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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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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남편의 정력 댓글:  조회:3545  추천:0  2013-11-30
콩트이야기 남편의 정력 김희수 나는 요즘 내 또래의 녀자들이 부부생활에 욕구불만인것을 알고는 좀 놀랐다. 더구나 남편이 섹스에 약한것도 리혼사유가 되는것을 보았을 때 나는 정력이 왕성한 남편을 만난 자신이 행운스럽게 여겨졌다. 나의 친구 애화와 영미도 남편의 섹스에 크게 불만을 품고있었다. 어느날, 셋이 다방에서 만났을 때 애화가 맥주 석잔을 련거퍼 건배하더니 불만을 토했다. “요즘 내 남편은 점점 못해 가. 모처럼 오르가슴에 도달하려면 제쪽에서 먼저 녹아떨어져. 아이, 신경질 나.” “부부생활이란게 서로 리해해주면 되는거지. 네가 너무 과하게 요구한게 아니냐?” “과하긴? 일주일에 두세번도 못한대서야 어디 남자라고 할수 있겠니? 매일밤 해달라는것도 아닌데. 젊고 싱싱한 안해를 너무 오래동안 외롭게 놔두는건 남자로서 할짓이 아니잖아?” 애화의 말에 영미도 맞장구를 쳤다. “그래. 내 남편은 한달에 두번두 벅차다는거야. 내가 더두 말구 일주일에 한번씩만 하자니까 글쎄 제쪽에서 ‘이봐, 당신 색녀 아니야? 왜 자꾸만 해달라는거야? 남자가 뭐 기계라도 되는거야?’ 하면서 화를 내지 않겠어? 해숙이처럼 리혼하든지 해야 되지. 이런 남자와 어떻게 계속 살겠어?” “해숙이라니? 대학동창 김해숙이를 그러니?” “응. 내가 전번에 거리에서 만났는데 남편이 하는 밤생활이 보통 남자들만 못하다는 리유로 리혼했대.” “아무리 그런다고 어찌…속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리혼을 해?” 내가 리해할수 없다는 말투로 말하니까 애화가 눈을 흘겨댔다. “넌 남편이 잘해주는 모양이구나. 입에서 그렇게 느긋한 소리가 다 나오는걸 보니.” “글쎄. 내 남편은 매일밤 두세번씩 해주긴 하지만…” 내가 얼굴이 뜨거워 말끝을 흐리니까 애화와 영미가 주먹으로 내 어깨를 두드리며 야단을 떨었다. “그것봐. 넌 배부르니까 배고픈 사람의 사정을 모르는거야. 얘, 부럽다. 매일밤 해주는 남편을 가진 네가 정말 부러워 죽겠다!” “얘, 친구 좋다는게 뭐야. 네 남편을 가끔씩 좀 빌려줘!” “얼씨구! 그렇잖아도 지겹던 차인데 너희들이 통째로 가져가!” 한바탕 롱담이 오간 뒤 애화가 맥주잔을 비우며 말했다. “하긴 내 남편도 신혼때는 날마다 해주었어. 그래서 난 좋아 죽을번 했는데 지금은…” “맞다. 내 남편도 처음엔 대단했어. 내쪽에서 ‘그만, 그만’할 지경이였는데…” 영미가 맥주잔을 마주치면서 말꼬리를 달았다. “내 요즘 가만히 알아보니까 내 남편처럼 정력이 약한 남자들이 많기도 하더라. 우리 엄마네 세대들에서야 어디 남편에게 욕구불만인 녀자들이 있기나 있었니? 우리네 아빠들은 모두 변강쇠같은 힘센 대장부들이였지. 그런데 그 많던 변강쇠들은 다 어디로 가고 우리 세대들엔 이리치고 저리받쳐 힘없는 남자들만 남아있는걸가?” 영미와 애화가 변강쇠를 그리워하는것을 보고 내가 말했다. “우리네 엄마네 세대들이야 어디 섹스문제를 입밖에 내기나 했니? 좋으나 궂으나 남편에게 순종한 했으니깐 욕구불만이 없는걸로 알려져왔지. 그런데 지금 녀자들이 드러내놓고 오르가슴을 요구하니까 남자들이 지레 질겁하여 움츠러든거야.” “못난 남자들! 그 좋은 물건을 달고서 움츠러들건 뭐야. 씨, 있으나 마나 마찬가지인 그 잘난 물건을 거추장스럽게 달고다녀선 뭘해?” “그래, 집에 돌아가서 쓸모없는 남편의 물건을 썩뚝 잘라버리자.” 애화와 영미가 호들갑을 떨면서 자리에서 일아났다. 그날밤에 세번이나 거듭 달려드는 남편을 기껍게 받아들이고 나서 나는 남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남편은 정력도 대단히 왕성했지만 녀자를 즐겁게 해주는 비법을 알고있었다. 그래서 나는 매일 밤마다 천국에 갔다오군 했다. 남편에게 욕구불만인 애화, 영미, 해숙이네 비해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나는 남편의 친구들도 갈수록 주눅드는것을 보았다. 한번은 집에서 술상을 차렸는데 남편의 친구들은 술이 거나하게 되자 안해에 대한 불만을 토하기 시작했다. 잠자리에서 안해가 만족을 못느낀다느니, 힘이 약하다고 투정을 부린다느니 하면서 지금은 옹녀들이 많아져서 남자들의 수난시대가 왔다고 넉두리를 했다. 옹녀들이 많아진 때문일가, 변강쇠가 적어진 때문일가? 아무튼 나만이 부부생활이 원만하니까 거기에 머리를 썩일 필요가 없다. 그런데 어찌 알았으랴? 부부생활에서 오는 욕구불만의 어두운 그림자가 내 얼굴에도 드리우게 될줄을. 그렇게 힘차던 남편의 밤생활이 점점 못해가기 시작한것이다. 매일밤 정력이 왕성하던 남편이 일주일에 한번도 벅차하더니 이제는 한달에 한두번도 힘들어 이내 녹아떨어지는것이였다. “자기 왜 이래? 힘이 점점 못해지잖아?” “나도 모르겠어. 피곤해.” “한번만 더 하자 응?” “어, 피곤하다니까. 어서 자.” 남편은 아직도 아쉬움이 남아있는 나를 버려둔채 돼지처럼 쿨쿨 잠이 들었다. 나는 밤하늘에 혼자 외롭게 떠있는 창밖의 달을 바라보며 애화네가 느끼고있는 욕구불만이 어떤것인지 비로서 깨닫게 되였다. 그렇게 왕성하던 남편의 정력이 뚜렷하게 약해지기 시작하자 나는 당황해났다. 고민하던 끝에 나는 정력제로 좋다는 뱀탕을 매주 한번씩 남편에게 대접하기 시작했다. 애화의 남편은 뱀탕을 먹고 효력을 보았다고 했지만 나의 남편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에 나는 거리에서 대학동창 해숙이를 만났다. 대학을 졸업한후 처음 만난 해숙이는 반가와하면서 나를 다방으로 청했다. 거품이 이는 맥주를 권하면서 해숙이가 물었다. “어때? 생활이 재미있니? 영미한테서 듣자니 네 남편은 잘 생겼다더구나. 힘도 세구.” “응. 그저 그래. 해숙아, 넌 리혼했다면서? 재혼은 안하니?” “재혼은 하고싶지 않지만 사귀는 남자는 있어. 유부남인데…” “아니, 너 안해가 있는 남자와 그러다가 일이라도 터지면 어떻게 해?” “깜쪽같이 즐기는데 누가 안다구 그래? 그 유부남과 나는 낮에만 만나는거야. 주로 점심시간을 리용하지. 점심때가 되면 유부남은 어김없이 우리집으로 달려와서 기다리고있는 나를 침대에 쓰러뜨리군 해. 그리고 유부남의 회사엔 낡은 물건을 쌓아두는 창고가 있는데 평소엔 누구도 그곳으로 드나들지 않아. 나는 매일 오전이나 오후에 한번씩 그 창고로 기여들어가지. 그러면 유부남은 화장실에 가는척 하면서 사무실에서 나와 날 만나는거야. 주말엔 또 야외에 나가 싫컷 즐기는거야. 그 유부남은 정력도 세고 기술도 좋아 언제나 날 녹초로 만드는거야. 참, 난 오늘도 여기서 그 유부남을 만나기로 했다. 좀 있으면 올거야.” “얘, 너 큰일났구나. 조심해. 그러다가…” “들킬가봐 가슴죄며 아슬아슬하게 숨박곡질하는 불안감이나 긴장감! 너는 남의 남편을 가만가만 훔치는게 얼마나 스릴있는지 모를거야.” “해숙아, 넌 참…아무튼 그 남자의 안해가 누군지 동정이 가는구나. 그 사람이 온다니 난 아무래두 가야겠다.” “애두, 그 사람이 뭐 널 잡아먹자니? 그러지 말구 좀 앉아있다가 내 애인이 얼마나 멋진 남자인가 구경 좀 해.” 해숙이는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나를 만류했다. 한동안 앉아있는데 입구쪽을 내다보고있던 해숙이가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여기예요!” 그때 마침 나는 핸드폰을 땅바닥에 떨어뜨려 줏느라고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였다. 핸들폰을 주어들었을 때 나는 인기척을 듣고 그 남자가 우리앞에 다가왔음을 알았다. “인사해. 이 분은 내 정든 님이고 이쪽은 내 대학동창이예요!” 일어서 머리를 들고 해숙이가 인사시키는 그 남자를 바라보는 순간 나는 아연실색했다. 그 남자도 나를 보고 경악했다. “여, 여보, 난 난…” 이때에야 나는 왕성하던 남편의 정력이 뚜럿하게 악해지게 된 원인을 깨닫게 되였다. (2001년)    
52    까맣게 흐린 하늘 댓글:  조회:2475  추천:1  2013-11-30
콩트이야기 까맣게 흐린 하늘 김희수 문화대혁명때에 있었던 일이다. 김작가는 해방전쟁시기의 제재를 다룬 장편소설 《해방구(解放区)의 하늘》의 원고를 들고 편집부에 찾아왔다. 박편집은 김작가의 소설원고를 읽다가 퇴근시간이 되자 집에 가서 마저 읽으려고 그 소설원고를 집으로 가지고갔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 박편집의 집으로 놀러왔던 반란파(造反派)두목이 그 소설원고를 읽어보게 되였다. 재미있게 읽어내려가던 반란파두목은 “오늘 해방구의 하늘은 까맣게 흐렸다”는 구절을 발견하고 크게 놀랐다. 이틑날에 그는 반란파들을 데리고가서 김작가를 붙잡아놓고 비판대회를 열었다. “김작가, 넌 반동작가야!” “내가 왜 반동작가입니까?” 김작가가 어리둥절하여 묻자 반란파두목은 감작가를 손가락질을 하며 소리질렀다. “네놈이 소설에서 해방구의 하늘을 까맣게 흐렸다고 하지 않았느냐? 이건 반동언론이야! 언제나 맑은 해방구의 하늘을 까맣게 흐렸다고 묘사하다니? 반동작가 김작가를 타도하자!” 김작가는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여 한동안 아무말도 못했다. 그때 갑자기 검은 구름이 까맣게 몰려왔다. 반란파두목은 하늘을 쳐다보며 두덜거렸다. “제길할, 하늘이 까맣게 흐리다니?” 그 말을 들은 김작가가 반란파두목을 손가락질하며 소리질렀다. “이 반동파!” “내가 왜 반동파냐?” 반란파두목이 노하여 소리지르자 김작가가 웃으며 말했다. “너 방금 뭐라고 했느냐?” “하늘이 까맣게 흐렸다고 했지. 그런데는?” 반란파두목이 랭소하자 김작가가 대성질호했다. “이놈아! 사회주의하늘을 까맣게 흐렸다고 하다니? 넌 반동파야! 반동파를 타도하자!” 그 말을 들은 반란파두목은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부들부들 떨던 그는 떠듬거리며 말했다. “그…그건 날…날씨를 말한거야.” 반란파두목이 발뺌을 하자 김작가가 말했다. “나도 날씨를 말한거야!” 일이 이렇게 되자 반란파두목은 풀이 죽어 말했다. “그럼 너도 반동이 아니고 나도 반동이 아니야!” (2009년)    
51    그녀는 얼룩나비였던가 댓글:  조회:2157  추천:0  2013-11-30
콩트이야기 그녀는 얼룩나비였던가 김희수   새천년의 첫날, 나는 남편과 함께 손자를 데리고 공원놀이를 떠났다. 비록 겨울이였지만 공원은 신세기를 맞는 명절기분으로 흥성흥성했다. 50대의 남편은 손자와 함께 뛰여다니면서 놀았다. 사랑하는 두 남자한테 이리저리 끌려다니느라 지친 나는 중도에서 투항하고 의자에 앉아 다리쉼을 하였다. 그때 《언니》하고 반갑게 부르는 소리에 머리를 들고 보니 30대의 예쁘장한 녀인이 내 앞에서 생긋 웃고있었다. 《언니, 참 오래간만이요!》 《누구더라?》 《아이참, 날 모르겠소?》 《오-너로구나!》 그제야 생각났다. 그녀는 이전에 식료품공장에 함께 출근할 때 15살이나 년상인 나를 《언니, 언니》하면서 몹시 따르던 애였다. 17살 어린 나이에 공장에 들어온 그녀는 마음씨 착하고 일도 눈치 약게 잘해서 사람들의 귀여움을 한몸에 받았었다. 살결이 흰데다가 흰옷을 즐겨입고 다녀서 사람들은 그녀를 《흰나비》라고 불렀다. 《흰나비》는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 불렀다. 특히 《우리 엄마 기쁘게》라는 노래는 그녀의 지정곡이였다. 이렇게 순진하고 천진란만한 소녀인줄로만 알았던 그녀가 나쁘게 번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공장보위과의 최간사와 애매한 관계가 있다는 뒤소리가 들리더니 얼마후엔 또 털보총각과 비정상적인 래왕이 있다는 추문이 온 공장에 쫙 퍼졌다. 어떤 소문이나 쉽게 믿지 않는 나는 어느 야근 때 그녀가 탈의실에서 최간사와 뒹구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고서야 헛소문이 아님을 믿게 되였다. 그때로부터 공장사람들은 《흰나비》를 《얼룩나비》라고 부르게 되였다. 그후 공장이 파산되여 서로 헤여진후부터 나는 《얼룩나비》의 소식을 모르고있었다. 그런데 10여년이 지난 오늘 여기서 뜻밖에도 그녀를 만나게 될줄이야. 우리는 함께 앉아 지난간 일들을 두루 이야기했다. 그녀는 지금 남편을 잘 만나 귀여운 딸을 두고 잘 지내고있다고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가 문뜩 《언니…》하고 불러놓고는 뒤말을 머뭇거린다. 《왜 그러니?》 《저…언니는 날 더러운 여자로 보고있겠지?》 《아니, 무슨…》 《난 이전엔 누구한테도 우리 집 형편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소. 사실 그때 우리 집은 몹시 가난했고 어머닌 중병으로 앓아누웠소. 하지만 돈이 없어 어머닌 약을 쓸 형편이 못되였소. 25원밖에 안되는 내 월급으로 어머니와 나 그리고 두 동생 이렇게 네식구가 살아가야 했으니까 말이요. 그때 먼 친척벌이 되는 사람이 어머니 병치료에 쓸 토방법을 알려줬는데 사탕가루와 닭알이 수요되였소.》 그녀에게는 사탕가루와 닭알을 살 돈이 없었다. 생각다못해 그녀는 공장에서 과자원료로 쓰는 사탕가루와 닭알을 훔쳐가기로 작정했다. 어느날 야근하는 기회를 타서 그녀는 가방에 사탕가루와 닭알을 슬그머니 넣어가지고 공장문을 나서다가 그날 당직인 보위과 최간사에게 발각되였다. 그녀의 미모에 침을 흘리며 음험한 생각을 품고있던 최간사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녀를 사물실로 끌고 갔다. 최간사는 공장의 물건을 훔친 그녀를 전체종업원들 앞에 세워놓고 비판대회를 열겠다고 을러멨다. 그녀가 제발 그러지 말아달라고 울면서 빌자 그는 음탕하게 웃으면서 자기 말만 들으면 비밀을 지켜준다고 했다. 《나는 도적이란 소문이 나는게 두려웠소. 소문이 어머니의 귀에 들어가는 날엔 한평생 청백하게 살아온 어머닌 얼마나 실망하겠소. 어머닌 그런 타격을 받고 병세가 더 중해질게 뻔했소. 그래서 나는 최간사의 거듭되는 협박에 굴복하여 몸을 맡겼던거요. 그 일이 있은후 최간사는 기회만 있으면 나를 덮쳤어요. 얼마후 우리 둘의 관계를 발견한 털보도 내 약점을 리용하여 내 몸을 빼앗았던거요. 호-그때는 왜 그리도 어리석었던지…》 그녀는 가슴 아픈 회상에서 깨여나며 긴 한숨을 내쉬였다. 《아니, 네가…그렇게 아픈 사연을 가슴에 묻고있었다니…》 나는 《얼룩나비》, 아니 《흰나비》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2000년 1월 1일)  
50    거지말로 인한 희비극 댓글:  조회:2480  추천:0  2013-11-30
