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http://www.zoglo.net/blog/jinzhehu 블로그홈 | 로그인

※ 댓글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홈 > 전체

전체 [ 730 ]

90    [시]별의 이름으로(강영은) 댓글:  조회:1499  추천:16  2008-09-26
별은 별빛만으로 눈망울에 고여듭니다 맑고 투명한 빛 하나로 가슴 속을 채웁니다 그토록 작으면서 충만한, 그토록 멀면서 조곤조곤한, 그 이름 하나로 누군가 캄캄한 밤을 지나갑니다 저마다 어두운 길을 지나갑니다
89    [시]너도 바람꽃(강영은) 댓글:  조회:1374  추천:13  2008-09-26
너도바람꽃, 너도 바람 불면 흔들리니 마음까지 열려 닫을 수 없니 너도 비가 오면 젖어드니 발목까지 젖어 흐르고 싶니 깊은 산 숲 속에 초막 지은 너도바람꽃, 바람 같은, 꽃 같은, 나도 바람꽃이고 싶다 사랑하는 것이 죄가 된다면 그 죄가 잘 썩어 문드러져 아름다운 향기로 피어난다면
88    [시]壁(강영은) 댓글:  조회:1661  추천:17  2008-09-26
壁이 있다 나에게 壁이 있다 벽으로 둘러싸인 나를 지나 너를 열 때 부딪히는 壁 손은 없고 가슴만 있는 눈은 없고 눈물만 있는 壁이 있다 壁일 때가 있다 壁같은 날이 있다 부수고 싶은 壁 나는 나를 넘지 못한다
87    [시]눈물의 임무(박이도) 댓글:  조회:1812  추천:15  2008-09-26
눈물이 흐르고있다는것은 나는 아직 살아있다는것 트인 하늘이며, 어느 산 밑으로 향하여 감격할수 있는 불면의 눈은 화끈히 달아오르는 불덩이 열망하듯 호소하듯 그것은 귀한 보석을 지닌것 눈물이 흐르고있다는것은 아주 먼 날들을 더듬어 훈훈한 초원으로 풍기는 바람속 생명으로 이어오는 많이 반짝이는 별처럼 나는 아직 살아있다는것 생각한다는것 아직 남아있는 사간과 마음껏 주어진 자유로 어쩔수 없이 눈물이 흐르고있다는것은 많은 소망으로 애무하는 이 절대한 생명의 의무  
86    [시]지다 남은 나무잎(T. 고티에 1811∼1872 ) 댓글:  조회:1324  추천:17  2008-09-26
나무 수풀 어느덧 녹슬어 버리고 지다 남은 잎새만 다만 한 잎 쓸쓸히 슬쓸히 가지에 떨뿐 그 잎새는 한 잎, 새는 한마리 이내 가슴에도 이제 와서는 사랑 하나만이 노래 부를뿐 그러기에 가을 바람 흐느껴 불어도 사랑 노래 들을길 바이 없어라. 산새는 날아가고 나무잎 지고 사랑마저 시들었네, 겨울인것을 새야 새야 작은 새야, 오는 봄에는 나의 무덤가에 날아와 울라.
85    [동시]바다(김철호) 댓글:  조회:1486  추천:17  2008-09-26
바 다 김철호 너는 두만강서 흘러왔다 너는 한강서 흘러왔다 바다는 그런걸 따지지 않는다 너는 큰 강이였다 너는 맑은 강이였다 바다는 그런걸 캐묻지 않는다 바다에 오면 다 파란 물 들어 누가 누구인지 모른다 수천개의 강 섞어져 네가 나 되고 내가 너 된다. 《아동문학》2007년 봄호
84    [동시]벙어리(김철호) 댓글:  조회:1361  추천:23  2008-09-26
벙어리 김철호 벙어리장갑만 벙어리니 모자도 벙어리지 머리에 써도 말못하는 모자도 벙어리지 벙어리장갑만 벙어리니 구두도 벙어리지 발에 신어도 말못하는 구두도 벙어리지 《아동문학》2005년 봄호
83    [심사평]소재가 다 새롭고 따뜻하다(배부성) 댓글:  조회:1982  추천:38  2008-09-25
소재가 다 새롭고 따뜻하다 배부성[한국아동문학연구회 부회장] 제3회 옹달샘 한중아동문학상 수상작품 심사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5월 26일(2008년) 오후에 심사위원 전원이 한국아동문학연구회 사무실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엄격하고 진지하게 작품에 대한 심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동시에는 김철호 선생 작품  “유리창”외 5편을, 소년소설에는 손룡호 선생 작품  “피의 호소”를 당선작으로 선정했습니다. 김철호 선생님 동시는 소재가 다 새롭고 따뜻합니다. 수상작품 가운데 특히  “유리창”, “산이 목욕하는 날”, “가랑잎”은 자연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에서만 쓸 수 있는 좋은 작품들입니다. “산이 목욕하는 날”을 가만히 읽고 있으면 지은이의 자연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크고 깊은가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안개 낀 날은 산이 목욕하는 날이다, 홀랑 벗은 몸 감추느라 김 피워 올리며 산이 목욕한다는 이 시적 발상이 참 놀랍습니다. 손룡호 선생님 소년소설  “피의 호소”는 같은 반 학교친구들한테 괴롭힘 당하는 웅수라는 한 소년의 슬픈 이야기입니다. 체구가 작고 연약한 웅수는 힘이 센 친구들한테 늘 괴롭힘을 당합니다. 얻어맞기도 하고 돈도 빼앗깁니다. 친구들은 웅수가 자신들 말을 듣지 않으면 담배불로 몸을 지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웅수는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여자친구까지 괴롭히려는 친구 하나를 용서하지 않습니다. 품속에 숨겨온 비수로 그의 목숨을 해쳐버리는 내용입니다. 이 소년소설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은 물론이고 우리 어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습니다. 상대가 나보다 약하다하여 그를 괴롭혀서는 안 된다는 교훈입니다. 끝으로 좋은 작품을 써주신 김철호, 손룡호 두 분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제3회 옹달샘 한중아동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심사위원:김완기(위원장), 배부성, 강휘생, 서정일.  
