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http://www.zoglo.net/blog/jinzhehu 블로그홈 | 로그인

※ 댓글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홈 > 전체

전체 [ 730 ]

350    [시]메아리(허옥진) 댓글:  조회:1931  추천:29  2009-11-19
메아리 허옥진 벙어리가 뿜어올린 붉은 절규가 허공에 침묵으로 응고되고 독수리는 날개짓을 멈추었다 채 가시지 않은 비명이 벼랑을 내리깎으며 퉁소처럼 새버린 소리의 속돌들을 발아래로 구을린다 그 굳어진 음향이 제련해내는 커다란 황금의 종을 목탁으로 두드리면 흉내내는 원숭이의 약삭바른 몸뚱아리가 이산 저산을 옮겨 앉는다 산의 모낭속으로 기여들어가는 길다란 꼬리가 별찌 같다.
349    [시]종합포도술.1(최기자) 댓글:  조회:1785  추천:22  2009-11-19
종합포도술.1 최기자 낮고 비좁은 무도장에 빨갛고 파랗고 노랗고 검은 녀자들이 알몸으로 혹은 면사포만 가리고 퐁당퐁당 뛰여들어 스치고 부딪치고 밀고 밀리우면서 동동 동동 한들한들 느물느물 춤을 춘다 어떤 거슴츠레한 염색체들이 붉은 유혹을 후룩후룩 들이킨다 아위여가는 무도장에는 버림받은 알몸들만이 거멓게 죽어가고있다 그날 숱한 녀자들이 라체춤을 추다가 죽었다
348    [시]손금(리성비) 댓글:  조회:1804  추천:26  2009-11-18
손금 리성비 명금의 시작은 굵고 끝은 가늘다 한마리 연어 비늘 떨어진 상처투성이 몸으로 강을 거슬러 지느러미 젓는다 아스라한 폭포수 거슬러 뛰여넘으며 부서지는 물살에 얼치기도 했다 자갈돌들이 가득 누워 발목 적시는 개울 그곳이 연어가 부활하는 천국임을 손바닥 펼치면 환히 보인다
347    [시]이슬 꿰는 빛(리성비) 댓글:  조회:1671  추천:33  2009-11-18
이슬 꿰는 빛 리성비 수풀에 떨어진 이슬은 어느날 빛에 꿰이는 순간 비로소 아롱다롱 별빛같은 눈을 갖는다 지상의 이슬 천상의 빛 구슬보다 값진 이슬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신의 눈길같은 그 존재를 꿸수가 없다
346    [시]투우(리성비) 댓글:  조회:1989  추천:44  2009-11-18
투우 리성비 돌창같은 태고의 뿔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붉은천 앞에 당당하다 붉은천은 붉은천의 규칙이 따로 있고 검은소는 검은소의 규칙이 따로 있다 먼 옛날부터 이어온 서반아민속놀이 검은소와 붉은소의 판가리 맨 주먹과 쇠창의 판가리 검은소는 죽으면서도 규칙을 어기지 않고 붉은천은 조소와 욕설속에서 살아남는다 해마다 수많은 검은소들이 세계패권을 쟁탈하는 권투선수처럼 함성의 투우장에 몰려와서 그 자랑스러운 뿔을 휘젔건만 개선장군이 되여 돌아간자는 한놈도 없다
345    [시]만가(림망) 댓글:  조회:1839  추천:22  2009-11-16
만가 림망[중국] 검은 글자가 가득 찍혀있는 종이 한장 되돌아가는자의 소식을 실어왔구나 수많은 세월은 그림자 없는 묘비를 세우고 우리는 다시 사라져간 령혼들의 기억을 더듬는다 가슴속에 반짝 피여났다 사라지는 반디불인가 우리들의 착하나 도움 없는 소원을 흔들어주고 겨울날의 한가닥 해빛처럼 북방, 차거운 공기를 따뜻하게 하는 힘이 실린다 검은 망토의 사신은 홀연히 사라졌다 어디서 다시 오는가 소리없는 발걸음이 뒤잔등을 서늘케 하고 우리가 알수 없는 공간을 스쳐지나며 약속도 없이 다가와 생명의 날개를 움켜잡더라 이젠 몇번째 페지더냐 우리 암담한 시대를 지나온 사람들 오늘은 또 다른 그림자에 덫을 잡혔거니 사신이 손에 쥔것은 무덤가는자의 카드만이 아니더라 먼길 떠난자 기억에는 수많은 꿈이 번뜩이고 그 얼굴들은 스크린처럼 순간마다 바뀌거니 다시 되새길수 없는 어제를 지나쳐오면서 생명의 나무에서 얼마나 많은 마른 잎 떨어뜨리더냐 검은 글자 가득 찍힌 종이는 검은 날개의 까마귀인가 퍼덕이여 황혼을 피빛으로 물들이고 늙은 가수가 작별의 만가를 부르고 또 부르더라 이젠 몇번째 페지더냐 우리 눈앞에서 흩날리는 저렇게도 많은 저주로운 날개들
