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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 17
정으로만 통하는 친구: 통정달리(通情達理)(17)
한국인은 대체로 중국인과 사귀기 어렵다고 하소연 한다. 중국인들이 무슨 속궁리를 하는지 알 수 없고 이들과의 교류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국인에게 있어서 중국인은 수수께끼 같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실은 그 누구도 이해하기 쉬운 부분이 아니다. 중국인들은 자신을 사합원에 가두어 두는 것처럼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다닌다. 투명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쉽사리 남의 것,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보수적이라기보다는 자존심이 무척 강하고 이로하여 완고한 편이다. 의식형태면에서 더욱 그러하다. 호의라도 것을 마음속으로는 인정하지만 타인의 인정(人情)을 받아들일 때가 드물다. 물론 예절상의 표현은 다른 것이다. 인정 빚을 지기 싫어하는 것이다. 즉 부챈런칭(不欠人情)이다. 금전의 빚은 깨끗이 청산할 수 있으나 인정 빚 마는 훗날 아무리 갚느라 하여도 한번 진 인정은 영원히 빚으로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중국인과 사귀자면 우선 정(情)이 통해야 한다. ‘좋아하는 사람’을 한국인은 사랑 ‘애’자를 붙이여 아이런(愛人)이라 부르지만 중국인은 감정 ‘정’자를 붙이여 칭런(情人)이라 한다. 정 또한 중국인의 만만디처럼 급해서 될 일이 아니다. 한번 정 주고, 두 번 다시 주고 하다가 자기 욕심대로 통하지 않는다고 해서 두 손 쳐들고 ‘나 이젠 몰라라’ 물러서면 중국인과 영원히 친구로 사귀지 못하는 법이다. 중국인은 한, 두 가지 일에서 쉽사리 마음이 동하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무게가 갈수록 관성이 큰 것처럼 일단 움직이면 쉽게 멈추지 않는 것이 중국인이다.
중국인과 사귀려면 정 못지않게 이(理)도 중요하다. 정은 이를 떠나서 있을 수가 없으며 이를 떠난 인정이 있다면 그것은 사욕에 불과할 뿐이다. 이는 늘 정과 연계되어 있다. 우선 자신이 매사에 이치가 밝아야 하며 이치에 어긋나는 일은 절대로 멀리해야 하는 것이다. 상대가 당신의 사람 됨됨을 높이 평가할 수 있게 하여야만 정도 통하고 이도 닿는 법, 즉 통정달리(通情達理)이다.
중국인은 장사거래의 파트너와 사회교제에서의 친구를 확연히 구별한다. 금전과 인정을 뒤섞지 않는 것이다. 돈은 돈으로 계산하고 정은 정으로 오가는 보이지 않는 유희 같은 규칙이 작용하고 있다. 중국인과 사귀려면 이러한 무형의 규칙에 적응해야 하며 정으로 정을 주고받아야 하는 것이다. 당연 정을 먼저 주는 측은 우리여야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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