82    [기행문]호태왕비(김철호) 댓글:  조회:1884  추천:24  2008-09-25
                                                                                (사진은 1998년에 찍은 호태왕비이다.) 집안시고구려유적답사.5   ㅡ힘찬 남성을 방불케 하는 6.39메터의 거대석   우뚝 솟은 웅장한 기세와 힘찬 남성을 방불케 하는 호태왕비을 바라보노라면 우선 그 거대함에 압도당하게 된다. 집안시 태왕향 태왕촌에 세워져있는 호태왕비는 고구려 제20대 장수왕이 부왕 담덤(淡德) 즉 호태왕의 공로와 수묘인의 관리제도를 알리기 위해 세운 비석이다. 호태왕은 고구려 제19대 왕인데 호는 령락태왕, 시호는 국강상관개토경평안호태왕이다. 18세에 등극하여 39세에 작고하기까지 22년간 64개의 성과 1천4백개의 촌락을 정복하면서 서북으로 료하를 넘어 료서지방을 공략하고 북으로 잔존촌락을 모두다 통합하였다. 남으로 백제를 공격하여 조공을 받았으며 한강계선의 백제령토를 점령하였다. 한편 동남으로 신라를 위압하여 또한 조공을 바치게 하였으며 락동강하루지방의 가야족에 침입해온 왜족을 격퇴시키면서 광대한 지역에 세력을 떨친 고구려에서의 가장 걸출한 국왕이다. 비석은 높이 6.39메터, 각면의 너비 1.3ㅡ2메터 사이이고 중량이 37톤이나 되는 하나의 방추체자연형모양의 회색 응회암(凝灰岩)의 화산석을 조금 다듬어서 만든것이다. 석좌(石座) 역시 거대한 화강석으로 다져졌는데 보매 원래는 한덩이였댔으나 어떤 원인으로 깨여져 지금은 세쪽으로 되였지만 의연히 땅에 단단히 배겨있으면서 비석을 굳게 받들고있었다. 호태왕비의 석재는 모래구성이 있는 응회암으로서 이런 종류의 석재는 오직 화산구부근에서만 발견되는 돌이다. 집안경내에서는 이와 같은 돌이 나는곳이 없다. 그러니 가능하게 백두산천지주위에서 채굴하여 옮겨온것으로 사료된다. 머리속에 거대석재를 운반하는 장면을 상상만 해보아도 저절로 혀가 차진다. 애급의 금자탑을 세우는 그 장면과 뭐가 다를바가 있겠는가. 또 37톤이나 되는 거석을 들어 올릴수 있는 설비도 없었던 그 시기에 이 돌을 어떻게 세웠으며 무슨 수로 1580여년의 자연계와 인류사회의 온갖 풍파를 겪으면서도 끄떡 않게끔 고정해놓았을가. 그리고 사면 석면에는 어떻게 글을 새겼고… 비석은 1면에 11줄, 2면에 10줄, 3면에 14줄, 4면에 9줄 이렇게 모두 44줄의 글자를 새겨넣었는데 한줄에 41자가 새겨져 1804자가 되겠으나 결자가 생겨 실제로는 1775자이다. 줄과 줄사이에는 세로로 칸을 나누어 선을 그었으며 좌로부터 우의 순서에 따라 정방형으로 조각하였는데 글씨의 크기는 손만큼 했다. 《옛날에 시조 추모왕이 고구려를 세울 때 북부여에서 왔노라. 그이는 하느님의 아들이요, 어머니는 하백의 딸이였노라. 알을 깨고 출생하매 원래부터 성스러운 덕이 있었노라…(惟昔始祖鄒牟王之創基也, 出自北夫餘, 母河伯女郞, 剖卵降世, 生子有聖德…)》 이렇게 고구려의 건국신화로터 서술되여있는 비석에는 왕위의 계승과 전쟁업적, 조상의 묘를 지키고 생계를 유지하는 등 당시의 당부까지 까근히 기록되여있어 그야말로 고구려력사를 연구하는 진귀한 자료가 아닐수 없다. 15세기 좌우, 조선의 사람들은 압록강 건너편에서 이쪽을 바라보면서 이 거대석을 금나라 황제의 묘비가 아닐가 의심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1870년에 와서야 당지 채벌농민들에 의해 이끼가 차고 넝쿨이 덮인 선돌로 발견되여 소문이 났는데 청나라 화인현 현지사 아래에서 일하는 관원 관월산(關月山)이라는 사람에 의해 그 깊이가 파지게 된다. 관월산은 돌에 낀 이끼를 뜯다가 뜻밖에도 글이 새겨져있는것을 발견하고 미칠듯이 기뻐했다고 한다. 그는 탁본을 만들려고 했지만 이끼가 덮여 도무지 되지 않아 겨우 뜯어낸곳에서부터 몇글자를 탁본할수밖에 없었다. 그는 탁본한것을 친구들께 선물로 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후 사람들은 우분, 마분을 바르고 마른후 불을 달아 이끼를 없애고 탁본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때 불에 달구어지면서 돌이 튀는 바람에 귀중한 몇글자를 손상받게 되였다. 찬찬히 바라보니 불에 튄것 같은 자리와 금이 선곳이 보였다. 우리의 안내를 맡은 태왕체창시자이며 태왕체서예학회 회장인 진유국씨는 호태왕비의 서예에 대해 이렇게 설명해주었다. 《호태왕비의 서법은 소박하고 무게가 있으며 웅위롭고 대범하며 안정된 산과 같이 드맄없이 자연스러우면서도 호방하다.》 호태왕비건립년대는 기원 414년, 바로 중국의 동진시대로서 진나라 황실이 남하하면서 남북이 대치하는 국면이 형성된 시기이다. 이로인해 중원지구가 계속 전화를 겪고 황실이 흔들리자 이 혼란한 틈을 타 고 구려가 이 지역에서 신흥력량을 이루었다. 고구려정권이 형성된후  무력이 끊임없이 증강되고 령토 역시 부단히 확대되여 직접 황실까지 위협하자 진나라 조정에서는 고구려에 많은 군사를 파하여 토벌과 진압을 단행했으나 이러한 전쟁은 오히려 고구려로 하여금 더욱더 정치경제의 높은 봉우리로 밀어올려주었을뿐이였다. 또 이 전쟁은 중원의 서법예술을 북방에 전달하는 역활을 하여 고구려민족의 기질과 상호 융합되게 한것이다. 호태왕비는 고구려의 형성과 발전의 력사를 탐색하는데 극히 중대한 사료를 제공해주는 자료보고(寶庫)이며 고구려민족의 지혜가 슴배인 건축예술의 명주이다. 호태왕비는 압록강 푸른물을 바라보면서 고구려의 유풍을 영원히 보존하는 기념비로 솟아 세인들을 불러들일것이다. 우리들은 경탄의 마음을 가까스로 누르면서 호태왕비를 우러러 크게 머리를 숙였다.   연변일보 1999년 3월 26일    
81    [기행문]화려한 고구려고분벽화(김철호) 댓글:  조회:2288  추천:30  2008-09-25
