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간판 없는 거리
2018년 07월 29일 14시 08분  조회:4858  추천:0  작성자: 죽림

 

간판 없는 거리 

 

 

​          윤동주

 

 

 

 

정거장 플랫포옴에

내렸을 때 아무도 없어

 

다들 손님들뿐

손님 같은 사람들뿐

 

 

집집마다 간판(看板)이 없어

집 찾을 근심이 없어

 

 

빨갛게

파랗게

불붙는 문자도 없이

 

 

모퉁이마다

자애로운 헌 와사등(瓦斯燈)

불을 켜놓고,

 

 

손목을 잡으면

다들, 어진 사람들

다들, 어진 사람들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서로 돌아들고.

 

======================

 

낯선 도시에 도착한 그의 생소함이 담겨 있습니다. 간판이 없는 그곳에 '자애로운 헌 와사등'을 걸자고 한 것은 따뜻한 등불만이 사람을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시라는 것이 읽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이 시는 독립을 위해 모인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메세지가 아닐까 싶은데요. 나라를 사랑하고, 독립을 원했던 그가 따뜻한 등불을 염원한 것은 아닐까요?
=====================





 

 

 

윤동주 간판(看板) 없는 거리

 

 

 

정거장 플랫폼에

내렸을 때 아무도 없어,

 

다들 손님들뿐,

손님같은 사람들뿐,

 

집집마다 간판이 없어

집 찾을 근심이 없어

 

빨갛게

파랗게

불 붙는 문자도 없이

 

모퉁이마다

자애로운 흰 와사등에

불을 혀놓고,

 

손목을 잡으면

다들, 어진 사람들

다들, 어진 사람들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서로 돌아들고.

 

 

이 시는 다들 어진 사람들이 손님으로 손님같이 자기 집이 없이 살고 있는 일제강점기의 조선의 모습을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시의 전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화자가 저녁에 정거장 플랫폼에 내렸을 때에 주인은 아무도 없었다. 다들 손님들뿐이었다. 손님이 아니라면 손님같은 사람들뿐이다. 집집마다 간판이 없다. 장사를 하는 집이 없다. 내리는 사람이 손님이거나 손님같은 사람들이어서 이 거리에 머무는 사람이 없다. 모두 다른 곳으로 떠나간다. 그래서 집 찾을 근심이 없다. 빨갛게 파랗게 불 붙는 문자로 이루어진 간판이 없다. 불은 모퉁이마다 켜진 흰 와사등뿐이다. 손목을 잡으면 다들 어진 사람들인데 집도 없고 살아갈 방도도 없다. 이런 상태로 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순서로 돌아가고 있다. 세월이 가고 있다.

 

 

이 시를 구절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간판(看板) 없는 거리>는 시인이 살았던 일제강점기에 삶의 방편이 없이 아주 가난하게 살고 있는 조선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간판’은 사람들에게 어떤 종류의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손님이 찾아오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거리’에 그것도 교통의 요충지인 기차 ‘정거장’이 있는 곳에 ‘간판’이 없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것인 것이다. 이는 그 거리에 사는 사람들과 그 거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몹시 가난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가게가 없는 것이다. 어떤 곳이던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점이 있는 법인데도 불구하고 기차 ‘정거장’ 앞에 상점이 없다는 것은 이곳에 살거나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반드시 필요한 물건도 살 수 없는 경제적으로 매우 궁핍한 상황 속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거장 플랫폼에 / 내렸을 때 아무도 없어, // 다들 손님들뿐, / 손님같은 사람들뿐,’는 화자가 기차 ‘정거장 플랫폼에 / 내렸을 때’에 정거장에 내리는 사람 중에는 이 거리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고 ‘다들 손님들뿐’이거나 ‘손님같은 사람들뿐,’이라는 것이다. 이 거리에 있는 집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없고 모두들 다른 곳으로 흩어지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한 것으로 보인다. 화자가 ‘정거장 플랫폼에 / 내렸을 때’는 ‘흰 와사등에 / 불’ 켜 놓은 것으로 볼 때에 어두운 저녁이다. 이러한 시간적인 배경은 시에서는 암울한 상황 또는 절망적인 상황을 의미한다. ‘다들 손님들뿐, / 손님같은 사람들뿐,’을 역사적인 시각으로 보면 나라라는 집을 잃은 우리 민족을 말하면서 일제강점기에 어려운 상황에서 살던 집을 잃고 가난하고 어렵게 사는 사람을 ‘손님들’이라 말하고 살 집은 있어 비교적 경제적으로 덜 어려우나 나라라는 집을 잃은 사람들을 ‘손님같은 사람들’이라고 한 것 같다.

