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삶이란 련습없이 태여나서 실습없이 사라진다...
2017년 05월 31일 22시 54분  조회:2332  추천:0  작성자: 죽림

 

 

 

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는 연습없이 태어나서
실습없이 죽는다.

(중략)

어떤 하루도 되풀이되지 않고
서로 닮은 두 밤(夜)도 없다.
같은 두 번의 입맞춤도 없고
하나같은 두 눈맞춤도 없다.

(하략)


 

 


우리는 모두 어떤 인연이 있어 이 지구라는 별에 태어나 오순도순, 아옹다옹 살아가는 것일까.

생에 이른 ‘실습(이) 없기' 때문인가. ‘미리 좀 연습을 했더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아마 오늘 아침 이 비슷한 생각을 하며 집을 나서진 않았는지?

이런 사소한 고민을 하며 그러나 퍼뜩 일어서는 진리 같은 것을 포착해내는 시,

그렇게 해서 명증한 보편성을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

노벨상 수상식장에서 가장 겸손한 시인이라는 평을 받았던 그녀가 속삭인다,

‘옷을 독특하게, 현란하고 별나게 입는 것이 신선함은 아니’라고.

시인들이여, 보편의 뜰을 향해 특수의 화살을 쏘아라. <강은교·시인>

 

 

 

 




두번이란 없다 
------------쉼보르스카(SIYMBORSKA)

 

 

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는

연습 없이 태어나서

실습 없이 죽는다. 

 

 

인생이란

학교에서는 꼴찌라 하더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어떤 하루도 되풀이 되지않고

서로 닮은 두 밤(夜)도 없다. 
같은 두 번의 입맞춤도 없고

하나같은 두 눈맞춤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곁에서

내 이름을 불렀을 때, 
내겐 열린 창으로 던져진

장미처럼 느껴졌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있을 때

난 얼굴을 벽 쪽으로 돌렸네. 

장미?

장미는 어떻게 보이지?

꽃인가?

혹 돌은 아닐까? 

 

 

악의에 찬 시간,

너는 왜 쓸데없는 불안에 휩싸이니? 
그래서 넌

흘러가야만해

흘러간 것은 아름다우니까 

 

 

미소하며, 포옹하며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방울의 영롱한 물처럼

서로 다르더라도....

- 쉼보르스카(SIYMBORSKA) 1923년 폴란드 출생 -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도 없이 죽는다."

두번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의 일회성을 그린 이 시는

폴란드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폴란드 여류시인 비스바와 쉼보르스카의 작품입니다.

1945년 시인으로 데뷔한 쉼보르스카는 6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1996년 여성으로서는 아홉 번째, 여성 시인으로 세 번째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는데요.

쉼보르스카의 대표시 모음집 <끝과 시작>에 소개된 170여 편의 시는 쉼보르스카 문학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행복한 사랑을 모르는 이들이여 행복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고 큰 소리로 외쳐라

그런 확신만 있으면 살아가는 일도 죽는 일도 한결 견디기 쉬울 테니까"

인생의 철학이 담긴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쉼보르스카의 시가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진솔한 언어로 인생의 진리를 일깨워 주기 때문인데요.

우리 시대의 진정한 거장, 쉼보르스카의 시선집 <끝과 시작>!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잊고 있던 감수성을 일깨워주는 단비가 되지 않을까요?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서평]

책이름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저 자 : 류시화 엮음
출판사 : 오래된 미래
출간일 : 2005년 3월 26일 

♠ 치유와 깨달음의 시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는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 서기관에서부터 노벨 문학상 수상자에 이르기까지

 41세기에 걸쳐 시대를 넘나드는 유명, 무명 시인들의 시가 포함되어 있다.