집안시고구려유적답사.4 ㅡ1400년 추월추풍에도 색바래지 않은 고구려고분벽화   길림성 백산시문물관리소에서 일하고있는 태왕체창시자이며 태왕체서예학회 회장인 진유국씨가 이날 우리를 인도해 오회분탐방을 진행했다. 진유국씨는 다년간 고구려유적에 대해 깊이 탐구한 한족학자로서 집안의 유적지를 들고꿰는 사람이였다. 오회분참관도 금지되여 있는 상황이었지만 관리일군과 막연한 사이였는지라 손쉽게 기회를 가질수 있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묘에 대한 시간적 제한없는 참관을 할수도 있었다. 아래에 서술되는 묘실에 대한 묘사와 벽화에 대한 묘사는 진유국씨가 그날 구체적이고 생동하게 설명해주어 가능했었다. 또 그가 다년간 연구한 자료와 《집안문물지(集安文物志)》가 큰 도움을 주었다.   통구고분군 우산묘구에는 5기의 높고 큰 봉토묘가 있는데 동서 한일자로 배렬되여있고 5개의 큰 투구같기때문에 이곳 사람들은 오회분(五盔墳) 또는 오괴분(五塊墳)이라고 부르고있다. 오회분은 통구평원중부 우산묘구 최남단에 위치해있는데 남면은 철도주택구이며 북면은 논밭이다. 남으로 집안역과 350메터쯤 떨어져있고 서에서 동으로 다섯번째 묘가 바로 5호묘인데 민간에 유일하게 개봉한 벽화무덤이다. 이 묘는 항일전쟁때 이미 도굴다했었다.   바깥문을 따라 묘도에 들어서니 넓은 공간이 있고 묘실로 인도하는 용도(甬道)좌우에는 힘찬 력사(力士)가 그려져있었다. 한사람은 활에 살을 먹여 당기고있고 다른 한사람은 손에 창을 쥔채 묘실을 지키는 모습이였다. 순간 묘실안은 신비로운 분위기에 싸이면서 종교적성역에 들어선것 같은 착각이 오는것 같았다. 묘실의 평면은 반듯한 정방형으로 동서길이 4.37메터, 남북 너비 3.56메터에 정교하게 다듬은 큰 화강암석재로 쌓았고 백회로 틈을 메웠다. 네벽은 높이가 2.18메터로 약간 안으로 경사졌고 그 우로 량방(樑枋)을 바로 두었다. 량방우는 말각천정으로 교차되는 구조이며 맨 우는 반듯한 돌로 천정을 막았다. 묘실의 높이는 4메터쯤 되여보였다. 묘실안에는 세개의 돌로 된 관대를 두었는데 동서로 배렬되였다. 관은 없고 텅빈 관대만이 남아았었다. 용도 좌우벽을 비롯해서 묘실 네벽, 천정에 화려한 벽화가 그려져있었는데 그 절묘하고 신비로움에 저절로 탄성이 터져나왔다. 벽화는반듯한 석재 암면우에 직접 그려졌는데 찬란하고 다채로우며 화려하고 웅장했을뿐만아니라 뛰여나고 류창했다. 묘실 네벽에는 큰 폭의 사신도(四神圖)가 그려져있어 전체 벽화의 주체를 이루고있었다. 머리는 남을 향해 치켜세우고있는 자태인데 황, 록, 홍갈색을 입혔다. 사지는 흰 날개가 달려있고 발톱은 예리했다. 이 묘의 벽화중에는 룡이 모두 39마리 있다고 한다. 서벽에 그려져있는 벽화는 남으로 뛰여나오는 자세였다. 몸은 백색이고 묵선으로 얼룩무늬를 묘사했으며 복부는 분홍색이였다. 다리뒤에  흰 날개가 달려있었다. 남벽은 용도를 사이에 두고 동서 량단으로 나누어지는데 각각 주작을 한마리씩 그렸다. 부리는 뾰족하고 가늘며 붉은 색은 불타듯 강렬했다. 몸은 홍색, 꼬리와 날개는 황색, 홍색으로 구분되여있었다. 머리를 치켜들고 서로 마주보며 복판 련화자에 서있는 모습이 금방 날개치며 날아갈것만 같았다. 북벽은 현무(玄武)인데 거북과 뱀이 뒤엉켜있었다. 거북은 몸은 서쪽으로 향하면서 머리를 돌려 우를 향하여 아래로 뻗쳐있는 뱀머리와 상대하고있었다. 묘실 네귀퉁이에는 괴수가 천정기둥을  받치고있는데 모두 짐승얼굴에 사람몸이였다. 뿌리있는 라체였다. 신비하고 상징적인 주제를 합리적인 배치와 보완적인 배렬을 통해 현란한 색채와 동중정(動中靜)의 붓길로 표현한 기교에 저절로 혀가 차졌다. 벽화의 다른 부분의 내용은 신선, 우인(羽人), 비천(飛天)으로 천정석말각에 교차된 천정우에 그려졌다. 첫번째 천정석의 4면에는 각각 룡이 한마리씩 그려져있는데 발은 량방에 서있고 배와 등은 천정끝에 닿아있었다. 입은 크게 벌려져있어 마치 석벽우의 작은 구명을 물고있는것 같았다. 구멍안에 백회흔적이  보이는것으로 미루어 진주거나 옥석같은것을 상감으로 장식했었지 않았을가 짐작된다. 동남면 말각석우에는 오른쪽으로 소머리를 한 사람과  비천이 있었다. 소머리를 한 사람의 눈은 송록석(松綠石)을 상감했고 몸체는 선인의 형태로 갈색의 깃이 뽀족하고 소매가 넓은 옷을 입었고  허리에는 록색의 천이 졸라매여져있었다. 오른 손에는 벼이삭을 쥐고 뒤를 향해 무엇인가를 부르고있었다. 그 뒤는 비천인데 머리를 풀어헤치고 코수염을 길렀다. 황색의 깃이 뾰족하고 소매가 긴 도포를 입었는데 오른 손에는 홰불을 들고있었다. 동북에는 복희, 여와의 일월신이 그려져있었다. 동방의 천지창조신이다. 서북에는 룡을  탄 선인과 나는 기발을 탄 사람이 그려져있었다. 서북에는 수레바퀴를 만드는 제륜신(制輪神)이 있다. 그리고 제륜신의 오른쪽에는 갈색의 긴 우의(羽衣)를 입은 사람이 보리수아래에서 허리를 굽히고 무언가를 조작하고있는데 틀림없는 야철신(冶鐵神)이다. 고구려 제철업의 일단을 보여주기도 하는 벽화이다. 두번째 천정석의 각면에는 룡을 타고 앉은 기악천인(伎樂天人)이 그려져있었다. 천정석아래와 천정의 두껑돌에는 몸을 틀고있는 룡 또는 룡호상박의 그림이 그려져있었다. 추상적인 소재의 현실적인 표현은 그야말로 조화의 극치를  이루고있었다. 진유국선생의 소개에 따르면 이 묘의 벽화에는 원래 도금무늬가 입혀져있었고 조수(鳥獸)의 눈은 청옥(靑玉)으로 상감되여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한 선인의 오른쪽 눈에 송록석이 박혀있는 외에 그 나머지 상감물은 존재하지 않고 그저 상감을 입힌 흔적만 있을 따름이였다. 봉토의 규모, 화면내용의 풍부하고 화려함으로 볼 때 이 묘임자는 고구려왕족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굉장한 묘실구조와 완숙한 회화기교로부터 고구려인들의 뛰여난 재능을 충분히 볼수 있었다. 1400년의 추월추풍속에서도 의연히 생동한 색채를 보존하고있는 벽화를 우러르노라니 한편 고구려는 강대한 국력을 갖고있는 문화의 대국이였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뿌듯해났다.   연변일보 1999년 3월 23일
80    [기행문]동방의 피라미트ㅡ장군총(김철호) 댓글:  조회:2393  추천:30  2008-09-23
                                              집안시고구려유적답사.3   피라미트형의 고분 장군총(將軍塚)은 집안시교의 동북쪽 5킬로메터쯤 상거한 룡산기슭에 우뚝 솟아있다. 마주하는 순간 애급의 피라미트를 바라보는것 같은 착각이 들면서 누구라 없이《금자탑!》하고 부르짖게끔 웅위롭기 한량없는 고구려의 적석고분이였다. 뭇박힌듯 우두커니 서서 그 장엄함에 매혹되여 련속 경탄을 터치는데 예쁘게 생긴 안내원 한족아가씨가 장군총에 대해 까근히 해설해주었다. 장군총의 외형은 잘 다듬은 화강암을 사용하여 방형 7단의 피라미드형으로 만들었는데  바닥밑변 한변의 길이는 35.6메터, 높이는 12.4메터 된다. 웃부분은 뽀족하여 면마다 보호하기 위한 큰돌이 세개씩 세워져있다. (12개 받침돌가운데 1개가 잃어져 지금은 11개가 남아있다.) 1100여개의 세밀히 가공된 석재가 사용되였는데 가장 큰 석재의 길이는 5.7메터, 너비는 1.12메터, 두께는 1.10메터나 되였다. 장군총에서 서북 20킬로메터 떨어진 양차향 고대촌 상록수다리부근에서 고구려채석장 하나를 발견했는데 장군총석재와 석질이 똑 같다고 한다. 지금도 정자리가 또렷한 돌과 채 다듬지 않은 석재가 널려있는 채석장은 장군총석재의 원지임이 틀림없다고 하니 돌을 캐여 현지에서 잘 다듬은후 20킬로메터의 험하고 가파로운 산길을 운반했음이 분명하다. 여름의 땡볕에 그을고 겨울의 한풍에 얼면서 선혈로 이룩한 고루려사람들의 장거이다. 