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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탐험에 나섰다가 실종되면서 비관적 전망까지 나돌았던 태국 소년 12명과 코치 모두 구조됐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실종자 전원이 극적으로 구조되면서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아이들은 모두 건강해요. 최선을 다해 보살피겠다고 약속해요"
구조대가 마지막으로 동굴에서 구출한 사람은 축구단 코치 25살 '에까뽄 찬따웡세'다. 그는 아이들을 데리고 동굴로 들어간 죄책감 때문에 내내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에까뽄 코치는 아이들의 작은 메모지에 미안한 마음을 담아 부모들에게 이 같은 편지를 전달했다. "아이들은 모두 건강해요. 제가 최선을 다해 보살피겠다고 약속해요."
앞서 일부 현지 매체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양보한 코치가 건강이 악화돼 지난 8일 구조됐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오보였다. 그는 동굴에서 끝까지 아이들을 돌봤다. 결국, 에까뽄 코치는 부모들과 약속을 지키고 마지막 생환자로 돌아왔다.
실종자 전원 구조...."코치의 리더십과 지혜 빛나"
태국 치앙라이의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 클럽에 소속된 소년들과 코치가 동굴에 갇힌 건 17일 전이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관광 목적으로 이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작스럽게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됐다. 이후 9일간 지속한 수색 끝에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2명에 의해 동굴 입구에서부터 3.2㎞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지난 2일 밤 발견됐다. 구조대원이 처음 발견했을 때 소년들은 유니폼을 입고 맨발인 상태로 캄캄한 동굴 속에 줄지어 앉아 있었다. 오랫동안 먹지 못해 다소 여윈 모습이었다. 이들의 발밑에선 뿌연 흙탕물이 흐르고 있었다.
열흘 가까이 굶주려 건강이 악화했을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 달리 아이들은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이 소년들은 동굴에 갇혀 있는 동안 과연 어떻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함께 있었던 축구단 코치 에까뽄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많다.
우선 에까뽄 코치는 소년들의 체력이 떨어질 것을 염려해 소리를 지르거나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못하게 했다. 소년들이 집에서 가져온 과자를 조그맣게 나눠서 먹게 했다. 흙탕물은 복통을 일으킬 수 있어 천장의 종유석이나 천장에 맺힌 물을 마시게 했다. 덕분에 소년들은 구조대에 의해 발견될 당시 다소 야위었으나 건강을 잃지는 않았다. 대신 코치는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양보하고, 자신의 거의 공복 상태로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동굴에 갇힌 순간부터 아이들에게 극한의 공포와 불안을 극복하도록 정신적 지주 역할도 했다. '우리는 한 팀'이라는 의식을 계속 심어 주며 희망을 버리지 않도록 이끌었다. 아이들은 축구 게임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하나가 되어 코치가 시키는 대로 동작을 하고, 구호를 외치고 뛰는 시늉도 했다. 코치는 때로는 명상을 하면서 침착하게 시간을 보내게 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려줬다. 특히 아이들에게 살아나 갈 것이라는 확신과 의지를 심어줬다. 발견 당시 구조대원들은 "아이들은 음식 없이 지내 다소 지쳐 보였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강인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매우 사랑하고, 아이들도 그를 잘 따른다"
소년들의 부모는 원망보다는 동굴 안에서 아이들을 잘 보살펴준 코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한 소년의 어머니는 "코치가 함께하지 않았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지 모른다. 우리는 그를 비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초 우기가 시작했는데 아이들을 데리고 동굴로 들어간 것에 비난 여론도 많았으나 그의 헌신적인 활약상이 알려지면서 비난은 잦아들었다. 또 엑까뽄 코치가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보육원에서 자랐고, 12살부터 사찰에 들어가 10년간 수도승 생활을 했다는 사연도 전해졌다. 그는 3년 전 병에 걸린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수도승 생활을 접고 무빠 축구팀 보조 코치로 일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인들을 뭉클하게 했다. 그는 자신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평상시에도 소년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본 것으로 알려졌다. 코치의 이모는 CNN방송에 "엑까뽄은 아이들을 매우 사랑하고, 아이들도 그를 잘 따른다"고 말했다.
