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여름아, 네가 아무리 더워봐라 내가 아이스크림 사 먹는가...
2017년 07월 24일 06시 01분  조회:2416  추천:0  작성자: 죽림
 

여름이 오면 생각나는 여름시,여름시모음

 

여름이라고 할 만큼 요즘 날시 푹푹 찌네요.  교실에서는 벌써 에어콘을 틀고 수업하니

이번 여름엔 더 더울 것이라 생각나니 여름이 오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네요.

여름이 오면 생각나는 여름시,여름시모음

 

여름 /임영준

작열하는 태양이 

축복으로 느껴진다면

만끽할 수 있다

 

세찬 장대비 속 

환희를 안다면

누릴 자격이 있다

 

노출이 자랑스럽고

자연에 당당하다면

깊게 빠진 것이다

 

풀밭에 누워 

별들과 

어우러질 수 있다면

즐길줄 아는 청춘이다

 

 

쓸쓸한 여름 /나태주   

챙이 넓은 여름 모자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그것도 빛깔이 새하얀 걸로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올해도 오동꽃은 피었다 지고 

개구리 울음 소리 땅 속으로 다 자즈러들고 

그대 만나지도 못한 채 

또다시 여름은 와서 

나만 혼자 집을 지키고 있소 

집을 지키며 앓고 있소 *  

 여름날-마천에서/신경림

버스에 앉아 잠시 조는 사이 

소나기 한줄기 지났나보다 

차가 갑자기 분 물이 무서워 

머뭇거리는 동구 앞  

허연 허벅지를 내놓은 젊은 아낙 

철벙대며 물을 건너고 

산뜻하게 머리를 감은 버드나무가 

비릿한 살냄새를 풍기고 있다 *

* 마천은 경남 산청군에 딸린 지리산 아래 마을이다.

* 신경림시집[이래서 이 세상에 꽃으로 피었으면]-랜덤하우스

한여름 새벽에/박재삼 

二十五坪 게딱지 집 안에서 

三十 몇 度의 한더위를 

이것들은 어떻게 지냈는가 

내 새끼야, 내 새끼야 

지금은 새벽 여섯 시 

곤하게 떨어져 

그 수다와 웃음을 어디 감추고 

너희는 내게 자유로운 

몇 그루 나무다 

몇 덩이 바위다

 

여름밤 /이준관 

여름밤은 아름답구나

여름밤은 뜬눈으로 지새우자

아들아, 내가 이야기를 하마

무릎 사이에 얼굴을 꼭 끼고 가까이 오라

하늘의 저 많은 별들이

우리들을 그냥 잠들도록 놓아주지 않는구나

나뭇잎에 진 한낮의 태양이

회중전등을 켜고 우리들의 추억을

깜짝깜짝 깨워놓는구나

아들아, 세상에 대하여 궁금한 것이 많은

너는 밤새 물어라

저 별들이 아름다운 대답이 되어줄 것이다

아들아, 가까이 오라

네 열 손가락에 달을 달아주마

달이 시들면

손가락을 펴서 하늘가에 달을 뿌려라

여름밤은 아름답구나

짧은 여름밤이 다 가기 전에 (그래, 아름다운 것은 짧은 법!)

뜬눈으로

눈이 빨개지도록 아름다움을 보자 *

담쟁이 /목필균

누구냐

내 마음의 벽을 잡고 올라서는 너는

7월 태풍, 모진 비바람 속에도

허공을 잡고 올라서는 집착의 뿌리

아득히 떠내려간 내 젊음의 강물

쉼 없이 쌓여진 바람벽을 기어오르는

무성한 그리움의 잎새

어느새 시퍼렇게 물든 흔들림으로

마음을 점령해가는 네 따뜻한 손길 *

  여름날 /김사인 

풀들이 시드렁거드렁 자랍니다

제 오래비 시누 올케에다

시어미 당숙 조카 생질 두루 어우러져

여름 한낮 한가합니다

 

봉숭아 채송화 분꽃에 양아욱

산나리 고추가 핍니다

언니 아우 함께 핍니다

 

암탉은 고질고질한 병아리 두엇 데리고

동네 한 바퀴 의젓합니다

 

나도 삐약거리는 내 새끼 하나하고 그 속에 앉아

어쩌다 비 갠 여름 한나절

시드렁거드렁 그것들 봅니다

긴 듯도 해서 긴 듯도 해서 눈이 십니다 *

* 김사인시집[가만히 좋아하는]-창비

 