맨 밑층의 석재는 허리께를 넘었다. 잘 드는 칼로 썩둑 벤든 곱게 다듬은 석재를 손으로 쓸어보니 너무도 깔끔했다. 정자리 하나 없이 다듬느라니 얼마마한 정력과 지혜가 들었으랴. 자그마한 오차도 없이 모가 딱 맞게 다듬은 석재는 현대도구로 가공한대도 이렇게 바를수가 있을가.   작은돌 무게 15톤   릉묘의 무너지을 방지해 기대여놓은 보호석은 다듬지 않은 자연석이였는데 높이가 3.5메터쯤씩 되여 보였고 가장 작은 돌의 무게가 15톤 넘는다고 한다. 이러한 장대석을 받쳐놓은 곳은 지금도 평형을 잡고있는 반면 하나 잃어져있는 뒤면 오른쪽 벽은 돌의 틈새가 벌어지면서 곧 무너져내릴것만 같았다. 참으로 멋으로 기대여놓은 장대석이 아니라 1600여년의 세월을 버티여주게 한 기둥석이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고구려사람들의 건축공예에 다시 한번 혀가 차졌다. 다섯번째 층에 묘실까지 통하는 구명이 나있는데 일찍 도굴당할 때 낸 구멍자리라고 한다. 거대의 암석을 어떻게 깨고 들어갔는지가 의문이다. 서늘한 기운이 풍기는 묘실에 들어서니 길이와 너비가 5메터쯤 되고 높이가 그보다 좀 더 높아보이는 널방에 장방형 석관좌가 두개조로 나뉘여져있는것이 보였다. 왕과 왕후의 관을 놓았던 자릴일것이라고 한다. 이 무덤의 서남쪽 1킬로메터쯤 되는 지점에 관개토왕비가 서있어 이 무덤이 가능하게 광개토왕릉묘라고 하는 일설도 있으나 아직 고증이 확실치 않아 어느 왕의 릉묘인지 모르나 확실히 왕의 릉묘인것만은 사실인것 같았다. 고구려벽화무덤의 기원을 3세기무렵까지 밀고올라갈수 있다고 하니 이 적석총은 그 이전의 무덤이 아닐가 생각된다. 빤빤한 묘실벽에 한점 벽화도 그려저있지 않은건 묘주의 신분이 낮아서가 아니라 아직 그러한  문화가 도래되지 않았기때문일것이다.   탄성이 나오는 암괴   묘실의 정상부는  한개의 통 암괴로 덮였는데 60평방메터의 50톤 되는 돌판이라고 한다. 저런 암괴를 어떻게 얹었을가. 탄성이 나오지 않을수 없다. 그 돌판을 버티게 쌓은 묘실벽은 가쯘히 다듬은 석재로 6층되게  쌓아올렸는데 귀가 딱맞고 틈서리가 조금도 없이 맞물려있었다. 묘실을 나와 무덤꼭대기에 오르면 회색무늬의 기와쪼각 같은것을 손쉽게 주을수 있었다. 네면 가장자리의 돌에 인공으로 다듬은 기둥구멍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질서있게 많이 뚫려있는데 보아하니 전각을 세웠던 자리인것 같았다. 고구려의 대형적석묘 웃부분에는 건축물이 축조되여 있었다는 기재도 있으니 전각이 세워졌댔음이 틀림없어 보인다. 장군총뒤의 북쪽 50메터쯤 떨어진 곳에 순장무덤 한자리가 있는것이 보였다. 그 형태는 돌기초우에 세운 돌막이였다. 이런 무덤이 원래 다섯자리 있었다고 하나 지금에 남아있는것이 이것 하나뿐이다. 역시 도굴당해서 이쪽에서 저쪽으로 빤히 내다보일만큼 구멍이 펑 뚫려있고 한모서리가 허무러져내리기까지 했다. 태양이 면바로 직하하고있는 점심때쯤이라 장군총꼭대기에 름름히 서서 허리에 손을 찌르고 사위를 둘러봄이 사뭇 위무당당한 기분이였다. 무덤의 방향은 정면이 서남이 되도록 되여있고 네 모서리가 각각 동서남북을 가리키고있었다. 북쪽으로 룡산을 등지고 남쪽을 바라보니 비탈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촌락들과 조선의 군산이 눈에 잡혀온다. 이 땅에 살면서 위대한 문화를 창조한 고구려사람들의 뜨거운 숨결이 금방 피부에 닿는것만 같았다.   연변일보 1999년 2월 22일.  
79    [기행문]동북아의 찬란한 문화의 중심지 환도산성(김철호) 댓글:  조회:2274  추천:35  2008-09-19
                                          환도산성전경 집안시 고구려유적지답사.2   환도산성은 국내성에서 2.5킬로메터 떨어진 환도산에 위치해 있다. 삼국사기에《유리왕 22년(기원 3년) 수도를 졸본ㅡ오년산성에서 국내성으로 옮기고 위나암을 쌓았다》고 기록돼 있는데 위나암이 바로 환도산성이다. 환도산성은 동북쪽에서 서남으로 이어져내려 압록강북안의  여러 산봉우리들을 거느리고있는 장백산계 로령산맥의 산악에 위치해 있다. 웅장한 암산(岩山)을 타고 축조되여 남향개면(南向開面)하였고 고구려산성의 특징인 포곡형(包谷形)으로 골짜기를 끌어안은 모양이 보기에도 마음이 무거워나면서 걸음마저 들떠졌다. 여기가 바로 만주땅을 호령하고 중원까지 힘줄을 뻗치면서 동북아의 호랑이로 틀고앉았던 고구려제국의 발전기지였단 말인가. 옹성을 가진 성문이 있었다는 남문유적지를 쑥 꿰면서 곧바로 성내로 걸어들어가는 마음이 자꾸만 설레이였다. 발부리에 걸채이는 허무러진  성벽의 돌들, 여기저기 널려있는 기와파편을 바라보노라니 탄성이 절로 터졌다. 환도산성은 국내성의 외각에 있던 군사수비성으로 국내성과 거의 동시에 쌓은것으로 판단되고있다. 고구려는 수도근처에 반드시 일종의 대피하거나 장기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수비성을 두고 때로는 수도로 쓰기도 하였다. 환도(丸都)는《알맹이》라는 뜻이다. 즉 중핵도시란 의미와 함께 수도를 가리킨다. 그러니 우리가 한창 밟고있는 이 땅이 거의 2천년전부터 400여년을 고구려문화를 형성하고 그 빛발을 만방에 뽐냈던 황성옛터인것이다. 남문을 금방 통과한후 곧추 바라보니 옹성북쪽에 산 같아보이는 둔덕이 눈에 띄였다. 전투지휘소로 알려지는 점장대라는것이다. 바로 그 둔덕의 동남쪽에 50평방메터쯤 되여보이는 작은 늪이 멀리서도 파란 물기를 반뜩이고있는데 유명짜한《음마지(飮馬池)》라고 한다. 고구려 제3대 임금 대무신왕(재위 기원 18년ㅡ44년) 11년 7월, 한나라 료동태수가 군사를 거느리고 공격해왔다. 왕이 여러 신하들을 모아놓고 대전방안을 짜는데 좌보(左輔) 을두지가 맞서싸우자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접어놓으면서 수적으로 렬세이기에 꾀로 물리쳐야 한다고간했다. 왕은 을두지의 계략에 머리를 끄덕인후 성문을 굳게 닫고 적들의 군사가 피로해지기를 기다렸다. 수십일을 굳게 지켰으나 적들이 도무지 포위를 풀려고 않자 급해난 왕이 다시 을두지에게 계략을 물었다. 이에 을두지는 한나라군사들은 오래동안 포위함으로써 우리들이 견뎌내지 못하기를 기다리고있으니 못속에 잉어를 잡아서 술을 곁들여 한나라 군사들에게 보내는것이 좋겠다고 했다. 한나라 군사들은 과연 잉어와 술을 받고는 곱다라니 포위를 푼후 퇴각해버렸다. 성안에 물과 고기, 량식이 충족한줄로 여겼던것이다. 이런 유명한 사화의 산지인 음마지를 바라고 금방 가을밭갈이를 마친 밭사이를 꿰지르는 걸음이 급하기만 했다. 마른 풀에 둘레를 가리우고있는 작은 늪은 대군의 식수원으로는 천만 부족했다. 