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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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내가 즐기는 연변의 시

전체 [ 59 ]

39    [시]바람에 길을 물어...(리임원) 댓글:  조회:1157  추천:21  2009-11-12
바람에 길을 물어... 리임원 가자 흔들리며 가자 바람에 길을 물어 바다에서 오열하며 시작된 우리기에 작은 꿈들을 쪼각으로 모아 놓고는 다시 바다로 가는 삶인 것을 가자 흔들리며 가자 농부의 가락같이 타령을 하며 눈물을 흘리며 사랑을 연습하는 동안에도 우리 인생은 자진하고마느니 가자 흔들리며 가자 자연같이 노을빛 아름답게 새들이 석양빛에 날개죽지 가두는 섭리속에 우리는 있다 바람에 길을 묻자  
38    [시]새벽을 위하여(리임원) 댓글:  조회:1226  추천:23  2009-11-12
새벽을 위하여 리임원 나는 너를 맞이하기 위해 저승에서 돌아온다 우리가 만나야 할 정확한 장소에는 아직 꽃이 피여있지 않다 내버려진 채고 구겨진 들판과 밤의 어두운 흔적들 이제라도 돌아서라고 손짓하는 산의 몸짓이 가슴에 그림자로 못박히지만 걸어나가야 한다 사랑이라는 십자가를 달게 짊어진 이상 언젠가는 만나야 할 이날을 위해 나는 오근 인생을 불태워왔다 꽃은 다시 파종해야 하고 아직 깨여있지 않는 천정에 이 가슴속 피를 뿌려 아침을 밝혀주어야 하리라  
37    [시]꽃의 언어(리임원) 댓글:  조회:1207  추천:21  2009-11-12
꽃의 언어 리임원 꽃의 언어는 무지개보다 더욱 빛나는것 선화야, 경아 우리가 불러줄 때 꽃은 아침에 피는 신선한 몸짓으로 그리고 밝은 모습으로 대답해주고 백일홍 방울꽃 아이꽃... 하고 이름지어 주면 비에 젖지 않은이만이 듣게 구겨지지 않은 마음만이 받게 대답한다 꽃의 언어는 수정보다 더욱 순수한것 형님, 교수님, 국장님... 하는 직함이 하나도 없이 프랑스어, 라틴어, 영어, 일본어... 계선이 없이 꽃의 언어는 숨쉬고있다 꽃의 언어는 꽃만이 서로 통하고 서로서로 사랑하고 슬픔을 위로할줄 알고 꽃의 언어는 또 한두돌이 되는 이이들만이 듣는 소리나는 말이다
36    [시]물이 되여(심명주) 댓글:  조회:1312  추천:23  2009-11-10
물이 되여 심명주 너는 물이 되여라 너는 물이 되여라 물이 되여 다가가고 물이 되여 그러안고 물이 되여 떠나가고 물이 되여 누가 다가와 물고기로 노닐게 하고 물이 되여 누가 떠나도 잡지는 말고 그렇게 그렇게 자유로운 물 우주같은 물이 되여라  
35    [시]천지.1(심명주) 댓글:  조회:1472  추천:27  2009-11-10
천지.1 심명주 구천 하고 아홉컬레가 더 되는 옛말 밑천이 깔린 침상에 석침(石枕)으로 비스듬히 기댄채 건가래 떼며 이야기구슬 한줌씩 뿌려주는 쪽빛 고룡(古龙) 한마리
34    [시]흰 뼈(심명주) 댓글:  조회:1408  추천:19  2009-11-10
흰 뼈 ㅡ두만강에서 심명주 열락을 찾아 내 갈 길은 동해로 낮은데로 썩지 않은 슬픔은 가슴빛 력사로 두만강 아직 어리고 젊어 촉수를 열어라 해볕을 빌어라 놋쇠 익는 구수하고 싸늘한 비늘 빛을 띄우며 천년을 삭힌 흰 뼈로 환생한다  
33    [시]깡통의 꿈(박명순) 댓글:  조회:1292  추천:22  2009-11-02
깡통의 꿈 박명순 하늘을 바라보며 노을을 꿈꾸던 시절도 있었다 몸안의것 다 내주고 이리저리 상처 많이 입었다 펑 뚫린 구멍사이로 흐르는 붉은 피물 괴물의 입속에 흐르는 타액처럼 징글스럽다 혈관구석에 찌그러져  내버려진채 밤새도록 길을 헤매인다 태양을 향해 날고 날아 지구우의 위성이 되기도 했다 하늘의 별이 되여 까만 하늘에 보석을 수놓았다 별밭에 흘러들어 은하수로 추앙받는 몸이기도 하였다 언젠가 한순간에 다 주고 버려진 몸 오고가는 발길에 채워 벌려진 입에 우주의 바람이 들락거리며 주인행세를 한다.