여름꽃/ 이문재 

그대와 마주 서기는

그대 눈동자 바로 보기는

두렵고 또 두려운 일이어서

 

저기 뜨락에 핀 꽃

여름꽃을 보고 있다

어둠의 끝에서

몸을 활짝 열었던 아침꽃들

정오가 오기 전에

꽃잎으로 제 얼굴을 가리고

안으로 돌아가 있다

해를 바로 보기가 어려운 것이다

어려워서 여름꽃은

꽃잎을 모아 합장한다

여름꽃은 자기 안으로 들어가

해의 눈동자가 된다 *

 

비의 냄새 끝에는/이재무  

여름비에는 냄새가 난다 

들쩍지근한 참외 냄새 몰고 오는 비 

멸치와 감자 우려낸 국물의 

수제비 냄새 몰고 오는 비 

옥수수기름 반지르르한 

빈대떡 냄새 몰고 오는 비 

김 펄펄 나는 순댓국밥 내음 몰고 오는 비 

아카시아 밤꽃 내 흩뿌리는 비 

청국장 냄새가 골목으로 번지고 

갯비린내 물씬 풍기며 젖통 흔들며 그녀는 와서 

그리움에 흠뻑 젖은 살 살짝 물었다 뱉는다 

온종일 빈집 문간에 앉아 중얼중얼 

누구도 알아듣지 못할 혼잣소리 내뱉다 

신작로 너머 홀연 사라지는 하지(夏至)의 여자 *

 

여름 편지/한영옥  

그해 여름 유난히 짱짱한 날이 있었다 

그날 좋은 햇빛 속에 들어서서 

대책 없는 우리 사이 두들겨 말리려고 

회암사에 올라 흘린 땀 식히고 있을 때 

마당 한쪽, 약수 물 동그랗게 고인 곁에 

동자승 한 분도 동그랗게 웃어주었다 

동자승 고운 얼굴 반쪽씩 나눠갖고 

이 길, 그 길로 우리는 내달았다 

이 길이 그땐 그토록 먼 길이었다 

어느덧 그때처럼 또 여름이다 

그쪽이여, 그 길엔 연일 비단길 꽃잎 날리는가 

이쪽 이 길에도 잡풀 꽃 그럭저럭하고 

올 여름 다행히 실하여 노을도 잘 흐르고 

장단 맞추며 나도 이리 흥겨운 모양이니 

기절한 우리 사이 가만히 내다 버리겠네 

그토록 먼 길이었던 이 길로 오던 길에 

흥건히 불어 빠졌던 발톱도 이젠 내다 버리겠네 

그해 여름 그날, 가뭇없으라고 불어오는 밤바람 

아득한 그쪽으로 그어진 능선 모조리 덮어가네. * 

* 오광수엮음[시는 아름답다]-사과나무

 

 

 

수국/ 이문재

여름날은 혁혁하였다

 

오래 된 마음자리 마르자

꽃이 벙근다

꽃 속의 꽃들

꽃들 속의 꽃이 피어나자

꽃송이가 열린다

나무 전체 부풀어오른다

 

마음자리에서 마음들이

훌훌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열엿새 달빛으로

저마다 길을 밝히며

마음들이 떠난다

떠난 자리에서

뿌리들이 정돈하고 있다

 

꽃은 빛의 그늘이다 

 

 

 여름 한때/조성국  

가문 마당에 

소낙비 온 뒤 

붉은 지렁이 한 마리 

안간힘 써 기어가는 

일필휘지의 길 

문득 

길 끝난 자리 

제 낮은 일생을 

햇볕에 고슬고슬하게 말려 

저보다 작은 목숨의 개미 떼 

밥이 되고 있다

 

또 한여름/ 김종길 

소나기 멎자

매미소리

 

젖은 뜰을

다시 적신다

 

비오다

멎고

 

매미소리

그쳤다 다시 일고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가는가

 

소나기 소리

매미소리에

 

아직은 성한 귀

기울이며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보내는가 *

 

 

칠팔월(七八月) /문태준

여름은 흐르는 물가가 좋아 그곳서 살아라

우는 천둥을, 줄렁줄렁하는 천둥을 그득그득 지고 가는 구름

누운 수풀더미 위를 축축한 배를 밀며 가는 물뱀

몸에 물을 가득 담고 있는, 불은 계곡물

새는 안개 자욱한 보슬비 속을 날아 물버들 가지 위엘 앉는다

물안개 더미같이, 물렁물렁한 어떤 것이 지나가느니

상중(喪中)에 있는 내게도 오늘 지나가느니

여름은 목 뒤에 크고 묵직한 물주머니를 차고 살아라

 