콩트이야기 거지말로 인한 희비극   김희수   S대학에는 아르바이트로 힘겹게 공부하고있는 창수라는 학생이 있었다. 그는 키가 작달막하고 공부성적도 수수하여 녀학생들에게 인기가 없는데다가 돈을 아껴 쓰느라고 남학생들의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창수와 한 기숙사에 든 민호는 구변이 좋고 미남이여서 학교의 꽃이라고 부르는 옥금이를 꼬셔서 품에 안기까지 했다. 언제나 창수를 업신여기고있는 그는 창수를 한번 골려주려고 벼르고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민호는 옥금이와 키스를 하다가 짐짓 한숨을 내쉬였다. “난 창수가 부럽단 말이야!” “아이, 너 잘못된게 아니야? 못생긴데다가 가난하고 공부까지 못하는 창수가 부럽다니?” “모르면 가만있어. 사실 창수는 재벌2세란 말이야. 창수의 아버지는 어마어마한 큰 부자란 말이야!” “피, 거짓말. 걔가 정말 부자라면 왜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아껴 먹고 아껴 쓰겠니?” “그건 창수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자립정신을 키워주느라고 그렇게 시킨거야.” 민호는 창수가 부자라는 거짓말을 퍼뜨려 창수를 골탕먹이려고 했다. 어느 눈먼 녀학생이 그런 거짓말에 속아 창수에게 달라붙을수도 있지 않는가. 그랬다가 창수가 가난뱅이란것을 알고 창수를 차버리고…민호는 곁에서 그런 광경을 지켜보면서 웃어주고싶었다. 며칠후였다. 민호는 웃어야 할 대신 울어야 했다. 녀자친구 옥금이가 창수와 붙어버렸던것이다. “도대체 웬 일이야?” 민호는 옥금이를 불러 따지고 들었다. 옥금이는 언제 민호를 사랑했냐 싶게 콱 밀치면서 말했다. “난 창수를 사랑해! 그러니 이제부터 나한테 치근거리지 말아!” “너 혹시 내가 한말 때문에 창수를 택한거니? 이 바보야, 창수는 재벌2세가 아니야. 그건 내가 꾸며낸거야!” “호호호, 너 정말 웃기네!” 사실은 민호가 꾸며낸 거짓말이 진짜였던것이다. 민호한테서 창수가 재벌2세라는 말을 들은 그날밤, 옥금이는 도시 잠들수 없었다. 거지발싸개 같은 창수가 갑자기 거룩한 모습으로 떠오른다. 이제 창수의 앞에 민호는 너무나 초라한 존재로 되여보인다. 옥금이는 번쩍 정신이 들었다. 창수와 결혼하면 평생 호의호식하면서 살아갈게 아닌가. 그런데 창수가 정말 재벌2세일가? 옥금이는 민호의 눈을 피해 창수에게 가까이 접근했다. 그녀는 기회를 타서 창수의 가방을 뒤져보았는데 거기에서 창수의 아버지가 창수에게 보낸 편지 여러 을 발견했다. “창수야, 너무나도 일찍 어머니의 사랑을 잃은 네가 애비가 보내준 용돈을 번마다 돌려보내고 아르바이트로 자신을 단련해보겠다니 그 자립정신이 장하구나. 창수야, 이 애빈 인젠 늙었다. 네가 졸업하면 이 애빈 회사의 중임을 너한테 맡기련다…” 이 편지를 읽어본 옥금이는 미칠듯이 기뻐났다. 그녀는 시치미를 떼고 주동적으로 창수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창수는 놀랐다. “넌 민호와 이미 약혼한 사이가 아니야?” “민호는 녀자친구 너무 많아. 난 그런 바람둥이보다 듬직한 네가 좋아!” “내가 어디 볼데가 있다구? 가난하고 민호처럼 잘 생기지도 못했는데…” “창수 넌 선량하고 진실해. 돈 같은건 앞으로 우리 둘이서 맞들고 벌면 되잖아. 네가 나의 사랑을 받아준다면 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거야!” 처녀의 진지한 고백에 감동된 창수는 마침내 처녀의 사랑을 받아들였다. 어느덧 그들은 졸업하고 결혼날자까지 정해놓았는데 갑자기 창수의 아버지 회사가 부도가 나서 일조일석에 망해버렸다. 창수의 아버지는 그 큰 타격을 이기지 못해 앓아누웠다가 석달만에 영영 눈을 감고 말았다. 이제 창수의 아버지가 남긴 유산이란 100여만원짜리 별장 한채뿐인데 그나마 창수의 젊은 계모가 차지하고있었다. “그 녀자를 쫓아내고 우리 그 집을 차지하자!” 옥금이는 창수를 꼬드겼다. “안돼. 그건 우리 아버지가 그 녀자에게 남겨준 집이란 말이야!” 창수는 아버지의 처사에 꼬물만한 원망도 없었다. 계모도 새파란 청춘을 아버지에게 바쳤으니 그만한 보답을 받아야 할게 아닌가. “우리 절반 몫이라고 찾자!” “허참, 넌 원래 빈털터리인 나를 사랑하지 않았니?” “흥, 사람 웃기네! 그때 난 네 아버지가 큰 재벌이란 비밀을 알고있었기때문에 미남자인 민호를 차버리고 못난이인 널 선택한거야! 이제 네가 빈털터리로 되였으니 네 곁에 있어야 할 리유가 없어졌어!” 옥금이는 헤여지겠다는 선언을 하고 나서 바람처럼 사라졌다. 창수를 차버린 옥금이는 거리에서 우연하게 민호를 만났다. 옛 련인은 만남다방에 들어가 커피잔을 놓고 마주앉았다. 민호는 창수가 빈털터리로 나앉고 그들의 혼사가 파탄 났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이미 다른 녀자와 결혼한 민호였지만 자신을 배반한 옥금이에 대한 원한의 불길은 아직도 식지 않고있었다. 그가 비웃듯한 미소를 짓고있는것을 본 옥금이는 비위가 상했다. “내가 이꼴이 되니 흐뭇하니?” “그런게 아니라 네가 바보짓을 한게 우스워서 그래. 네가 날 버리고  창수를 선택한 목적이 뭐냐? 돈이 아니냐? 그런데 넌 1000만원이란 거액의 돈을 유감스럽게 놓쳐버렸단 말이야!” “1000만원란게 뭐냐?” “창수의 아버지는 외아들인 창수의 장래를 생각해서 창수의 이름으로 1000만원을 저금해두었어. 그리고 그 저금통장을 창수의 외할머니한테 맡겨두었고.” 민호는 또 거짓말을 슬슬 꾸며대고있었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또 거짓말을 꾸며대려고?” “난 창수의 외할머니와 사돈간이야. 그래서 그런 비밀을 알게 된거야. 못 믿겠으면 말고.” 옥금이는 민호의 말을 반신반의했다. 그녀는 그 말의 진가를 가려내기 위해 창수의 외가집으로 찾아갔다. 창수는 홀로난 외할머니를 모시고있었다. 옥금이는 언제 그랬냐싶게 해쭉해쭉 웃으며 다가와 창수의 목을 끌어안고 키스를 해댔다. “이걸 놔. 우린 헤여졌잖아?” “화났어? 내가 롱담을 좀 한걸 가지고 뭘 그러냐?” “”로담이라니?” “결혼이 당금이겠는데 집도 없으니 너무 답답해서 불평을 좀 부린거야.” 창수는 그만 오리무중에 빠졌다. 녀자란 참 알다가도 모르겠어. 과연 어느 말이 진심인지? 마음이 약한 창수는 처녀의 감언리설에 녹작지근해났다. 옥금이는 온갖 수단을 다 부려 창수 외할머니의 호감을 샀다. 한번은 창수가 없는 기회에 외할머니의 어깨를 안마해주며 옥금이는 지나가는 말처럼 물었다. “할머닌 민호라고 압니까?” “민호? 가만있자…그래 우리 창수의 동창생이라던데 나와는 사돈간이기도 하지.” “그런데 참, 그 민호의 처제가 저금통장을 잃어버리고 울고불고 합디다.” “쯧쯧, 그런건 깊이 건사해둬야지.” “할머니도 저금통장이랑 잘 보관해두세요.” “안전한 곳에 깊이 간수했네라.” 옥금이는 가슴이 활랑거렸다. 신바람이 난 그녀는 창수를 졸라 결혼준비를 다그쳤다. 한달후 원앙새혼례청에서 창수와 옥금이의 결혼식이 거행되였다. 신랑신부가 나란히 입장할 때 갑자기 민호가 뛰여들어 신랑신부를 밖으로 끌어냈다. “하하하! 너희들은 절대 결혼할수 없어!” “아니, 너 미쳤어?!” 어리뻥뻥하여 민호에게 끌려간 창수는 성이 나서 씩씩거렸다. 그러자 민호가 쓴웃음을 지으면서 소리쳤다. “이 얼떨떨한 신랑아, 옥금이가 왜서 네 품에 다시 안겼는지 생각해봤니? 내가 옥금이한테 네가 천만장자라고 불어댔기때문이야! 그럴듯하게 거짓말을 꾸며댔더니 이 탐욕스런 옥금이가 너와 결혼하겠다고 달라붙은거야!” “그게 정말이야?” “하하하. 정말인가 아닌가는 너희들이 무릎맞춤을 해봐라. 창수야, 네가 이 녀자한테 천만부자인가 빈털터리인가 하는걸 대답해줘!” “이게 정말이요?” 창수가 노한 눈길로 쏘아보자 옥금이는 모옥감에 발악하듯 웨쳐댔다. “창수야, 어서 천만원짜리저금통장을 이 미친녀석한테 보여줘!” “내게 천만원짜리저금통장은 없어도 천원짜리저금통장은 두개나 있다!” 창수는 가슴을 치며 웃어댔다. 그러자 옥금이는 절망하듯 혼례복을 벗어던지며 소리쳤다. “오늘의 결혼식은 취소야!” “옥금아, 넌 원래 돈밖에 모르는 애였니?” “이제 알았어? 그래 지금 세월에 돈을 모르고 사니?” “내게 돈이 없다구 사랑마저 버리겠니?” “사랑이라는게 바로 돈이구 돈이 바로 사랑이야! 미안해. 난 가겠어!” 옥금이는 궁둥이를 빽 돌리고 걸어갔다. 창수가 갑자기 “잠간만!”하고 옥금이를 불러세웠다. 그리고 호주머니에서 무엇인가 꺼내여 그녀의 눈앞에 내밀었다. “똑똑히 봐, 이제 천만원짜리저금통장이야!” 그 거금의 저금통장을 들여다보는 옥금이는 눈앞이 아찔해났다. 놀란것은 옥금이뿐이 아니였다. 그 저금통장을 여겨보며 진가를 확인한 민호는 하마터면 까무러칠번 했다. 자기가 두번이나 거짓말을 꾸며낸것이 모두 진짜였으니깐. “창수야, 날 용서해줘. 내가 잘못했어!” 옥금이는 창수한테 매달리며 애걸복걸 빌기 시작했다. 창수는 옥금이를 활 밀어던졌다. “흥, 돈을 보니 기운이 난 모양이구나!” “아니야. 난 진심으로 창수 널 사랑해! 결혼식날에 이게 뭐야. 우리 빨리 결혼식을 올리자!” “하하하! 너 웃기네! 사랑은 돈이 아니야. 제발 신성한 사랑을 모욕하지 마!” 창수는 한달음에 혼레청강단에 뛰여올라가서 마이크를 잡고 무거운 어조로 이번 결혼식을 취소한다고 선포했다. (1996년)  
49    50만원짜리 월병을 먹은 애완견 댓글:  조회:2235  추천:0  2013-11-30
콩트이야기 50만원짜리 월병을 먹은 애완견 김희수 요즘 잘 나가는 모회사의 총재 K씨는 이 3년동안 해마다 추석이 돌아오면 지위가 높은 그분에게 특별히 제조한 호화월병(月餠)을 선물했다. 재작년에는 정교한 함에 아빠트열쇠를 넣어서 포장한 월병을 선물했고 작년에는 승용차열쇠를 넣어서 포장한 월병을 선물했다. 올해도 추석이 가까워오자 K씨는 그분에게 선물할 월병에 신경을 썼다. 순리윤만 해도 5천만원이 나오는 항목을 비준 맡으러 갔을 때 그분의 비서는 넌지시 그분이 보석에 대해 흥치를 가지고있다고 암시했다. 그래서 K씨는 시장가격으로 50만원이 되는 붉은 보석과 푸른 보석을 넣어서 정교하게 포장한 월병을 특별하게 제조했다. 그는 이 50만원짜리 월병을 추석전날에 그분의 집에 가져가기로 계획하고 잠시 서재의 책장안에 보관해두었다. 그런데 그가 출근한후 그의 5살난 아들이 큰 일을 저질렀다. 보모가 화장실로 간 사이에 K씨의 아들은 아빠의 서재에 들어갔다가 책장안에 곱게 포장한 월병이 있는것을 보고 걸상을 딛고 올라가서 월병을 꺼냈다. 뚜껑을 열어보니 안에는 네개의 월병이 있고 가운데 작은 함이 있었다. 월병을 하나 꺼내서 먹다 말고 작은 함을 열어보니 안에는 반짝반짝 빛을 뿜는 앵두알만한 빨간 《유리알》과 포도알만한 파란 《유리알》이 있었다. 호기심에 두개의 유리알을 쥐고 놀던 K씨의 아들은 다시 월병을 하나 꺼내서 월병우에 두개의 유리알을 박아넣었다. 그때 K씨의 아들을 따라 서재로 들어왔던 애완견이 월병을 보더니 먹고싶다는듯 코를 킁킁거리며 입을 쩝쩝 다셨다. 그러자 K씨의 아들은 유리알을 박은 월병을 애완견의 입에 넣어주었다. 월병을 먹던 애완견은 두개의 유리알까지 꼴깍 삼켜버렸다. 퇴근하여 돌아온 K씨는 원병 두개가 잃어지고 작은 함에 들어있던 50만원짜리 보석까지 온데간데없는것을 보고 깜짝 놀라 가정부에게 물었고 가정부는 자기가 화장실로 간 사이에 아이가 일을 저질렀다고 했다. K씨는 아들에게 작은 함을 가리키며 이 안에 있던 물건을 어쨌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이는 빨간 유리알과 파란 유리알을 그러냐 면서 두개의 유리알을 애완견이 먹었다고 했다. K씨는 애완견이 똥을 누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추석전날인 이튿날까지 애완견은 똥을 누지 않았다. 급해난 그는 애완견을 잡자고 했다. 그러나 애완견을 친자식처럼 사랑하는 그의 부인은 눈물코물 쥐여짜며 반대했다. 기실 이 애완견도 20만원을 주고 사온 수입종이였다. 하지만 당장 그분한테 추석선물을 가져가야 하는 K씨는 그런것을 고려할 경황이 없었다. 그때 그의 부인이 애완견을 선물로 가져가는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애완견이 그분의 집에 가서 똥을 싼후 다시 가져올수도 있지 않느냐는것이였다. 애완견을 추석선물로 가져가는 법이 어디 있는가? 하지만 K씨는 부득불 그렇게 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런데 누가 알았으랴? K씨와 그의 부인이 상의하는 사이에 애완견은 어느새 똥을 누었고 똥과 함께 50만원짜리 보석도 내쌌는데… K씨의 아들이 아빠한테 달려가 애완견이 똥과 함께 두개의 유리알도 쌌다고 알렸다. K씨는 너무 기뻐 유리알을 어쨌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이는 똥이 묻어 더러워서 화장실하수도에 넣고 물을 뿜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K씨와 그의 부인이 미친듯이 화장실로 달려들어가 보니 50만원짜리 보석은 이미 하수도로 내려가버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2004년)  
48    새 천년의 해돋이 댓글:  조회:2176  추천:0  2013-11-30
콩트이야기 새 천년의 해돋이 김희수 미영이는 이른 새벽 홀로 동산에 올랐다. 새세기의 종소리는 이미 몇시간전에 울렸으나 아직 해는 솟지 않았다. 그녀는 새천년의 해돋이를 구경하러 나온것이다. 미영이는 매력적인 처녀이다. 세 총각이 동시에 그녀를 추구하고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처녀로서 여러 남자의 추구를 받는것은 행복한 일이면서도 골치거리였다. 처녀는 세 총각이 서로 엇비슷하여 그중에서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던것이다. 어떤 때는 셋이 모두 그럴듯 해보이다가도 어떤 때는 셋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도 셋은 모두 대답을 재촉했다. 처녀는 새천년 새날 아침에 대답을 주겠노라고 말했다. 처녀는 셋중에 누구와도 약속이 없이 동산에 올랐다. 셋중에서 어느 누가 뜻이 통해서 함께 해돋이를 구경한다면 처녀는 그에게 시집을 가리라 마음먹었다. 산은 고요한데 벌써 웬 청년이 와있었다. 뒤모습을 보니 셋중의 누구인것 같으면서도 또 누구와도 다른것 같았다. 처녀가 가까이 다가가니 청년이 고개를 돌렸다. 낫선 얼굴이였다. 청년은 가슴에 천으로 덮은 물건을 안고있었다. 처녀는 자기처럼 홀로 나온 그 청년이 신기하여 말을 걸었다. 《새천년의 해돋이를 구경하러 나왔어요?》 《아…네…》 《이렇게 랑만적인 구경을 왜서 혼자 나왔어요?》 《혼자라니요? 난 한 처녀와 함께 나왔습니다.》 청년은 천으로 덮은 물건을 꺼내 보였다. 그것은 웬 처녀의 초상화였다. 《이 처녀는 나의 약혼녀인데 나하고 새천년의 해돋이를 함께 구경하자고 약속했답니다. 그런데 백혈병에 걸린 처녀는 병원의 침대에서 새천년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영영 눈을 감았답니다.》 미영이는 숨을 죽이고 청년의 말을 귀담아 듣고있엇다. 청년의 두눈은 어느새 촉촉이 젖어있었다. 《저는 워낙 처녀의 시신을 안고 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였지요. 그래서 처녀의 유상을 안고 온것입니다. 아무튼 우린 약속대로 새천년의 해돋이를 함께 구경하게 된겁니다.》 청년의 이야기는 미영이의 가슴을 엄청난 감동으로 몰아넣었다. 사랑에 충직한 남자, 참사람을 할줄 아는 진실한 남자! 나를 추구하는 세 총각이 저 청년처럼 나를 사랑할수 있을가? 아, 저런 남자와 사랑을 무르익힐수 있다면… 《와-저걸 보십시오!》 그때 청년이 격동되여 웨쳤다. 《야아! 새천년이 태양이 떠올랐어요!》 처녀도 퐁퐁 뛰며 웨쳐댔다. 《와! 새 희망이 솟았습니다!》 미영이와 청년은 저도 몰래 서로 손을 잡고 환성을 질렀다. 그 다음 둘이는… (1999년 12월)    
47    20세기 마지막 밤 댓글:  조회:2117  추천:0  2013-11-30
