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철쭉아, 나와 놀자...
2017년 06월 14일 23시 18분  조회:2314  추천:0  작성자: 죽림

 

 

    

  

♥ 철쭉 / 윤인구

 

 

멋대로 스러져도 좋겠다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연분홍 꽃향기

버거운 숨 잠시 놓아버릴까

아니야 나는 쑥국새가 아니야

 

간밤에 황매산에 비가 내려서

이봐요, 지난밤 고독을 얘기합시다

지들끼리 모여서 수다를 떨다가 그만

툭툭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네

 

새파란 열일곱 살

장박리 부잣집에 시집가더니

골골거리던 서방님 죽고 탈상도 안지나

떡갈재 철쭉꽃 몸살나게 붉던 날

쑥꾹 쑥꾹새 따라 달아났다고

 

멋모르고 온 산에 꽃불을 질렀네

때가되면 시들어 지고우는 꽃이 아니야

어느 봄날 미련없이 꽃잎을 벗어버리지

진한 연분홍 꽃향기속에 묻히고 싶었네

쑥꾹 쑥꾹 애타는 쑥국새 울음소리

온 산에 꽃불을 질러대는

 

 

 

 

 

♥ 철쭉꽃 / 양전형

 

다 펼친 게 아름다운가

다 숨긴 게 아름다운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세상은

거침없이 속 다 꺼낸 너를 용서한다

붉은 고백 하나로도

너는 죄를 다 씻었다

네 붉은 입술에 하늘이 내려앉아

묵묵히 불타고 있구나

아, 너의 뜨거움을 바라봄으로

너의 소갈머리 닮은 꽃눈이 지금

북풍설한의 빙점 똟고 돋아난

내 안의 꽃눈들이 지금,

아아 나는 몰라요 그대여!

나 지금 철쭉이어요 피고 싶어요

 

 

 

 

♥ 철쭉꽃 / 박인걸

 

 

철쭉이 핀다.

핏빛으로 핀다.

사월에 죽은 영혼들이

눈물을 흘리며 핀다.

 

꽃잎처럼 떨어져간

새파란 젊음들이

사월이 오면 길섶에

붉은 피를 칠한다.

 

사랑을 위해 쏟았던

숭고한 생명의 액체가

붉은 눈물로 튀어

산야를 뜨겁게 물들인다.

 

일찍 사라져간

그리움의 사무침이

못내 아쉬워

눈부시도록 피고 있다.

 

 

 

 

 

♥ 철쭉꽃 / 안도현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철쭉꽃이 피었습니다

열일곱 살 숨가쁜 첫사랑을 놓치고 주저앉아서

저 혼자 징징 울다 지쳐 잠든 밤도 아닌데

회초리로도 다스리지 못하고

눈물로도 못 고치는 병이 깊어서

지리산 세석평전

철쭉꽃이 먼저 점령했습니다

어서 오라고

함께 이 거친 산을 넘자고

그대, 눈 속에 푹푹 빠지던 허벅지 높이만큼

그대, 조국에 입 맞추던 입술의 뜨거움만큼

 

 

 

 

♥ 철쭉이 피면 / 인이숙

 

 

뜨거운 햇살에 아침잠을 깨어보니

눈앞에 모두 모여

소곤대는 꽃잎들을 보았네

 

손톱에 물이 들까봐

조심스레 만지고픈 아이의

순진함에 붉은 얼굴이

더 빨개져서 고개를 못 드네

 

이 한몸 밝은 세상 향해

많은 이의 가슴속에 붉은 꽃물 들어

머무를 수 있을까?

 

새벽이슬 닮은 얼굴 예쁘게

아침을 맞이하는 꽃

입가에 환한 웃음 짓네

 

내가 피면 얼마나 예쁠까?

나비의 시샘은 고울까?

두근거린다네

세상에 선보일 푸른 날을

 

 

 

 

♥ 철쭉꽃 / 손병흥

 

 

신라 서라벌의 절세미인이었던 수로부인(水路夫人) 앞에

어느 노인(老人)이 천길 벼랑위에 홀로 만발한 꽃을 꺾어

그윽한 눈빛과 함께 무릎을 조아리면서 바쳤다고 알려진

걸음을 멈추고 아름다움에 취해 머뭇거리게 한다는 의미

옛날엔 척촉화(躑躅花)로도 불리어졌던 연분홍빛 철쭉꽃

 

아름다운 여인 한마디에 바쳐진 사랑의 즐거움이란 꽃말

진달래 질 무렵 온통 산기슭 수놓는 설화 속 향가 이야기

서정시가로 전해져 내려오는 헌화가 가사에도 있는 것처럼

험준한 절벽위의 꽃을 꺾어오게 했다는 위대한 매력 그 자태

먹지 못해 개꽃이라고 불렀던 진달래목 진달래과 낙엽관목

 

 

 

 

 

 

♥ 철쭉꽃 몸살 / 이솔

 

 

철쭉이 몸살을 앓는다

산허리 이리저리 헤매며 핏줄을 감아,

핏줄이 터지려 한다

발길 닿지 않는 곳,

산사로 오르는 어귀마다

눈을 찌르는 핏빛으로,

가시 찔린 손톱색으로, 보랏빛으로

햇살에 색이 바랜 분홍저고리 등짝 같이

텁텁한 색으로. 철쭉은

핏덩이를 삼키지도 못해

떨어져나간 탑 모서리

핏줄을 삭인다

삼층석탑 깨어진 귀퉁이의 아픔까지

묵언으로 돌고돌아

대웅전 부처의 눈 밑에 엎드린다

 