메리 올리버,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장 루슬로, 옥타비오 빠스, 이시카와 다쿠보쿠 등 현대를 대표하는 시인들,

잘랄루딘 루미, 까비르, 오마르 카이얌 등의 아랍과 인도의 중세 시인들, 그리고 이누이트 족 인디언들,

일본의 나막신 직공, 티베트의 현자 등의 시 77편이 실려 있다.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후 8년에 걸쳐 모은 이 시들은 치유와 깨달음이 그 주제다. 
삶이란 수많은 병고와 사건이 밀려오는 것, 온갖 불필요한 충고와 소음이 들려오는 것이다.

또한 외로움과 후회, 불안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삶이다.

이 시집 속의 시들은 상처와 슬픔, 상실을 이겨 내기 위한 방법으로 포기와 망각이 아닌 초월을 권유한다.

그리고 초월에 이르는 길은 먼저 삶을 충실히 사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루미는 시 <여인숙>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인 깨달음 등이/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어서/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가구들을 몽땅 내가더라도”라고 노래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그대를 청소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짐 히크메트는 감옥에서 쓴 시에서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라고 노래하고 있다.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한결같이 사람은 삶은 생존하는 것 이상임을 일깨우고 있다. 시인들은 말한다.

세상의 다른 모든 것들을 포기하라고. 자신이 진정으로 살고 싶은 삶 그 하나만을 제외하고.

 

<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적 화자는

‘인간에게서 가장 놀라운 점이 무엇인가요?’라고 묻고 있다. 신은 이렇게 대답했다.

‘어린 시절이 지루하다고 서둘러 어른이 되는 것/그리고는 다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기를 갈망하는 것/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잃어버리는 것/그리고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다 잃는 것/

미래를 염려하느라 현재를 놓쳐 버리는 것/그리하여 결국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지 못하는 것/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그리고는 결코 살아 본 적이 없는 듯 무의미하게 죽는 것.’
진정한 삶은 바로 지금부터이며, 너무 늦기 전에 자신의 삶을 살기 시작해야 한다.

 

류시화 시인은 시집의 해설에서 말한다.
“한 편의 좋은 시가 보태지면 세상은 더 이상 전과 같지 않다.

좋은 시는 삶의 방식과 의미를 바꿔 놓으며,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시는 인간 영혼으로 하여금 말하게 한다. 그 상처와 깨달음을. 그것이 시가 가진 치유의 힘이다.

우리는 상처받기 위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받는 것이다.

얼음을 만질 때 우리 손에 느껴지는 것은 다름 아닌 불이다.

상처받은 자기 자신에게 손을 내밀라.

그리고 그 얼음과 불을 동시에 만지라.”

시는 인간 영혼의 목소리

시는 인간 영혼의 자연스런 목소리다. 그 영혼의 목소리는 속삭이고, 노래한다.

그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잠시 멈추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삶을 멈추고 듣는 것’이 곧 시다.

영혼은 본래 완전한 존재이며, 인간은 다만 육체를 가지고 이 행성에서 불완전함을 경험하고 있을 뿐이다.

즉, 이 삶은 영혼 여행의 일부이다. 이 여행에서 사람들은 삶 그 자체이기도 하며, 동시에 삶에 상처받는 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상처로 마음을 닫는다면, 그것은 상처 준 이와의 절교만이 아니라, 세상 전체와의 단절을 초래한다.

삶과의 단절이고, 고립이다. 이 고립은 서서히 자신의 영혼을 시들게 한다.

스페인의 철학자 미구엘 드 우나무노는 ‘슬픔의 습관을 떨쳐 버리라. 그리고 그대의 영혼을 회복하라’고 말한다.

좋은 시는 치유의 힘, 재생의 역할을 하며 읽는 이의 영혼의 심층부에 가 닿는다. 인간의 가슴은 돌과 같으며,

그것은 다른 돌에 의해서만 깨어질 수 있다.

