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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문학소사전] - "구조주의"란?...
2017년 11월 15일 22시 25분  조회:4068  추천:0  작성자: 죽림

구조주의

  레비-스트로스 Claude Levi-Strauss 1908년 11월 28일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태어났다. 파리대학교의 소르본느 대학에서 법학과 철학을 공부하였다. 1935년부터 1939년까지 브라질의 상파울로대학에 사회학교수로 가 있는 동안 인류학에 관심을 갖게 되고, 아마존상류의 원주민들을 연구하였다. 1941년부터는 미국으로 망명하여 뉴욕의 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1945년까지 강의하였다. 이 때 로만 야콥슨을 만나 구조언어학의 영향을 받게 된다. 1948년 파리대학에서 친족의 기본구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50년 방글라데시와 버마 인도를 방문하고, 그 때까지의 인류학적 현지조사를 포괄적으로 회고 정리한 것을 1955년 [슬픈 열매]로 발표한다. 1958년 [구조인류학], 1962년 [오늘의 토테미즘], [야성적 사고]등의 저서를 내어놓게 된다. 여기서 그는 인간의 원시사고를 연구하고는 원시인이 뒤떨어졌다고 보는 것이 잘못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의 문명인의 업적을 훨씬 능가하는 발명과 행동을 소유하고 있다고 보았다. 원시인의 신화는 자기들의 지식 정보를 정리하고 보관하는 기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레비스트로스의 사상은 원시인의 개념적 사고 구조에 있어서 현대인과 다른 류의 것으로 공리적이고 이론적이며 복합적이고 과학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원시심성과 현대심성간에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언어학을 사회과학에 있어서 가장 정밀과학으로 보고 있다.
그의 사상의 출발은 마르크시즘과 프로이트, 그리고 지질학이라고 밝힌 바와 같이, 현대사상의 핵심을 신화연구를 통해서 인간사고의 무의식의 구조를 밝히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동양사상의 기초는 구조주의적이라고도 하였다.1971년 [신화학 서설]을 지었다. -역사를 움직인 100권의 철학책 p.207~
 * 이론(Theory): 그리스어 Theoria에서 나옴. 
바라보다, 관찰하다,사색하다 라는 의미. 또한 극장 관객
(Spectator)이 되다. 라틴어 specere에서 나옴. 검사하다,
바라보다, 투기 (Speculation <--바라보기: 이득을 위해)

    * 럿셀, 비트겐슈타인, 하이데거: 분석의 초점을 마음 속의 사상에서
생각이 표현되는 언어로 이동. 의미가 담긴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언어의 구조이다. (56)

    1. 소쉬르(1857-1913) 의 구조주의
언어의 의미를 한 체계의 기능으로 간주. 언어학의 일관성 있는 대상
을 혼란스러운 언어 용법으로 분리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말하거나 쓰기
에서의 실제적인 표현(파롤)으로부터 체계로서의 언어 랑그를 분리해내
는 것이다. 구조주의는 통시적인 것보다 공시적인 것을 검토한다. (57)

  1) 의미와 기호
언어적 의미를 전달하는 총체적인 세트는 (과거,현재,미래 모두에 동
일하게) 발음이 가능한 최소 단위인 음소로부터 효과적으로 생성된다.
음소란 대조되는 서로 다른 의미를 나타내는 음성 시스템에서의 최소
단위이다.이러한 개개의 음소들은 문법적으로 또는 구문적으로 결합되
어 의미를 생성하여 개개인의 생각을 표현하는 공통부호인 언어로 사용
되어 확장된 대화 내지는 담론을 가능케 한다.변별은 (의미 단위들/ 단
어 내지 기호소)사이에서 이루어지고 각 단위는 하나의 "가치"를 부여
받는다.그리고 변별단위들(소리 내지 음소들)은 형식의 일부분이지만
직접적인 '가치'는 전혀 없다.인간의 언어는 매우 경제성이 높다. 단지
21개의 변별 단위만으로 미국계 스페인 사람들은 10만개의 의미 단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58)

