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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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꽃 1(허창렬)외2수
2014년 05월 02일 17시 07분  조회:2264  추천:6  작성자: 허창렬
1
 
오월 손발이 바쁜 계절
나무는 새옷을 입고
나는 한겹 두겹 허울을 벗는다

너는 웃고 나는 울고
톡- 토도독-그렇게  터져라
무혈의 상처 아름다운 자연의 선률이여
 
너는 부처님 신전에 울려 퍼지는
녀인의 줄기찬 오르가즘
천국의 계단에 새하얗게 피여나
잘 썪어 문드러진 이름 모를 질투의 향기여
 
해마다 눈부신 5월이 오면
나는 한겹 두겹 옷을 벗고
너는 한겹 두겹 옷을 더 껴입고
 
긍혈이 뭉치여 아픔 간지럽히는
통한의 새빨간 여드름이여
톡톡- 터져라 툭툭- 터져라
 
오늘도 나는 울고 너는 웃고
피는 마르고
살은 마냥 아리고 쓰리고…
 
 
2014년5월

2

어쩐지
허접해보이는 플래시모브
포샵한 여름의
하늘같은
알레르기


끈질긴
개나리 향기 끌어안고
통곡하는
페이퍼페이스
이제 단 한번만이라도
함께 죽고픈
저주의 텀길


오호
저기 힘없이
걸어오는 잇힝 ㅡ
길섶위에
떨어져버린
비호감의
웰니스족(wellness)


차츰
엇갈리는
피속의
젊은 십장생
마침내 오열로 터져오르는
별들의 서툰 향연 ㅡ


하루종일
목이 쉬고
발목이 통통 무르튼
새벽의
긴 태클ㅡ
 
2014년5월1일

[시]나의 (허창렬)
 
사람의 길을
짐승들이 흔들먼들 뛰여가고
짐승의 길을
사람이 허우적 허우적
기여 간다

지렁이에게 길을 내여주고
반나절씩 이렇게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
바람을 피해 높다란 담벽을 마주서면
아츠랗게 높은 담벽이 어느새 내 어깨를 밟고
달빛에 불쑥 올라 선다

잘 썪은 메주덩이
퀘퀘한 곰팡이냄새에 벌써 취해버린 무지렁이 세월
인정의 해일속에서 손발을
허우적거리는 순진한 사슴떼
드디여 쓰나미에 지친 몸을 깨끗이 씻고
싯누런 황금이 되여 모래밭에
노숙자처럼 끼리끼리
드러눕는다

너를 미친듯이 사랑했고
오늘도 미친듯이 사랑하고픈
래일도 미친듯이 사랑해야 하기에
거지도 황제도 모두 기억에서 지워버린
이제는 한적한 내 고향 아카시아 돌담길
내가 가야 할 길

ㅡ내가 다가가야 할 길ㅡ
ㅡ눈꺼풀이 시원한 파란 잔디밭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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