다는 초기 우주 식품 과학자들의 목적도 공유한다. 고층 아파트에 사는 개는 고장 두 번의 외출 기회를 갖는다. 주인이 일터로 떠나기 전인 아침 한 번과, 저녁에 한 번 정도다. 파히는 말한다.
“개들은 여덟 시간 동안 배설을 참고 있을 수 있어야만 해요.”
이런 상황은 개나 발사대에 선 우주비행사나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우주비행사들도 배설 주머니와 맞닥뜨리기 전 가능한 오랫동안 배설을 참고 싶을 것이다.
방출 빈도를 줄이는 다른 방법은 온화한 성격의 우주비행사를 선발하는 것일 수도 잇다. 활동적인 개는 신진대사도 빠르다. 음식이 몸속을 빨리 통과하므로 완전히 소화될 기회가 없다. 사냥개는 천성적으로 흥분하기 쉬워서 배설물이 질척해지는 경향이 있다. 어느 순간에라도 먹잇감을 찾아 뛰어나가도록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다. (여기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렇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음식이란 덜 씹을수록 소화되지 않은 채 통과하는 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파히라면 초기 우주비행사들에게 어떤 음식을 제공했을까? 그는 탄수화물인 쌀을 추천했다. 쌀은 모든 탄수화물 중에 가장 찌꺼기가 적다. (이 때문에 애완동물 식품 제조 회사인 퓨리나에서는 ‘양고기와 감자’가 아닌 ‘양고기와 쌀’을 만든다) 또한 파히는 우주비행사 식단에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넣지 않을 것이다. 이것들은 배설양도 많게 하거니와 방출 빈도도 잦게 만든다. 그렇다고 찌꺼기나 섬유소가 전혀 없는 가공식품만 먹인다면 변비에 걸릴 것이다. 변비는 비행 길이에 따라 이상적일 수도 있겠다. ‘단기 비행에 중점을 두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오물 처리 문제에 대한 가장 실질적인 해답은 우주비행사들을 변비에 걸리게 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프란츠 잉겔핑거는 이렇게 적었다.

소고기 샌드위치 사건이 있고 12년 뒤, 우주비행사 존 영은 온 국민이 지켜보는 뉴스 방송에서 그의 고용주를 다시 한 번 당황시켰다. 영은 아폴로 16호의 동료 승무원 찰리 듀크와 함께 달 착륙선 오리온에 앉아 있었다. 그건 우주로 나가 암석들을 수집한 다음 날이었다. 무선으로 지상 우주비행 관제 센터에 보고하는 동안, 영이 불쑥 말했다.
“내가 또 방귀를 뀌었어, 또 뀌었다고, 찰리, 그들이 무슨 음식을 준건지 모르겠어. (•••) 아무래도 위 속에 신게 들어 있는 것 같아.”
칼륨 부족으로 승무원들이 심장 부정맥 증상을 보였던 아폴로 15호의 선례에 따라, NASA는 칼륨이 첨가된 오렌지 주스와 자몽 주스, 그 밖에 감귤류 주스를 메뉴에 넣은 상태였다.
영은 계속해서 방귀를 뀌었다. 임무 필기록에 그 모든 내용이 실려있다.
“내 말은, 지난 20년 동안 이렇게 많은 오렌지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는 거야. 한 가지 장담하지. 남은 12일 동안은 이걸 절대로 다시는 먹지 않겠어. 그들이 만약 내 아침 식사에 칼륨을 넣겠다고 하면, 다 토해버릴 거야. 나도 오렌지를 이따금씩 먹는 건 좋아해. 정말이야. 하지만 내가 만약 오렌지들 속에 파묻히게 된다면 정말 돌아버리고 말거야.”
잠시 뒤, 지상 우주비행 관제 센터가 영에게 훨씬 더 난감한 말을 전해왔다.

캡컴(지상 기지의 우주선 교신 담당자): 오리온, 휴스턴이다.
영 : 네.
캡컴 : 알겠네. 마이크가 계속 켜져 있었어.
영 : 앗. 이게 얼마나 오랫동안 켜져 있었던 거죠?
캡컴: 자네가 투덜거리는 내내 켜져 있었네. 

이번에 화가 난 것은 의회가 아니었다. 영의 발언이 언론을 강타 한 후, 플로리다 주지사는 플로리다 주의 주요 농작물을 변호하는 성명서를 냈다. 찰리 듀크는 회고록에서 이 사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문제의 원인이 우리의 오렌지 주스라는 게 아니다. 그것은 플로리다에서 나지 않는 인공 대체물이다.