여름/최영철

쌈 싸 먹고 싶다

푸른색을 어쩌지 못해 발치에 흘리고 있는

잎사귀 뜯어

구름 모서리에 툭툭 털고

밥 한 숟갈

촘촘한 햇살에 비벼

씀바귀 얹고

땀방울 맺힌 나무 아래

아, 맛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650 시는 식물과 동물이 말을 걸어 올때 써라... 2017-08-18 0 2237
649 동시로 엮는 어린 시절 색깔들... 2017-08-18 0 2248
648 시는 바람을 그리는 작업이다... 2017-08-17 0 2149
647 쓰는 행위와 읽는 행위는 시간의 증언이며 자아의 확인이다... 2017-08-17 0 1751
646 "풍랑, 아무도 휘파람을 불지 않는다"... 2017-08-17 0 2028
645 나이테야, 나와 놀자... 2017-08-17 0 1926
644 좋은 시는 개성적인 비유와 상징성에서 환기된다... 2017-08-17 0 2014
643 제재를 잘 잡으면 좋은 시를 쓸수 있다... 2017-08-17 0 1909
642 말하지 않으면서 말하기 위하여... 2017-08-17 0 2358
641 "한마디 시어때문에 몇달간 고민 고민해야"... 2017-08-17 0 1990
640 시인은 올바른 시어의 선택에 신경써야... 2017-08-17 0 1780
639 "아름다운 시를 두고 차마 죽을수도 없다"... 2017-08-17 0 1808
638 문학하는 일은 "헛것"에 대한 투자, 태양에 기대를 꽂는 일... 2017-08-17 0 1944
637 문학의 힘은 해답에 있지 않고 치렬한 질문에 있다... 2017-08-17 0 1955
636 남다른 개성을 추구하는 시인은 참다운 시인이다... 2017-08-17 0 2098
635 좋은 음악은 시를 쓰는데 령혼의 교감적 밑바탕이 된다... 2017-08-17 0 1781
634 사람들 놀라게 시를 써라... 2017-08-17 0 1851
633 보여주는 시와 말하는 시... 2017-08-17 0 1881
632 소통 불능의 시는 난해한 시가 될수밖에... 2017-08-17 0 1748
631 산이 태양을 삼키다... 2017-08-17 0 1952
630 남자를 돌려주고... 녀자를 돌려다오... 2017-08-17 0 1871
629 문학은 자기 존재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2017-08-17 0 2025
628 시와 산문은 다르다... 2017-08-17 0 2252
627 글쓰는 재주는 비정상과 불당연에서 나온다... 2017-08-17 0 1942
626 하이퍼시 창작론 / 최룡관 2017-08-17 0 1933
625 "죽은 개는 짖어댄다"/ 박문희 2017-08-17 0 1790
624 안개꽃아, 나와 놀쟈... 2017-07-27 0 2119
623 시를 찾아가는 아홉갈래 길이 없다...? 있다...! 2017-07-27 0 1917
622 할미꽃아, 나와 놀쟈... 2017-07-27 0 2131
621 련금된 말과 상상과 이미지화된 말과 만나 만드는 시세계... 2017-07-27 0 1927
62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참새야, 나와 놀쟈... 2017-07-25 0 2159
619 5 + 7 + 5 = 17자 = 3행 2017-07-24 0 2157
618 나팔꽃아, 어서 빨리 띠띠따따 나팔 불며 나와 놀쟈... 2017-07-24 0 2134
617 "이 진흙별에서 별빛까지는 얼마만큼 멀까"... 2017-07-24 0 2103
616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2017-07-24 0 2368
615 시인은 자아를 속박하고 있는 억압을 끊임없이 해방시켜야... 2017-07-24 0 1849
614 나무야, 네 나이테 좀 알려주렴... 2017-07-24 0 2284
613 시는 쉽고 평이한 언어로 독자의 감흥을 불러 일으켜야... 2017-07-24 0 2112
612 여름아, 네가 아무리 더워봐라 내가 아이스크림 사 먹는가... 2017-07-24 0 2416
611 모든 비유는 다 시가 될수는 있다?... 없다!... 2017-07-24 0 1814
‹처음  이전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