  2) 의미화
기표는 의미를 운반하고, 기의는 기표가 지시하는 것을 의미한다.의
미화는 기호를 만들기 위해 기표와 기의를 함께 묶는 과정이다. 기호는
기호화 체계를 벗어나면 의미가 없어지는 관계로 이해되어야 한다. 소리
는 의미 자체에 의해 선택되지 않는다. 기표/기의의 관계는 분명히 자의
적이다. 의미는 그 자체만으로는 의미없는 재현체계의 산물이다. (59)

  3) 이항모형 (The Binary Model)
언어는 이항대립의 조작부호로 기능을 발휘하는 기호체계이다.
(예: 기표/기의, 통합체/계열체)
① 통합적인 관계(인접 또는 결합): 한 문장에서 언어적 요소간의
선형적 관계
② 계열적인 관계(선택 또는 대치): 한 문장의 요소와 구문적으로
바꿔 넣을 수 있는 다른 요소간의 관계(60)

  4) 은유와 환유
① 계열적 대치 → 은유 ('힘의 탑', '눈부신 실수')
② 통합적 결합 → 환유 (사물자체 대신 사물의 속성이나 부속물로 명명
왕권을 뜻하는 '왕관', 경마를 뜻하는 '잔디' 등)
대유 (부분으로 전체를 이름짓기: 국토를 뜻하는 '들') (61)

  * 러시아 태생의 언어학자인 야콥슨(1985-1982)은 소쉬르의 이항모형을
두뇌손상으로 야기된 실어증에 적용하였다. 계열적 대치를 못하는 실어
증 환자는 환유적 표현에 의존하고 통합적 결합을 하지 못하는 실어증
환자는 유사성이나 은유를 사용하는데 국한된다. 은유 환유 사용의 기
저에는 두가지 대립적인 형태의 정신활동이 있다. (62)

    2. 기호학

  소쉬르와 야콥슨의 이항질서가 텍스트 이외의 다른 '담론들'로 확장되
어 응용된 영역. 소쉬르는 구조언어학이 기호학의 일부였다고 제안함으
로써 문화 자체를 기호 체계로 분석하는 길을 틈. 기호가 되는 것을 가
능케하는 다양한 문화적 관습들의 체계들을 연구하는 기호의 일반과학.
언어의 자의적이고 관습적인 성질은 특히 분명하기 때문에 언어학은 기
호학의 한 모형이다. 소쉬르의 기호학은 어떤 행동이나 대상의 의미는
자연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항상 공유된 관습들 즉 '체계에 토대를 둔
다. 기호들이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내재적' 내지는 '본질적인' 의미
를 분명 가지고 있다는 것은 기호 사용자들에게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
착각'이다. (예를 들어 '식당메뉴'의 경우 요리를 선택하게 되는 유사성이
나 차이점을 가진 일련의 식품이라는, 기표를 가진 계열적 측면과 식사
중에 실제 요리를 먹는 순서 즉 기의라는 지시적 문화적 가치인 통합적
측면을 가진다.) (64)

  3. 구조주의 인류학
레비 스트로스 (1908) 인류학은 인간정신의 일반적인 작동 방식을 이
해하기 위한 문화적 모형이다. (66) 언어는 우리로 하여금 ① 사회적 관
계를 형성하고 ② 상징에 의해 재현된 우리의 환경을 범주화하는 것을
허용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토템신앙은 기이한 '원시적인'
미신이 아니고 논리의 기본적인 예이다. 그것이 사고이다. (67) 사고는
이런 의미에서 문자 그대로 사회를 (재)생산하고 있다. (68)논리적으로
(즉 문화적으로) 작동하는 정신은 무의식적으로 자연을 복사한다. (69)