비슬라바 쉼보르스카가 썼듯이 삶에 ‘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우리는 연습 없이 태어나 실습 없이 죽는다/

어떤 하루도 되풀이되지 않고/

서로 닮은 두 밤도 없다/

같은 두 번의 입맞춤도 없고/

하나 같은 두 눈맞춤도 없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 실린 이 시들은

류시화 시인이 소개하는 또 한 번의 좋은 시들에의 특별한 초대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650 시는 식물과 동물이 말을 걸어 올때 써라... 2017-08-18 0 2243
649 동시로 엮는 어린 시절 색깔들... 2017-08-18 0 2248
648 시는 바람을 그리는 작업이다... 2017-08-17 0 2158
647 쓰는 행위와 읽는 행위는 시간의 증언이며 자아의 확인이다... 2017-08-17 0 1762
646 "풍랑, 아무도 휘파람을 불지 않는다"... 2017-08-17 0 2038
645 나이테야, 나와 놀자... 2017-08-17 0 1936
644 좋은 시는 개성적인 비유와 상징성에서 환기된다... 2017-08-17 0 2015
643 제재를 잘 잡으면 좋은 시를 쓸수 있다... 2017-08-17 0 1917
642 말하지 않으면서 말하기 위하여... 2017-08-17 0 2363
641 "한마디 시어때문에 몇달간 고민 고민해야"... 2017-08-17 0 2003
640 시인은 올바른 시어의 선택에 신경써야... 2017-08-17 0 1788
639 "아름다운 시를 두고 차마 죽을수도 없다"... 2017-08-17 0 1808
638 문학하는 일은 "헛것"에 대한 투자, 태양에 기대를 꽂는 일... 2017-08-17 0 1956
637 문학의 힘은 해답에 있지 않고 치렬한 질문에 있다... 2017-08-17 0 1968
636 남다른 개성을 추구하는 시인은 참다운 시인이다... 2017-08-17 0 2109
635 좋은 음악은 시를 쓰는데 령혼의 교감적 밑바탕이 된다... 2017-08-17 0 1793
634 사람들 놀라게 시를 써라... 2017-08-17 0 1861
633 보여주는 시와 말하는 시... 2017-08-17 0 1881
632 소통 불능의 시는 난해한 시가 될수밖에... 2017-08-17 0 1760
631 산이 태양을 삼키다... 2017-08-17 0 1952
630 남자를 돌려주고... 녀자를 돌려다오... 2017-08-17 0 1883
629 문학은 자기 존재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2017-08-17 0 2034
628 시와 산문은 다르다... 2017-08-17 0 2275
627 글쓰는 재주는 비정상과 불당연에서 나온다... 2017-08-17 0 1949
626 하이퍼시 창작론 / 최룡관 2017-08-17 0 1946
625 "죽은 개는 짖어댄다"/ 박문희 2017-08-17 0 1790
624 안개꽃아, 나와 놀쟈... 2017-07-27 0 2130
623 시를 찾아가는 아홉갈래 길이 없다...? 있다...! 2017-07-27 0 1930
622 할미꽃아, 나와 놀쟈... 2017-07-27 0 2131
621 련금된 말과 상상과 이미지화된 말과 만나 만드는 시세계... 2017-07-27 0 1927
62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참새야, 나와 놀쟈... 2017-07-25 0 2159
619 5 + 7 + 5 = 17자 = 3행 2017-07-24 0 2168
618 나팔꽃아, 어서 빨리 띠띠따따 나팔 불며 나와 놀쟈... 2017-07-24 0 2146
617 "이 진흙별에서 별빛까지는 얼마만큼 멀까"... 2017-07-24 0 2111
616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2017-07-24 0 2378
615 시인은 자아를 속박하고 있는 억압을 끊임없이 해방시켜야... 2017-07-24 0 1854
614 나무야, 네 나이테 좀 알려주렴... 2017-07-24 0 2284
613 시는 쉽고 평이한 언어로 독자의 감흥을 불러 일으켜야... 2017-07-24 0 2126
612 여름아, 네가 아무리 더워봐라 내가 아이스크림 사 먹는가... 2017-07-24 0 2424
611 모든 비유는 다 시가 될수는 있다?... 없다!... 2017-07-24 0 1823
‹처음  이전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