344    [시]대화(담욱동) 댓글:  조회:1800  추천:33  2009-11-16
대화 담욱동[중국] 해빛 찬란한 바다가에서 넘실거리는 물결을 마주하고 너는 두 팔을 펼치며 바람과 말한다  “날고싶어라” 갈매기와 말한다 “날고싶어라” 또 나와 말한다 “둥둥 뜨고싶어라” “사랑과 사과처럼 뜨고싶어라” 이때 나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하였노라 “나는 아무것도 가질것 없다오 진실하고 방탕한 녀심 하나밖에는”
343    [시]탐구(한춘) 댓글:  조회:1788  추천:31  2009-11-16
탐구 한춘 시계추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거창한 물음을 던지고 문득 굳어버렸다 흙탕밭을 즐겁게 딩굴던 누군가 유리벽앞에서 클랙슨을 꽝꽝 울리더니 검은 울음으로 동결되여 춤추듯 벌린 두팔 모란꽃 뿌리곁에 모든것을 다 토한 다음 먼곳은 돌맹이처럼 던져 믿지 못할 침묵에 맡기고 최후의 답장을 찾았다.
342    [시]풍경(한춘) 댓글:  조회:2003  추천:32  2009-11-16
풍경 한춘 너그러운 해살 한줌이 바람 한소끔과 수작해 산둔덕 한창인 꽃잔치 가로세로 향망을 엮는다 눈팔고 달리던 소녀 하나 그물구멍을 벗어나지 못하다 뒤골목 어느 홈채기에서 신발 한짝을 잃어버리고 깡충깡출 외다리뜀을 한다 뫼돌에 걸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선 소녀 잠자리는 날아가버리고 빈 장대만 서있다
341    [시]혜성(한춘) 댓글:  조회:1797  추천:46  2009-11-16
혜성 한춘 굴레를 벗었다 남의 말을 듣지 않기로 했다 방향이 없다 혹은 어디나 다 방향이다 밤이슬 오른 풀잎들이 입을 다물고있다 어둠이 쪼개지는 시각 또다시 끝없는 적막속으로 짧은 옷자락을 태운다 우주 사계절을 쌓아놓은 페허에서 시간을 략탈한다 무언의 대사(臺辞)를 입은 가사가 지친 조각돌의 아물지 못하는 상처우에 천서 한장을 올려놓다  
340    [시]바람(김인덕) 댓글:  조회:2081  추천:32  2009-11-16
바람 김인덕 밤이면 밤마다 칠흑같은 머리를 풀내음나는 두손으로 정히 다듬고 허위허위 떼구름을 걷어냅니다 구름에 초승달 미끌어가면 회심의 미소를 짓는 당신 머리우에 흐려진 별들을 도글도글 닦고 또 닦습니다 이젠 밤이 깊어 일손을 놓은줄 알었더니 버거운 빨래를 온몸으로 감아 다듬고 푸새하는 당신 먼동이 트는 이른 새벽 하얀 빨래를 이고 귀가할 때까지 흰 회벽의 창호지가 바람을 안고 울고울었습니다
339    [시]자연의 합작(정호원) 댓글:  조회:1690  추천:28  2009-11-16
자연의 합작 정호원 물은 물로만 살다가 어느날 산을 품었다 서로 뒤치락거리다가 그만에 서로 떨어졌다 물이 산을 외면하고 가는데 산이 앞을 막고 길세를 요구했다 물은 울면서 품속의 모래를 꺼내 동족이라고 설명했다 산은 한발 뒤로 비켜 강기슭에 탑으로 서겠다고 수호신으로 지키겠다고 고백하였다 오늘도 물은 시름 놓고 바다로 닿고잇다
338    [시]외로움(석화) 댓글:  조회:1912  추천:34  2009-11-13
외로움 석화 외로움을 손가락사이에 끼워 불 붙여 물면 먼 기억은 가물가물 눈앞에 피여오르고 옛날은 하얗게 재털이에 쌓이다 손가락끝에서 짧아지는 고독 빨갛게 타는 심사 비벼끄고 자리 털고 일어나 들창을 열다.