    4. 구조주의에 대한 비판

    1) 탈물질화와 형식주의
소쉬르의 언어체계는 물적 근원들을 제거한다. 또한 그것은 생물학적
인 단계에서 조차 '무의식적인' 동기를 가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탈-
심리화한다. 소쉬르가 '심층구조'를 말하지만 이것들은 프로이트의 무의
식과 전혀 관계가 없다. 구조주의적 분석은 증후군-기원들, 원인들과 치
유책들-의 견지에서 사고하는 맑스나 프로이트늬 '심층적'읽기에 대립되
는 추상적인 '표면적' 읽기이다. 구조주의는 그러한 '의학적인' 야망에 가
치를 두지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야콥슨은 실어증의 물적(신경학적)
근원과 현실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그의 분석은 실어증을 탈물질화하고
형식화하는 경향이 있다. 구조주의는 초합리주의의 방향으로 한층 더 나
아갔다. (70)

  2) 인간적인 것을 형식화하기
데카르트의 코기토 선언 조차 의미화화는 언어사용자로 용해된다. '나'
는 의미가 아니라 사용에 의해 의미를 부여받고 은유나 환유와 똑같은
방식으로 생성된 언어적 허구이다. 구조주의는 언어사용의 주체인 개인
이 어떻게 동기를 부여받는지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3) 비역사적
좀 더 정확히는 무역사적이다. 그 분석은 역사적으로 무엇이 존재하건
(원칙상) 유효하다.

    5. 포스트 구조주의
롤랑 바르트 (1915-'80) '현실로 완전히 침투하는 예술', 즉 예술과
현실의 경계는 그 둘이 보편적인 모조품으로 전락하면서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는 보들리야르의 좀 더 극단적인 개념을 예상한 선구자이다. (72)
'기호학자가 그의 분석을 수행하는 메타언어는 은유적이다' (부분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이 모더니스트의 지적 오만을 반성하며 채택한 전형적인
양태인 고도의 (반사성)에 반응. 반사성은 '회고'(대체로 너무 늦게 온
다)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 사고, 또는 글쓰기에 대한
즉각적인 비판의식이다. 그러나 순진함을 상실한 시대에 순수하게 무
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사성은 쉽게 아이러닉한
자의식, 냉소주의와 정략적으로 적당한 위선으로 쉽게 뺘져들 수 있
다. (73) 1967년 '저자의 죽음'을 선포하여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독자
들이 저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자신들의 의미를 창출한다고 생각. 그리하
여 독자들이 그렇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텍스트들은 항상 유동적이고
불안정하고 의심을 받는다. 물론 이것은 그러한 해석에서 벗어날 수 없
는 과학적 내지 구조주의적인 저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74)

    6. 해체구성
데리다 (1930) 이성을 주공격의 대상으로 삼았다. 세계와의 순수한 영
적 교섭-이것은 말씀 중심적 이성의 유혹이다. 이성의 확실성은 단지
불확실한 것, 잘 맞지 않는 것, 다른 것을 억압하거나 배제한 악에 의
해서만이 지탱될 수 있는 포악행위이다. 이성은 타자에 대해 무관심
하다. (78) '의미의 구조들은 (이것없이는 그 어느 것도 우리에게 존재
하지 않는다) 그 관찰자를 포함하고 관련시킨다' 라는 급진적으로 '포
스트 구조주의적'인 함축적 의미를 도출해낸다. 텍스트(확장된 담론이
라는 기호학적인 의미에서이다. 즉 언어를 포함하지만 언어에 국한되
지 않는 모든 해석의 실천을 의미한다)를 벗어나면 그 어느 것도 없
다. 구조주의의 통찰력은 이 정도까지는 정확하였다. 그러나 이성화된
모든 것이 항상 보편적이고, 시간을 초월하고 안정성이 있다고 가정
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았다. 모든 의미나 정체성은 잠정적이고 상대
적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결코 철저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이전의 상
태로 항상 돌아갈 수 있고, '무의미한 상태'로 또 돌아갈 수 있기 때
문이다. 이것이 바로 양파처럼 구성된 의미의 층을 벗겨내는 해체구
성이다. (79)

    구조주의(구조주의)
-소쉬르의 개념을 중심으로- 정리 : 전 철(Geist)