태국 동굴 소년들의 구조 소식은 전 세계인들이 숨을 죽이며 실시간 지켜봤다. 전원 구조라는 기적 같은 일에 모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보살핀 '에까뽄 찬따웡세' 코치의 리더십과 활약상은 앞으로도 태국인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진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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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요. 잠을 못자서 집에 가서 푹 자야겠어요"
치앙라이 매사이 탐루엉 동굴에 갇혔던 13명의 유소년축구팀 선수와 코치의 구조 소식으로 태국 전역이 흥분과 환호에 차 있던 11일(이하 현지시각) 오전.
주황색 우비를 입고 트럭에 배수용 펌프와 18m 길이의 파이프를 실어 구조현장을 조용히 빠져나간 사람이 있다.
소년들이 갇혀있던 탐루엉 동굴에 파이프를 연결하고 물을 퍼내온 자원봉사자 타왓차이 추엉까촌(42)씨다.
방콕 인근 나콘빠톰 주(州)에서 펌프로 농장 등에 물을 대주는 사업을 하는 그는 소년들이 동굴에 갇혀있을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생업을 접은 채 이번 구조작업에서 '그레이트 나가 워터 펌프 팀'으로 불린 20명의 직원을 이끌고 치앙라이 동굴로 달려왔다.
차로 꼬박 12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그는 자신이 가져온 펌프와 파이프로 지난 12일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동굴안에 가득 찬 물을 퍼냈다. 덕분에 구조대의 활동이 훨씬 자유로워졌고 13명의 소년과 코치를 구하는 일도 수월해졌다.
그는 논과 밭에 물을 대주고 시간당 1천바트(약 3만4천원)를 받는다. 자원봉사에 나선 지난 12일간 벌 수 있었던 돈이 적지 않지만, 그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물을 빼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이처럼 동굴소년 구조에 엄청난 기여를 했지만, 그에게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비추지 않았고 '영웅 칭호'를 붙여주는 이도 없었다.
타왓차이씨는 현지 인터넷매체 카오솟 기자에게 "마음이 끌려서 이곳에 왔고, 아이들을 도와서 기쁠 뿐"이라며 "그동안 제대로 잠을 못자 졸리다. 집에 가서 푹 자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구조작업에서 얻은 교훈을 묻자 "모두가 저마다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내가 얻은 교훈은 우정"이라며 웃었다.
18m길이의 육중한 배수 파이프를 실은 타왓차이씨의 트럭 4대가 한꺼번에 혼잡한 구조 현장을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그를 알아본 경찰이 구조현장을 빠져나가는 그의 트럭을 배웅했다.
'13명 전원생존'이라는 동굴의 기적을 만든 숨은 영웅 타왓차이씨의 임무는 그렇게 끝을 맺었다.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태국 동굴에 최장 17일간 갇혔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와 코치 등 13명이 전원 무사히 구조되는 기적 뒤에는 눈부신 활약을 펼친 영웅들이 있었다.
우선 실종 열흘 만인 지난 2일 동굴 입구로부터 무려 5㎞가량 떨어진 경사지에서 소년들과 코치가 모두 살아 있는 것을 발견한 영국인 전문 잠수사들이 있었다.
소방관 출신인 리처드 스탠턴과 영국 브리스틀에서 컴퓨터 기술자로 일하는 존 볼랜던이었다.
전문가 자격으로 현장에 급파된 이들은 동굴 속 바닥을 기고 급류 속을 헤엄쳐 생존자들을 발견하고 향후 구조계획의 토대를 세웠다.