잉어인것이 아니라 미꾸라지도 기르기엔 지금엔 힘든 늪이였다. 그러나 늪가에 앉아 맑은 물에 손을 잠그고 지략이 넘치였던 고구려장군의 충혼을 빌기에는 마음이 넉넉하기만 했다 음마지에서 자리를 떠 높이 11ㅡ12메터쯤 되여보이는 점장대에 올라서니 압록강으로 흘러가는 통구하와 집안시의 한모퉁이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산성의 지형이 더욱 눈에 잘 안겨왔다. 자연이 만든 봉우리들의 등성이를 리용하여 석축된 산성은 동, 서, 북의 3면은 거의 반원형을 이룬 험준한 암산릉선을 돌아가기때문에 성외는 깎아지른듯한 절벽이고 안으로는 넓다란 언덕을 이루며 남벽만이 지세가 낮아진 강안절벽우에 있어서 천연적으로 키모양을 이루고있었다. 10만명을 능히 주둔할만큼의 장소였다. 성벽 총둘레가 길이가 6951메터, 가장 높은 봉우리가 해발 676메터이다. 성안에는 4ㅡ5세기에 만든것으로 보이는 36기의 무덤이 남아있고 주추돌이 줄지어놓여있는 3개의 건물터가 있는데 아직도 고구려의 기와와 유물들이 많이 발견되고있다고 한다. 동쪽 그닥 높지 않은 릉선우에서 바깥쪽을 바라보니《산성하고분군》이 한눈에 잡혀왔다. 아름다웠다. 아니, 웅위로웠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고분군의 하나인 산성하고분군은 한폭의 거대한 화폭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이 환도산성주변에만 무려 4700여기의 고분이 있으며 집안지역 전체에는 1만2000여기가 있다고 한다. 작은 고분도 있지만 직경이 60메터 넘는 엄청난 크기의 고분도 적지 않다는것이다. 이같이 거대한 고분군은 고구려의 문화수준과 함께 경제력도 뛰여났음을 시사해준다. 고구려를 위대한 나라로 만든 강한 힘은 과연 무엇이였을가. 700여년 강국으로 존속할수 있은 그 위대한 힘의 뿌리는 어디에 있었을가. 고구려는 강한 군사력으로 대외팽창을 강행했으며 특히 광개토왕과 장수왕시기는 동북아세아의  력학관계가 급변하면서 다중방사상(多重放射狀)외교라는 복잡한 신질서가 구축됐다. 이 틀속에서 고구려는 지리적리점과 황해의 해양활동권을 활용해서 중핵조정자로서의 역활을 했다. 5ㅡ6세기경의 고구려령토에는 동만주와 연해주일대의 수렵삼림문화, 동몽골과 북방방면의 유목문화, 화북에서 올라오는 한족의 농경문화, 해양을 통해서 들어오는 해양남방문화 그리고 조선반도 남부의 문화 등이 하나로 모였다. 그러니 고구려가 동북아세아에서 가장 다양한 문화가 집결된 중심지였다는 얘기다. 이러한 문화가 군사력과 경제력을 우쩍 키워 고구려제국의 찬란한 력사를 이룩했을것이다.   연변일보 1999년 1월 28일      
78    [기행문]고구러의 두번째 도읍 국내성(김철호) 댓글:  조회:2031  추천:28  2008-09-19
ㅡ집안시 고구려유적지답사.1   기원 3년부터 400여년간 고구려의 두번째 수도로 그 력사를 짙에 수놓았던 압록강중류지역 집안시, 고구려 제2대 유리왕때 졸본 또는 홀성골성에서 천도한 국내성(國內城)의 초로한 잔해는 집안시내 주택가의 아빠트단지에 포위되여있었다. 유적은 지상 2메터 정도까지 돌이 남아있을뿐 볼품없이 방치돼있어 마주선 마음이 쓰리고 아팠다. 장방형의 석재로 5메터 높이의 성벽을 거의 2700메터나 쌓았다는 웅기의 풍치는 어데로 가고 페허를 방불케 하는 돌각담으로 남았을가. 국내성은 동쪽의 룡산, 북쪽의 우산 그리고 서쪽으로 통구하를 건너 칠성산으로 둘러싸여있고 남쪽으로는 압록강이 유유히 흐르는 풍수상 전형적인 배산림수(背山臨水)의 지형, 지키기는 쉬우나 공격하기 어려운 천험의 요새요 천혜의 도읍이였다. 서쪽과 남쪽의 천연적인 해자(垓子)외에도 동쪽과 북쪽의 성벽을 따라 건해자(乾垓子)의 흔적이 있는데 폭이 10메터쯤에 이르렀으나 시가지로 형성되면서 흔적이 거의 없이 메워지기도 했다. 이러한 천혜의 땅을 도읍으로 정한 유리왕은 어떤 사람인가. 기원전 37년, 북부여의 기성세력의 등쌀에 배겨낼수 없었던 고구려시조 주몽은 단신으로 탈출, 졸본(卒本)에 고구려의 첫 도읍을 세우고 동명성왕(東明聖王)이 되였으나 아들 유리는 어머니 례씨와 함께 부여에 남아 남들로부터《애비없는 후례자식》이라는 대접을 받아야 한다. 아버지의 신상을 지꿎게 따지는 유리의 물음에 어머니는《일곱모진 바위돌우의 소나무아래에 유물을 묻어두었으니 그것을 찾아가지고 오면 아들로 인정하겠다》는 떠날 때 한 아버지의 말을 전한다. 유물을 찾아 산과 물을 샅샅이 뒤지다가 결국 자기 집 퇴마루밑에서 일곱모진 주출돌과 주추돌우에 세운 소나무기둥을 발견하고 거기서 부러진 칼토막을 찾아가지고 아버지를 찾아가 끝내 태자로 된후 왕업까지 이어받는다. 유리왕 21년 3월에 나라의 교제(郊祭)에 쓸 됒가 달아났다. 옛날 고구려사람들은 돼지를 신에게 바치는 례물임과 동시에 국도를 정해주거나 왕위를 이을 아들을 점지해주는 신통력을 지닌 짐승으로 인정했다. 그러한 돼지가 달아났으니 큰일이 아닐수 없었다. 왕은 장생(掌生) 설지를 시켜 돼지를 쫓아가게 하였더니 국내 위나암(國內尉那岩)에 이르러 돼지를 붙잡아 국내 사람의 집에  가두어 기르게 한후 돌아와 아뢰기를 국내위나암은 산이 험하고 물이 깊으며 땅은 오곡을 키우기에 마땅하며 또한 노루와 고라니와 자라와 물고기가 많이 나니 왕이 만약 도읍을 옮기면 백성의 리익이 무궁할뿐만아니라 또한 병혁(兵革)의 두려움도 면할수 있다고 하였다. 이해 9월 왕은 국내에 가서 지세를 살피고 온후 유리왕 22년(기원 3년) 국내에 천도하였다. 그러니 국내성은 돼지가 점지해준 수도인것이다. 성의 평면구조는 거의 네모꼴이며 산하(山河) 의 방향을 따르고있다고 할수 있어 동남향이다. 둘레는 2686메터, 성내의 도로는 남북을 관통하는 조양가와 동서를 가로지나는 승리로, 북쪽의 단결로로 이루어졌는데 옛 고구려시기에도 성중의 주요한 도로였다고 여겨지며 이들 도로가 통하는 6개의 문 역시 옛터일것이다. 40년대까지만 하여도 성문과 성벽이 그 위용을 과시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국내성은 아빠트나 상가가 들어차고 그 사이로 길이 가로세로 뻗어 성문은 물론 성벽마저 거의 파괴되여가고있었다. 다만 북쪽의 아빠트단지 사이에 마치 뚝처럼 5ㅡ6단 정도가 남아 동서로 뻗어있다. 통구하옆 주택지안에 있는 서벽은 잡초가 우거진채 민가마다 헛간이나 측간의 벽으로 사용되고있었다. 집안시박물관마당에 아무렇게나 방치되여있는 고구려석재유물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한숨을 톺았다. 그 하나하나가 비할데 없이 귀중한 유물이건만 마치 임자없는 물건마냥 사철 눈비를 맞으며 구석에 처박혀있으니 가슴아프지 않을수 없다. 박물관을 참관하면서 구겨졌던 마음이 조금 풀려지는것 같았다. 고구려건국전후의 각종 류형의 출토문물과 건축유적모형, 환도산성지형모형, 대형호태왕비탁본 및 사진, 국내외 학자들이 호태왕비를 연구한 저작, 자료, 고구려무덤의 연변관정을 보여주는 도편과 왕릉사진, 고분벽화사진…. 이러한것들이 체계적으로 잘 소개되고있었다. 기원 3년부터 기원 427년 장수왕때 평양에 천도하기전까지의 424년의 그 비운의 고구려력사가 금방 눈앞에 펼쳐지는것 같아 가슴이 뜨거워났다. 이제 다녀보아야 할 환도산성, 호태왕비, 장군총, 고분벽화 등을 눈앞에 그리면서 마음을 가까스로 달래여야 했다. 연변일보 1999년 1월 1일      