  구조주의의 역사적 계보

  서양근대화는 17세기의 데카르트를 시작으로 하여 19세기까
지 약 300년의 시기를 통하여 이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300여 년간 서양에서 데까르트로부터 시작되는 합리론, 영
국의 경험론, 그리고 독일의 관념론의 3가지 흐름에는 부정
할 수 없는 하나의 공통성이 있다. 그들의 자신감은 크게
두 가지로 집약되어서 표현되었다. 하나는 주체와 자아의 '
합리적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요, 둘째는 세계라는 책을 읽
는 '논리' 에 대한 자신감이다. 그러다가 1차 세계대전과 2
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그들의 자신감이 무너지기 시작했
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 이른바 실존주의 철학이다.
실존철학은 데카르트의 적인 서양 근대의 보편주의
에 대한 회의와 부정에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그 회의와 부
정과 새로운 모색을 위한 방황이 현상학을 만나면서 생기를
얻어 새로운 의식의 사유과학이 되었다.

  그런데 기호학은 현상학이 탐구하는 데카르트의 
과는 다르고 새로운 보편성을 지향하고 있지만, 그 보편성
은 어디까지나 서구역사와 문화와 언어전통 속에서 자랄 수
밖에 없는 사유논리라고 공박한다. 그리고 현상학과 손잡은
실존주의도 결국 서구인의 역사적 언어적 정서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구조주의와 해체주의에서 비판하고 있다.

  ┌────────┐ ┌───────┐
│ 실 존 주 의 │------│ 기 호 학 │
└────────┘ └───────┘
┌────────┐ ┌───────┐
│ 현상학 ├───┤ 구 조 주 의 │
└────────┘ └───────┘
┌────────┐ ┌───────┐
│ 해석학 ├───┤ 해 체 주 의 │
└────────┘ └───────┘

  사실 현대문명의 본질적 의거점이라 할 수 있는 합리적 이
성, 궁극적 근원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은
소쉬르의 구조주의, 정확히 말하자면 구조언어학에서 맹아
적인 출발을 하였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한 의미에서 소쉬
르의 구조언어학을 이해하는 작업은 데리다, 라깡, 푸코등
의 후기구조주의나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은 탈현대 사회사상
의 올바른 이해를 천착함에 있어서 가장 우선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선 현대언어학의 창시자이며 구조주의적
인식방법을 최초로 확립한 구조언어학자인 소쉬르의 [일반
언어학 강의]의 주요개념인 '랑그와 빠롤', '능기와 소기'
를 간단하게나마 이해하고자 한다.

  랑그와 빠롤
────────────────────────────

  구조언어학과 구조주의적 분석방법의 고전으로 일컬어지는
{반언어학 강의}에서 우선 그는 랑그(la langue;언어)와 빠
롤(la parole;말)이라는 두 개념의 경계선을 확실히 구별하
였다. 랑그는 사회제도로서의 측면이고 빠롤은 개인이 개성
에 따라 사용하는 측면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랑그는 언어사용에 관한 사회적 규칙 혹은 관
행을 지칭하고, 빠롤은 구체적 상황에서 말하는 사람, 즉
화자가 행하는 개개의 발화를 뜻한다. 전자가 추상적 언어
체계인 데 비하여 후자는 구체적 발화라 할 수 있다. 개별
적 발화행위인 빠롤은 언어사용에 관한 사회적 규칙인 랑그
의 체계를 통해서 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소쉬르는 다음과 같이 랑그의 특성을 요약하였다. "우리가
구별해야 할 것은 개인적인 것, 본질적인 것과 부수적 내지
비본질적인 것이다. 언어는 화자 개인의 자유의사가 아니
라, 오히려 개개인이 수동적으로 동화된 산물이다. 언어는
말의 사회적 측면이기 때문에 개인을 초월하고, 개인을 외
재하는 것이므로 개인이 이를 수정하거나 창조할 수는 없
다. 언어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승인한 계약의 형태로 존
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언어학은 랑그를 대상으로 하며 빠롤과는 관계하
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언어학은 개인이 자기 개성에 알맞
게 쓰는 말도 사회적 제도나 체계 또는 문법으로서의 언어
의 주어진 체계 내부에서의 놀이에 불과함을 주장한다. 요
컨데, 개별적인 빠롤이 의사소통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랑그의 체계에 따라야 하므로, 전자가 개인적이고
비본질적인 차원이라 한다면, 후자는 사회적이고 본질적인
차원이라 할 수 있다. 사회적 언어규칙인 랑그가 개별적이
고 경험적인 빠롤의 현현을 규정하기 때문에, 언어학은 빠
롤보다는 랑그의 차원을 연구대상으로 하여야 한다는 것이
소쉬르의 관점이며, 이는 곧 구조주의적 인식의 첫째 특징
인 것이다.

