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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외부 세계와 접촉한 적이 없던, 고립된 아마존 부족이 브라질 정글 위를 날던 드론 카메라에 처음 목격됐다.
24일 <시엔엔>(CNN) 방송을 보면 브라질 국가인디언재단(FUNAI)은 브라질과 페루 국경 인근 자바리강 골짜기 쪽 정글에서 고립돼 사는 몇몇 사람들이 걸어가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국가인디언재단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부족민 중 한 명은 창 또는 막대기를 들고 있고, 다른 네 다섯명은 나뭇가지로 만든 구조물 옆에 서 있다. 이들은 무언가가 자신들을 둘러싼 나무 위로 날아다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국가인디언재단(FUNAI)이 공개한 드론 영상. 유튜브
국가인디언재단은 성명을 내고 최근 이 부족을 조사하기 위해 보트와 트럭, 오토바이를 타고 180㎞ 이상 이동한 뒤 120㎞ 이상을 걸어 정글 안으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자바리 강 유역에는 외부 사회와 접촉하는 8개 부족, 고립돼 살고 있는 11개 부족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부족이 발견되면서 “브라질 안에서 가장 많은 수의 고립된 원주민이 사는 지역으로 확인됐다”고 재단은 밝혔다.
국가인디언재단은 아마존에 사는 원주민 부족의 이익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들의 터전을 벌목, 광산 개발, 식민지화, 외부 질병으로부터 막고자 한다. 1910년 “만약 필요하다면 죽어라. 다만 절대 죽이진 말라”는 철학을 가지고 아마존 부족과 소통해 온 브라질 출신 탐험가 칸디도 론돈에 의해 설립됐다. 비정부기구(NGO)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은 국가인디언재단을 “사회와 접촉이 거의 혹은 전혀 없는 원주민들을 보호하는 데 전념하는 세계 유일의 정부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100개 이상의 부족이 고립돼 살아가고 있다. 과거엔 정부가 위력을 이용해 이들과 접촉하거나, 통합하길 강요하기도 했지만, 이젠 접촉점을 만들기보다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도록 허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은 “부족을 개발하는 효과는 없다”면서 “건강 관리를 받는다 해도, 부유한 나라가 된다 해도, 땅을 빼앗기면서 발생하는 파괴, 질병 전파 등에 대응하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베네수엘라-브라질 국경 아마존 지역에 사는 반쯤 고립된 야노마미족에게 홍역이 퍼져 수백명이 위험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화된 사회와 접촉하면서 불거지는 위험은 이들의 건강 문제만은 아니다. <시엔엔>은 “이들이 자신들의 전통적 삶의 방식을 유지하기 바라며, 그것을 바꾸는 데 별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가인디언재단과 자문단은 수십 년 동안 브라질 북서쪽 부족들의 고립된 삶을 관찰해왔다. 또 서바이벌 인터내셔널 등은 이들의 삶을 보호하고, 때론 이들을 위해 보급품을 남겨두기도 해왔다. 그럼에도 부족민들은 소통하기보다 고립돼 사는 것을 택했다고 한다.
<시엔엔>은 “벌목꾼에 의해 살해당하고 있는 부족들, 심지어 법적 보호를 받고 있음에도 귀중한 자원과 함께 살고 있다는 이유로 많은 부족민에게 불행한 운명이 닥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해할 만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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