콩트이야기 20세기 마지막 밤 김희수 1999년 12월 31일 오후 3시 영철이는 이날의 마지막 짐, 아니 20세기의 마지막 짐을 싣고 삼륜차의 페달을 힘겹게 돌리고있었다. 목적지에 거의 다달았을 때 택시차로 먼저 도착한 물건주인이 기다리고있다가 그를 집까지 안내했다. 《이거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수고 많았습니다!》 짐을 다 부리고 숨을 돌릴 때 주인은 흥정한 가격보다 10원을 더 얹어주었다. 그는 기분이 좋아서 빈차를 몰로 나오다가 길에서 양복차림을 한 두 동료를 만났다. 그들은 영철의 손을 잡아끌었다. 《영철아, 같이 가서 놀자!》 《가긴 어딜 간단 말이냐?》 《녀편네도 없는데 노래방에 가서 아가씨나 안고 20세기 마지막 밤을 멋지게 보내자!》 같은 홀아비인 두 동료가 잡아끌었지만 영철이는 그들의 손을 뿌리치고 집으로 향했다. 5년전 공장이 파산되여 실업을 당하게 되자 영철이는 술과 도박으로 세월을 보내며 타락하기 시작했다. 안해는 참고 기다리다 못해 그와 헤여져 한국으로 돈벌이를 떠났다. 리혼증을 내지 않았으나 사실상 리혼이나 다름없었다. 그때 사람들은 영철이가 완전히 타락할것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안해가 달아나자 영철이는 도리여 정신을 번쩍 차리고 술과 도박을 딱 끊어버렸다. 그리고 부지런히 삼륜차를 몰며 한푼두푼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집이 가까워 오자 영철이는 어쩐지 가슴이 허전했다. 오늘따라 안해가 없는 텅빈 집으로 들어가기 싫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가족이 단란하게 모여 즐기는 20세기 마지막 밤을 내가 어찌 홀로 썰렁한 가마목에서 고독하게 보내야 한단말인가. 하지만 싫은대로 들어가야 했다. 인력거를 마당에 세워놓고 집문을 연 영철이는 깜짝 놀랐다. 자기가 남의 집에 잘못 들어섰나 의심했다. 지저분하고 어지럽던 집안이 깨끗하게 정리되여있는데다가 한 녀인이 술상까지 차례 놓고 반색하여 맞는것이 아니겠는가. 《오셨어요?》 《?…》 방그레 웃으면서 반색하는 녀인은 낯선것 같으면서도 낯익은 녀인이였다. 자나깨나 보고싶던 얼굴, 밤마다 그리던 얼굴이였다. 《아니, 당신이 어떻게…》 《당신이 나쁜 버릇을 고치고 새사람이 되였다는 소식을 듣고 전 몹시 기뻤어요. 전 당신곁을 떠날 때 20세기 마지막 날에 중대한 결정을 내리리라고 마음먹었어요. 이날까지 당신이 악습을 고치지 못하면 리혼할것이고 새사람이 된다면 당신곁으로 다시 돌아오리라고 그렇게 작정하고 얼마전에 귀국하자마자 당신의 소식부터 수소문했어요. 어때요? 제가 당신곁으로 돌아오는것을 환영하나요?》 《환영하구말구! 환영하구말구!》 영철이는 너무도 기뻐 안해의 손을 꼭 잡아쥐였다. 《난 당신이 꼭 돌아올것만 같아 기다리고 또 기다렸소. 드디여 이날이 왔구만! 당신이 떠난후에야 나는 내게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게 되였소. 이제부터 난 당신이 내 곁을 떠나지 못하도록 뜨거운 사랑으로 잡아두겠소!》 《이제부터 우리 다시는 리별하지 말고 저 하늘끝까지 함께 갑시다!》 20세기 마지막 밤은 각일각 깊어간다. 몸과 마음이 하나로 된 그들은 새 사랑과 새 희망이 솟짓하는 새천년의 문턱을 향해 한발작 한발작 다가서고있었다… (1999년 12월)    
46    회억대비밥 그리고 나라의 주인 댓글:  조회:6713  추천:6  2013-11-25
    우리는 나라의 주인이란 말을 많이 해왔다. 누가 나라의 주인인가? 우리 모두 나라의 주인이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나라의 주인자격을 가지고있는가? 적어도 회억대비밥을 먹던 그 시절에는 우리가 나라의 주인이 아니였다.   내가 소하교에 다니던 1960년대말과 1970년대초에는 매 학기마다 꼭꼭 회억대비밥(忆苦思甜饭)을 먹었던것으로 기억된다.   회억대비밥은 구사회(해방전)에서 고생스럽게 살았던 지난날을 회상하고 지금의 새 중국에서 사는 행복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행복할수록 쓰라린 과거를 잊지 말라는 뜻에서 먹는 음식이다. 그러니까 헐벗고 굶주리며 살았던 가난한 빈하중농들이 지난날에 먹었던 음식인것이다.   회억대비밥에 사용되는 재료는 그 지방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것으로 선택했다. 어떤 고장에서는 옥수수가루나 고무마가루를 빚어서 찐 워터우(窝头)를 먹었고 어떤 고장에서는 밀기울과 옥수수가루를 혼합하여 워터우를 만들어 먹었으며 어떤 고장에서는 남새(채소, 야채)잎, 토란꽃, 호박꽃, 무우잎이거나 산나물에 쌀겨를 넣어서 끓여 먹었다.   그런데 우리가 먹었던 회억대비밥은 조선족특색에 맞게 하느라고 그랬는지 콩비지에 시래기를 넣어서 국을 끓여 먹었던것으로 기억된다.   우리 반에서는 회억대비밥을 지을 때 우수한 학생의 학부형(학부모) 두셋을 청해서 짓게 했다. 원래는 맛이 없게 만들수록 지난날의 쓰라림을 회상하고 오늘의 행복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효과가 좋다고 선전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부형들은 음식재료를 생생하고 좋은것으로 선택하고 양념도 살짝 넣어서 맛을 돋구었다.   해마다 회억대비밥을 먹기전에 먼저 빈하중농을 청해서 지난날을 회억하는 보고를 듣군 했다. 어느 한번은 보고자가 낯익은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나의 이웃이며 이웃반에 다니는 종호의 아버지였던것이다. 종호의 아버지는 자신이 어떻게 해방전에 악패지주에게 압박받고 착취받았으며 어떻게 우마보다 못한 굶주린 생활을 했는가를 주먹을 부르쥐며 격앙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종호의 아버지가 피눈물 나는 과거사에 대한 이야기를 끝마치자 반장이 먼저 구호를 부르고 우리가 따라 웨쳤다.   “계급의 쓰라림을 절대 잊지 말자!” “피맺힌 원한을 기억하자!” “지주, 부농, 반혁명분자, 나쁜 분자, 우파를 타도하자!”   회억대비밥은 맛이 없게 만들어야 했고 그렇게 맛이 없는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이 칭찬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한공기씩 먹었고 두공기를 먹는 학생도 있었다. 그런데 한번은 한 아이가 다섯공기나 먹었다. 그 아이가 누구였던지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하여튼 그것을 본 선생이 “동무들, 이 학생의 사상각오가 얼마나 높습니까? 우리 모두 이 학생을 따라 배웁시다”하고 말했다.   그런데 그 학생이 하는 말이 가관이였다. “회억대비밥이 너무 맛있어서 많이 먹었습니다. 우리 집에서 평소에 먹는 음식보다 더 낫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동생들이 많아서 그런 음식도 배불리 먹지 못합니다. 오늘 정말 생일을 쇤것 같습니다!”   그 바람에 학생들 사이에 참다못해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나더니 급기야 한바탕 와 하고 교실이 무너지는듯한 웃음보가 터졌다. 그러다가 선생이 엄숙한 표정으로 서있는것을 보고 웃을 일이 아니라는것을 깨달았는지 이내 웃음을 거두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문화대혁명에 대한 신랄한 풍자가 아닐수 없었다. 그러나 그 시기에는 그런 일에 웃을수도 없고 웃어서도 안되였다. 그것은 엄중한 반동언론이였기때문이다. 구사회에서 헐벗고 굶주리던 빈하중농들이 먹던 회억대비밥이 사회주의 새 중국에서 행복하게 사는 어린이들이 먹는 밥보다 더 맛있다니? 이게 어디 될법이나 할 소리인가? 맛이 있다고 해도 “정말 소태같이 쓴것이 죽을 맛입니다. 지난날에 빈하중농들이 이렇게 돼지뜨물보다 못한 음식을 먹었다니? 회억대비밥을 먹고나서야 나는 사회주의 새 중국에서 사는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가를 다시금 깨닫게 되였습니다. 행복할수록 이 행복을 마련해주신 공산당과 모주석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인민과 대만인민들은 지금 도탄속에 허덕이고있습니다. 세계 3분의 2나 되는 인민들이 도탄속에 허덕이고있는데 우리가 해방해주기를 기다리고있습니다”하고 말해야 한다.   실제로 회억대비밥을 먹은 감상문을 쓸 때 학생들이 모두 천편일률적으로 그렇게 썼다. 또 그렇게 써야 통과될수 있었다.   그럼 회억대비밥을 집에서 먹던 밥보다 더 맛있다고 했던 그 학생은 어떻게 되였는가? 원래 이런 일은 반동분자라는 모자를 쓰고 비판을 받아야 했지만 학생이라고 그랬는지 선생이 눈감아주면서 학생들에게 그 일에 대해 함구하라고 부탁했다. 그것은 정말로 잘 한 일이였다.   옥수수궈테(玉米锅贴)마저 배불리 먹지 못했던 그 시기에 “우리 나라 좋은 나라 행복한 나라”를 불러야 했으니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량표(粮票)가 모자라 누런 옥수수떡을 먹고 부표(布票)가 부족하여 더덕더덕 기운옷을 입고 다니면서도 헐벗고 굶주린 대만이나 남조선(한국)어린이들을 걱정하던 우리가 얼마나 한심했던가?   나라가 대문을 닫아매고 백성들의 눈과 귀를 가려서는 안된다. 지금은 대문을 활짝 열어놓으니 얼마나 좋은가? 백성들에게도 알 권리가 있다. 인민을 나라의 주인이라고 했지만 나라의 주인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살아왔으니…그런 세월이 다시는 돌아오지 말아야 하다. 억울하게 모자를 쓰고 조리돌림을 당하고 옥살이를 한 사람들도 통탄할 일이지만 그런 일을 당하지 않은 사람들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살아왔으니 그 세월이 얼마나 안타까운가?   인민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했지만 그 세월에는 나라의 주인이 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살아왔다. 나라의 주인은 도대체 누구인가? 백성인가? 간부인가? 《중화인민공화국헌법》에는 인민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명문으로 밝혀놓았다. 《중화인민공화국헌법》 제1조에는 “중화인민공화국은 로동계급이 령도하고 로농련맹을 기초로 하는 인민민주전정(专政)의 사회주의국가이다”고 명시했다. 인민민주전정의 함의는 국가는 인민에게 속하고 인민에 대해 민주를 실시하고 적에 대해 전정을 실시하며 인민의 리익을 수호하는것이다. 인민민주전정의 본질은 인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것이다. 이렇게 놓고 볼 때 나라의 주인은 인민이다. 그럼 인민이란 무엇인가:? 인민은 백성, 평민 즉 주요하게 로동대중을 주체로 하는 사회기본성원이다. 인민은 공민(국민)과 다른 개념이다. 인민은 사회발전에 추진작용을 하는 대다수인을 가르키고 공민은 한 나라에 소유되여 그 나라의 국적을 가진 사람을 가리키며 진보작용을 일으켰는가, 일으키지 않았는가의 여부로 판단하지 않는다. 인민은 집체개념으로서 대다수인의 집합체이기때문에 어떠한 개인도 인민이라고 칭할수 없다. 하지만 공민은 매 한 사람의 개인이 공민이라고 칭할수 있다.   “나는 중화인민공화국 공민이다!” 이것은 맞는 말이다. “나는 중화인민공화국 인민이다!” 이것은 틀린 말이다. 마땅히 “나는 중화인민공화국 인민중의 한 사람이다!” 이렇게 말해야 한다.   인민은 정체를 대표하고 공민은 개체이기때문에 공민의식이 박약하면 인민의 명의로 공민의 개인권리를 박탈하는 작법이 개체는 정체에 복종하라는 가치관념하에 보편적으로 합리화될수 있다. 실례로 어느 한 간부가 “인민군중의 일은 모두 큰일이다”고 공개연설을 했다. 그래서 한 백성이 그 간부를 찾아가서 “당신이 인민군중의 일은 모두 큰일이라고 했는데 해결해달라”고 문제를 반영했다. 그런데 그를 접대한 간부는 “당신이 어떻게 인민군중을 대표할수 있습니까?”하고 대답했다. 그 말인즉 “군중의 일은 모두 큰일이지만 당신은 군중이 아니고 개인이기때문에 당신의 일은 작은일이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을 피면하고 나라의 주인된 권리를 당당하게 향수하려면, 회억대비밥이 지금 우리가 먹는 음식보다 더 맛있는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게 하려면, 미국, 대만, 남조선(한국)이 우리보다 더 나은 생활을 했다는것을 모르고 살았던것과 같은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게 하려면, 우리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려면, 중국조선족이 소수민족정책의 헤택을 떳떳이 향수하려면, 우리 조선족사회가 중국에서 살아남으려면…   마땅히, 꼭, 반드시   우리 중국조선족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서, 연변축구팀을 응원하듯 하나로 뭉쳐서 누구도 부정할수 없는 당당한 나라의 주인(인민)이 되여 함께 고민하고 함께 문제해결의 열쇠를 찾고 함께 해당부문에 문제를 반영하여 해결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    
45    메아리는 없다 댓글:  조회:3689  추천:1  2013-11-24
단편소설 메아리는 없다 김희수     만약 이 세상에 녀자가 없다면 얼마나 좋을가. 그러면 내 혼사때문에 우리 집 령감 로친이 근심걱정하지 않아도 될것이고 싱거운 사람들에게서 너 올해 서른하고도 몇살이지? 하는 귀찮은 질문을 듣지 않아도 될것이고 나 자신도 장가갈 생각으로 오장륙부를 새까맣게 태우지 않아도 될것이니 말이다. 녀자 없는 세상, 생각만 해도 신난다! 발가벗고 다녀도 무방할것이니 천쪼박도 절약하게 될것이고 따라서 배설을 할 때 바지를 벗고 입는 번거로움도 덜수 있을것이다. 강간도 없고 매음도 없고 결혼도 없고 리혼도 없을것이니 얼씨구 좋을시구. 그런데 가석하게도 하느님은 아담의 갈비를 취하여 녀자를 만들었으니 그때로부터 세상은 란장판이 되였다. 바로 이 세상에 녀자가 있기에 나 백인철이란 인간이 살고있는 편벽한 산골마을에 구슬픈 이야기가 생긴것이다. 나는 찌그러져가는 초가집에서 날마다 땅을 뚜지며 버러지같은 생활을 하고있는 서른네살이나 먹은 로총각이다. 녀자 있는 세상에서 녀자가 없어서 장가를 못가는 가련한 로총각이다. 만약 나 백인철이가 돈이 무지무지하게 많아서 별장을 짓고 자가용을 굴리고 다닌다면 녀자가 절로 찾아올것이다. 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수십명 수백병씩 줄쳐 달려올것이다. 그러나 가석하게도 나는 털면 문지뿐인 가난한 시골총각이다. 그렇다. 바로 농민이기때문이다. 농촌처녀들마저 우리 농촌총각들을 버리고 도시인들의 품에 안겨버렸다. 우리는 응당 우리의 안해가 돼야 할 처녀들이 하나, 둘씩 우리의 눈앞에서 떠나는것을 눈을 펀히 뜨고 보면서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지어 우리의 처녀들을 빼앗아간 그 도시인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묵묵히 농사나 짓지 않으면 안될 가련한 운명이였다. 왜서 어떤 인간들은 안해를 두고도 모자라서 정부, 첩, 창녀 따위를 수두룩 안고 즐기는데 우리 농촌총각들은 자기의 뼈중의 뼈고 살중의 살인 안해마저 찾을수 없는가?! 우리의 마을엔 자기의 자기의 갈비뼈를 찾지 못해 울고있는 서른살 넘은 로총각들이 많기도 하다. 정씨네 5형제, 오씨네 3형제, 곽씨네 쌍둥이, 그리고 달수, 민호, 범철이 …이런 로총각위원회에서 힘이 세고 지휘능력이 강한 내가 위원장인 셈이다. 우리 위원회에서는 한가한 겨울철이면 모여들어 트럼프, 마작놀이도 잘하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할것없이 술판도 자주 벌린다. 술이 건강에 해롭다고 하지만 이 삭막한 세상에 술도 안마시고 어떻게 사는가. 도시인들은 고급양주에 이쁜 계집을 끌어안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지만 우리 로총각들은 김치쪼각에 《똥빼주》로 마음속 울분을 토로할수밖에 없다. 《제길할, 등어른의 개혁개방정책이 좋긴 다 좋은데 딱 하나 우리 로총각들이 장가 못드는게 나쁘거덩!》 불평가라고 불리우는 민호가 세번째 잔을 굽내면서 불평을 부리자 언제나 그와 맞서기를 좋아하는 범철이가 즉시 반박했다. 《야, 임마! 등어른이 뭐 우리를 장가 들지 말라고 했니? 우리 머리가 장사골이 트지 못해 돈을 못번 탓이지.》 《그러찭구.》 내가 끼여들었다. 《이전엔 모어른, 화어른의 이름뒤엔 만세를 붙이지 않으면 안됐지. 어지 그뿐이야. 그 어른들의 이름 앞엔 꼭꼭 위대한 령수이니 영명한 령수이니 하고 규정해놓았지. 그런데 등얼른의 이름뒤에 언제 만세를 붙여봤니? 그때로부터 호어른, 조어른, 강어른에 이르기까지 만세를 붙이지 않았지. 물론 그 어른들의 이름 앞에 위대한 령수이니 영명한 령수이니 하는것도 규정해놓지 않았지. 바로 만세를 웨치지 않으면서부터 그 어른들과 우리는 동지사이로 가까워졌고 중국은 발전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야, 그 만세소리를 좀 작작해라. 그 만세소리가 무슨 우리와 상관이야. 