특히 2004년 멕시코에서 홍수로 지하에 9일간 갇힌 영국 병사 6명에게 잠수를 가르쳐 9시간 만에 모두 탈출시킨 스탠턴의 경험은 이번 구조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과 함께 깜깜한 동굴 안에서 거센 물살을 헤치며 구조활동에 동참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구조대원과 태국 해군 네이비실 대원 등 다이버 90여 명이 있었다.
이 가운데 사만 푸난(37) 전 태국 네이비실 대원은 지난 6일 동굴 내부 작업을 하다 산소 부족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 바람에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해군에서 전역한 뒤 태국공항공사(AOT) 보안직원으로 근무하던 사만은 소년들이 동굴에 갇혔다는 소식을 듣고 자발적으로 구조작업에 참여했다가 변을 당했다.
이번 구조작업 과정에서 나온 유일한 희생자다.
지난 2일 소년들이 발견된 직후부터 10일 모두 구조될 때까지 곁을 지키며 건강을 돌본 호주인 의사 리처드 해리스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마취과 의사로 일하는 그는 동굴 잠수 분야에서 30년의 경험을 가진 베테랑이다. 덕분에 소년들이 있는 곳까지 큰 어려움 없이 진입할 수 있었다.
그는 생존자 13명의 건강상태를 확인해 구조 순위를 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구조 당국은 해리스의 조언을 토대로 본격 구조 첫날인 8일과 9일에 각각 4명씩 우선 구조했고 10일에는 나머지 5명을 한꺼번에 동굴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소년들과 함께 동굴에 들어갔다가 고립됐던 코치 엑까뽄 찬따윙(25)도 숨은 영웅으로 꼽힌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동굴 안 수위가 급상승하자 소년들을 경사지 위로 올라가게 해 생존 공간을 확보한 뒤 천장과 종유석에 맺힌 물방울을 마시게 하는 등 기지를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칠흑같이 캄캄한 동굴 안에서 두려움에 떠는 소년들을 추스르며 소년들을 모두 내보낸 뒤 마지막으로 동굴을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엑까뽄 코치는 동굴에 갇혀 있는 도중 소년들의 부모님께 보낸 손편지에서 사죄의 뜻을 밝히고 아이들을 돌보겠다는 약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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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이다!' 살다 보면 누군가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17일간의 드라마,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태국에서 벌어진 '동굴 소년' 기적의 생환 스토리이다.
우리 시간으로 10일 저녁 8시 48분, 마지막으로 동굴 안에 남아 있던 12번째 소년이 구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3분 후인 8시 51분 드디어 축구단 코치 25살 '에까뽄 찬따웡세'씨가 구조대의 도움으로 동굴 밖으로 빠져나왔다.
태국 네이비실은 같은 시각 페이스북에 "12명의 소년과 코치가 모두 안전하게 동굴 밖으로 나왔다"는 임무 완료 메시지를 남겼다. 이들의 구조를 숨죽이며 지켜보던 태국 국민들은 그야말로 모두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전원구조라는 기적을 이룬 한 편의 감동적인 드라마, 그 자체였다.
치앙라이의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 아카데미 소속 선수 12명과 코치 1명 등 13명은 6월 23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됐다. 이후 이들의 실종 소식이 접수됐고,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2명에 의해 실종 열흘째인 지난 2일 밤 동굴 입구로부터 5km가량 떨어진 곳에서 극적으로 발견됐다.
이후 구조작업이 시작됐고, 기적의 생환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구조를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하는 한 사람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차분하고 정직한 현장 상황설명, 전 세계에서 몰려든 수백 명의 취재진과 구조대, 고립자 가족 등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 혼잡한 사고 현장에서 묵묵하게 구조 현장을 지휘한 사람이 있다. 나롱싹 오솟타나꼰 前 치앙라이 주지사다.