337    [시]그 모습 다 벗고 포도들은 포도주가 된다(석화) 댓글:  조회:1774  추천:32  2009-11-13
그 모습 다 벗고 포도들은 포도주가 된다 석화 벗으라 한다 벗어야 한다 벗어라 벗자 마지막 한장의 그... 마저도 속살과 속살끼리만 만나 만지고 부비고 삼키고 무너지자 맑은 그 빛갈 달콤한 그 맛 감미로운 그 향기 네가 나 되고 나는 너로 된다 그 모습 다 벗고 비로소 포도들은 포도주가 된다.
336    [시]나의 장례식(석화) 댓글:  조회:2059  추천:32  2009-11-13
나의 장례식 석화 나는 나를 위해 구슬픈 장송곡을 목메게 부르며 나는 나의 무덤을 판다 나는 나의 흙묻은 괭이를 던지고 나는 나의 안식처 나의 무덤에 드러눕는다 시커먼 구뎅이는 구슬픈 기도 읊조리고 서리찬 기운은 쓰다듬어 안아준다 그러면 내가 무져놓은 흙더미 내 몸을 묻어주고 그러면 무덤은 둥그런 언덕이 된다 그러면 파묻힌 내 몸에서 심장만이 살아 아, 그러면 심장만이 살아서 싹터오른다 심장은 한그루의 나무가 되여 하늘 찌르며 자란다 그 나무에선 주렁주렁 새 심장들이 가득 열린다.
335    [시]바람에 길을 물어...(리임원) 댓글:  조회:1162  추천:21  2009-11-12
바람에 길을 물어... 리임원 가자 흔들리며 가자 바람에 길을 물어 바다에서 오열하며 시작된 우리기에 작은 꿈들을 쪼각으로 모아 놓고는 다시 바다로 가는 삶인 것을 가자 흔들리며 가자 농부의 가락같이 타령을 하며 눈물을 흘리며 사랑을 연습하는 동안에도 우리 인생은 자진하고마느니 가자 흔들리며 가자 자연같이 노을빛 아름답게 새들이 석양빛에 날개죽지 가두는 섭리속에 우리는 있다 바람에 길을 묻자  
334    [시]새벽을 위하여(리임원) 댓글:  조회:1230  추천:23  2009-11-12
새벽을 위하여 리임원 나는 너를 맞이하기 위해 저승에서 돌아온다 우리가 만나야 할 정확한 장소에는 아직 꽃이 피여있지 않다 내버려진 채고 구겨진 들판과 밤의 어두운 흔적들 이제라도 돌아서라고 손짓하는 산의 몸짓이 가슴에 그림자로 못박히지만 걸어나가야 한다 사랑이라는 십자가를 달게 짊어진 이상 언젠가는 만나야 할 이날을 위해 나는 오근 인생을 불태워왔다 꽃은 다시 파종해야 하고 아직 깨여있지 않는 천정에 이 가슴속 피를 뿌려 아침을 밝혀주어야 하리라  
333    [시]꽃의 언어(리임원) 댓글:  조회:1210  추천:21  2009-11-12
꽃의 언어 리임원 꽃의 언어는 무지개보다 더욱 빛나는것 선화야, 경아 우리가 불러줄 때 꽃은 아침에 피는 신선한 몸짓으로 그리고 밝은 모습으로 대답해주고 백일홍 방울꽃 아이꽃... 하고 이름지어 주면 비에 젖지 않은이만이 듣게 구겨지지 않은 마음만이 받게 대답한다 꽃의 언어는 수정보다 더욱 순수한것 형님, 교수님, 국장님... 하는 직함이 하나도 없이 프랑스어, 라틴어, 영어, 일본어... 계선이 없이 꽃의 언어는 숨쉬고있다 꽃의 언어는 꽃만이 서로 통하고 서로서로 사랑하고 슬픔을 위로할줄 알고 꽃의 언어는 또 한두돌이 되는 이이들만이 듣는 소리나는 말이다
332    [시]물이 되여(심명주) 댓글:  조회:1315  추천:23  2009-11-10
물이 되여 심명주 너는 물이 되여라 너는 물이 되여라 물이 되여 다가가고 물이 되여 그러안고 물이 되여 떠나가고 물이 되여 누가 다가와 물고기로 노닐게 하고 물이 되여 누가 떠나도 잡지는 말고 그렇게 그렇게 자유로운 물 우주같은 물이 되여라  
331    [시]천지.1(심명주) 댓글:  조회:1477  추천:27  2009-11-10
천지.1 심명주 구천 하고 아홉컬레가 더 되는 옛말 밑천이 깔린 침상에 석침(石枕)으로 비스듬히 기댄채 건가래 떼며 이야기구슬 한줌씩 뿌려주는 쪽빛 고룡(古龙) 한마리
‹처음  이전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