술이나 들자.》 민호가 내 말허리를 자르며 술잔을 부딪치자 나는 잔을 비우고 다시 말을 이었다. 《왜 우리하고 상관없겠니? 너 로총각뒤에 만세를 붙여봐라, 어떻게 되는가.》 《로총각만세! 히히, 그거 참, 그럼 우린 영원히 로총각으로 끝장나는게 아니야. 빌어먹을 야, 썩 물러가라!》 민호가 툳덜거리자 우리는 일제히 《물러가라! 》하고 웨치면서 술잔을 들었다. 《제길할, 이러다가 40이 되고 50이 되고 60이 되고 늙어 죽을 때까지 장가 못들고 총각귀신으로 죽게 되겠다. 그것도 숫총각귀신으로 말이야. 흐흐흐.》 《그래, 우리 이러다가 섹스 한번 못해보고 죽겠다.》 민호가 다섯번째 잔을 비우며 또 불평을 토하자 범철이가 《야, 그렇게 몸살이 나면 어디 아무 녀자나 붙잡구 해봐라!》 하고 빈정거려서 성난 민호가 범철이의 멱살을 잡았다. 《야, 이 새끼! 마을에 처녀 하나 없는거 누구하구 하라니? 니 에미하구 하라니?》 《임마, 한족들처럼 미개하게 그런 쌍욕을 다 하기야?》 범철이도 노하여 맞받아 민호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둘이는 밀치고 닥치고 하며 곧 싸울 태세였다. 《너들이 왜 이래?! 당장 손을 놔!》 내가 꽥 고함을 지르며 제지시키자 둘은 즘즉해졌다. 좀 지나 둘은 언제 다퉜나싶게 다시 웃으며 잔을 부딪쳤다. 《봉구한 그 나그네 사람질을 못하겠더라.》 한켠에서 묵묵히 술만 마시던 달수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봉구는 매일 술에 취하여 녀편에한테 손찌검을 들이대는 위인이다. 봉구의 녀편네가 또 맞아서 면상이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면서 달수는 그 아낙네들 동정하여 한숨을 지었다. 그러자 민호가 《야, 임마, 남의 녀편네가 맞은게 뭐 그리 가슴이 아파서 그러니? 이제보니 니 봉구 녀편네한테 뜻이 있는게 아니야?》하고 능글능글 웃으며 달수를 골려주고 범철이도 덩달아 《달수, 니 늘 봉구네 밭일을 도와주던게 뢰봉을 따라배워 좋은 일을 하는가 했더니 원래는 엉큼하게 다른 뜻이 있었구나!》 하고 비웃으니 달수는 얼굴이 홍당무우처럼 빨개서 변명했다. 《너들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그 아줌마 나보다 다섯살이나 이상인데.》 《나이 좀 많은게 어떻니? 그 아줌마 그래도 아직까지 싱싱한 멋이 남아있는게 농촌안까이치구 괜찮더라!》 《그렇찮구. 그만하면 안구 잘만하지믄. 달수야, 그 주정뱅이 봉구를 리혼시키구 니 그 자리를 차지해라!》 민호가 범철이가 다시 입을 모아 골려주자 달수는 《그런게 아니라는데 너들이 왜 자꾸 이러니?》 하면서 무안하여 한쪽 구석에 피하여 얼굴도 들지 못했다. 술판이 끝나서 헤여질 때는 밤이 깊었다. 달빛을 밟으며 나하고 나란히 걸어가던 민호가 걸음을 멈추고 바지춤을 내리우기 바쁘게 쏴-하고 줄기차게 배설했다. 나도 반사적으로 그와 같은 동작을 되풀이했다. 장난군처럼 제 물건을 쥐고 《물줄기》를 멀리 뿜어대던 민호가 갑자기 《제길할, 이 놈도 불쌍한 놈이지. 주인을 잘못 만나 30여년을 오줌누는 구실밖에 못하고있으니까 말이야!》하고 탄식했다. 그 말에 나도 동변상련으로 가슴이 저려났다. 집에 돌아와 자리에 누웠으나 이리뒤척 저리뒤척하며 잠이 오지 않는다. 밤마다 이렇게 자리에 누으면 녀자생각에 그리움만 사무친다. 내 갈비뼈며 살점인 해옥이도 나를 버리고 도시인의 품에 안겼다. 아, 야속한 해옥이 … 마을에서 일등미인이라고 불리우는 해옥이는 내가 이성에 갓 눈을 뜨기 시작했을 때부터 사랑하던 녀자였다. 그녀도 나를 사랑하고 그래서 남몰래 속삭이던 사랑이 결혼을 약속하는 사랑으로 무르익기까지 얼마나 많은 달콤하고 행복한 나날들이 흘렀던가. 그러나 해옥이가 시집가던 날, 신랑은 내가 아니라 도시총각이였다. 꽃을 단 신랑의 차가 마을에 들어서자 몽둥이를 들고 대기하고있던 나는 풍차를 향해 돌격하는 돈끼호떼처럼 용감하게 달려나갔다. 노기충천한 내가 몽둥이로 차유리를 막 짓부시려는데 어느새 모여들었는지 잔치에 온 신부의 친척들이 내 손에서 몽둥이를 앗아내고 미치광이처럼 길길이 날뛰는 나를 동구밖 버드나무에 꽁꽁 묶어놓았다. 그들은 신랑의 차가 해옥이를 싣고 멀리 사라진 뒤에야 나의 결박을 풀어주었다. 민호랑 범철이랑 하는 말이 해옥이는 울면서 신랑의 차에 올랐다고 한다. 울면서 시집간 해옥이는 지금 잘 살고있는지? 나를 배반하고 간 해옥이지만 나는 그 녀자를 돈끼호떼가 둘시네아 델 토보소 공주를 그리듯이 그렇게 바보처럼 그리고있다. 해옥이가 도시로 시집을 간 그해 나도 도시가 도대체 무슨 매력이 있는가를 알고싶어 도시로 들어갔다. 삼륜차도 끌어보고 외자기업에 들어가 막벌이도 해보았지만 도시에 발을 붙일수 없어 고향마을로 도로 돌아오고말았다. 농촌에 돌아와 땅을 뚜지면서도 밤마다 해옥의 생각뿐이였다. 해옥의 생각에 잠이 오지 않으면 나는 베개를 끌어안는다. 그러면 베개가 소곤소곤 자장가를 불러준다. 꿈속에서 선녀가 너울쓰고 나를 찾아온다. 내 색시로 되겠다며 하늘에서 내려왔단다. 그 선녀를 다시 보니 이상하게도 해옥이였다. 해옥이와 나는 신랑신부가 되여 오붓한 신혼살림을 꾸려간다. 아들 딸을 낳고 아기자기 재미있게 살아간다. 이것이 꿈 아닌 현실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깨고 나면 아쉽게도 꿈이였다. 그런데 어느날 해옥이가 정말로 뜻밖에도 내 앞에 나타났다. 아이의 손목을 쥐고 내 앞에 나타난 해옥이는 여전히 처녀시절처럼 아름다웠다. 《이 앤 정말 귀엽구만.》 나는 그 녀자의 《복제품》인 아이를 안아주었다. 《넌 외가집에 놀러왔겠구나. 아빠는 안 왔니?》 《아니야, 엄마와 아빤 리혼했어.》 아이의 말에 가슴이 선뜩해난 나는 얼른 해옥이의 기색을 살폈다. 《정말이오?》 《얘가, 무슨 허튼소릴…》 해옥이는 낯색이 파랗게 질려서 아이를 끌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 이튿날 내가 거듭 따져서야 그 녀자는 진실을 말해주었다. 잔치날 나의 추태를 목격한 신랑은 해옥이와 나 사이의 관계를 따져 물으며 매일마다 해옥이를 매질했다고 한다. 아이가 태여나서 네살이 되였으나 신랑의 의처증은 점점 더 심해갔단다. 더는 참을수 없어 해옥이는 리혼하고 아이를 데리고 친청집으로 온거란다. 《내가 해옥이를 해쳤구만. 그날 그런 광기를 부리지 않았더라면 해옥인 행복하게 살았을텐데.》 《인철씨 잘못이 아니예요.》 나의 참회에 해옥이가 도리머리질했다. 《모두 제 잘못이예요. 제가 …》 말을 주고 받는 사이에 어느덧 옥수수밭머리에 이르렀다. 《인철씨도 색시를 얻어야죠. 》 《색시…》 소슬한 가을바람에 옥수수들이 설레이고 곱게 풀어헤친 그 녀자의 머리카락도 흩날린다. 《해옥이…》 나는 그 녀자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 녀자는 《이러지 마세요.》하면서도 몸을 빼려고 하지 않았다. 내가 입술을 찾을 때 그 녀자는 두팔로 내 목을 끌어안고 응해오기 시작했다. 순간 나는 눈앞이 캄캄해나고 숨이 딱 멎는듯 했다. 《아, 해옥이…》 나는 그 녀자를 끌어안고 옥수수밭속으로 들어갔다. 내 서투른 공격에 그녀는 능란한 동작으로 배합해주었다. 나는 그 녀자가 인도해주는 동굴속으로 깊숙이 빠져들어갔다. 그 깊고깊은 동굴은 들어가고 들어가도 끝이 없을상싶었다. 드디여 화려한 폭발이 있었다. 아, 서른 네살이 첫 폭발! 그 사람을 죽여주고 미치게 하는 폭발속에서 나는 사람이 사는 희열을 느꼈다. 《이것이 녀자다!》하고 알려주고 나를 진정한 남자로 만들어준 해옥이! 나는 너를 영원토록 사랑하리라! 어느날 해옥이와 함께 옥수수밭에서 나오다가 뜻밖에 민호와 마주쳤다. 그때 해옥이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민호의 눈에 이상한 빛이 번뜩이는것을 나는 보았다. 하지만 내가 쏘아보자 그는 기가 죽어 시선을 피해버렸다. 어쩐지 불쾌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던것인데 아니나다를까 이튿날 밤중에 해옥이가 울면서 우리 집에 뛰여들었다. 옷은 볼품없이 찢어졌고 머리는 삼검불처럼 헝클어져 있었다. 《도대체 웬 일이요?》 나는 울기만 하는 그 녀자를 달래면서 영문을 물었다. 《흑흑 …민호가 …》 민호가 내가 부른다고 해옥이를 꼬셔가지고 밭에 나가 겁탈했단는것이다. 《개자식, 감히 내 녀자를 다쳐?!》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민 나는 주먹을 불끈 틀어쥐고 민호네 집으로 달려갔다. 달짜고짜로 녀석을 끌고나와 반죽음이 되도록 두들겨팼다. 《인철아, 내가 잘못했다. 난 사람이 아니다! 난 참을수 없어 그런거야.》 《짐승같은 새끼! 그것도 말이라구 하니? 》 《그래 난 사람이 아니야, 난 짐승이야. 한번만 용서해줘! 》 민호는 내 발아래 무릎을 꿇고 손이야 발이야 빌었지만 나는 또 한번 발길로 녀석을 걷어찼다. 《개자식, 넌 강간범이야! 강간범은 감옥이란걸 몰라?》 《제발 용서해줘!》 《난 널 법에 걸테다!》 《제발 빈다. 날 용서해줘. 난 죽어두 감옥엔 못가.》 《너같은건 용서없다. 감옥에 들어가 콩밥이나 먹어!》 나는 애걸복걸하는 민호를 거들떠도 보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까지도 해옥이는 울고있었다. 《내 그 녀석을 혼내줬소. 래일 파출소에 가서 고발하기오.》 《인철씨…》 해옥이가 울음을 그치고 애절한 눈길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를 용서해주자요. 》 《뭐라오? 》 《소문이 나면 저도 좋을것 없고 그리고…》 애원에 찬 그 녀자의 시선과 마주친 나는 머리를 끄덕여 용서해주는것에 동의를 표시했다. 그런데 누가 알았으랴, 이튿날 한낮에 뒤산에서 목매 죽은 민호의 시체를 발견할줄ㅇ리야! 녀석의 호주머니엔 이런 유서가 들어있었다. 《…나는 죄를 지었으니 벌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나는 감옥에 갈수 없다. 감옥이란 말만 들어도 소름이 끼친다. 감옥에 가느니 차라리 목숨을 끊는 편이 나으리라. 하지만 녀자를 알고 죽으니 죽어도 원이 없다! …》 《이 못난 녀석아, 죽긴 왜 죽어? 널 용서해줄 참인데 죽긴 왜 죽느냐말이야! 》 나는 민호의 시체앞에서 가슴을 치며 통곡했다. 민호가 죽은 며칠뒤 나는 달수의 면상이 퉁퉁 부은것을 발견했다. 《너 웬 일이야?》 《저 …넘어져서 …》 나의 물음에 달수가 얼버무렸다. 어느새 왔는지 범철이가 코방귀를 뀌였다. 《흥! 넘어져도 떡함지에 넘어졌겠지.》 알고보니 달수는 봉구의 녀편네와 뒹굴다가 봉구에게 현장을 잡혀 두들겨맞은것이였다. 아, 또 하나의 불쌍한 로총각이여! 사흘후, 우리 마을에 특대 경사가 생겼다. 로총각들중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정씨네 5형제의 맏이- 명호형님이 결혼잔치를 하게 된것이다. 잔치는 아주 간단했다. 명호형님이 녀자쪽으로 《시집》을 가는것이여서 스산한 잔치상이였다. 《명호형님은 기쁘겠소.》 나는 술을 부으러 온 명호형님을 보고 말을 걸었다. 《뭐, 기쁜지 어쩐지 모르겠다.》 새 신랑의 쓸쓸한 표정에 나는 가슴이 쓰렸다. 《명호형님은 장가들자마자 할아버지 소릴 듣겠소.》 범철이가 주새없이 끼여들었다. 명호형님은 아이 둘 달린 다리 저는 과부와 결혼하는데 그 과부에게 금방 외손자가 생겼던것이다. 《하기사 마흔다섯인 내가 할아버지 소릴 들을 때도 됐지.》 사람 좋은 명호형님은 탓할 대신 그저 허허 웃어주었다. 그 서글픈 웃음에 로총각들은 저마다 탄식했다. 오락판이 시작되였다. 나는 부엌간에서 일손을 돕고있는 해옥이를 불러다 내곁에 앉혔다. 《해옥이, 우리도 빨리 결혼을 서둘기오. 나도 나이가 …》 《뭘 급해서 …》 내가 가만히 속삭이자 해옥이는 심드럴하게 대꾸하면서 《저 노래나 좀 듣자요.》하고는 내 입에서 나오려는 다음 말을 막아버렸다. 신랑의 노래에 이어 범철이가 일어나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는 연극 《사랑의 품》의 주제가의 가사를 바꾸어 한곡 넘겼다. 서른살이 넘도록 장가를 못간 수많은 시골총각 눈물이 난다 이 세상의 선량한 처녀들이여 불쌍한 총각에게 시집을 가자 랄라라 …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노래를 듣는 사람도 모두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는 해옥이가 머리를 돌리고 눈굽을 찍는것을 보았다. 록음기에 곡이 울리고 춤판이 시작되자 해옥이가 내 손을 잡았다. 춤출줄 모르는 나는 해옥이가 끄는대로 따라갔다. 그러자 그 녀자는 내 목에 두팔을 꼭 걸었다. 나는 그 녀자의 가는 허리를 꼭 껴안고 한덩어리가 되여 빙글빙글 돌아갔다. 그러자 로총각들의 부러운 눈길들이 일제히 우리한테로 쏠렸다. 나는 로총각들의 앞에서 내 행운을 시위하듯 뽐내면서 해옥이를 안고 돌고 또 돌았다. 한곡이 끝나자 로총각들이 앞다투어 해옥에게 춤을 청했다. 해옥이는 그러는 로총각들을 거절하지 않고 매 사람과 한차례씩 번갈아 춤을 추었다. 그런데 그 춤추는 꼴이 눈꼴이 사나웠다. 그 녀자는 나하고 춤추던것처럼 모든 로총각들과 목을 꼭 껴안고 허리걸이를 하고 동동 매달려서 한덩어리가 되여 빙글빙글 돌아갔다. 그 녀자의 가슴은 로총각들의 가슴과 딱 붙어있었다. 로총각들은 좋다고 해옥이의 허리를 힘껏 조여안고 흡족하여 바보처럼 웃는다. 저 녀자가 왜 저럴가? 도대체 오늘은 무슨 영문이람? 도시물을 먹어 바람난 녀자인가? 《더러운 …그러나…》 나는 분노가 치밀었으나 꾹 참았다. 나에게만 속해야 할 녀자가 왜 저런 행동을 한단말인가. 보다못해 나는 자리를 피해 집으로 돌아왔다. 잠이 오지 않았다. 뜬 눈으로 밤을 새운 나는 그 녀자가 찾아와서 잘못을 빌기만 기다렸다. 내가 찾아가지 않으면 그 녀자가 안달아나서 찾아오겠지. 찾아와서 잘못을 빌며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맹세할 때까지 외면해버리자. 그런데 그 녀자는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나도 찾아오지 않았다. 안달아난 쪽은 내였다. 체면을 차릴것없이 내가 먼저 찾아가야 했다. 그 녀자의 본가 집에 들어서니 그 녀자는 없었다. 련며칠 찾아갔지만 그 녀자는 번번히 집에 없었다. 기분이 나빴다. 민호한테 당한후 그 녀자는 한번도 나한테 몸을 주지 않았다. 명호형님의 결혼식에 그 녀자는 무엇때문에 《우리도 결혼하기오》하는 내 말을 귀밖으로 들었을가? 어쨌든 그 녀자를 만나야 했다. 만나서 결판을 내야 한다.단단히 벼르고 이른 아침 그 녀자를 찾아갔을 때 그 녀자는 … 그 녀자는 어디론가 멀리 떠났던것이다.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버린 그 녀자, 나의 첫사랑이며 마지막 사랑일지도 모르는 그 녀자! 그 녀자는 그렇게 떠나갔다. 그 녀자가 남긴 편지 한통을 들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문을 걷어닫고 부랴부랴 겉봉을 뜯고 속지를 뽑았다.   인철씨: 미안해요. 전 인철씨의 가슴에 너무나도 많은 상처를 남겨준 나쁜 녀자예요. 사랑의 맹세를 저버리고 도시로 시집을 간 배신자인 저를, 이미 애어머니가 된 저를 여전히 변함없이 사랑해준 맘씨고운 인철씨와 백년가약을 맺지 못하고 이렇게 떠난는것도 운명인가봐요. 민호에게 당한후 저는 많은것을 생각했어요. 특히 민호의 죽음이 저에게 준 충격은 너무나 컸어요. 《녀자를 알고 죽으니 죽어도 원이 없다》는 유언이 제 가슴에 아프게 맞혀왔어요. 그것은 모든 로총각들의 절규처럼 들려왔어요. 그리고 명호오빠의 잔치날에 범철이가 부른 노래 또한 아프게 아프게 제 가슴을 찢어놨어요. 농촌의 로총각들이 참으로 불쌍해요. 전 이미 버린 몸이나 마찬가지예요. 제가 이제 바랄게 무엇이 있겠어요. 전 정말 마음같아선 이 세상 모든 로총각들에게 녀자의 사랑을 주고싶어요. 하지만 제 혼자의 힘으론 어쩔수 없어요. 이제 더럽혀진 몸으로 다시 인철씨를 섬길수 없음을 통탄할뿐이예요. 절 잊어줘요. 전 떠나가요. 또 다시 도시로. 해옥이로부터.   편지가 맥없이 땅바닥에 떨어진다. 나는 집을 뛰쳐나갔다. 허둥지둥 한달음에 동구밖까지 달려나간 나는 그 녀자가 떠나간 도시 쪽을 향해 목청껏 웨쳤다. 《해옥이!》 그러나 메아리는 없었다. 1997. 8.  