32    [시]흙을 만나면 청자되리(박문파) 댓글:  조회:1366  추천:21  2009-11-02
흙을 만나면 청자되리 박문파 청자는 쉽게 되는것이 아니지만 공으로 왔다 공으로 가는 인생 가다 빈 손에 흙이 만져지면 진흙으로 빚어져 청자가 되고싶다 언제가는 텅 빈 가슴 가진것 다 나눠주고 더 이상 바랄것 없을 몸 속깊은 비취색 속살로 환생하고 싶다 누구나 떠나면 귀환되는 흙 그러나 너무 쉽게 외면되는 흙 오히려 그런 흙을 만나 출세되여 청정심을 담은 조용한 청자가 되고싶다 전생의 부족했던 쑥스러움들이 천도이상의 환원염으로 구워져 맑고 깨끗해 은은한 느낌까지 지닌채 나를 기다려준 님곁에 남으며 남으며  
31    [시]천지물(박문파) 댓글:  조회:1288  추천:21  2009-11-02
천지물 박문파 어머님 이처럼 조용한 세상도 있나요? 부서지지 않는 하늘들이 한마당 파랗게 모였네요 이제 어머님, 뿔 고운 꽃사슴처럼 찾아오면 우리 끼리끼리 어울린 족속 한 세상을 편히 살고싶지 않으세요? 그리하여 어머님. 비단결 천지물에 현주소 수놓고 꽃구름처럼 모이는 길손 붙잡기 하아얀 숨결들이 비끼는 술래잡이 놀고파지겠죠.
30    [시]빈잔(천애옥) 댓글:  조회:1361  추천:38  2009-11-02
빈잔 천애옥 귀뚜라미 소리 들으며 푸른 별빛 흔들어 빈잔에 가득 부었다 그리고 찬찬히 별빛잔을 들여다보니 흰그림자가 어른대고 뚝 뚝 무거운 고독이 덩어리져 떨어지고 틈새로 기여들어온 바람 한점과 마주앉아 나는 별빛을 마신다 나는 나를 마신다
29    [시]도(천애옥) 댓글:  조회:1144  추천:30  2009-11-02
도 천애옥 대지가 하늘품에 새로이 태여나다 촉촉한 이슬향기로 선경의 꿈을 열어 상사(相思)의 은하를 건너 운무속을 거닐다 아프도록 눈부신 분홍빛 미소로 태여나다 대지가 하늘품에 새로이 죽어가다 내리쏟는 창살끝에 갈기갈기 찢어져 황금빛 열화에 나스르르 녹아내려 슬프도록 아름다운 무아몽중 까만 재로 죽어가다 *로자는 《도덕경》에서 가라사대 “일음일양위지도(一陰一陽谓之導)”이라 했음.
28    [시]꿈(최룡국) 댓글:  조회:1329  추천:16  2009-10-29
꿈 최룡국 지금도 먼 꿈속의 검푸른 바닷가에서 머리가 물고기 대가리인 한 여인의 우유빛 알몸이 서 있다 넘실거리는 아득한 나라 깊고 깊은 사람 속으로 갈 수 없어 말라버린 아가미를 벌리고 서 있다 끝없는 세월을 삼켜버리는 파도 우에 작은 발자국조차 찍을수 없고 가고픈 마음 물새 울음 속에 전설도 알수 없어 온몸에 젖은 바람을 휘감고 젖가슴으로 바다를 안은채 서 있다.
27    [시]피없는 태양(최룡국) 댓글:  조회:1353  추천:18  2009-10-29
피없는 태양 최룡국 칼날을 쥔 손이 칼날을 잡아 당길 때 칼날은 피를 먹으며 웃는다 아아 랑자한 진실이 넘치는 붉은 소리로 아침 노을을 물들이자 맑은 하늘의 눈동자가 쓸어진 풍경을 기억한다 여린 장미같은 손바닥으로 썩은 칼자루를 쥘수 없기에 뚝뚝 떨어지는 생명의 진실을 방울방울 움켜쥐고 휘뿌리자, 피 없는 저 태양의 심장 속에 휘뿌리자.