사실, 소년과 코치 등 13명이 처음 동굴에 갇혔다는 소식은 나롱싹 주지사에게는 임기 말에 떨어진 날벼락과 같았다. 나롱싹 전 주지사는 이미 지난 4월에, 7월 초 파야오 지방의 주지사로 전보 발령이 결정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책에 前 주지사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닌 것이다.
나롱싹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생을 살아온 것일까? 그는 지질학과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말 그대로 '전문가'다. 깊은 동굴 안에서 벌어진 고립 사고, 동굴 내부 수로의 거센 물살과 폭우 등으로 동굴 내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는 위험한 상황에서 13명의 고립자들이 생존했는지 여부 자체가 너무나 불확실한 상황에서 수색 작업이 시작됐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구조대원과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등 다국적 구조팀이 꾸려진 상황, 누군가는 확실한 지휘를 해야 했고, 모두가 바라고 있었다. 그동안 내린 폭우로 아이들이 있는 공간 주변을 막고 있는 동굴 안 물웅덩이의 수위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었다. 다국적 구조팀은 우선적으로 가용한 모든 장비를 동원해 배수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 지휘를 책임진 나롱싹의 결정은 신중하고 정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의 능력이 돋보인 것은 미디어와의 기자 회견장이었다. 태국 국내 언론은 물론 해외 언론에 현장 상황을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한 건 물론, 구조 작업과 구조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혹시 있을지 모를 오해와 오보를 막는 데 주력했다.
현지 언론은 나롱싹 전 주지사가 6월 29일을 기해 공식적으로 파야오 주의 주지사로 발령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태국 정부는 나롱싹을 애초 다른 주의 주지사로 발령낸 뒤에도 사고 현장에 대한 구조 지휘권을 계속 부여했다. 태국 내무부 장관인 아누퐁 파오찐다는 탐루앙 동굴에 있는 아이들이 전원 구조될 때까지 나롱싹 전 치앙라이 주지사가 계속 현장을 지휘할 것을 명했다. 현지언론들은, 이것이 탁월한 결정이었다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탐루엉 동굴 구조 작업으로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나롱싹 전 주지사를 차기 총리로 추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총리 여부를 떠나 17일 만에 13명 전원 구조라는 신화를 쓴 나롱싹의 탁월한 리더십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최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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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날씨·산소부족 등 고비에도 태국 당국 과감·신중한 작전…소년들 수영 등 빠르게 적응
ㆍ생환자들 동굴병 우려 격리…유리창 밖 가족과 만나기도
“12 야생 멧돼지와 코치가 동굴에서 나왔다. 모두 안전하다.”
태국 네이비실이 10일 오후 6시48분(현지시간)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북부 치앙라이주 탐 루앙 동굴에 갇힌 유소년 축구팀 13명 전원의 생환을 알렸다. ‘야생 멧돼지’는 축구팀 명칭이다.
구조작업 사흘째인 이날 선수 4명과 코치 1명 등 5명이 동굴 밖으로 나왔다. 지난달 23일 동굴에 고립된 축구팀 13명이 17일 만에 전원 구조된 것이다.
태국 네이비실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날 첫 구조자이자 9번째 생환자는 오후 4시6분에 나왔다. 오전 10시8분 구조작업이 개시된 지 5시간58분 만이다. 코치 에카폰 찬타웡(25)은 마지막으로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구조된 5명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네이비실이 ‘개구리’라고 부른 의사와 태국 해군 잠수사 3명 등 4명도 동굴 밖으로 나왔다. 이들은 동굴 안에서 선수들과 코치 곁을 지켜왔다.
구조작업을 지휘하는 나롱삭 오솟타나콘 전 치앙라이 주지사는 이날 낮 12시쯤 기자회견에서 “오늘 남은 5명 모두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구조 사흘째인 이날에는 구조대원 19명이 투입됐다. 지난 8~9일 이틀간 진행된 구조작업에서 4명씩 모두 8명이 동굴 밖으로 나왔다.