44    H과실의 하루 댓글:  조회:3377  추천:0  2013-11-24
단편소설         김희수   H과실의 하루는 언제나 한가하였다. 출근해서는 온종일 신문이나 보며 잡담이나 하다가 퇴근하는것이 업이였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H과실만은 크게 변한것이 없었다. 과장도 10년전의 그 허과장이고 10년전에 부과장 2명에 과원 2명이던것이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달라진것이라면 두 사람이 나가고 두 사람이 새로 들어온것이다. 원래 H과실에는 허씨, 송씨, 하씨, 여씨, 라씨 다섯 사람이 있었는데 이 다섯 사람의 성씨를 배렬하면 묘하게도 《허송하여라》는 문구가 되였다. 그러다가 여씨가 퇴직하고 라씨가 《바다에 뛰여드는(下海)》바람에 아쉽게도 그 절묘한 문구가 망그러지고말았다. 흥미있는것은 그후 지씨와 마씨가 선후로 여씨와 라씨 대신 자리를 채우는바람에 과실은 《허송하지마》로 탈바꿈하게 되였다. 했건만 과실은 여전히 신문이나 보다가 쑥덕쑥덕 잡담하는것이 업이였다. 늘 그러하듯이 잡담은 신문을 보다가 시작된다. 《야, 백인수가 주S국 국장으로 됐군요!》 지방신문의 간부임명 명단을 들여다보던 마씨 총각이 놀란 소리를 지르자 네 사람이 모두 자기가 보던 신문을 놓고 다투어 마씨가 보던 신문을 가로챈다. 그들의 상급이였던 백인수가 큰 인물로 되였다는 사실이 그들 모두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것이다. 《허허, 기쁜 일이군. 축하할 일이군! 그분처럼 능력있는 사람은 마땅히 그 자리에 앉아야지!》 성이 허씨여서 허과장이라기보다 《허허》 잘 웃는다고 허과장이라고 함이 더 타당할 허씨가 자신이 승급이나 한것처럼 기뻐 어쩔줄을 모르자 과실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번대머리 송부과장이 빈정대는 투로 말했다. 《과연 축하할만한 일이지요. 그분은 허과장의 은인이니까 허과장께서 축하신을 보내든지 축하술을 사던지 해야겠군요.》 H과실에서 10년전에 과장자리가 비여있을 때 모두 5년동안이나 부과장으로 있었던 송씨를 당연 적임자로 여겼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일반과원이였던 허씨가 과장으로 임명될줄이야. 그때 허씨가 백인수국장댁으로 묵직한 가방을 들고 들어갔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허씨가 누구하고도 《허허》하며 관계가 좋은데다가 송씨보다 능력이 있었기때문에 말썽이 오래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일때문에 송씨는 허씨와 백씨를 눈에 든 가시처럼 여기고있었다. (15년이나 《부》자에 머물다니?! 물러나기전에 《정》자나 달아야 체면이 서겠는데) 하고 생각하며 송씨는 번대머리를 긁적거리며 승급할 꿈을 꾼다. 《급을 추려면 저렇게 춰야 합니다. 여드레 80리 걸음을 하며 앉은자리에 그냥 있는다면야 멋이 없지요.》 과실에서 유일한 총각인 미스터 마가 송씨를 빗대고 하는 말이다. 《그분은 총명한 분이야. 총명해야 승급하는 법이지.》 승급에 대해서는 하부과장이 제일 생각이 올똘했다. 언제나 출근종소리와 함께 들어섰다가 퇴근종소리와 함께 나선다고 해서 《손목시계》하고 불리는 하부과장은 허과장이 오래잖아 자리를 낸다는것과 그 자리를 자신이 차지한다는 확신을 가지고있었다. 그만큼 뒤에서 여차여차하게 활동했던것이다. 《그래요. 그분이야말로 더 이를데없이 총명하지요. 저한테 사탕을 주며 숙제를 해달라고 얼리는 제 조카애처럼 총명해요.》 과실에서 유일한 녀성인 지씨 처녀가 마지막으로 신문을 보며 야유적으로 말하자 허과장의 기색이 대뜸 달라졌다. 《허허, 그분을 어린애에 비기다니? 미스 지는 롱담도 잘하는데.》 욕을 해도 웃으며 말하는 허과장, 미스 지 같은 미녀앞에서는 더욱 부드럽게 타이르는 허과장이다. 《제 말을 롱담으로 들어도 좋고 진담으로 들어도 좋아요. 여러분은 〈번영회사〉의 백총경리를 알겠죠. 신문과 방송에 늘 보도되는 대부호니까 모르는 분이 없겠죠. 그런데 이 대부호가 백인수의 친동생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거예요. 물론 허과장님은 알고 계셨겠지만요.》 미스 지의 말을 허과장은 못들은 척하고 얼굴을 돌리는데 미스터 마가 무릎을 탁 치며 감탄한다. 《옳아, 그러니까 백인수가 동생을 치부의 길로 밀어주고 다시 동생이 형에게 승급의 사다리를 놓아준게로군.》 《 백총경리가 백인수의 친동생이란 말이 정말 사실이요?》 반신반의하는 눈길들이 자기한테 집중되자 미스 지는 가볍게 웃었다. 《여러분들이 믿어도 좋고 믿지 않아도 좋아요. 아무튼 백인수는 총명하고 전도유망한 분인것만은 틀림없어요.》 미스 지도 진작 벼슬을 원하고있었다. 그녀는 친구의 오빠를 통해 백인수를 알게 되였는데 백인수는 그녀를 전근시켜주고 여차여차한 벼슬까지 주겠노라고 달콤하게 구슬리다가 그녀가 과분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니 약속이고 래왕이고 딱 끊어버렸던것이다. 《뭐니뭐니 해도 벼슬이 좋지!》 번대머리 송부과장이 방금 깨달은듯이 흥분하자 《손목시계》 하부과장이 동감인듯 머리를 끄덕인다. 《그래. 권력이 첫째지! 권력만큼 기분좋은것은 없으니깐!》 《그렇구말구요. 누구나 모두 권력앞에서 아첨하고 또 권세 있는 자는 모든것을 지배할수 있으니깐요!》 미스터 마씨가 감탄하듯 웨치자 허과장이 허허 웃고 미스 지도 키드득 웃었다. 오전해는 거의 벼슬에 대한 한담으로 지났다. 그런데 오후에는 그 화제가 돌연히 돈으로 바뀌였다. 《라동무가 이번에 큰돈을 벌었다오.》 《번대머리》가 새 소식을 가지고 왔다. 《내 점심에 라동무의 큰형을 만났는데 그치가 말하기를 라동무가 글쎄 호화별장을 사고 수입제 자가용을 2대나 샀다오. 참 난 놈이지!》 《허허, 내 그 사람이 쌰하이(下海)할때부터 그럴줄 알았다니깐. 얼마나 약다구. 끝내 큰일을 해냈지!》 《허허》과장이 사람좋게 웃자 미스 지가 번대머리를 보고 물었다. 《라선배가 위해에 있는 합자기업에서 나와 심수로 들어갔다는데 그게 사실인가요?》 《심수는 무슨 심수? 주해로 갔다던데...》 미스터 마가 아는체 하자 《손목시계》가 《주해가 아니라 해구라던데!》 하고 시정해서 심수니 주해니 해구니 하며 《하지마》가 서로 주견을 세우는 바람에 《허송》은 곁에서 웃기만 했다. 《허허, 심수면 어떻고 주해면 어떻고 해구면 뭐라나? 자네들도 재간 있으면 쌰하이 해보게!》 허과장이 허허 웃자 셋은 쟁론을 그만두고 약속이나 한듯이 《쌰하이!》하고 외워본다. 《자네들만치 젊었으면 나도 한번 쌰하이 해보겠네. 젠장!》 번대머리가 처녀총각을 바라보며 손바닥으로 책상을 탁 쳤다. 그러자 미스터 마가 머리를 가로젖는다. 《헤염도 칠줄 모르면서 어떻게 바다에 뛰여든단 말입니까?》 《아따, 누군 처음부터 헤염칠줄 아는가? 배우면 되지. 처음에는 옅은데서 구명대를 안고 치다가 익숙하면 점차 깊은데로 들어가면 될게 아니요!》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래요. 시장경제라는 바다는 자연의 바다와 마찬가지로 파도가 세차고 돌변하는 풍운조화를 예측하기 어렵대요. 자칫하다간 바다밑에 가라앉을수도 있대요.》 미스 지가 바다에 가라앉는 시늉까지 하며 말하자 《손목시계》가 팔을 휘둘러댔다. 《돈을 벌자면 모험정신이 있어야지. 부자가 된 라영웅이 부럽지 않소?!》 누가 부럽지 않으랴? 모두가 부자꿈에 취하여 한동안 침묵이 흐른다. 하씨가 갑갑한듯 담배불을 비벼끄며 침묵을 깨뜨린다. 《거, 여선배가 꾸린 노래방도 경기가 좋다던데.》 《허허, 그 사람이 퇴직하는 해부터 꾸렸으니까 지금은 부자가 됐을거요!》 《노래방보다 사우나가 더 잘 된대요.》 《사우나도 너무 많아서 이젠 잘 안되는 모양입데. 우리 처남은 몇년동안 꾸리던 사우나를 안마방으로 고쳤다오. 그 안마방이 수입이 짭짤한 모양입데.》 그러자 안마방을 둘러대고 진지한 이야기가 계속되였다. 과실에는 비록 안마방에 출입한 사람이 없었지만 얻어들은 풍문만으로도 얼마든지 엮어댈수 있었다. 누구나 직접 체험하기라도 한것처럼 어떻게 호화스럽고 어떻게 거뿐하다는둥 안마사아가씨가 어떻게 서비스가 세심하다는둥 하며 생동하고도 형상적으로 표현하였다. 그들의 신나는 이야기는 웬 중년사나이가 허과장을 찾아오는 바람에 중단되고말았다. 그 사람은 옷차림은 신사였으나 작달막한 키에 생김생김이 추하여 누구의 눈에나 하찮게 보였다. 그 사람이 눈짓으로 허과장을 불러내가자 미스 터 마가 빈정거렸다. 《저 사람은 낯판대기가 똑마치 설삶은 말대가리 같아요》 《흥, 그 주제에 옷은 그래도 고급이더군. 제아무리 잘 차려입어도 생앙쥐같은게 어디 볼데 있나!》 송씨가 맞장구를 치자 하씨도 덩달아 끼여들었다. 《에익, 얼음판에 자빠진 소눈깔같은 그 눈만 봐두 아침에 먹은 음식을 막 토하고싶다니까!》 세 남자의 평판을 들으며 미스 지가 혼자 한켠에서 킥킥 웃고있었다. 그러자 송이 핀잔을 주었다. 《웃긴? 미스 지의 눈엔 그래 그 남자가 미남자로 돼보이오?》 《미남자? 아이참, 우스워요. 그 남자가 딱 무엇같은지 아세요?》 《무엇같소?》 《동물원의 원숭이!》 《원숭이?!》 미스 지를 마주보며 이구동성으로 따라 외우던 세 남자는 그만 《하하하!》하고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왜들 웃는거요?》 이때 허과장이 싱글벙글 웃으며 들어서자 그들은 웃음을 딱 그쳤다. 미스 터 마가 시침을 떼고 물었다. 《허과장, 방금 왔던 그 사람이 누굽니까?》 《허허, 대단한 사람이요. 모두들 〈번영회사〉의 백총경리를 알고있겠지?》 《거 백인수국장의 동생이 된다는 대부호를 그럽니까?》 《허허, 방금 왔던 그분이 바로 그 백총경리님이야!》 《네?!》 넷의 눈길이 일제히 허씨한테로 집중된다. 미스터 마가 그래도 머리가 빨리 돌았다. 《오, 그러길래 어디서 본것같은 분이다 했지요. 이제보니 TV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참, 그분은 정말로 름름하게 생겼습니다.》 《허, 사람이 원래 잘났으니 옷을 입어도 어울린다니까!》 송부과장이 올리추는것이 풍자로밖에 안들린다. 하부과장도 뒤질세라 맞장구쳤다. 《그렇잖구. 그분의 눈도 어글어글한게 얼마나 정신이 나오!》 세 남자의 짓거리를 지켜보고있던 미스 지도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한마디했다. 《그분은 똑 마치 별나라에서 온 외계인 같아요!》 잘났다는 말인지 못났다는 말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하여튼 불과 몇분사이에 추남이 미남으로 변해버렸다. 그건 그렇고 이런 거부가 친히 자기들의 과장을 찾아왔다는 사실이 넷의 궁금증을 더욱 야기시켰다. 《허과장님은 그분과 언제부터 교분이 있었습니까?》 《백국장을 통해서 알게 되였습니까?》 《그분은 무슨 일로 찾아왔는지요?》 부하들이 련속 들이대는 질문에 허과장은 어깨가 으쓱해났다. 《허허, 내가 그분더러 우리 집 사람의 출국수속을 좀 도와달라고 청든적이 있지. 그래 오늘 그분이 자가용을 타고 여기를 지나는 걸음에 피뜩 나한테 들렸던거네.》 《그래 해결됐나요?》 《허허, 그분이 나서서 못 해결하는 일이 있나?!》 《아이, 허과장 부인님이 또 출국하세요? 그래 이번엔 어딜 가세요?》 《일본.》 《야아!》 네 부하는 이구동성으로 감탄했다. 허과장부인은 이미 한국에 두번이나 갔다오고 로씨야에 세번이나 드나들며 큰돈을 벌었던것이다. 이제 일본까지 갔다오면 엄청난 대부자가 될판이니 어찌 감탄하지 않으랴! 《일본에 가면 번답데.》 《벌기만 하겠어요. 한번만 갔다오면 일생동안 놀고먹어도 남는대요.》 《허과장넨 이젠 몇만원은 벌었을겁니다.》 《몇만원이 다 뭡니까? 몇십만원은 될겁니다.》 《알기도 잘 안다. 허과장네 재산이 기실 몇백만원은 될거요.》 《그렇게 많아요?》 《얼핏 따져봐도 모르겠소. 허과장 부인이 10년전부터 조선을 드나들며 전문 마른명태, 낙지, 해삼따위를 날라들이며 목돈을 벌었지. 한국길이 열리자마자 약장사를 하여 숱한 돈을 끌어들였지. 그후 또 한번 서울가서 3년이나 있으면서 벌었지. 게다가 로씨야에 세번이나 드나들며 노다지를 캤겠다, 돈이 돈을 번다고 그 돈이 새끼치면 또 얼마요? 어디 그뿐이요. 서시장에 매대 열개나 사서 임대를 주고있다지, 이렇게 계산하면 그 재산이 얼마요?》 《아이, 그럼 우리 과장님이 백만장자였군요! 옳은가요, 허과장님?》 《아니, 무슨…허허…》 기분좋게 허허 웃던 허과장이 전화가 와서 밖으로 나가자 하부과장이 부러운 어조로 말했다. 《허과장이 언제나 배를 쑥 내밀고 허허 웃으며 다니는걸 보오. 돈이 많으니깐 웃음이 절로 나오지. 우리 같은건 늘 돈 근심만 하다나니 언제 웃음이 나올새 있겠소. 제길할, 지금 세월엔 돈이 첫째라니까!》 《첫째도 돈이구 둘째도 돈이지요! 돈만 있으면 뭐나 척척 풀린답니다. 우리 뒤집 로친이 짠지장사를 하여 돈을 벌었다니까 글쎄 곱추아들에게 꽃같은 색시가 들어왔답니다.》 《우리 웃집 처년 옷장사를 하여 부자가 되더니 쌍지팽이신세에 글쎄 건강한 총각과 잔치를 했다오.》 《우리 사촌언니는 대학졸업생인데 글쎄 남새장사 총각한테 시집갔대요.》 《돈, 돈, 그것 참 좋은 물건이다! 허과장은 부자가 돼서 얼마나 좋을가!》 《흥, 좋기도 하겠지. 돈이 춤을 추니까 못할 짓도 하고…방금 전화가 온것도 녀자목소리야. 허과장의 정부인지 애인인지 하는 년이지.》 번대머리 송이 주먹을 불끈 쥐고 격분해서 말하자 미스 터 마가 신비하게 웃으며 송의 비밀을 까밝힌다. 《송부과장은 점잖은체 마십시오. 언제 보니까 송부과장도 장미다방의 단간방에서 딸같은 아가씨와…》 《그…그만하게! 그날 술김에 좀…그러나 아무 일도 없었네.》 《뭐, 변명할게 있습니까? 어느 남자가 녀자를 좋아하지 않겠습니까? 재간이 있으면 마음대로 하라지요.》 《손목시계》가 개방적으로 나오자 모두들 입을 싸쥐고 웃었다. 안해한테 폭 빠져 꼼짝달싹 못하는 하씨지만 입으로 오입질하는데는 언제나 제격이다. 《난 딱 미스 지처럼 예쁜 아가씰 정부로 삼았으면 좋겠는걸.》 《호호호, 부인한테 얻어맞자구요? 하부과장께서 부인님이 두렵지 않다면 오늘밤 만나자요.》 미스 지가 해쭉 웃으며 추파를 보내자 하씨는 얼굴이 지지벌개났다. 《누가 그까짓 녀편네가 겁나서! 만나자면 만나지! 몇시에 만나겠소?》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던 하씨가 갑자기 벌떡 일어서며 부랴부랴 퇴근준비를 한다. 묘하게도 퇴근종소리가 울리자 하씨가 문을 나선다. 《제길할, 저 사람은 한평생 녀편네 궁둥이만 만질 신세야!》 번대머리가 욕질하며 일어서 나가고 마지막으로 처녀총각이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문을 나선다. 또 하루해를 보낸것이다. 1994년 9월.        
43    명령을 받고 비밀리에 상해로 들어간 소진화 (2) 댓글:  조회:5654  추천:2  2013-11-24
  명령을 받고 비밀리에 상해로 들어간 소진화 (2)   (번역)     중앙에서 일거에 “4인방”을 분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장기적으로 “4인방”과 그 잔여세력들의 압제를 받았던 시민들이 10월 14일 오전부터 “4인방”을 성토한다는 대자보를 거리와 골목에 내다붙였다. 10월 15일부터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에 나와 붉은기와 표어를 들고 시위하면서 당중앙에서 “4인방”에 대해 과단한 조치를 취한것을 열렬히 옹호했으며 “4인방”과 그 잔여세력의 하늘에 사무치는 죄행을 철저하게 청산할것을 요구했다. 시위물결은 갈수록 높아졌는데 이는 상해의 민심이 어느쪽으로 향하는가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형세는 의연히 매우 준엄했다. 비록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위를 벌려 상해시당위에 강대한 정치압력을 가했지만 문화대혁명시기에 나타난 일부 반란파두목들이 련계를 가지고 재기를 시도하고있었다. 깡패들도 시위대오에 끼여들어 때리고 빼앗으며 혼란을 조성하고있었다. 이런 현상은 “4인방”잔여세력을 적발하는 투쟁방향을 벗어나게 할수 있었다. 더구나 상해의 당정대권을 장악하고있는 마천수, 서경현, 왕수진은 이번 기회를 빌어 중앙에 압력을 가했다. 그들은 10월 15일과 19일에 각각 중앙에 긴급전화를 걸어 강경한 어조로 군중들의 자발적인 시위때문에 시당위기구가 이미 마비상태에 처했다고 하면서 견결한 조치를 취하여 진압하겠다고 표시했다. 그들은 무력으로 시위군중을 진압하여 시민과 시민들의 싸움을 야기시키는것으로 “4인방”잔여세력을 적발하는 투쟁방향을 뒤바꿔놓으려고 시도했다. 중앙에서는 마천수, 서경현, 왕수진이 걸어온 두번의 전화기록을 당시 출발을 기다리고있던 소진화에게 전해주었다. 그 전화기록을 보고난 소진화는 한마디로 정곡을 찌르면서 “이는 중앙에 난제를 제출하여 압력을 가하므써 “합법”적으로 시위대오를 진압하여 시선을 돌리려는 음모입니다”라고 말했다.  소진화, 예지복, 팽충은 상의한후 중앙판공청에 “마, 서, 왕에게 반드시 중앙의 통지회의정신과 중앙의 통일배치에 따라 “4인방”을 적발하는 활동을 조직해야 하고 시민들끼리의 싸움을 일으켜서는 안되며 무력으로 시위군중을 진압해서는 안된다”고 명령할것을 건의했다. 소진화의 건의에 따라 중앙에서 엄중하게 경고했기에 마, 서, 왕이 경거망동하지 못했다. 10월 20일 자정이 되여서야 중앙판공청에서는 정식으로 마천수, 서경현, 왕수진에게 소진화, 예지복, 팽충이 령도하는 중앙사업소조가 이미 상해에 도착했다고 통지했다. 그때에야 마천수는 깨달았다. (상해경비처에서 “날이 어두워질 무렵에 북경에서 전용비행기 한대가 날아왔는데 해군차량부대가 손님들을 영접해갔습니다”라고 보고했는데 원래는 중앙사업소조가 상해에 온거였구나!) 중앙사업소조가 상해에 도착했다는 통지는 마, 서, 왕 세 사람에게 청천병력이였다. 10월 21일 새벽 3시에 소진화는 마천수와 단독으로 담화했다. 마천수는 꿍꿍이를 품고 해군기지로 왔다. 소진화, 예지복, 팽충이 엄숙한 표정으로 회의실에 앉아있는것을 본 그는 일부러 친절한척 하면서 말했다. “당신들이 어찌 이곳에 주숙하고있습니까? 금강호텔이거나 흥국로에 방이 비여있어 주숙할수 있고 조건도 여기보다 더 좋은데 말입니다.” 소진화는 그런 말은 못들은척 하고 중앙의 결정을 선포했다. “당중앙에서는 상해의 정황과 당신들의 요구에 따라 상해의 정세를 안정시키고 ‘4인방’을 적발하고 비판하는 투쟁을 잘하기 위해 중앙사업소조를 상해에 파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중앙사업소조는 우리 세 사람이 령도합니다. 지금 당신이 북경에서 돌아온후 어떻게 중앙정신을 관찰집행했는가 하는 정황에 대해 사실대로 회보하십시오.” 마천수는 미처 손쓸 새가 없어 더듬거리며 말했다. “북경에서 돌아온후 중앙통지회의정신을 상무위원외와 구현국(区县局)간부들에게 전달해습니다. 그리고 문건으로 인쇄하여 기층에 발급했는데 지금 군중들이 일어나서 시당위가 충격을 받아 우리는 국면을 통제할수 없게 되고 사업을 제대로 할수 없게 되였습니다. 오늘 오후에 있은 100만명이 참가한 적발비판대회에 우리도 갔는데 그들이 우리더러 발언을 하지 못하게 하여 매우 난처하게 되였습니다. 이제 중앙사업소조가 왔으니 우리는 마음을 놓게 되였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의 령도에 복종하겠습니다.” 소진화는 정중하게 마천수를 보고 말했다. “우리는 중앙사업소조입니다. 주요하게 정황을 료해하러 왔습니다. 상해시당위의 정상적인 사업은 계속 당신들이 책임지십시오. ‘4인방’의 문제에서 당신들은 깊이 빠졌는데 정신을 바짝 차리고 립공속죄하기를 바랍니다. 상해의 문제는 계속 당신들이 책임지십시오!” 10월 21일 저녁 7시에 같은 회의실에서 소진화, 예지복, 팽충은 또 마, 서, 왕 세 사람과 담화를 나누었다. 그번 담화내용은 상해에서 어떻게 중공중앙의 정신을 관철하여 “4인방”을 분쇄한 위대한 승리를 경축하고 “4인방”의 반당죄행을 성토하겠가 하는것이였다. 소진화는 마, 서, 왕에게 “10월 24일에 북경에서는 100만명이 참가한 대회를 열게 되고 전국각지에서도 모두 이런 대회를 열게 됩니다. “4인방”이 상해에서 위해를 끼쳤는데 이런 대회를 여는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대회를 잘 조직하는것은 당신들에게 립장을 돌릴수 있는 기회와 고험이 될것입니다. 상해시당위가 “4인방”의 문제에서 엄중한 착오를 범한데 대해 적발하고 반성해야 하겠지만 먼저 대회를 잘 열어야 합니다. 동시에 소동작을 하지 말고 그 무슨 ‘합법적투쟁”이란걸 하지 말것을 당신들에게 경고합니다”하고 말했다. 뜻밖의 일을 방지하기 위해 소진화는 남경군구 정위 료한생과 남경군구 부참모장 장정을 상해에 청해놓고 말했다. “‘4인방’잔여세력이 사악한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있고 총기를 다 거두어들이지 못했기에 그들이 무장폭동을 일으킬 위험이 의연히 존재합니다. 남경군구에서 계속 경비를 강화하기를 바랍니다. 특히 강소성과 절강성의 부대는 꼭 고도의 경계를 유지하고있기를 바랍니다. 해군은 해상경계를 책임져야 합니다. 경비구와 무장폭동활동과 관련이 있는 사람은 즉시 소환시켜야 합니다. 동시에 남경군구에서 인원을 뽑아 중앙사업소조를 협조해 상해의 안전경비사업을 잘해야 합니다.” 료한생은 장정을 상해에 남겨놓고 일부 인원을 뽑아 상해경비구에 진주하게 했고 상해에 주둔한 부대에 전쟁준비상태에 들어갈것을 명령했다. 소진화는 료한생을 보고 “상해경비구의 몇몇 사람에게 어떠한 비법활동이든 즉시 중시하라고 경고해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 이러한 조치를 대였기에 상해의 “4인방”잔여세력은 경거망동하지 못했다. 1976년 10월 26일에 중앙에서는 상해시당위를 개조할 결정을 내렸다. 10월 27일에 소진화, 예지복, 팽충이 상해 구국현간부대회를 소집했다. 이는 그들이 두번째로 상해시의 광대한 지도간부들앞에 모습을 드러낸것이다. 회장의 기분은 열렬하고도 긴장했다. 소진화는 먼저 중앙에서 상해시당위와 시혁명위원회를 개조할데 관한 결정을 전달하고 장춘교, 요문원, 왕홍문의 령도권을  박탈한다고 선포했다. 적을 생포할 때에는 그 두목부터 생포하라는 말이 있다. 소진화는 중앙에서 제정한 “문제를 해결하되 정세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방침을 실시하기 위해 “4인방”이 남긴 우환을 철저하게 제거하려고 결심했다. 소진화, 예지복, 팽충은 반복적으로 연구한 끝에 원 상해시당위 상무위원회에서부터 착수하여 상해에 있는 “4인방”의 잔여세력과 죄행을 철저하게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소진화, 예지복, 팽충은 10월 27일부터 며칠동안 금강호텔에서 상해시당위 상무위원회 회의를 열고 원 상해시당위서기 마천수, 서경현(徐景贤), 왕수진(王秀珍)과 상해시당위 상무위원 장경표, 풍국주는 반드시 회의에 참석하여 무장폭동을 일으키려고 했던 죄행을 털어놓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마천수, 서경현, 왕수진은 무장폭동을 일으키려고 했던 죄가 크다는것을 알고 책임을 서로 떠넘기도 하고 숨길만한것은 숨기려고 하면서 완강하게 저항했다. 소진화는 무장폭동에 참가하려고 했던 민분이 큰 원 상해시당위 상무위원 7명을 상해경비구에 맡겨 감시를 받으면서 격리심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죄행을 털어놓았으나 죄가 큰 진아대(陈阿大) 등 6명을 원 단위에 보내 감시를 받게 하면서 전문심사를 실시했다. 상해에 숨어있는 “4인방”잔당의 핵심세력은 철저하게 무너졌다. 심입되는 조사를 거쳐 중앙사업소조에서는 마천수, 서경현, 왕수진 등이 무장폭동을 일으키려고 했던 죄증을 장악했으며 “4인방”잔여세력이 10월 8일부터 20일까지 꾸며왔던 일련의 죄악적활동을 밝혀냈다.     