77    [동시]달력(김철호) 댓글:  조회:1681  추천:28  2008-09-19
달 력 김철호 달력에는 엄마 아빠 그어놓은 동그라미 수두룩하다 할배 할매 생일날에 동글 큰아버지 생일날에 동글 삼촌 생일날도 동글 외삼촌 생일날도 동글 동그라미 친 날 다가오면 내 마음은 기쁨이 남실 그런데 엄마 아빤 얼굴만 잔뜩 흐려진다 웬 일일가? 《꽃동산》1999년 제3기  
76    [동시]아기발자국(김철호) 댓글:  조회:1649  추천:36  2008-09-19
아기발자국 김철호 하얀 마당에 하얀 발자국 옴폭옴폭 삐뚤삐뚤 하얀 발자국 아기 혼자 걸어간 예쁜 발자국 살구나무곁에 가서 쉬해 놓고는 대문밖에 사라진 예쁜 발자국 아하! 똑똑똑 떨어진 꽃이파리 한마당 《꽃동산》1999년 제6기  
75    [동시]개울물의 엄마는(김철호) 댓글:  조회:1568  추천:35  2008-09-19
개울의 엄마는 김철호 개울물의 엄마는 강일거야 강을 찾아 개울개울 울며 가다가 다른 애와 만나서 손목을 잡고 그냥 그냥 개울개울 울며 가다가 끝내는 강을 만나 품에 안기는 개울물의 엄마는 강일거야 《꽃동산》2000년 제3기  
74    [심사평]쉽게 재미있게 읽히는 동시(전성호) 댓글:  조회:1852  추천:40  2008-09-19
쉽게 재미있게 읽히는 동시 ㅡ제1회 윤정석아동문학상 심사평 전성호   2007년 7월 8일 오전 9시경, 제1회 《윤정석아동문학상》최종 심사가 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 사무실에서 진행되였다. 참가자 심사위원들로는 김호웅, 한석윤, 최문섭, 전성호 등이다. 심사위원들은 먼저 작자의 이름이 밝혀지지 않고 번호만 적혀있는 7명 작가의 작품들을 두고 반복 열독하였다. 이 7명 작가의 작품은 해당 편집부에서 50여명 작가들이 보낸 작품들에서 초심을 거쳐 종심에 교부한 작품이다. 여기에는 2명 작가의 아동소설 2편이 있었고 2명 작가의 동화 2편이 있었으며 3명 시인의 동시 17수가 있었다. 종심을 끝내고 이들 작품의 작자들을 확인하였는데 아동소설을 보낸 이들로는 전춘식, 허두남이였고 동화를 보낸 이들로는 전광하, 리영철이였고 동시를 보낸 이들로는 최룡관, 김득만, 김철호였다. 이번에 종심에 올라온 작품들은 모두 나름으로의 특징들이 있었고 비교적 우수한 작품들이였다. 허두남의 아동소설 《도시락에 담긴 사랑》에서 보면 나중에 도시락이 바뀐 사연이 알려지면서 가슴치는 짜릿한 감동이 있었고 전춘식의 아동소설 《오리오리 동동》에서 보면 이야기의 전개가 깜직하여 감칠맛이 있었으며 리영철의 동화 《괴상한 흡진기》는 상상이 기발하여 감탄을 자아냈고 전광하의 동화 《백조왕국의 이야기》는 동물특징에 의한 이야기의 펼침이 생동하였다. 동시에서 보면 최룡관의 동시 《아가》, 《땅거미》, 《봄은야》, 《톡톡톡》, 《볼우물》 등에는 엉뚱함이 있음과 더불어 새로운 시도가 엿보였고 김득만의 동시 《아지랑이 꿈》, 《아가구두》, 《들통났나봐》, 《구름배》, 《집수리》에는 새로운 발견이 있음과 더불어 알레고리수법의 능란한 사용으로 매력이 있었다. 우리 중국조선족 아동문학창작에서 동요동시창작에 비해 동화나 아동소설 등 산문분야의 창작이 좀 뒤지고있다고 인정한 우리 평심위원들은 저저마다 같은 상황이라면 산문 쪽을 밀어주려는 생각들을 가지고있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공평성을 기해야 한다는 이 신성한 자대와 원칙 앞에서는 누구도 자유로울수 없었다. 결과 우리 평심위원들의 일치한 견해는 《작은 하늘》, 《오솔길》, 《산그늘.1》, 《석공》, 《바다에 가보니》 등 동시들을 보내온 김철호 동시에 《윤정석아동문학상》본상을 줘야한다는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물론 아쉬움을 많이 남기는 결정이였다. 그 아쉬움은 해마다 단 한사람만 선정한다는 전제조건때문이였다. 김철호 동시에 대한 평심위원들의 공동한 견해는 일반적으로 우리의 동시들이 아이들에게 제대로 다가서지 못하여 잘 읽히지 않는것이 결점인데 비해 김철호의 동시들은 아이들에게 바싹 다가서고있기에 아주 쉽게 읽힌다는 그것이고 김철호의 동시들은 아이들에게 발을 붙여 창작되면서 동심적인 발상에 의한 엉뚱한 발견이 있으면서도 재미있게 엮어지고있다는 그것이다. 즉 쉽게 읽히고 재미있게 읽힌다는 그것이다. 동시 《작은 하늘》에서 보면 비오는 날 우산을 가지고 동시를 엮었는데 시인은 아이들 손에 잡혀 비를 막으면서 펼쳐진 우산에 의한 하늘을 《작은 하늘》, 《저마끔》 가지고있는 《하늘》이라고 하여 이 동시는 쉽게 읽히면서도 재미있게 읽히고있다. 동시 《오솔길》에서 보면 시인이 설정한 오솔길이 시적화자가 산으로 갈 때에는 마을로 내려오고 시적화자가 마을로 돌아올 때에는 그 오솔길이 오히려 산으로 오른다고 하여 익살적인 구성으로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읽히고 머리에 인상이 깊이 남겨지게 한다. 동시 《산그늘.1》에서 보면 시인은 산골해가 지면서 산이 만들어내는 그늘을 두고 그림을 보는듯이 엮었는데 그 필치는 간결하면서도 유모아적으로 이루어져 재미있다. 동시 《석공》에서 보면 별 볼 모양이 없던 돌덩이가 석공의 손에 의해 귀여운 소년의 형상으로 조각되는 과정을 엮었는데 아주 쉽게 읽힐수 있고 아주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동시지만 앞의 동시들과 마찬가지로 그 착상에는 새로운 발견이 깃들어있어 아주 쉽게 씌어진 동시는 아니라 인정된다. 생활에서 새로운것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한 동시인의 로고가 돋보인다. 동시 《바다에 가보니》에서 보면 많은 강이 모여 이룬 바다에 가보니 서정적주인공이 살고있는 고향의 시내물도 거기에 흘러들어 《파란 거울이 되》기도 하고 《흰 파도가 되》기도 하며 솔향기 배향기를 풍기고 웃음을 짓고 손짓을 하면서 반겨준다고 함으로써 고향에 대한 서정적주인공의 사랑의 심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하였는데 그러면서도 매우 읽기 쉽고 재미가 있었다. 이상 심사소감을 마치면서 이번 제1회 《윤정석아동문학상》본상을 수상하게 된 김철호 시인에게 축하를 보낸다. 더불어 이번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우리 중국조선족 아동문학의 번영과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상기 작가들과 기타 많은 작가들의 노고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보낸다. 2007년 8월 5일 제1회 윤정석아동문학상시상식에서  
