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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10
회색의 중국인2: 마마후후(馬馬虎虎)(10)
중국인이 즐겨 쓰는 또 하나 단어가 있는데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마마후후(馬馬虎虎)이다. ‘어떻게 지내셨습니까?’하는 인사말에 ‘마마후후’라고 답한다. 깨끗이, 흠점 없이 일을 해놓고도 ‘마마후후’라고 한다. 말이란 말(馬)과 호랑이 후(虎)가 중첩된 표현인데 원 뜻인즉 ‘대충대충’, ‘그럭저럭’으로서 ‘나쁘지 않다. 썩 좋지도 않다’라는 의미지만 긍정적인 면이 짙다. 부정적인 면에서 표현할 때 중국인은 ‘마마후후’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뚜이-푸(對付)’ 또는 ‘처우-허(奏和)’라는 표현을 쓴다. 달갑지 않지만 이대로 유지하며, 아쉽지만 별 뾰족한 방도가 없기에 현 상태로 지낸다는 뜻이다.
말(馬)은 중국인이 일상에서 매우 많이 쓰이는 단어이다. ‘채옹실마(寨翁失馬)’, ‘주마관화(走馬觀花)’, ’용마정신(龍馬精神)‘, ’노마식도(老馬識途)‘은 중국인이 애용하는 사자성구이며 호랑이(虎) 역시 중국인들이 용과 함께 숭배하는 동물의 일종이다. 호랑이에 관한 사자성구 ‘호변용증’(虎变龙蒸), ‘호보용행’(虎步龙行), ‘호당호제’(虎党狐侪), ‘호시탐탐’(虎视眈眈) 등도 중국인은 익숙하다. 이러한 말과 호랑이를 함께 병행하여 ’마마후후‘라 함은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된다는 회색표현인 것이다. 일종의 모호한 개념으로서 일정 정도가 되면 그만이지 확실히 갑과 을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인은 이러한 표현을 일상사유에까지 끌고 다닌다. ‘난득호도(難得糊塗)’란 말은 중국 강남7괴 한사람으로서 참대(竹)를 그리기에 유명한 쩡빤쵸오(鄭板橋-정판교)의 명언인데 허다한 일에서 눈을 감고 모르는 것처럼 짚고 넘어가라는 지혜를 가리키는 말이다. 지금도 ‘난득호도’라는 액자를 서재나 객실에 걸어놓은 중국인을 가끔씩 볼 수 있다. 이러한 처세의식은 한국인들이 무엇이든 철저히, 깨끗이 밝히고 해명하려는 확실한 태도와는 어느 정도의 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또 이러한 차이는 정치에 대한 국민의 태도에서 가장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 마음속으로 아는 것을 구지 입으로 다 표현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거친 말은 상대에게 닿으면 상처를 주기 마련이다. 각자는 서로의 장단점이 있으며 옳고 그름은 칼로 물 베듯이 확실하게 가릴 수가 없는 것이다. 문화적인 배경에 따라 중국인과 한국인이 모순을 대하는 태도와 해결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중국인에게 있어서 결과가 중요하지 수단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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