42    명령을 받고 비밀리에 상해로 들어간 소진화 (1) 댓글:  조회:6710  추천:1  2013-11-24
  명령을 받고 비밀리에 상해로 들어간 소진화 (1)   (번역)   “4인방”이 체포된후 상해의 “4인방”여당들은 무장폭동을 일으키려고 시도했다. “4인방”의 잔여세력을 제거하고 상해의 “제2무장”을 해제하여 전국을 안정시키는것은 당중앙에서 반드시 착수해야 할 급선무였다. 중앙정치국 후보위원이며 중앙군사위원회 상무위원회의 해군상장인 소진화(苏振华)는 위험한 시기에 명령을 받고 부하들을 거느리고 상해로 갔다. “4인방”을 분쇄한 이튿날인 1976년 10월 7월에 중앙정치국에서는 상해시, 강소성, 산동성, 호북성과 남경군구, 무한군구, 제남군구의 책임자들이 참가한 첫번째 통지회의를 열었다. 상해시에서는 시당위서기(당시에는 제1서기가 없었음)이며 시혁명위원회 부주임인 마천수(马天水)와 시당위서기이며 상해경비구 사령인 주순린  (周纯麟)이 참석했다. 그번 회의에 출석한 중앙령도들로는 화국봉(华国锋), 엽검영(叶剑英), 리선념(李先念), 왕동흥(汪东兴), 진석련(陈锡联), 소진화(苏振华), 예지복(倪志福)이였다. 다른 사람들은 “4인방”을 제거할데 관한 중앙의 과단한 조치를 옹호했지만 마천수만이 마른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진듯 놀라면서 큰소리로 “4인방”을 위해 변호했다. 그리고 상해로 돌아간후 분에 못이겨 중앙에 “돌연습격을 한다”느니 “권력쟁탈을 한다”느니 뭐니 하는 글을 올려 “4인방”을 제거하는데 대해 강렬한 불만을 표시했다.   상해의 반응을 분명하게 파악하기 위해 중앙에서는 10월 8일에 소진화, 예지복을 파견하여 주돈린을 만나보게 했다. 주돈린은 중앙의 결정을 견결히 옹호한다고 태도표시를 하면서 마천수가 상해로 돌아간후의 반상적인 행위에 대해 적발했다. 그후 소진화, 예지복, 주돈린은 마천수를 찾아가서 담화하면서 마천수의 거부태도에 대해 엄숙하게 비판하고 경고했다. 소진화는 주돈린의 건의를 받아들여 상해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긴급조치로 “4인방”잔여세력인 서경현과 왕수진을 북경에 불러들일것을 중앙에 요청했다.  이는 산을 울려 호랑이를 놀라게 하는 방법으로 상해의 “4인방”잔여세력을 당황하게 하므로써 수시로 가능하게 발생될수 있는 반혁명무장폭동을 피면하기 위해서였다. “4인방”이 무장폭동을 일으키려고 한다는것은 일부러 사람을 놀라고 두렵게 하는 말이 아니였다. 1975년 8월에 “4인방”의 핵심성원인 왕홍문은 상해에서 여러번이나 “수정주의가 정권을 잡는것을 경계해야 한다”, “유격전을 할 준비를 해야 한다”, “도시내에서의 지상전투를 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공개적으로 직접 그들의 령도를 받는 “상해시민병지휘부”를 건립했다. 왕홍문은 여버번이나 민병장비를 시찰했을뿐만아니라 민병들을 거느리고 군사훈련을 했다. 왕홍문은 친신인 왕수진(王秀珍), 진아대(陈阿大), 엽창명(叶昌明), 황금해(黄金海) 등을 민병두목으로 임명했다. 이렇게 민병은 명실상부한 해방군이외의 독립된 왕홍문의 “제2무장세력”으로 되였다. 왕홍문은 기고만장해 거리낌없이 “상해민병은 나와 장춘교 두사람이 조직한것이기에 다른 사람의 지휘를 듣지 않는다”고 떠들어댔다. 왕홍문과 장춘교는 지방경비 3000여만원을 함부로 사용하여 사사로이 대량의 무기를 제조했다. 모택동의 병세가 위급하다는 통지가 내려진후의 이튿날에 그들은 즉시 마천수에게 통지하여 창고에 있는 몇십만자루의 총을 기층민병들의 손에 쥐여주어 수시로 명령을 기다리게 했다. 모택동이 사망된후 장춘교는 사람을 상해에 파견하여 마천수, 서경현, 왕수진에게 “상해에 큰 시련이 닥쳐올것이니 큰 싸움을 할 준비를 하라”는 편지를 보냈다. 상해에서 무장폭동이 일어나는것을 피면하고 상해의 “4인방”잔여세력을 철저하게 분쇄하기 위해 중앙정치국에서는 즉시 중앙사업소조를 파견하여 상해의 중요한 부문을 접수하여 관할하게 하기로 결정했다. 누가 이 중임을 맡을수 있을가? 엽검영은 소진화를 추천했다. “군대와 지방을 능히 제압할수 있는 사람을 보내야 합니다. 내 생각에는 소진화가 가는것이 합당하다고 봅니다. 그는 ‘4인방’에게 처참한 피해를 보았고 ‘4인방’을 분쇄하는 긴급한 시각에 중요한 작용을 하였을뿐만아니라 전쟁년대에 작전을 지휘한 풍부한 경험도 있습니다. 그는 정치사업에도 여러해동안 종사했고 조직사업에도 익숙하며 정책수준도 높습니다. 그는 건국초기에 귀주성 당위서기직을 맡은적이 있고 여러번이나 중앙과 모주석의 칭찬을 받았습니다. 상해에 해군동해함대기지가 있기에 사업하기도 편리한 조건이 있습니다. 때문에 나는 소진화가 상해에 가는것이 제일 합당하다고 봅니다.” 엽검영의 제의는 기타 정치국위원들의 일치한 찬성을 받았다. 진석련상장은 엽검영의 제명에 찬동하면서 “소진화상장은 군사위원회 상무위원이으로서 군사위원회의 일상사업을 매우 유력하게 처리했습니다. 1974년에 각 군구령도를 조정할 때 그는 매우 협조를 잘하여 중요한 작용을 했습니다. 이런 경력은 모두 그가 남경군구, 해군, 공군의 로동지들의 협조를 받는데 매우 편리할것입니다. 그는 꼭 그들의 지지를 받을것입니다”고 말했다. 리선념도 이어 “엽검영원수의 의견은 심사숙고한것이기에 상해를 안정시키고 전국정세를 안정시키는데 중요한 의의가 있습니다. 소진화동지는 ‘4인방’과의 투쟁에서 매우 견결했습니다. 모주석께서는 해군관리는 소진화에게 의거해야 한다고 말씀한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4인방’잔여세력을 해결하는 문제도 소진화동지가 이끌어야 핵심령도작용을 발휘할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화국봉도 “‘4인방’은 왕홍문을 ‘로동계급의 령수’라고 했는데 왕홍문이 무슨 ‘령수’란 말입니까? 우리 이번에 진정한 로동계급의 령수를 파견합시다. 내 생각에는 소진화동지외에 예지복동지도 함께 보내는게 좋다고 봅니다. 예지복동지는 상해사람이고 “예지복드릴비트(钻头)를 발명한 저명한 전국로동모범으로서 장기간 공회사업을 한 경험이 있고 로동자들의 정황을 가장 잘 알고있으며 로동자들에게 매우 높은 위망이 있습니다. 때문에 상해로동자들에게 사상사업을 할 때 가장 설득력이 있을것입니다”고 말했다. 화국봉의 제의는 기타 정치국위원들의 찬동을 받았다. 화국봉은 이어 “상해와 강소성의 모순은 줄곧 매우 첨예했습니다. 상해와 강소성은 각 방면에서 가를수 없는 관계가 있기때문에 강소성에서 한명의 동지를 파견하여 보내는것이 좋겠습니다”하고말했다. 리선념은 화국봉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일처리에 온당하면서도 강소성의 정치업적이 돌출한 팽충(彭冲)을 추천했다. 팽충은 당시 강소성당위 서기, 강소성혁명위원회 주임, 남경군구 제2정치위원, 상해경비구 제1정치위원 등 직을 맡고있었기에 그가 가서 상해를 접수관리하면 상해와 강소성의 모순을 해결하고 상해에 경제문제가 나타났을 때 강소성의 지원과 도움을 받는데 가장 편리했다. 이렇게 되여 상해에 가서 당정대권을 접수관리하게 될 소진화, 예지복, 팽충을 령도핵심으로 하는 중앙사업소조가 성립되였다. 10월 20일 오전에 소진화는 인민대회당 북경청에서 중앙사업소조 제1차회의를 소집하고 간단명료하게 중앙의 정신을 전달했다. “‘4인방’이 격리심사를 받은후 상해의 당정대권은 아직도 ‘4인방’잔여세력의 수중에 장악되여있습니다. 때문에 중앙에서는 즉시 우리를 파견하여 상해의 당정대권을 접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특수한 임무입니다. 우리가 상해로 가는 방식, 시간은 모두 절대적인 비밀입니다.  개도 급하면 담장을 뛰여넘는다고 ‘4인방’잔여세력이 무장으로 공항을 포위할지도 모르기때문에 우리가 상해에 도착하기전에 상해시당위에 통지하지 않고 중앙에서 전용비행기를 파견하게 되며 해군동해함대 상해기지에서 책임지고 우리를 맞이하게 됩니다.” 10월 20일 오후에 중앙사업소조는 소진화의 인솔하에 중앙에서 특별히 파견한 전용비행기를 타고 상해로 날아갔다. 비행기가 홍교공항의 제1호리착륙장에 착륙했을 때 홍교공항은 이미 삼엄한 경비상태에 처해있었다. 전용비행기가 도착하기 50분전에 소식을 들은 상해시경비처에서 먼저 공항에 와서 비행기에 대해 무장감시를 실시했다. 소진화는 침착하게 사업소조성원들에게 해군상해기지 사령원 두표(杜彪)와 정위 강장(康庄)이 오기를 조용히 기다리라고 했다. 얼마후 두표와 강장이 부대를 거느리고 공항에 달려와 경례를 올렸을 때에야 소진화는 중앙사업소조를 거느리고 “4인방”잔여세력의 무장감시를 순조롭게 통과하여 상해주둔 해군기지사령부로 들어갔다. 중앙사업소조는 먼저 비밀리에 상해에 파견되여 사업을 고찰한다는 명의로 상해“4인방”잔여세력의 동향을 장악하고있는 동지들과 련계했으며 상해에 주둔하고있는 륙해공 3군의 주요책임자들을 불러들여 마천수, 서경현(徐景贤), 왕수진(王秀珍)의 동향과 그들이 부대를 장악하고있는 정황에 대해 알아보는 동시에 상해시직속단위와 주요기층단위에 심입하여 동향을 장악했다. 그리고 남경군구 정치위원 료한생(廖汉生)에게 전보를 보내여 상해에 오라고 하여 상해의 정세를 안정시킬 병력배치에 대해 상의했다.    
41    노호하는 검은 철교 댓글:  조회:2667  추천:0  2013-11-23
노호하는 검은 철교노호하는 검은 철교     콩트이야기 김희수     룡정의 서쪽에는 유구한 력사를 가지고있는 검은 철교가 해란강우에 사자처럼 우뚝 서있습니다. 여기는 경치 좋고 조용하여 사랑을 속삭이는 련인들도 많이 찾아오지만 다리에다 검은 칠을 하여서인지 강탈사건, 살인사건, 강간사건, 자살사건 등 무시무시한 사건들이 여러번 생겼으며 물이 깊었던 70년대까지 수영하거나 썰매를 타다가 물에 빠져 죽은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요즘은 웬 사나이가 날마다 검은 철교에 찾아와서 《옥단이! 옥단이!》하고 처절한 목소리로 부르짖곤 했습니다. 어찌나 애절하게 불렀던지 목소리마저 쉬였습니다. 정신없이 부르짖던 사나이는 문뜩 멈춰서 귀를 기울이었습니다. 어디선가 무슨 소리가 들려오는듯 했습니다. 《호호호!》 , 맑고 명랑한 웃음소리가 나더니 뒤이어 처녀의 부드럽고 보동보동한 손이 사나이의 눈을 감싸쥡니다. 깜짝 놀라던 사나이는 다음 순간 기쁨에 겨워 뒤로 살금살금 다가든 처녀에게 소리칩니다. 《요 깜찍한것…이걸 놓소!》 《어디 누군가 맞춰봐요.》 《누군 누구겠소. 나의 천사 옥단이지!》 사나이는 손을 올려 자신의 눈을 감싸고있는 처녀의 손을 살살 애무합니다. 처녀는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 목소리를 변화시켜 말합니다. 《호호호. 틀렸어요!》 《그럼 누구요?》 《귀신이예요! 귀신!》 《에크! 요 못된것!》 사나이는 불시에 처녀의 손을 재껴버리고 홱 돌아섭니다. 그러자 처녀는 잽싸게 몸을 돌려 깡충깡충 뛰기 시작합니다. 사나이도 처녀의 뒤를 쫓아 달음박질칩니다. 둘은 황금이삭 넘실대는 들판에서 쫓거니 쫓기거니 하며 달립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처녀를 붙잡은 사내는 기쁨에 겨워 환성을 지릅니다. 《귀신을 붙잡았어!》 하지만 이것은 지난날 사나이와 처녀가 달콤한 사랑을 속삭일 때의 일입니다. 지금은 처녀가 정말 귀신이 되였는지 그림자도 보이지 않습니다. 처녀와 총각은 정말로 깊이깊이 서로를 사랑했습니다. 처녀의 집은 검은 철교의 서쪽 과수농장에 있었고 총각의 집은 검은 철교 동쪽 《신안소학교》부근에 자리잡고있었습니다. 그래서 처녀와 총각은 늘 검은 철교를 지나다니며 사랑을 주고받았습니다. 어느 한번은 둘이 검은 철교에서 사랑을 속삭이느라고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있는데 갑자기 저 멀리서 먹장구름이 하늘을 덮으며 밀려오고있었습니다. 그리고 난데없이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처녀의 머리카락이 춤추듯 나붓거리고있었습니다. 《빨리!》 사나이는 급히 처녀의 손을 쥐고 허둥지둥 달렸습니다. 하지만 어디를 둘러봐도 비를 그을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시꺼먼 먹장구름이 점점 이쪽으로 몰려오고있었습니다. 심술궂은 바람은 그들의 몸을 사정없이 갈겨댔습니다. 《저기 초막이 있어요!》 눈썰미가 좋은 처녀가 옥수수밭 건너 쪽에 있는 참외막을 발견하고 환성을 올렸습니다. 둘은 정신없이 허둥지둥 옥수수밭을 꿰질러 초막으로 달렸습니다. 번개가 번쩍 하더니 뒤이어 《우르릉 꽝!》하고 귀청을 째는 천둥소리가 요란히 들려왔습니다. 그들이 방금 초막에 들어서자마자 대줄기같은 비가 억수로 쏟아졌습니다. 둘은 빈 초막에 앉아 숨을 돌리면서 뽀얀 비안개속에 묻힌 참외밭을 넋없이 내다보았습니다. 문뜩 사나이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처녀의 손을 잡고 능청스럽게 웃었습니다. 《옥단이, 옥단인 날 사랑하오?》 《뚱딴지같이 그건 왜 묻나요?》 《우리 서로 사랑한다면 사랑의 표시로 상대방의 뺨을 한대씩 치는게 어떻소?》 《아이, 망측스럽게…》 《왜 겁나오?》 《겁나긴 뭘. 자, 어디 제 뺨부터 때려봐요!》 《아니, 우리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먼저 치기오.》 사나이는 꾀를 써서 손바닥을 펴드는 처녀 앞에 주먹을 내들었습니다. 처녀는 곱게 눈을 흘기면서 말했습니다. 《아이참, 꾀보같으니! 좋아요. 제가 먼저 손을 쓰지요!》 처녀는 이를 악물더니 자그마한 손으로 사내의 뺨을 힘껏 후려쳤습니다. 사내는 눈을 찔끔 감았으나 아무런 감각도 없었습니다. 처녀가 제 손벽을 마주쳤던것입니다. 《호호호. 겁쟁이같으니!》 《내가 속았군. 자, 이번엔 정말 쳐야 하오!》 사내는 처녀한테 왼쪽 뺨을 들이댔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처녀의 손바닥이 사내의 살가죽을 슬쩍 스치고 지나갔을뿐입니다. 사나이는 짐짓 성난체 말했습니다. 《옥단인 나를 사랑하지 않는 모양이군.》 《사랑해요!》 《그럼 세게 쳐야지. 용감하게!》 《울지 말아요!》 《체, 울긴?》 《피-》 처녀는 생긋 웃더니 손에 힘을 모아 불이 번쩍 나게 사내의 뺨을 후려갈겼습니다. 《어이쿠!》 사내는 비명소리와 함께 뒤로 벌렁 나자빠졌습니다. 아연해진 처녀는 사내를 부추기려고 허리를 굽혔습니다. 눈을 꼭 감은 사내는 사지를 뻗어버린채 고요히 누워있었습니다. 처녀는 덜컥 가슴이 내려앉았습니다. 《정신차리세요! 정신…》 안타까이 사내를 부르며 몸을 떠는 쳐녀의 눈에서는 삽시에 눈물이 주르르 흘러 사내의 얼굴에 방울방울 떨어졌습니다. 《하하하! 옥단인 만점이요, 만점!》 갑자기 사내가 벌떡 일어나며 싱글벙글 웃었습니다. 깜쪽같이 속은 처녀는 울던 얼굴에 금시 웃음꽃을 피우더니 사내한테 주먹세례를 안겼습니다. 《아이, 괘씸해라, 공연히 놀랐네!》 《자, 준비하오. 이번엔 내가 칠 차례요!》 사내는 당장 들이칠 태세로 손을 쳐들었으나 처녀의 여린 볼을 감히 치지 못했습니다. 《뭘 꾸물거려요? 졸장부!》 처녀는 태연자약하게 사내한테 얼굴을 들이댄채 곧 들이닥칠 사랑의 매를 기다리고있었습니다. 해납작하게 생긴 얼굴, 머루알같이 까만 눈, 앵두같은 입술, 그 모든 것이 어찌나 매력적인지 사내는 그만 넋을 잃고 바라보기만 할뿐이였습니다. 《어서!》 처녀의 재촉소리와 함께 사나이는 갑자기 처녀를 와락 껴안고 키스소나기를 퍼부었습니다. 급작스레 닥친 일에 어리둥절해진 처녀는 한동안 잠자코 있더니 사내를 밀치면서 짐짓 화가 난체 했습니다. 《도둑놈!》 《도둑놈이라니? 이건 가장 훌륭한 사랑의 선물인데.》 《남의 입술을 허락도 없이 훔치는게 도둑놈이 아니구 뭐예요?》 《그래 나는 사랑의 도둑놈이요!》 사내는 다시 처녀를 와락 껴안고 입을 맞추었습니다. 이번에 처녀는 사내가 하는대로 모든것을 맡겨버렸습니다. 이리하여 처녀총각은 사랑의 금과를 따먹게 되였습니다. 《옥단이! 옥단이!》 사나이는 검은 철교우에서 사랑하는 처녀의 이름을 애타게 부릅니다. 하지만 불러도 불러도 처녀는 대답이 없습니다. 아, 사랑하는 처녀여, 그대는 어디로 갔는가? 소낙 퍼붓는 참외막속에서 사랑을 나눈후로 처녀의 배는 점점 커져가기 시작했습니다. 급해난 총각은 서둘러 결혼날짜를 잡았습니다. 결혼은 처녀와 총각에게 모두 기쁜 일이였습니다. 결혼을 며칠 앞둔 어느날, 처녀는 총각의 집에 놀러왔습니다. 처녀와 총각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그려보며 달콤한 꿈에 취해 있을 때 갑자기 총각의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총각은 핸드폰을 들었습니다. 거래처의 김경리가 급한 일로 만나자는것이였습니다. 《어서 가보세요.》 이렇게 말하며 처녀도 집으로 돌아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우리 집에서 자고 가오. 날도 저물었는데.》 《안돼요. 집에 할 일이 있어서 꼭 가야 해요.》 《혼자서 어떻게 검은 철교를 건너겠소? 룡문교로 해서 에돌아가든지 하오.》 《초저녁인데 괜찮아요.》 총각도 별 일 없을거라고 생각하고 김경리를 만나러 갔습니다. 처녀는 혼자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한참 걸어서 철길을 건너고 다시 나타난 철길을 따라 걸으니 검은 철교가 눈앞에 보였습니다. 다리부근엔 멀리쯤에서 한두사람이 보일뿐 조용했습니다. 그녀가 금방 다리에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세 괴한이 나타나 그녀의 앞길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미처 소리지를 새도 없이 세 괴한은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 그녀를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갔습니다. 세 괴한은 돌연히 세 마리의 늑대로 변하여 임신한 처녀의 몸을 마구 짓밟아놓았습니다. 실컷 야욕을 채운 세 마리의 늑대는 너털웃음을 치더니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야수들에게 짓밟힌 처녀의 사타구니에서 피가 흐르고있었습니다. 고통과 절망에 몸부림치던 처녀는 핸드백을 열었습니다. 거시서 종이장과 볼펜을 꺼내여 유서를 썼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총각을 불렀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싶었던것입니다. 《여보세요. 옥단이요? 왜 말이 없소? 옥단이! 옥단이…》 저쪽에서 사랑하는 총각의 애타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처녀는 눈물을 흘리며 핸드폰을 꺼버렸습니다. 처녀는 기다싶이 하여 검은 철교에 올랐습니다. 그때 《뿡―》하는 기차의 기적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처녀는 다리의 인행도에 서서 다가오는 기차를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기차는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있었습니다. 처녀는 검은 하늘을 바라보다가 훌쩍 몸을 날려 철길우에 뛰여들었습니다… 《옥단이! 옥단이!》 사나이는 애절한 목소리로 사랑하는 처녀의 이름을 미친듯이 부릅니다. 다리아래로 해란강이 흐느끼며 흘러갑니다. 《모두 이 핸드폰때문이야! 그날 김경리의 전화만 받지 않았어도…》 사나이는 핸드폰을 땅바닥에 콱 메칩니다. 《아니야. 모두 내 탓이야! 내가 왜 사랑하는 옥단이를 혼자서 돌려보냈단 말인가? 아아, 옥단이! 옥단이!》 사나이는 가슴을 치며 통곡합니다. 그때 《뿡―》하는 기차의 기적소리가 들려옵니다. 기차는 검은 철교를 지날 때마다 버릇처럼 기적을 울립니다. 그때면 기차가 아니라 검은 철교가 《뿡―》하면서 노호하는듯 합니다. 사나이는 분노의 눈길로 다가오는 기차를 노려봅니다. 기차는 한마리의 거대한 룡처럼 몸을 꿈틀거리며 사나운 기세로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있었습니다. 《옥단이!》 갑자기 사나이는 정신없이 웨치면서 철길우에 뛰여들었습니다. 《뿡―》 검은 철교가 사자마냥 노호하며 울부짖었습니다. (1997년 10월)  