26    [시]아버지의 말소리(최룡국) 댓글:  조회:1193  추천:34  2009-10-29
아버지의 말소리 최룡국 내 귀가에 얼음처럼 매달린 아버지 말소리를 뚝 떼서 손바닥에 놓으면 숯처럼 검은 침묵이 된다 그것을 뜨겁도록 꽈악 움켜 쥐면 손가락 새로 막 흘러 나오는 피처럼 붉은 불길이 된다
25    [시]족보(리순옥) 댓글:  조회:1197  추천:24  2009-10-29
족보 리순옥 저 먼 어둠의 끝자락에서부터 실피줄 줄기들이 피여올라 무성해진 가지들에 이름들이 주렁줄렁 열린다 줄기의 기운을 입어 가슴과 가슴은 기대고 서로가 서로에게 체온과 향기를 전하고 가는 피줄의 피까지 말려 서로에게 떫음과 환의와 비애 그리고 소망을 전하고 입는 마음의 피빛 색갈로 가물가물하는 저 먼 어둠의 끝자락에서부터 실피줄의 줄기들은 피여올라 무성해진 가지들에 이름들이 주렁주렁 열린다 혼불이 피여난다.
24    [시]파도(리상각) 댓글:  조회:1263  추천:22  2009-10-29
파도 리상각 높이높이 쌓아올리다 스스로 마구 무너뜨리다 죽기내기로 주먹을 쥐고 달리다 기슭에 부딪쳐 부서지다 목이 터져라 웨치다 자기 소리를 삼켜버리다 날개를 저었으나 날지 못하고 접었다 폈다 하다 팽개치고 푸른 기발 날리다 찢어버리고 주먹을 휘두르다 쓰러지고 칼날을 세웠으나 베지 못하고 달리다가 다시는 돌아서지 못한다 달리는것 같지만 제자리를 못 떠난다 소리소리 웨친 뒤끝에 남은게 뭐던가 내 삶의 파도여 가련한 발자취여 오늘도 만들고 마스고 솟구치다 무너지다.
23    [시]존재의 의미(김현순) 댓글:  조회:1183  추천:18  2009-10-29
존재의 의미 김현순 모든것이 가능했다 모든것이 불가능했다 바람은 바람을 마시고 춤을 추고 물이 물을 먹고 노래 부르고 돌이 돌을 움켜잡고 꿈을 꾸는 그런 날이 좋았다 그런 날이 나빴다 세상은 한줌의 흙먼지 훌 불어서 날려가면 그뿐 가능과 불가능 사이엔 그저 여윈, 내가 있었을뿐이였다.
22    [시]예감의 새.3(김학송) 댓글:  조회:1207  추천:17  2009-10-29
예감의 새.3 김학송 하늘이 추위에 사로잡힌 날 해님도 하얀 무서움에 몸을 움츠린다 자유를 비상하던 새들도 두려움에 몸을 떤다 젖은 날개에 하루를 싣고 세월강가의 흔들리는 바위우 천년 고목에 깃들이여 젖은 꿈을 말린다 달님도 앓고있다 앓는 달의 손이 꿈을 만지니 꿈들이 살아나 또 다른 새가 어둠을 찢으며 총알처럼 날아간다.
21    [시]예감의 새.2(김학송) 댓글:  조회:1521  추천:21  2009-10-29
예감의 새.2 김학송 주둥이가 온통 밤빛의 털 대신 가시가 돋친 새가 하루 종일 사람의 숲에서 날다가 사람의 소리를 먼 숲으로 옮겨간다 숲에는 사람의 냄새가 난다 이상한 연기가 이상한 불이 되여 피여오른다 가시 돋친 새는 불에 한번 뛰여든 후에 다시 뛰쳐나와 말하는 새로 변하였다 새의 둥지는 깨여졌다 깨여진 둥지에는 사람의 발자국이 놓여있고 나무잎의 술잔에는 숱한 거짓의 소리들이 이슬처럼 눈을 깜박이고있었다 후에 새는 숲을 떠났다 새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
20    [시]예감의 새.1(김학송) 댓글:  조회:1266  추천:14  2009-10-29
예감의 새.1 김학송 어떤 곳에 왔다 몹시 편리화가 되여있다 자동차는 서있고 길은 달린다 모든 살아있는것들이 멈춰서고 모든 죽었던것들이 달리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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