 

‘집집마다 간판이 없어 / 집 찾을 근심이 없어’는 상업활동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 거리는 기차가 서는 ‘정거장’이 있는 곳으로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므로 상업이 발달할 수 있는 입지적인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집마다 간판이 없’다는 것은 상업활동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사고 팔 사람들이 없다는 것으로 사고 팔 것이 없을 정도로 가난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 찾을 근심이 없어’는 부정적인 상황을 긍정적으로 서술한 상황을 비꼬는 풍자적인 표현이다. 여기서의 집은 ‘상점’을 말한다. 상점이 하나도 없으니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받기위해 상점을 찾고 말고 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삶의 경제적인 방편을 잃은 조선의 피폐되고 가난한 상황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빨갛게 / 파랗게 / 불 붙는 문자도 없이 // 모퉁이마다 / 자애로운 흰 와사등에 / 불을 혀놓고,’에서 ‘빨갛게 / 파랗게 / 불 붙는 문자’는 ‘간판’에 쓰인 글자를 말한다. 이것이 없다는 것은 ‘간판’이 없다는 것이고 ‘간판’이 없다는 것은 상점이 없다는 것이고 상점이 없다는 것은 경제가 몹시 피폐한 상태라는 것을 말한다. ‘자애로운 흰 와사등’은 ‘와사등’을 의인화하여 쓴 것이고 ‘와사등’은 어둠을 밝혀 지나가는 사람들이 불편함이 없게 하는 것이기에 ‘자애’롭다고 표시한 것이다. ‘불을 혀놓고,’는 와사등을 킨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어둠 속에서 ‘손님들’과 ‘손님같은 사람들’이 길을 편하게 갈 수 있도록 한 사람들로 아래 연에 나오는 ‘어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퉁이마다’ 불을 켠 사람들이다. 이 부분을 역사적인 시각으로 보면 일제강정기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나라를 잃고 삶을 살아가는 우리 민족에게 희망을 주며 가야할 길을 희망을 가지고 가게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손목을 잡으면 / 다들, 어진 사람들 / 다들, 어진 사람들 // 봄, 여름, 가을, 겨울, / 순서로 돌아들고.’에서 ‘다들, 어진 사람들 / 다들, 어진 사람들’이라 하여 ‘어진 사람들’을 반복하여 강조하고 있다. ‘손님들’과 ‘손님같은 사람들’이라서 집에 들지 못하고 뿔뿔이 어둠 속으로 가지만 알고 보면 ‘다들, 어진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어렵게 살고 있는 우리 민족 구성원이 ‘불을 혀놓’는 사람이나 집이 없어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그 불 아래를 지나가는 사람이나 ‘다들, 어진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 순서로 돌아들고.’는 이렇게 우리 민족이 나라를 잃고 일제강점기 아래서 손님 또는 손님처럼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세월이 멈추지 않고 반복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전한성

 

 

==============///

 

윤동주의 시 중에 ‘간판 없는 거리’라는 시가 있다. 낯선 도시를 방문한 시인이 간판 없는 풍경을 바라보며 겪게 되는 생소함을 노래한 시이다. 흥미로운 것은, 윤동주가 알록달록한 간판 대신 ‘자애로운 헌 와사등’을 걸자고 제의했다는 점이다. 그러면 흩어졌던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윤동주는 사람들이 사는 거리라면 모름지기, 사람들의 마음을 불러 모을 수 있는 ‘따뜻한 등불'이 필요하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우리의 거리를 바꾸는 일도 이와 같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지금 윤동주가 제안한 ‘마음의 구심점’을 달아야 할 때인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만들어 갈 거리는, 윤동주가 말한 따뜻한 거리,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는 거리여야 한다. 간판을 바꾸어다는 일은 그 첫 걸음일 것이다. 내 것을 마음대로 치장하고 싶은 마음을 줄이고, 주변 환경과 이웃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작업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간판을 바꾸어 다는 일을 통해, 남과 함께 살아가는 연습을 다시 시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늦었지만 흐뭇한 연습이 아닐 수 없다.