40    바람난 아줌마 댓글:  조회:5824  추천:1  2013-11-23
바람난 아줌마   콩트이야기 김희수   홍모라고 하는 그녀는 결혼전에는 그래도 정숙한 녀자였다. 비록 첫사랑을 하던 남자에게 몸을 바친 진한 련애사가 있기는 했지만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여 몇년동안은 외간 사내들을 곁눈질도 하지 않았고 외간 사내들이 유혹해도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았다. 그녀가 바람난것은 1985년 하해(下海)하여 장사를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그녀는 처음에는 물고기장사를 시작했는데 그때 수산물공사의 서모라는 사내와 친하게 된후 처음 남편에게 미안한 일을 했다. 남편에게 알려질가봐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남편 모르게 가만가만 도둑사랑을 하는 재미도 좋았다. 그녀는 또 마른명태장사를 하면서 김모라는 사내와 뜨거운 육체관계를 맺었고 또 옷장사를 하면서 거래하게 된 왕모라는 한족 사내와 불륜을 즐기기도 했다. 그후 로씨야에 함께 장사하러간 리모라는 사내와 2년간이나 동거생활을 하면서 부부간처럼 뜨거운 몸을 섞었다. 한국에 나갔을 때는 그녀에게 여러방면에서 도움을 주었던 김사장이라는 사내에게 기꺼이 몸을 바쳤고 함께 일하게 된 연변사내와도 부부간처럼 지냈다. 돈을 많이 벌어가지고 돌아온 그녀는 남편과 아이와 함께 화목한 가정을 유지해나갔다. 번화한 거리에 큰 술집을 경영하게 된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녀보스가 되였다. 그렇게 되자 자연이 거래하는 사람이 많았고 진한 롱담을 걸어오는 사내들도 있었으나 이미 50대에 들어선 그녀의 몸을 진정으로 요구하는 사내들은 얼굴에 주름살이 가득한 늙은 유부남들뿐이였다. 비록 그녀는 50대라고 하지만 그녀의 육체는 젊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바짝 마른 장작과도 같아서 누가 한점의 불꽃만 달아도 온몸이 활활 타오를 지경이였다. 그러니 주름살이 가득한 늙은 사내들만으로는 활활 타오르는 그녀의 불길을 꺼주기에는 역부족이였다. 그녀 또한 이제는 늙은 사내들이 싫어졌고 눈길이 점점 젊은 사내들한테로 쏠렸다. 그러다가 그녀는 자기가 경영하는 술집의 보이들 중에서 용모가 준수하고 건장해보이는 소년을 골라잡았다. 그녀는 그 소년과 가까이 하기 위해 여러방면에서 그 소년을 돌봐주면서 생활의 구석구석까지 보살펴주었다. 소년은 엄마같은 그녀에게 감격했고 항상 은혜에 보답하지 못하는것을 송구스러워했다. 그 소년은 17세, 25세인 그녀의 아들보다도 어렸다. 소년은 중학교를 중퇴했는데 아직 녀자친구가 없다고 했다. 그녀는 소년과 둘만이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그녀는 소년과 단둘이서 맥주를 마시면서 일부러 젖가슴이 반나마 드러나는 야한 옷을 골라 입었다. 맥주를 마시는 동안 소년의 눈길이 자꾸만 부자연스럽게 그녀의 젖가슴을 오르내렸다. 그녀는 소년의 손을 잡고 손이 곱다고 칭찬하다가 슬그머니 그 손을 잡아당겨 자신의 젖가슴을 더듬게 했다. 소년이 덴겁하여 손을 빼내며 깜짝 놀란 눈길로 바라보자 그녀는 소년의 손을 다시 잡아당겨다가 자신의 바지속에 넣었다. 소년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어쩔줄을 몰라하자 그녀는 소년을 와락 껴안으며 자기와 좋게 지내면 월급을 갑절이나 올려주겠다고 구슬렸다. 그러면서 소년의 바지를 벗겨내자 소년도 몸이 달아올라서 그녀한테 마구잡이로 달려들었다. 소년을 애인으로 만들어버린 그녀는 기회만 있으면 소년과 온몸을 불태우며 정욕의 밤을 가졌다. 그녀는 또 안마방들을 돌아다니며 젊은 사내들에게 안마를 받다가도 마음에 드는 안마사총각이 있으면 슬쩍 꼬셔가지고 돈을 뿌려주면서 화끈한 정욕의 밤을 보냈고 어떤 때는 한꺼번에 두 총각을 데리고 성유희를 즐기기도 했다. 그녀의 좌우명은 《남자들은 딸같은 애들을 안고 즐기는데 녀자라고 왜 아들같은 애들을 안고 즐기지 못하겠는가? 살았을 때 즐기자!》라는것이다. (1999년)     
39    술군의 이야기 댓글:  조회:2228  추천:0  2013-11-23
술군의 이야기 콩트이야기 김희수     주인량반, 안녕하십니까? 뭐? 오래간만이라구요? 며칠만에 만났는데 오래간만이라니요? 하하하! 날마다 개근하던 단골손님이니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지요. 그동안 외출했댔는가구요? 아, 아닙니다. 집에 좀 속탄 일이 있어서… 헤헤, 주인량반, 오늘은 그 독한 배갈을 둬병 주시우. 푹 취해야겠습니다. 안주는 뭐 아무거나 주십시오. 우리 아버지는 생전에 소금 두알을 놓고도 배갈 한병쯤은 문제없이 마셨지요. 저도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아서인지 썩두부 하나만 있으면 다른 안주는 필요 없습니다. 주인량반도 알고있다구요? 내가 썩두부 하나 놓고 배갈을 두병씩 답새기는 술고래라는것을…헤헤, 다 지나간 이야깁니다. 지금은 따끈따끈한 모두부가 있어야 그래도 술이 들어가지요. 카아! 거 술맛 참 좋군요. 주인량반, 주인량반은 세상에서 제일 좋은게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마누라라구요? 하하하! 주인량반은 정말 모르는군요. 마누라보다 더 좋은게 바로 먹는겁니다. 이 세상에 먹는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조물주가 입을 만들어준것은 첫째는 먹어라는것이고 둘째는 말하라는것이지요. 글쎄 먹는게 얼마나 중요하면 《먹고 죽기》, 《먹어야 체면》, 《먹은 죄는 없다》는 말이 나오고 《목구멍이 포도청》, 《금강산도 식후경》, 《밥 한알이 귀신 열을 쫓는다》라든가 《배만 부르면 세상인줄 안다》는 등등의 속담이 다 생겨났겠습니까? 《인생은 일장 춘몽이거니 먹고 마시여라.》는 시구가 있지 않습니까. 먹는게 제일이니 먹어야 합지요. 먹는게라면 가릴게 있습니까. 땅우에서 기는 놈, 뛰는 놈, 물에서 사는 놈,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놈 할것 없이 난 그저 닥치는대로 다 먹지요. 에, 난 잠자리도 통째로 삼켜봤고 쥐고기도 먹어봤고 사람고기도 맛보았지요. 놀라지 마십시오. 내가 뭐 사람을 잡아먹었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한번은 내가 돼지고기를 탕치다가 그만 실수하여 식칼로 손가락을 내리찍었지요. 아뿔사, 손가락 하나가 뭉텅 잘라져 나갔지요. 그때 내 머리속에는 불현듯 3국지의 하후돈장군이 부모가 준 정혈을 버릴수 없어 싸움터에서 뽑혀나온 자신의 눈알을 씹어 삼키던 비장한 장거가 떠올라 나도 잘려나간 내 손가락을 돼지고기와 함께 삶아서 먹었는데 정말 별맛입디다. 보는 보와 같이 그래서 지금 내 왼손 중지가 3분의 2가 없습니다. 에, 먹는게 이렇게 좋지만 이 먹는것 중에서도 술이 제일 좋지요. 남자로 태여나 술과 담배를 모른다면 정말 그 두냥반짜리를 달고 다닐 자격이 없지요. 에, 나는 물론 학생 때부터 술의 진미를 알게 되여 사회에 나와서는 줄기차게 마셔댔지요. 퇴근하여 서산에 해질무렵부터 3차, 4차 옮겨 다니며 마셨는데 마지막 음식점을 나서면 동산에 소는 해를 맞기가 일쑤였지요. 소문이 나자 룡정은 물론 연변에서 나한테 시집오자는 처녀가 없었지요. 안달아난 삼촌이 머나먼 흑룡강 오상의 처녀를 중매하면서 내가 술 마실 줄을 모른다고 속였지요. 첫대면후 그 처녀가 나의 외모에 반하여 약혼에 동의하고 결혼날자까지 받았지요. 삼촌은 나더러 결혼할 때까지만 술을 딱 끊어달라고 애걸 절반, 훈계 절반 했습니다. 종신대사라 나도 정신을 바싹 차리고 술을 끊었는데 그게 참 죽기보다 더 힘들더군요. 사돈보기 때와 결혼잔치 때 다른 사람들이 마셔라, 부어라 하는것을 지켜보노라니 군침이 막 도는데 삼촌이 곁에서 사이다만 부어주며 눈을 딱 밝히고 있어 참는 수밖에 없었지요. 아참, 그 고비를 넘기자 개 똥 먹는 버릇이 어딜 가겠습니까. 결혼한 이튿날부터 고주랑망태가 되는데 안해는 속았다고 울며불며 야단치고…그래봤자 제까짓게 소용 있나요? 이미 엎지른 물인데…그런 줄도 모르고 불원천리 흑룡강에서 딸집에 처음 찾아온 장모님은 이 사위가 술 마실 줄 모른다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이 자자한 판에 물만두를 빚어놓고 안해가 식초 한병을 사오라고 해서 식품상점에 들어선 내가 글쎄 술친구들에게 붙잡혀 한잔만 한잔만 하다가 식초사러 온 줄도 까맣게 잊고 줄기차게 마셔댔는데…취하여 집에 돌아가니 장모님이 딸을 잘못 줬다고 울고불고…하하하! 그때는 이미 안해의 배가 뚱뚱해지기 시작했으니 별수 있나요? 에, 그후 안해는 애새끼 때문에 참는다면서 《이젠 마시겠으면 콱 마십시오.》하고 내가 아무리 마셔대도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것이 내가 직장에서 정리실업 당하여 밀려나자 바가지를 긁기 시작했지요. 《생활이 바쁜데 일자리를 찾을 궁리는 하지 않고 빈들빈들 놀면서 술만 마시면 어떻게 사냐? 노는것도 괜찮으니 술만 마시지 말라.》이렇게 권고도 하고 애걸도 했지만 난 그따위 잔소린 개방귀로 여기고 날마다 취해 들어와선 주정을 부렸지요. 에참, 그런데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렇게 무던하던 안해가 보따리 싸고 달아날 줄이야. 바로 그저께 일입니다. 안해는 애새끼를 데리고 어디론가 종적을 감춰버렸지요. 아이고, 주인량반, 이젠 난 홀아비가 됐으니 어떻게 살겠습니까? 뭐?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차리고 아무 일이나 찾아하라구요? 내 이 미남 체격에 어디가서 체면 깎이게 신수리나 자건거수리를 하겠습니까? 삼륜차는 더욱 못 끌지요. 그런 일은 죽어도 못하지요. 그럼 어디 돈이 있어 술을 마시는가구요? 집이 있지 않습니까. 집을 팔면 얼마동안은 술을 마실수 있을게 아닙니까. 뭐, 내가 타락했다구요? 워낙 개코같은 인생인데 타락한들 뭐랍니까? 그래도 정신차리고 새출발을 하라구요? 후―술맛 좋군요. 나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겠는지… 주인량반, 안해 없는 집은 정말 썰렁하지요. 텅 빈집 같습니다. 주인량반 말처럼 세상에서 제일 좋은게 마누라일까요. 그런데 요 술이란 놈이 마누라보다 썩 더 좋은걸 어떻게 합니까. 주인량반도 한잔…에, 모르겠습니다. 이젠 술이 더 좋은지 마누라가 더 좋은지…원래는 술이 더 좋았는데 지금은 조금 달라요. 아, 이거 마지막 잔인데…카악…    
38    모아산 살인사건 댓글:  조회:2846  추천:1  2013-11-23
모아산 살인사건   콩트이야기 김희수     그해 여름에 모아산의 숲속에서 피투성이 된 한 남학생의 시체가 발견되였다. 경찰들의 조사결과 그 남학생은 A고급중학교의 3학년학생 남학수였다. 남학수는 그날 학급에서 조직한 들놀이를 왔다가 살해된것이였다. 경찰들은 남학수와 관계되는 사람들을 모두 조사했다. 조사과정에 경찰들은 남학수의 담임교원 홍녀선생을 혐의범으로 인정하고 붙잡아들였다. 그녀에게는 몰래 간통하던 남학수가 위협하며 결혼을 가로막자 입을 막기 위해 살해했다는 살인동기도 성립되였다. 하지만 홍녀선생은 시종 자기는 학수를 죽이지 않았다고 고집했다. 경찰은 홍녀를 차갑게 쏘아보면서 말했다. “우리가 조사한테 의하면 남학수는 당신을 몹시 사랑했다고 했소. 이건 사실이겠지?” “네. 전 학수가 그런 생각을 품고있은줄은 모르고있었습니다. 그날 학수의 고백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모르고있은게 아니라 둘은 이미 사통한 사이가 아니요?” “아닙니다. 학수와 저의 사이엔 아무일도 없었습니다. 저는 학수를 학생으로만 생각하고 관심을 해줬을뿐입니다. 그런데 학수가 저를 몰래 짝사랑을 하고…” “거짓말을 하지 마시오. 둘은 죽자살자 하고 사통한 사이요. 당신은 남자친구가 출국하자 림시 남학생과 놀아난거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귀국하자 당신은 남학생과의 사이를 정리하려고 했소. 하지만 남학생은 당신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나서 들놀이를 온 기회를 타서 당신을 숲속으로 끌고가서 담판했던거요. 만약 당신이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면 둘사이의 관계를 그 남자한테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던거요. 당신은 자신이 남학생과 사통한 사실이 남자친구한테 알려져서 결혼이 깨여질가봐 두려워서 학수를 죽여서 입을 막았던거요!” “아니예요! 엉터리없는 추측을 하지 마세요. 전 학수를 죽이지 않았고 그와 아무런 관계도 없었어요! 전 정말 억울해요!” 홍녀는 자신이 흉수가 아니라고 고집했지만 그녀의 혐의가 너무 컸기때문에 그런 변명은 소용없었다. 그녀가 절망하고있을 때 그녀와 결혼하게 될 남자가 찾아와서 자기가 범인이라고 자백했다. 그러나 홍녀는 여전히 살인혐의를 벗어날수 없었다. 무엇때문일가? 그리고 이 살인사건은 어떻게 되여 일어난것일가? 홍녀는 A고급중학교의 어여쁜 녀교원이다. 언제나 생글생글 웃는 그녀의 매력적인 모습은 녀학생들보다 남학생들이 더 좋아했다. 그녀가 맡은 학급의 남학생들은 모두 그녀를 좋아했다. 좋아한다는것은 다른 의미가 있는것이 아니라 단순히 선생과 학생사이의 우애에 불과했다. 하지만 학수라는 남학생만은 달랐다. 그는 녀선생을 미칠듯이 좋아했다. 도가 넘게 좋아했다.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맘속으로 녀선생을 미칠듯이 사랑하고있었던것이다. 학수는 홍녀선생이 강의하는 수업시간이면 특별히 정신을 집중하여 들었다. 그는 녀선생의 웃는 모습이 좋았고 녀선생의 은방울 굴리듯한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특히 웃을 때마다 옴폭 패이는 볼우물은 사춘기소년의 가슴을 싹 녹여주었다. 그는 앉으나 서나 녀선생생각, 자나깨나 녀선생생각뿐이였다. 학수는 용모가 준수하고 키가 큰데다가 공부까지 잘하여 그를 따르는 녀학생들이 여럿이나 있었다. 하지만 학수는 그런 녀학생들을 거들떠도 보지 않고 일편단심 오로지 녀선생만을 사랑했다. 그는 녀선생과 함께 찍은 사진을 늘 돈지갑에 넣고 다녔으며 밤에 잘 때에는 가슴에 꼭 껴안고 잤다. 그 사진은 학급에서 들놀이를 갔을 때 찍은 사진이였는데 학수에게는 둘도 없는 귀중한 보배였다. 들놀이중에 집체사진을 찍은후 학수는 체면을 무릅쓰고 홍녀선생과 단둘이 찍자고 요청했다. 녀선생은 우수학생의 제의를 별뜻이 없이 받아들여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멋진 사진을 남겼다. 녀선생에게는 그 사진이 별다른 의의가 없었으나 남학생에게는 그 사진이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보배였다. 남학생은 매일밤마다 녀선생의 사진에 키스하군 했다. 학수가 이렇게 미칠듯이 녀선생을 사랑하다보니 눈치 빠른 몇몇 학생들은 학수와 홍녀선생사이가 애매하다고 뒤에서 수근거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짝사랑을 하고있는 학수를 실망시키는 일이 홍녀선생에게서 벌어졌다. 그것은 실망이 아니라 실련이였고 절망이였다. 홍녀선생이 약혼이란 말도 없이 덜컥 결혼을 한다고 선포했던것이다. 