73    [평론]동심에 푹 젖은 시인(김응룡) 댓글:  조회:1858  추천:38  2008-09-18
동심에 푹 젖은 시인 김응룡 불혹의 나이에 혜성같이 우리 아동문학 동시단에 나타난 김철호군이 또 한묶음의 콩알같이 동글동글 영근 기름기 짜르르한 동시를 보내왔다. 교원생활도 해본적이 없고 더우기는 아동문학과 접촉해본적도 없는 김철호군이 어찌하여 불현듯 동시를 이처럼 잘 쓸수 있을가? 원천이 없는 강이 없고 뿌리가 없는 나무가 없다.   우연하 기회가 동시인을 만들었다   한시기 나는 김철호군과 연변인민방송국 문학부에서 함께 편집사업을 한적이 있다. 그때 그는 이미 소설, 수필, 실화 등 문학작품을 많이 발표했고 또 연변대학 문학반까지 졸업했기에 높은 문학수양을 갖춘 작가였다. 하지만 아동문학은 그와 십만팔천리나 거리가 있었다. 더우기는 동시와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사람이였다. 운명의 작간이라 할가 그는 돌연히 연변일보사의 가자로 자리를 옮겼다. 기자사업이란 세인들이 다 알다싶이 일년 365일 동분서주하는 직업이다. 그런 연고에서인지 그는 연변일보사에 임직한후 아주 드물게 문학작품을 썼다. 그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동시와 접촉했다고 말했다. 몇년전(1995년), 하루는 중국조선족소년보사의 아동문학편집을 담당하고있는 림금산씨가 갑자기 그한테 동시 몇수 써달라고 청탁했다는것이다. 그는 아이들처럼 약속을 어기면 반역자라는 생각이 들어 일요일의 휴가를 리용해서 어린 시절의 동심을 찾아헤매이면서 동시 3수를 써서 월요일에 바쳤는데 뜻밖에도 아주 훌륭하다는 평판을 받았다고 했다. 그중의 한수인《봄잔치》는 행운스럽게도《백두아동문학상》(1996년)까지 받았다.   이 강산 오실 봄 파란 잎 애처녀   산너머 고개너머 캐득이는 아기웃음   아직은 채 안 영근 애기녀한테   애꿎은 바람총각 잔치하러 오신대   이상은 동시《봄잔치》의 전문이다. 이 동시가 동심이 팔딱팔딱 뛰고 너무너무 생동한것은 그가 아이들의 심령속에 들어가 아이들이 하고싶어하면서도 번질수 없는 언어를 끄집어낸것이다. 이를 테면《파란 앞 애처녀》, 《캐득이는 아기웃음》, 《채 안 영근 애기녀한테》, 《잔치하러 오신대》 등의 이쁜 언어조합은 아이들의 시각으로 보아야만이 아장아장 마음에 다가오는 봄을 비로소 잡아낼수 있는 금싸락같은 시어들이다. 아이들의 세계는 끝없고 엉뚱하고 기발하고 신선하고 참신하며 거짓이 없다. 이런 아이들의 심령속으로 들어가는것은 아주 힘들고 간고한 작업이다. 김철호의 동시재주가 갑자기 빛을 뿜은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그의 성격을 보면 아이들처럼 생활속에서 모든것이 그처럼 단순하다. 쉽게 격동되고 쉽게 실망하고 쉽게 즐거워하고 쉽게 비애에 잠기고… 때문에 그는 복잡한것을 싫어하고 활기롭고 유쾌한것을 좋아한다. 그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동심에 묻혀 살아온 사람이다. 그가 어느곳, 어느 주택구역에서 살든지간에 그의 이웃집들의 아이들은 모두 그와 다정한 벗으로 되군 했다. 그가 퇴근하여 집에 돌아올 때는 마을의 아이들이《우야!》하고 그한테로 달려와 스스럼없이 어깨에 등에 가슴에 매달려 참새들처럼 재잘거렸다. 그는 이런 아이들이 싫을대신 언제나 한없는 즐거움을 느끼였다. 그는 아이들속에 들어가면 하루동안의 온갖 번뇌와 시름을 잊고 활락속에 잠기군 했다. 이런 생활속에서 그는 저도모르게 한발작한발작 아이들의 동심속으로 깊이 빠져들어갔고 따라서 아이들의 언어를 마음속에 차곡차곡 챙겼다고 했다. 전국권선생은《시창작리론연구》라는 저서에서《생활속에서 소재, 주제에서 감정, 형상에서 언어까지 이러루한것은 다 장기적으로 육성하고 축적한것이 우연한 기회에 령감이 돌연히 몰려와 그것의 부추킴을 받아 머리속에 간직했던 재료들이 신속히 기묘하게 예술의 전일체로 된것이다》라고 썼다. 김철호의 경우가 바로 그런것이다. 아마 림금산씨가 그에게 동시를 써달라고 청탁하지 않았더라면 그가 아무리 많은 동시의 재부를 갖고있다고 해도 그것이 분출되여 해볕을 보기가 어려웠을것이다. 그는 림금산씨의 청탁을 받고 동시를 쓰면서 자기의 천부적재질을 놀랍게 발견한것이다. 특히 동시《봄잔치》가《백두아동문학상》을 받은것은 그에게 있어서 큰 충격으로 되였고 따라서 그것을 계기로 동시창작에 심혈을 몰붓게 되였을것이다.   김철호의 동시 특점   그의 동시의 특점은 강한 형상성에 있다. 어느 비가 오는 날 아침이였다. 그가 창문가에 서서 바깥을 내다보는데 갑자기 시야에 갖가지 색갈의 비옷을 입은 아이들, 갖가지 색갈의 우산을 든 아이들이 삼삼오오 떼를 지어 희희락락거리며 지나가고있는 모습이 안겨왔다. 그 행복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온몸이 찡해나는 감동의 전률을 받고 기발한 착상이 머리에 떠올라 단숨에 다음과 같은 동시를 썼다.;   노란 비옷 아이는 노란 꽃아이   빨간 우산 아이는 빨간 꽃아이   비오는 날 우리 모두 예쁜 꽃아이   ㅡ《꽃아이》전문   우리는 이 동시를 읊노라면 한폭의 동화가 아름다운 수채화속에서 반짝반짝 빛을 뿜는 감을 느끼게 된다. 그 수채화속에서 우리는 방글거리는 아이들의 얼굴과 비바람의 세례를 받으며 우썩우썩 커가는 그 애들의 모습 및 그 애들의 찬란한 미래를 보는듯하다. 이 동시에서《노란》, 《빨간》, 《꽃아이》 등 낟말들을 빼면 다른 언어가 극히 적다. 얼핏 보면 매우 따분한것 같지만 우리는 그런 감을 느낄대신 너무 황홀함에 어쩔수 없다… 자꾸 반복되는 낱말들이기는 하지만 마치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때 자꾸 빨간, 파란색갈의 크레용을 덧칠해서 그 색갈, 그 동심이 뚜렷이 드러나듯이 이런 언어들이 반복도 역겨울대신 너무너무 감미로운것이다. 여기에 또 그의 다른 한수의 동시《도토리》가 있다.   도토리는 별라 갑옷속에 꼭 숨어 눈도 코도 다ㅡ아 감추고 빤질빤질한 엉뎅이만 뽈끈   이불을 뒤집어쓰고 엉뎅이 드러낸채 콜콜 늦잠자는 내 동생 같구나   이 동시의 핵이고 형상인것은《갑옷속에 꼭 숨어/눈도 코도/다 감추고/빤질빤질한/엉뎅이만 불끈》하는 시어들에 있다. 