사실, 문제의 원인은 오렌지 주스가 아니라 칼륨이었다. 1964년에 열린 ‘우주에서의 영양 및 오물 문제’ 학회에 참가한 또 다른 토론자인 미국 농무부 위장 내 가스 연구자 에드윈 머피의 말을 인용하자면, 오렌지 주스는 ‘위장에 가스를 차게 하는 정도’가 낮다.
머피는 실험 참가자 직장에 도관을 연결해 가스가 측량 장치 안으로 들어가도록 설치한 후 ‘실험용 콩 식사’ 를 그들에게 제공하며 연구한 결과를 보고했다. 그는 개인차에 관심이 있었다. 위장 내 가스의 총 부피뿐만 아니라 가스 성분 함량 차이까지 말이다. 장에서 기생하는 박테리아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인구 절반은 스스로 메탄을 생산하지 못한다. 그런 사람들은 우주비행사로서 매력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메탄이 고약한 냄새가 나기 때문이 아니라 (메탄은 냄새가 없다) 인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공익기업에서 ‘천연가스’라고 판매하는 것이 바로 메탄이다)
머피는 NASA의 우주비행사 선발 위원회에 이런 독특한 제안을 했다.

폭발성이 있는 메탄이나 수소를 거의 혹은 전혀 만들지 않는 사람중에서 우주비행사를 뽑을 수 있다. 그리고 황화수소나 다른 악취나는 가스 성분들을 아주 적게 생산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선발할 수도 있다. (•••) 더욱이 우주비행사는 같은 중량의 음식이라도 가스가 차는 정도가 개개인별로 다르기 때문에, 장에 탈이 나지 않고 가스도 거의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된 사람들을 선택할 수 있다.
머피는 연구 중에 이상적인 우주비행사 후보를 만난 적이 있다.

추가 연구를 위해 특별히 관심을 두었던 실험 참가자가 있었다. 그 실험 참가자는 100그램의 건조된 콩을 섭취하고도 가스를 전혀 만들지 않았다.

이는 가스가 가장 많이 나오는 시간(콩을 섭취하고 5~6시간 뒤) 동안 시간당 한 컵에서 거의 세 컵 분량의 가스가 통과하는 평균적인 장과는 전혀 달랐다. 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상위 그룹은 콜라 두 캔 정도의 방귀를 만들어낸다. 창문도 열 수 없는 좁디좁은 공간에서 말이다.
NASA는 체질적으로 가스가 차지 않는 사람을 모집하는 대신 소화기관을 멸균시켜 ‘가스를 만들지’ 않게 하는 방법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머피는 향균제를 복약한 어떤 실험 참가자가 악명 높은 콩 음식을 머은 후 가스 배출량이 50퍼센트 미만으로 줄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NASA가 실제로 택한 이성적인 방법은 그저 가스를 많이 만드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었다. 아폴로 시대 전반에 걸쳐 콩과 배추, 꼬마 양배추, 브로콜리는 금지 품목이었다. “콩은 우주왕복선 때까지 사용되지 않았지요.”라고 찰스 벌랜드는 말한다.
콩이 식단에 등장한 것을 환영한 사람들이 있는데, 맛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특히 승무원 전원이 남성으로 이루어진 비행일 때 무중력 방귀는 아주 인기 잇는 오락거리였다. 나는 우주비행사들이 방귀를 마치 로켓 추진체처럼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로저 크라우치의 표현을 빌리자면 ‘중간 갑판을 향해 자신의 몸을 발사시킨다’는 얘기다. 그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지만 미심쩍어했다. 그는 이메일을 통해 ‘가스의 배출량과 속도는 사람 무게에 비해 아주 작아요.’ 라고 말했다. 따라서 방귀가 80킬로그램이 나가는 우주비행사를 가속시킬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크라우치는 내뿜어진 공기는 어떤 방향으로도 우주비행사를 추진시키지 못하며, 허파는 약 6리터의 공기를 품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머피 박사에게 배운 것처럼, 많아야 음료수 세 캔 정도의 가스뿐인 방귀와 달리 말이다.
보통 사람의 방귀라면 말이다. ‘나의 유전자는 소화 부산물을 배출하는 뛰어난 능력을 나에게 주었어요.’ 크라우치는 이렇게 썻다. ‘그래서 이걸 시험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정말로 크고 빠르게 배출된 방귀라 생각했는데도 내 몸은 별로 움직이지 않았아요.’ 크라우치는 자신의 실험이 ‘가스가 팬티를 통과할 때 일어나는 작용 반작용’ 때문에 실패한 게 아닌가 추측했다. 실망스럽게도 그의 두번의 비행은 모두 혼성 팀이었으므로, 크라우치는 ‘발가벗고’ 다시 시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는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로 가서 다른 우주비행사들의 정보를 수소문해보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는 아무도 비밀을 털어놓지 않고 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우주 식품은 더욱 정성스럽고 좀 더 정상적인 형태로 발전했다. 국제 우주정거장에는 많은 저장실이 있어서 음식이 더 이상 압축되거나 건조될 필요가 없다. 요리들은 비닐 주머니에 밀봉시켜 열처리한 다음, 서류 가방처럼 생긴 작은 장치 속에서 재 가열한다. 찰스 벌랜드는 2010년 ‘우주비행상의 요리책’ 이라는 훌륭한 책을 출간했다. 만약 주방에 ‘내셔널 스타치 앤드 케미컬사의 150가지 필링’ 과 ‘이템 푸드사의 캐러멜이 첨가된 마늘 수프 #99-404’ 가 있다면 최첨단 우주왕복선 시대의 여든다섯 가지 요리와 반찬을 신속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화성 임무의 경우, 상황이 또다시 야릇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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