생환자 8명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젯사다 촉담렁쑥 공중보건부 사무차관은 “8명 모두 건강하다. 정신적으로도 안정돼 있다”고 밝혔다. 폐질환 등 감염 우려로 격리돼 왔던 이들 4명은 생환 이틀째인 9일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가족을 만났다.
2주 넘게 암흑 속에 있었던 아이들은 시력 보호를 위해 실내에서도 선글라스를 끼고 있으며, 정신 건강을 위해 TV 시청은 금지된 상태라고 당국은 밝혔다. 당국은 이들이 동굴병 등에 감염됐을 우려가 있어 적어도 일주일 동안은 병원에 격리할 계획이다.
아이들의 생환까지 구조당국은 수많은 고비를 넘겼다. 날씨, 동굴 내 수위, 부족한 산소 등 악조건의 연속이었다. 6월 말 시작된 폭우는 그쳤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구조당국의 마음을 애태웠다.
동굴 안에 물이 차오르는 만큼 산소는 희박해져갔다. 실제 지난 6일 전직 해군 출신 잠수사 사만 쿠난(38)이 동굴 내 산소 탱크 설치 작업을 마치고 귀환하다 산소 부족으로 사망했다.
구조당국은 신중하면서도 과감한 작전을 폈다. 아이들의 생존이 확인된 지난 2일부터 의료진을 보내 이들의 상태를 살피고 영양을 보충해 체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잠수를 가르쳤다.
당국은 이후 구조대원이 아이를 인도해 잠수 및 도보로 동굴을 나오는 구조 방식을 택했다. ‘가장 빠르지만 가장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작전이었다. 특히 10~11일 큰비가 예고되면서 작업 연기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당국이 쉬지 않고 물을 빼고 산소를 공급해온 덕에 구조 환경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소년들도 빠르게 적응했다. 잠수를 배운 지 일주일도 안돼 1.7㎞ 구간을 잠수해 나오는 데 성공했다. 구조 작업에 참여한 덴마크 출신 잠수사 이반 카라지치는 “소년들은 오직 작은 손전등 하나에 의존해야 하는 극도로 위험한 환경에서 잠수를 했다. 놀랍도록 강하다”고 BBC에 말했다.
축구팀 13명의 생환에 가족들과 태국, 전 세계가 환호했다. 전원 구조 소식을 알린 네이비실의 게시물은 5분 만에 2만3000차례 이상 공유됐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축하의 트윗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미국을 대표해 성공적 구출을 축하한다”고 썼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영국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축구팀과 구조팀을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리는 경기에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최민지 기자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 치앙라이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17일간의 '동굴 드라마'를 기적 같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태국 네이비실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동굴 안에 갇혀있던 12명의 소년과 코치의 구조 소식을 전했다.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께 19명의 다국적 구조팀을 투입해 사흘째 구조작전을 벌였고, 동굴에 남아 있던 5명의 마지막 생존자를 무사히 구출해냈다.
첫 구조 소식은 오후 4시 12분께 전해졌다. 9번째 생환자였다.
이후 20여 분 뒤인 4시 33분 10번째 생환자가 동굴을 빠져나왔고, 5시 13분께 11번째, 6시 51분께 12번, 13번째 마지막 생환자 소식이 전해졌다.
아이들을 데리고 동굴에 들어갔던 엑까뽄 찬따웡(25) 축구팀 코치는 끝까지 동굴 안에 남아 있다가 마지막에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네이비실도 같은 시각 페이스북에 "12명의 소년과 코치가 모두 안전하게 동굴 밖으로 나왔다. 이게 기적인지 과학인지 얼떨떨하다"는 임무 완료와 감격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로써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친 뒤 동굴에 들어갔다가 폭우로 물이 불어나면서 고립된 13명은 17일 만에 전원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이날 추가로 구조된 소년들과 코치의 건강상태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당국은 이들을 구급차와 헬기에 태워 치앙라이 시내 쁘라차눅로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들은 치앙라이의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 아카데미 소속으로,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됐다.