  능기와 소기
───────────────────────────

전통적인 언어실체론자(언어실체론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언어란 '낱말'과 '사물'과의 대응관계를 알리는 '목록집'이
었다. 그래서 사람이란 '낱말'은 사람이란 실재적인 '존재'
에 대응된다. 그러나 소쉬르는 그런 목록용어로서의 언어이
론을 부정한다. 소쉬르는 말한다. "언어적 기호는 사물과
명사를 결합시키지 않고 개념과 청각적 영상을 결합시킨
다." 예컨데 우리가 "나무"라고 소리를 내든, 무언중에 '나
무'라고 마음으로 옯조리든, 그 '청각적 영상'은 이미 나무
의 '개념'과 바로 연결된다. 이런 청각적 영상과 개념과의
결합을 소쉬르는 기호(sign)라고 규정하였다. 언어적 기호
는 '사물'과 '이름'을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청각적 영상'
과 '개념'을 결합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청각적 영
상, 청각 이미지(acoustic image), 혹은 음성적 영상(sound
image)을 감각적 표시기능에 해당하는 뜻으로 능기(능기;시
니피에)라 불렀다. 그리고 개념(concept)을 기호의 의미내
용에 해당하는 뜻으로 소기(소기;시니피앙)라 불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능기와 소기, 표시기능과 의미내용과의
관계로서의 기호가 자의적이라는 것이다. 즉 능기와 소기
사이에 어떤 필연적인 논리성이 깃들어 있지 않다는 것이
다. 언어적 기호가 자의적이라는 것은 '사과'라는 단어를
읽을 때의 '청각적 이미지'와 사과의 '개념' 사이에 필연적
인 관계는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apple'로, 프랑스에
서는 'pomme'로, 우리나라에서는 '사과'로 각기 다른 청각
이미지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영어의
'apple'이라는 능기가 우리말의 '사과'라는 능기보다 더 적
절하거나 합리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타당한 이유는 없
다. 그리서 능기와 소기의 관계 즉 기호는 그 본질에 있어
서 문화적 자의성의 산물이며, 사회적 관행의 소산이다. 그
런데 그렇게 임의성을 띤 기호로서의 언어가 왜 중요한가?

  그 이유는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이해할 수 있다. 하나는
인간의 내부적인 측면이 있다. 기호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인간의 사고가 혼란스럽고 애매모호한 관념의 덩어리가 되
어서 자기의 관념을 명석하고 판명하게 구분할 수 없기 때
문이다. 다른 하나는 인간의 외부적인 측면이 있다. 말하자
면 특정 문화권 안에서의 개인은 주관적 선택의 여지없이
기존의 확립된 약정 내지 관행을 따라야만 의사소통이 가능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는 화자 혹은 청자의 개
인의 주관적인 선택의 소산은 아니다. 이렇게 볼 때 능기와
소기간의 자의성 그 자체가 언어를 극히 보수적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이는 곳 체계의 구조적 특성을 보장하는 것이
다.

  지금까지 언급된 소쉬르의 생각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
다.