==============///

 

 
  • 이 시는 윤동주 선생이 1941년에 쓴 시입니다. 정차장 플렛홈에 내린 나그네에겐 모든 것이 낯 설다. 서로가 손님 같은 낯 선 사람들. 서먹서먹하다. 그런데 누군가가 나서서 모퉁이에 불을 켜고 손을 잡아준다면 모두가 아는 사람이 되고 모두가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이 된다. 계절은 순서대로 돌아가는 평화스런 광경이 펼쳐질 것이다. 일제하의 낯설음과 침묵으로 일관해야했던 암울한 시대를 노래한 것입니다.

     
    프로필 사진
    함께해봐문학 전문가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10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동시를 잘 지으려면?... 2017-02-08 0 3166
209 젓가락 두짝 = ㅣㅣ톡!.. ㅣ ㅣ톡!... 2017-02-08 0 2435
208 하늘 날던 새가 땅을 내려다보며 왈; ㅡ질서 공부 좀 해... 2017-02-08 0 2385
207 눈사람 왈; ㅡ느네집 따듯하니?... 2017-02-08 0 2291
206 역술(易術), 학술(學術), 의술(醫術), 시술(詩術), 저술(著術)... 2017-02-08 0 3467
205 시인은 시작에서 첫행을 어떻게 잘 쓸것인가를 늘 고민해야... 2017-02-08 0 2712
204 시의 제목에서도 이미지가 살아 있어야... 2017-02-08 0 2722
203 두보, 그는 두보, 두보인거야... 2017-02-08 0 4010
202 가난은 시로 가난을 못막는다?... 2017-02-08 0 3773
201 담시(談詩)란 서사시 범주에 속하는 이야기시이다... 2017-02-07 0 2531
200 패러디할 때 원작을 충분히 존중해야... 2017-02-07 0 3017
199 시의 제목을 무제(無題) 혹은 실제(失題)라고도 달수 있다... 2017-02-07 0 2588
198 시의 제목은 바로 시의 얼굴... 2017-02-07 0 2916
197 [이것이 알고싶다] - "아버지"와 "어머니" 유래 2017-02-05 0 2844
196 [이것이 알고싶다] - "~습니다"의 유래 2017-02-05 0 2864
195 시를 쓰는 사람은 많지만 시를 읽는 사람은 많을손가 많지않도다... 2017-02-05 0 2881
194 시는 벼락치듯 독자들을 전률시켜야... 2017-02-05 0 2773
193 109명 현역시인과 "최고의 시구"(2) 2017-02-05 0 2915
192 109명 현역시인과 "최고의 시구"(1) 2017-02-05 0 2932
191 시인에게시를 묻다... 2017-02-05 0 2600
190 좋은 시의 조건 10 2017-02-05 0 2921
189 "사랑하라 그러면 시는 써질지니..." 2017-02-05 1 2531
188 중국 唐代 녀류시인들 思夫曲 알아보다... 2017-02-05 0 2829
187 [자료] - 중국 현대시의 일단면 /이육사 2017-02-05 0 3634
186 "한반도의 반쪽 반도"의 현대시 문제점을 알아보다... 2017-02-05 0 2672
185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침묵" 명언모음 2017-02-05 0 2916
184 100명 詩民, 100년 詩人 노래하다... 2017-02-05 0 2709
183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덮혀"와 "덮여", "높히다"와 "높이다" 2017-02-04 0 3145
182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주락펴락"과 "쥐락펴락" 2017-02-04 0 2614
181 시는 아름답기만 해서는 모자라고 독자들의 령혼을 뜻대로 쥐락펴락 해나감과 동시에 독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어야... 2017-02-04 0 2803
180 그 무슨 사건, 그 무슨 혁명, 그 무슨 전쟁과 詩는 싸워야... 2017-02-04 0 2898
179 [시문학소사전] - "판타지"란?... 2017-02-04 0 4123
178 동시의 상상력과 그리고 동시의 "판타지" 세계 2017-02-04 0 2975
177 시적 상상력으로 즐거움을 찾기... 2017-02-04 0 3957
176 시에서 아이디어를 얻을수 없다?... 있다!... 2017-02-04 0 2505
175 "립춘대길" = <봄맞이 시모음> 2017-02-04 0 2556
174 "동시집"을 돗자리로 깔고 "동시놀이" 알콩달콩 하자야... 2017-02-04 0 2483
173 쇠사슬은 노예의 령혼까지 묶어 놓는다... 2017-02-04 0 2692
172 시를 말하는 산문, 산문으로 된 시 2017-02-04 0 2320
171 모든 시관(詩觀)은 그 시인의 우주관에서 비롯된다... 2017-02-04 0 2531
‹처음  이전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