 

 

 

♥ 철쭉에는 핏빛이 배어있다 / 최범영

 

 

사월이 오면

진달래꽃 지고 조팝나무에는

누군가 배고픔 잊으려

하얀 종이로 접은 밥풀꽃들이

주렁주렁 피는 때

그 곁엔 늘 철쭉이 서 있다

 

연산홍, 아잘리아

그리고 또한 다 못 욀

사람들의 이름으로 불리는 꽃

철쭉에는 핏빛이 배어있다

 

눈 씻고 또 보라

사랑을 위해 피흘려야 했던

사월을 기억하라고

철쭉에는 그렇게 핏빛이 배어있다

 

 

 

 

♥ 철쭉꽃 붉은 입술 / 김숙경

 

 

시를 다듬다가 커피를 마시다가

낭송을 하다가 문득

진홍의 철쭉꽃과 눈이 맞았습니다

해마다 성긴 머리처럼 꽃잎이 줄어가지만

뭘 먹고 저리도 고운 옷을 입었는지요

 

약간의 비료가 섞인 화분속의 흙만으로

조금의 물 창사이로 스민 바람결

영롱한 햇살 그냥은 보내지 않더니만

저리도 붉디붉은 입술을 물고

저리도 화사하게 피어날 줄이야

 

자연을 훼손하는 영장이 숙연하게도

바라만 보아도 연한 자태 가슴이 뜁니다

남달리 많이 먹고 읽고 쓰고

많이 웃고 우는 사람이

자지러지게 붉은 꽃잎으로 뺨이 따뜻해집니다...

 

 

♥ 꽃말 : 사랑의 즐거움. 사랑의 기쁨.

  

 

" style="max-width: 700px;"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650 시는 식물과 동물이 말을 걸어 올때 써라... 2017-08-18 0 2281
649 동시로 엮는 어린 시절 색깔들... 2017-08-18 0 2383
648 시는 바람을 그리는 작업이다... 2017-08-17 0 2295
647 쓰는 행위와 읽는 행위는 시간의 증언이며 자아의 확인이다... 2017-08-17 0 1883
646 "풍랑, 아무도 휘파람을 불지 않는다"... 2017-08-17 0 2145
645 나이테야, 나와 놀자... 2017-08-17 0 1997
644 좋은 시는 개성적인 비유와 상징성에서 환기된다... 2017-08-17 0 2110
643 제재를 잘 잡으면 좋은 시를 쓸수 있다... 2017-08-17 0 1957
642 말하지 않으면서 말하기 위하여... 2017-08-17 0 2495
641 "한마디 시어때문에 몇달간 고민 고민해야"... 2017-08-17 0 2139
640 시인은 올바른 시어의 선택에 신경써야... 2017-08-17 0 1891
639 "아름다운 시를 두고 차마 죽을수도 없다"... 2017-08-17 0 1897
638 문학하는 일은 "헛것"에 대한 투자, 태양에 기대를 꽂는 일... 2017-08-17 0 2034
637 문학의 힘은 해답에 있지 않고 치렬한 질문에 있다... 2017-08-17 0 2061
636 남다른 개성을 추구하는 시인은 참다운 시인이다... 2017-08-17 0 2220
635 좋은 음악은 시를 쓰는데 령혼의 교감적 밑바탕이 된다... 2017-08-17 0 1856
634 사람들 놀라게 시를 써라... 2017-08-17 0 1951
633 보여주는 시와 말하는 시... 2017-08-17 0 2007
632 소통 불능의 시는 난해한 시가 될수밖에... 2017-08-17 0 1828
631 산이 태양을 삼키다... 2017-08-17 0 2005
630 남자를 돌려주고... 녀자를 돌려다오... 2017-08-17 0 2035
629 문학은 자기 존재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2017-08-17 0 2125
628 시와 산문은 다르다... 2017-08-17 0 2350
627 글쓰는 재주는 비정상과 불당연에서 나온다... 2017-08-17 0 2033
626 하이퍼시 창작론 / 최룡관 2017-08-17 0 2052
625 "죽은 개는 짖어댄다"/ 박문희 2017-08-17 0 1839
624 안개꽃아, 나와 놀쟈... 2017-07-27 0 2198
623 시를 찾아가는 아홉갈래 길이 없다...? 있다...! 2017-07-27 0 1994
622 할미꽃아, 나와 놀쟈... 2017-07-27 0 2171
621 련금된 말과 상상과 이미지화된 말과 만나 만드는 시세계... 2017-07-27 0 1986
62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참새야, 나와 놀쟈... 2017-07-25 0 2214
619 5 + 7 + 5 = 17자 = 3행 2017-07-24 0 2242
618 나팔꽃아, 어서 빨리 띠띠따따 나팔 불며 나와 놀쟈... 2017-07-24 0 2212
617 "이 진흙별에서 별빛까지는 얼마만큼 멀까"... 2017-07-24 0 2154
616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2017-07-24 0 2532
615 시인은 자아를 속박하고 있는 억압을 끊임없이 해방시켜야... 2017-07-24 0 1996
614 나무야, 네 나이테 좀 알려주렴... 2017-07-24 0 2349
613 시는 쉽고 평이한 언어로 독자의 감흥을 불러 일으켜야... 2017-07-24 0 2230
612 여름아, 네가 아무리 더워봐라 내가 아이스크림 사 먹는가... 2017-07-24 0 2555
611 모든 비유는 다 시가 될수는 있다?... 없다!... 2017-07-24 0 1950
‹처음  이전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