이들은 태국 네이비실 잠수대원들과 함께 동굴 내부를 수색하던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2명에 의해 실종 열흘째인 지난 2일 밤 동굴 입구로부터 5㎞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이후 태국 네이비실 잠수대원과 의사 등이 동굴 내부로 들어가 음식 등을 제공하고 다친 아이들을 치료했다.
또 당국은 동굴 안에 가득 찼던 물을 빼내 수위를 낮추는 한편 아이들이 침수구간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수영과 잠수장비 사용법을 가르쳤다.
이어 8일 본격적인 구조작업에 나서 당일 4명을 구조했고 이어 9일 추가로 4명을 구출해냈다.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던 동굴구조를 주도한 것은 영국과 미국, 호주 등 전 세계에서 온 50여 명의 동굴구조 전문가였다. 이들은 40여 명의 태국 네이비실 잠수대원들과 함께 사흘간 차오르는 물과 사투를 벌이며 13명을 동굴 밖으로 구출했다.
자원봉사자로 구조에 동참했던 전직 태국 네이비실 대원 1명이 지난 6일 산소 부족으로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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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태국 동굴에 17일간 갇혔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와 코치 등 13명이 모두 생환하는 기적을 만드는 구조작업에 참여했다가 숨진 사만 푸난(37) 태국 해군 네이비실 대원의 아내가 남편을 향한 애틋한 그리움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표현했다.
11일 일간 카오솟에 따르면 사만의 아내 발리뽀안 쿠난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편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과 함께 사랑을 듬뿍 담은 글을 올렸다.
발리뽀안은 "당신이 그리워요. 너무 사랑해요. 당신이 마치 내 심장인 것처럼 사랑해요"라고 말을 꺼냈다.
그는 또 "당신을 왜 그렇게 사랑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내가 잠에서 깼을 때 누가 나에게 키스해주지요?"라고 사무치는 그리움을 표현했다.
이어 "시간을 되돌려 그것을 영원히 멈출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로 졸지에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비통함을 나타냈다.
발리뽀안은 사만이 숨진 다음 날인 지난 7일에도 소셜미디어에 "당신은 영원히 나와 함께 할 거예요. (이 세상에) 당신 같은 사람은 없어요"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또 "당신이 나와 함께 있지 않으면 숨 쉬고 싶지도 않아요. 우리 함께 살겠다고 약속했었으니까요"라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사만은 지난 6일 오전 1시께 동굴 내 3번째 공간에 산소 탱크를 전달하고 돌아오던 도중 산소부족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
이틀 뒤인 8일부터 3일간 본격 진행된 구조작업으로 소년 12명과 코치 1명은 전원 무사히 구조됐다.
해군에서 전역한 뒤 태국공항공사(AOT) 보안요원으로 취직해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일하던 그는 소년들이 동굴에 갇혔다는 소식을 듣고 구조대원으로 자원했다.
이 같은 소식을 들은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은 사만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명예로운 장례식을 치러주기로 했다.
와치랄롱꼰 국왕은 또 숨진 사만의 가족을 특별히 보살필 것을 지시했고, 쁘라윳 짠 오차 태국 총리도 깊은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첼타 자이피움 태국 해군 대변인은 국왕의 뜻에 따라 사만에 대해 특별 진급을 추진할 예정이며, 유가족도 지원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만이 근무하던 수완나품 공항 측도 최소 100만 바트(약 3천3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사만의 빈소가 마련된 태국 북동부 로이엣 주의 한 관광버스 회사는 오는 14일로 예정된 다비식 때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로 하는 등 각계에서 온정이 답지하고 있다.
사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다비식장은 9개의 상스러운 뾰족탑이 있는 15㎡ 규모로, 제작비용만 30만 바트(약 1천만원)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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