  ◈ 인간의 심리나 의식은 언어를 만드는 주인이 아니다.
◈ 언어는 기호로서 능기와 소기와의 임의적 관계로 짜여져
있다.
◈ 언어 이전에 인간의 어떤 생각도 구체화되거나 구분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기호체계로서의 언어는 실제세계와 관계해서 그
것을 재단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언어기호는 하나의 개념
이나 관념인 소기와 그것을 지시하는 준물질적인 영상(청각
적 또는 도형적)인 능기와의 임의적 결합일 뿐이다. 그래서
실재의 영역은 기호세계에서 배제된다. 오직 기호는 소쉬르
의 지적대로 능기/소기, S/s로 표시될 뿐이다. 능기가 상
위, 소기가 하위에 놓여진 까닭은 준물질적 영상이나 표상
이 노출되어 있고 그 영상 아래에 개념이나 관념이 깃들어
있음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나오며
────────────────────────────

  우리는 위에서 소쉬르의 주요 개념을 간략하게나마 개관하
였다. 소쉬르는 빠롤이라는 개인의 발화행위보다는 사회적
규칙의 측면이 농후한 랑그의 차원에 우리의 언어기호가 주
조되었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소쉬
르는 랑그의 차원을 언어학의 연구대상으로 규정하였던 것
이다. 또한 '낱말'과 '사물', 즉 '언어와 실재' 사이의 대
응관계를 매끔하게 이어주는 기존의 목록집은, 능기와 소기
라는 새로운 범주에 의하여 갈기갈기 파편화되었음을 예감
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하면 언어와 실재 사이에는 완벽한
구조적 동일성이 있을 수 없고, 그 사이에는 엄연한 간극이
있음을 능기와 소기를 통하여 발견할 수 있었다.

  결국 언어는 본질상 '실체'가 아니라 '형식'이라는 것이며,
이렇게 볼 때,주체없는 구조(structure without subject)
혹은 역사없는 구조(structure without history)를 강조하
는 구조주의 특유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1.소쉬르(최승언 옮김), {일반언어학 강의} (민음사,1990)
2.김형호 외, {언어 문화 그리고 인간} (고려원,1993)
3.전경갑, {현대와 탈현대의 사회사상} (한길사,1993)
4.미셀 푸코 외(이정우 편역), {구조주의를 넘어서} (인간사,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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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1 [그것이 알고싶다] - 365일 "꽃말"?... 2018-09-16 0 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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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9 [별의별] - 녀자, 馬, 그리고 ... 2018-09-14 0 3803
2458 [타향소식] - 장백조선족자치현 60돐 닐리리... 2018-09-14 0 3455
2457 [타향문단] - 료녕성조선족문인들을 응원한다... 2018-09-11 0 3903
245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북극곰아, 여생을 맘껏 뛰여놀아라... 2018-09-11 0 4621
2455 [그것이 알고싶다] - 참새는 참새... 2018-09-10 0 4917
2454 [작문써클선생님께] - 매헌 윤봉길 알아보기... 2018-09-08 0 3781
2453 [그것이 알고싶다] - "퀴어축제"?... 2018-09-08 0 4924
245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동물보호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9-08 0 4392
245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나무 한 그루 = 포도 4천5백 송이 2018-09-08 0 4494
2450 [고향소식] - 우리 연변에도 "중국두만강문화관광축제" 있다... 2018-09-04 0 3406
2449 [고향소식] - 우리 연변에도 "중국조선족농부절"이 있다... 2018-09-04 0 3724
2448 [쉼터] - 나도 "엉터리"이다... 2018-09-04 0 3475
2447 [고향소식] - 우리 연변에도 "중국조선족농악무대회"가 있다... 2018-09-04 0 3616
244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쥐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9-04 0 4755
244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말(馬)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8-30 0 4802
244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담배꽁초",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8-30 0 5210
244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한글통일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8-29 0 3552
2442 [고향문단] - "칠색아리랑" 닐리리... 2018-08-29 0 3303
2441 [동네방네] - 우리 연변에도 "농부절"이 있다... 2018-08-29 0 3598
2440 [동네방네] - 우리 연변에도 "투우축제"가 있다... 2018-08-29 0 3106
2439 [별의별] - "참대곰화가" 2018-08-29 0 3660
243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원주민보호",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8-24 0 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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