사실은 출국을 했던 남자친구가 3년만에 돌아온것이였다. “선생님이 결혼하다니?! 안돼, 선생님은 내꺼야!” 학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부르짖었다. 그때 마침 학급에서 모아산들놀이를 조직했다. 들놀이가 한창일 때 학수는 몰래 홍녀선생을 불러가지고 숲속으로 들어갔다. 홍녀선생이 무슨 일이냐고 묻자 학수는 별안간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선생님은 결혼해서는 안됩니다! 절대 안됩니다!” “?” “난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선생님은 나하고 결혼해야 합니다!” 홍녀선생은 몹시 놀라고 당황했지만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학수를 타일렀다. “학수는 아직 어리고 앞으로 대학에도 가야 하고…” “아닙니다! 난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선생님은 학수를 좋은 학생으로 생각하고있을뿐이예요. 선생님은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고 그분과 곧 결혼하게 될거예요!” “안됩니다! 난 선생님이 없으면 살아갈수 없습니다! 선생님…” 학수는 울음을 터뜨리며 홍녀선생을 꼭 껴안았다… 그런데 이튿날에 그 자리에서 학수의 시신이 발견되였던것이다. 경찰의 조사를 받을 때 홍녀선생은 상술한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그날 매달리며 우는 학수를 달래놓고 들놀이현장으로 돌아갔을뿐 그후의 일은 모른다고 했다. 홍녀와 결혼하게 될 남자의 자백은 이러했다. “귀국하여 돌아온 나는 홍녀와 결혼하려고 결혼날자까지 잡았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한 남학생과 애매한 관계가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였습니다. 그 소문을 듣던 이튿날에 학교에서 들놀이를 간다고 하기에 나는 몰래 홍녀의 뒤를 따라 모아산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멀리에서 몰래 홍녀의 행동을 감시했습니다. 그러다가 한 남학생이 홍녀를 데리고 숲속으로 들어가는것을 보게 되였습니다. 나는 몰래 그 뒤를 미행했습니다. 으슥한 숲속에서 홍녀와 남학생이 포옹하는것을 숨어서 지켜보며 나는 녀자친구를 괴롭히는 그 남학생을 살해할 욕망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나는 급히 그들을 따라오느라고 가방을 두고왔던것입니다. 가방속에는 과일칼이 들어있었습니다. 나는 가방을 놓아둔 곳으로 달려가서 과일칼을 꺼내가지고 그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때 홍녀는 보이지 않고 남학생이 혼자서 숲속에 누워 자고있었습니다. 나는 살금살금 다가가서 그 남학생을 과일칼로 찔러 죽였습니다. 제가 진짜 흉수이니 제발 저의 녀자친구를 놓아주십시오!” 하지만 경찰은 홍녀교원이 진짜범인이라고 고집했다. “법의가 감정한데 의하면 학수학생은 칼에 찔리기전에 먼저 독약을 복용했다는것이 판명되였소. 이것은 홍녀선생이 학수학생한테 독약을 먹여 살해했다는것을 의미하오. 당신은 그 시신에 칼을 박았을뿐이요!” 그 말에 홍녀선생의 남자친구는 눈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홍녀선생은 여전히 억울하다고 웨쳐댔다. 경찰은 학수와 홍녀선생이 함께 찍은 사진과 한 녀학생이 적발한 증거를 내보이며 죄를 승인하라고 핍박했다. “죄없는 사람을 억울하게 하지 말고 수사를 다시 하여 진짜 범인을 잡아내세요!” 홍녀선생은 악이 나서 소리질렀다. 정말로 범인이 따로 있을가? 경찰측에는 나쁜 놈을 놓쳐서도 안되지만 좋은 사람을 억울하게 해서도 안된다고 인정하고 재수사를 시작했다. 주밀한 조사를 거쳐 마침내 진짜 범인을 잡아냈다. 범인은 뜻밖에도 홍녀선생을 적발했던 녀학생이였다. 그 녀학생은 울면서 사실을 털어놓았다. “저는 학수를 몹시 사랑했습니다. 그러나 학수는 홍녀선생님만 사랑하면서 저를 거들떠도 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무정한 학수를 죽이려고 늘 독약을 휴대하고 다녔습니다. 그날에 저는 학수가 홍녀선생님을 데리고 숲속으로 들어가는것을 보고 몰래 그들의 뒤를 따라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웬 남자도 홍녀선생님과 학수의 뒤를 따르는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그 남자도 모르게 살금살금 뒤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숨어서 살펴보다가 학수와 홍녀선생님이 포옹하는것을 본 저는 증오의 불길이 솟구쳤습니다. 그때 그 남자도 가버리고 홍녀선생님도 돌아가고 학수가 혼자 남아서 울고있었습니다.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 저는 갖고온 음료에 독약을 타가지고가서 학수에게 권했습니다. 학수는 울면서 그 음료를 몽땅 마셔버렸습니다. 학수를 죽인후 저는 후회하며 남몰래 울었습니다.” (2004년)    
37    흔한 이야기 댓글:  조회:2073  추천:1  2013-11-23
이야기시/흔한 이야기       꽃같은 녀자와 나비같은 남자가 서로 만나서   꽃같고 나비같은 아이를 낳고 꽃처럼 나비처럼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꽃같은 녀자가 남편도 아이도   다 버리고 집을 나갔다오 세방살이 싫어서 코리안드림 떠나갔다오   앓는 로모와 어린것을 살리려고 나비같은 남자는 낡은 삼륜차를 헐값에 샀소   이 추운 겨울에도 눈보라 헤치며 낡은 삼륜차가 삐거덕 삐거덕 우는소리가 들려오오.  
36    게으름뱅이 로총각 댓글:  조회:2271  추천:0  2013-11-23
이야기시/게으름뱅이 로총각     연길시 북대마을 어느 오막살이에 마흔살이 되도록 장가를 못간 게으름뱅이 로총각 살고있었네   먹기는 좋아도 일하기는 싫어 빈들빈들 놀기만 하면서 하늘에서 금덩이 떨어져 줍시사! 날마다 기도하며 횡재를 꿈꾸었네   그러던 게으름뱅이 로총각 어느날 갑자기 대운이 트이여 아무도 안보는 거리에서 현금이 가득 찬 트렁크 주었다네   흔전만전 돈주머니 춤추니 오늘은 카바레 래일은 다방 5성급호텔 전전하면서 게걸스레 흥청망청 먹고 마셨네   군자는 배부르면 학문할 생각하고 소인은 배부르면 녀자생각 한다고 숙이같은 처녀를 안해로 맞았으면 그런 생각 입에 내기도전에 꽃같은 숙이 저절로 안겨들었네   숙이와 결혼해도 뭔가 모자라 분이라는 아가씰 정부로 삼았네 숙이야 분이야 마셔라 부어라! 그래도 어쩐지 재미가 적어   옛다, 돈이다! 치마 벗어라! 장미술집 장미아가씨 나리꽃다방 나리꽃아가씨…   녀자편력 끝없는 판에 뜻밖에 나타난 경찰아저씨 게으름뱅이 손에 쇠고랑 채웠네   아이쿠, 이게 웬 일이요? 이놈, 꿈 깨라! 가짜 돈 굴린 죄 너 아느냐? 가짜 돈이라니 웬 말이요? 난 정말 몰랐소! 후회하고 변명해도 소용없었네   땀으로 번 돈이래야 빛이 난다는 그 진리 뒤늦게 깨달은 게으름뱅이 옥살이 마치고 나오니 숙이도 분이도 본체만체 오막살이만 쓸쓸히 맞아주었네 (1995년)  
35    개코같은 인생 댓글:  조회:2043  추천:0  2013-11-23
이야기시/개코같은 인생     개코같은 녀자가 개코같은 남자를 만나서 개코같이 살다가 개코같이 그냥 살수 없어 개코같은 남자와 헤여졌소   그러나 워낙 개코같은 인생이라 이 남자를 만나서 개코같은 사랑을 하고 저 남자를 만나서 개코같은 고배를 마시다가   개코같은 곳에서 개코같은 남자들과 개코같은 술을 마시고 개코같은 춤을 추면서   개코같은 남자들이 개코같은 돈을 던져주면 개코같은 옷을 벗어주는 개코같은 녀자가 되였소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개코같은 세상에서 개코같이 살아보세.    (1997년)
34    녀성흡연 홀시할수 없는 문제 댓글:  조회:9757  추천:5  2013-11-20
녀성흡연 홀시할수 없는 문제   김희수     녀자도 담배를 피워야 한다고 두손 들고 찬성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것이다. 담배를 피우는 녀자를 보고 잘 한다고 박수갈채를 보내는 사람도 없을것이다. 하지만 녀성들로만 조직된 어느 만찬모임에서 술이 몇순배 돌아가고 녀성흡연에 대한 화제가 오가던 중에 한 녀성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녀자도 담배를 피워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사람 손드세요!”   하고 자기부터 손을 드니까 그 자리에 있던 녀성들이 모두 손을 들었다고 한다. 물론 그 자리에는 흡연녀성이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도 모두 녀성흡연을 찬성한 일이 불가사의하게 느껴졌다.   “남자들이 피우는데 우리라고 피우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어?” 하는 오기였을가? 이제 절반 하늘이라고 하는 녀성들도 남녀평등을 운운하며 흡연권리까지 들고 나섰다. “남존녀비”는 할배, 할매들이 이미 무덤속에 가지고 가버려서 녀성들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있는 요즘 세월이고 보면 당당하다고 주장하는 녀성들의 흡연권리를 누가 감히 막을수 있겠는가? 간이 커도 어지간히 큰 남자가 아니고서야…   녀성들은 말한다. 남자가 할수 있는 일은 우리 녀성들도 할수 있다. 남자들이 하지 못하는 일도 우리는 할수 있다. 아이 낳는 일… 남자는 세계를 지배하고 녀자는 남자를 지배한다구? 그건 옛날 얘기다. 지금의 녀자는 세계도 지배하고 남자도 지배한다. 보라, 핀란드, 아일랜드, 라트비아, 칠레, 라이베리아, 필리핀, 아르헨띠나, 브라질, 한국…모두 녀성대통령이 나왔다. 그리고 잠자리에서도 녀성상위가 대세다. 남자들이 축구하면 녀자들도 축구하고 남자들이 술을 마시면 녀자들도 술을 마시고 남자들이 담배를 피우면 녀자들도 담배를 피운다.   그래서인지 지금 세계적으로 녀성흡연인구가 늘어가고있다. 통계에 따르면 유럽에서 남성의 흡연률은 하강추세에 있지만 젊은 녀성의 흡연률은 상승추세에 있다. 독일에서 15~30살 녀성중 절반이 흡연자이다. 영국, 벨지끄(벨기에), 체스꼬, 슬로벤스꼬, 핀란드, 오스트리아 등에서는 10대녀성의 흡연인구가 상승추세에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연초생산국과 최대 연초소비국이다. 《중국흡연위해건강보고》에 따르면 중국에서 매년 흡연으로 인해 사망된 인구가 100만명을 초과한다. 현제 중국녀성의 흡연률은 2.4%, 흡연녀성인구는 3000만명에 달한다.   《중국흡연과 건강보고》에 따르면 중국에서 현재 남성흡연률은 66%에 달해 10년전보다 하강했지만 청소년흡연자와 녀성흡연자는 상승했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3억 5000만명의 흡연자중 녀성흡연자가 3000만명으로서 매년 10%의 속도로 증가하고있다.   천진시의 통계에 따르면 이 시의 녀성흡연률은 12%에 달해 전국최고기록에 올랐고 이는 북경, 상해의 3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연변의 녀성흡연률은 어떻게 되는지 모르지만 요즘 길에 나서면 젊은 녀성들이 담배를 피우는걸 심심찮게 볼수 있다. 어제도 내가 길을 가다가 어떤 음식점앞에서 20대의 녀성이 담배를 꼬나물고 쪽쪽 빨다가 담배연기를 훅 하고 뿜어내는것을 보았다. 나보다 더 가까이에서 그녀를 빤히 바라보던 남자가 있었는데 그 남자가 좀 멀리 지나가자 흡연녀성이 뒤늦게 음식점에서 나온 자기의 친구를 보고 하는 말이 내 귀에까지 들려왔다.   “씨, 재수가 없어. 저 사람은 내가 담배를 피우니까 술집아가씨나 되는가 해서 색깔눈을 해가지고 보는것 같아! 난 담배피우는 녀자를 저런 눈길로 여겨보는 남자들을 제일 증오해!”   사실 담배 피우는 녀자를 갈보보듯 하는 남자를이 더러 있는것은 사실이다. 그런 눈길이 아니더라도 담패 피우는 녀자를 바라보는 남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나는 그런 시선으로 흡연녀성을 바라보는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예전에 술을 마시는 녀성을 그런 눈길로 바라본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녀성들도 남자들과 한상에서 권커니 작커니 하면서 동등하게 마시지 않는가? 담배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더는 남성들만의 소유물이 아니다. 그러니 담배 피우는 녀성들을 따가운 눈길로 보지 말아야 한다.   나도 길에서 젊은 녀성들이 담배를 피우는것을 보면 다시 한번 뒤돌아볼 때가 있다. 하지만 그녀들을 색다른 눈길로 보는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담배 피우는 그녀들을 향해   “불확실한 시대에서 살며 생긴 스트레스를 담배로 달래는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현대녀성들은 담배를 피워야 하는게 시대적 요청입니다. 녀자축구도 없던데로부터 보편화되지 않았습니까? 이제 머지 않아 담배가 녀성의 필수품이 될것입니다!”   하고 응원하며 녀성흡연을 두손들어 지지하는것도 아니다.   내가 담배 피우는 녀성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건 젊디 젊고 장래가 창창한 그녀들의 건강이 념려돼서이다. 이는 공연한 로파심이 아니다.   흡연의 위해성은 누구나 다 알고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녀성이 흡연으로 받는 피해가 남성보다 더더욱 크다는 사실은 알고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녀성의 신체구조는 남성과 다르기에 녀성은 담배에 더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담배에는 수많은 유해물질이 포함되여있는데 그중에 타르와 니꼬찐(니코틴)은 페와 피부의 로화를 촉진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출산전의 흡연은 개인의 건강뿐만아니라 태여날 아이의 건강에도 막대한 나쁜 영향을 끼친다. 또 담배를 피우는 녀성은 페경을 앞당기게 될 위험이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녀성의 란자들은 성숙한 뒤에 배란기 때 방출이 되는데 녀자가 다환방향족 탄화수소(多环芳烃)에 장기간 로출이 될 경우 란자가 성숙되기전에 죽으면서 조기페경이 오게 될수 있다.   또 연구결과 페경이후에도 침윤성유방암위험이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는 간접흡연에 로출되지 않은 비흡연자에 비해 침윤성유방암 발병위험이 24% 높았다. 그리고 국내의 연구에 따르면 흡연녀성은 비흡연녀성에 비해 유선암에 걸릴 위험이 40%가 더 높고 자궁경부암에 걸릴 위험이 14배나 더 높으며 란소암에 걸릴 위험이 28배나 더 높다. 매일 1~4대의 담배를 피우는 녀성은 중풍위험이 비흡연녀성보다 갑절이나 더 높다. 흡연녀성의 불육증, 불임률은10-30%이고 기형아를 출산할 가능성은 비흡연녀성보다 2~3배 더 높다.   상술한 통계수치는 정말로 사람을 놀라게 한다. 흡연녀성들을 우려하지 않을수 없다. 20~30대의 젊고 시체멋을 따르는 녀성, 고학력녀성, 고수입녀성, 시골녀성 등이 녀성흡연의 주요군체이다.   흡연녀성중에는 상처를 받은 녀성도 있고 외롭고 우울해서 피운다는 녀성들도 있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피운다는 녀성들도 있지만 처음에는 멋으로 피우다가 인이 박인 녀성들이 대부분이다. 또 “녀성은 절반 하늘”이기에 남성과 동등해야 하며 녀성흡연을 반대해서는 안된다는 견해도 있다. 무슨 원인으로 피우던지 이제 녀성흡연은 남녀평등차원을 넘어서 더는 간과할수 없는 엄중한 사회적문제로 대두하고있다. 현재 눈앞에는 큰 문제로 보이지 않지만 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지 않고  방치해둔다면 언젠가는 흡연녀성이 남성을 초과하게 될것이고 그때에 가면 흡연녀성의 건강, 혼인, 가정, 출산, 육아 등에 엄중한 악영향을 끼칠것이고 나아가서 가정불화, 흡연으로 인한 범죄까지 불러올수 있다.   우리 모두가 녀성흡연에 대해 중시하고 정부차원에서 흡연피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금연환경을  조성하고 사회와 가정에서 금연을 권장하는것도 녀성흡연률을 줄이는 해결책으로 될것이다.   지나가다가 담배 피우는 녀성을 보고 “저 가시나 담배 꼬나문거 좀 봐라. 꼴보기 싫다!” 하고 따가운 시선을 보내거나 혹은 “야, 저 녀자 담배 피우는 모습이 멋있다!” 하고 감탄의 눈으로 바라보거나 또는 “허허, 이제는 녀자도 담배 피우는 세상이 왔구나!” 하고 웃어넘길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에 녀성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선전하는 글과 금연을 권장하는 글이라도 올리는것이 더욱 좋지 않을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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