시인은 아마도 짜개바지 개구쟁이가 놀음에 지쳐 포동포동한 빨간 엉뎅이를 불끈 드러내놓고 너무 곤해 새우처럼 꼬부리고 자는 모습을 보고 불현듯 터실터실한 껍데기밖으로 불끈 엉뎅이를 내민 도토리를 련상하고 그것과 사랑스런 개구쟁이의 엉뎅이를 련계시켜 이 동시를 썼으리라는것을 어럽지 않게 생각하게 된다. 이런 형상창조는 아무나 다할수 있는것이 아니다. 다만 아이들에 대한 다함없는 사랑이 동심에 푹 젖었을 때만이 나타날수 있는것이다. 김철호의 동시의 다른 하나의 특징은 반복인듯하면서도 점층적인 승화에 있다.   ㅡ삐약삐약 병아리 울음소리는 친구 찾는 소리   ㅡ꿀꿀 꿀꿀이 웨침소리는 배고프다는 소리   ㅡ멍멍 강아지 짖는 소리는 심심하다는 소리   ㅡ음매음매 송아지 부름소리는 엄마없다는 소리   ㅡ응아응아 꽃순이 울음소리는 쉬ㅡ했다는 소리   이상은 동시《이기들의 말》이다. 이 동시에서《삐약삐약》, 《꿀꿀》, 《멍멍》, 《음매음매》 등 의성의태어들을 반복하다가 마지막에《응아응아》하는 아기의 의성의태어를 불쑥 끄집어내서 주제를 홀딱 발가놓았다. 뿐만아니라 련마다 두번씩《소리》를 반복해오다가 마지막에《쉬ㅡ했다는 소리》로 승화시켜 독자들로 하여금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김철호의 많은 동시에서 이런 수법을 읽을수 있다. 바로 이런데서 시인의 재질이 돋보인다. 한국의 한 동시인은 성인이 쓴 동시가 아이들이 쓴 동시처럼 엉뚱하고 쉬워야 아이들에게 잘 먹힐수 있다고 말했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사실 김철호의 동시가 이런것이다. 그는 머리속의 추상이나 상상으로 동시를 쓰는것이 아니라 생활속에서 어떤 경우에 부딪쳐 령감의 불꽃이 반짝 튕기는 순간을 포착하고 아이들 같이 단순한 생각으로 엉뚱한 동시를 써내는것이다.   아들애와 함께 키운 동시   김철호는 남의 집 아이들을 사랑할뿐만아니라 하나밖에 없는 자기 아들을 더없이 극진히 사랑한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에 뛰여난 장끼를 보인 그의 아들애는 역시 개구쟁이였고 감정이 풍부한 애였다 장기간 어머니가 외국에 가 있은탓으로 그 애의 그림에는 자주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 고독한 마음이 내비치군 했다. 어느 을씨년스러운 날, 아들애는 창문에 마주서서 유리에 낀 뜬김에 그림을 그리고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시인은 아버지로서 마음이 뭉클해났다. 그래서 인차《비오는 날 창문에 마주서서》란 동시를 눈물을 머금고 썼다. 그의 아들애가 처음 그림을 배울 때 커다란 도화지에 가득 차게 한 머슴애을 대강 그려놓은것이 시인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어딘지 모르게 짚이는데가 있어《괴로운 도화지》라는 동시를 써서 아들애를 깨우쳤다. 그뿐이 아니다. 《엄마 때리는 매》, 《친구》, 《그림속에 들어간 아이》, 《강아지》 등 많은 동시가 아들을 모델로 쓴 동시들이다. 이 세상에 수많은 이름난 동시인들이 모두  자기 자식을 키우는 과정에서, 소학교 애들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유명한 동시를 써냈다. 그들이 그렇게 할수 있은것은 두말할것 없이 아이들의 무궁무진한 동심세계로 깊이 빠져들어가야 한다는것을 말해준다. 김철호는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동시를 발표하기 시작해서 몇년사이에 350여수의 동시를 창작했다. 1999년에는 한해사이에 무려 50여수나 창작, 발표했다. 김철호는 자기 속심을 이렇게 터놓는다. 《나는 기자이다. 때문에 긴 소설을 쓸 시간적여유가 없다. 그렇다고 작가인 내가 글을 쓰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이것이 아마 작가의 사명감인것 같다. 늦게나마 동시창작에 재미를 붙인것은 나의 마음과 격에 맞는 일이다. 동시는 짧은 글이기에 창작할 때 시간을 많이 허비하지 않는다. 나는 오직 동시라는 이 쟝르를 뚫고나갈 예산이다.》 참으로 자아를 잘 찾은것 같다. 나는 그가 동시창작에 더욱 정진하여 보다 휘황한 성과를 안아오기를 바라마지않는다. 끝으로 한가지 짚고넘어갈것은 아직도 그의 어떤 동시는 성인의 시각으로 아이들을 내려다보고 쓴것이 확연히 알리는것이다. 물론 한국의 많은 동시인들이 지금 아이들을 대상한 동시보다 성인을 대상해서 동시를 쓰고있는 현실이기는 하지만 동시라 할 때는 어디까지나 아이들에게 읽히고 그들의 사랑을 받아야 한는것이다. 《연변문학》 2000년 6월호  
72    [평론]김철호동시집《꽃씨의 이야기》 소감(전성호) 댓글:  조회:1683  추천:32  2008-09-18
김철호동시집 《꽃씨의 이야기》 소감 전성호 들어가는 말   최근 출판된 김철호동시집《꽃씨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잘 읽었다. 주로 동년을 대상으로 하여 펼친 그의 이 동시집은 참으로 특징적이였고 매력적이였다. 여러 동시인들의 동시집들을 펼쳐놓고 보면 거기에는 정형동시도 있고 자유동시도 있으며 또 거의 모두가 감각동시도 쓰고 상징동시도 쓰며 철리동시도 쓴다. 그리고 그러한 동시들에는 거의 모두가 환상적인 성격도 깔려있고 이야기적인 성격도 깔려있으며 회화적이거나 동화적인 상상의 성격이 정도부동하게 깔려있다. 때문에 이러한것들을 가지고 동시를 분석하는 방법론으로 삼을수는 있지만 한 동시인의 특징을 잡아쥔다는것은 무리가 따른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여 본고는 다른 동신인들의 동시집과 비교를 하면서 주로 동시의 구성과《핵》(김철호동시의 경우, 매 편의 동심마다에 작자가 노린 점이 하나씩있는데 필자는 그것을 일러《핵》이라 명명하여 분석한다.)의 표출, 그리고 느낌 등 면에 걸쳐 김철호동시집《꽃씨의 이야기》의 특정을 나름으로 더듬어본다.   구성의 매력   게오르크 무카치는 작품의 구성혁식을 문학의 하나의 본질적인 문제로 간주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미적형상화의 핵심적, 조직형성적 중심을 이루는 특수자에 대한 분석은 결과적으로 인식론적고찰을 넘어서는 어떤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우리들에게 미적현실반영의 본질적이고 고유한 특징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때에 드러나는 예술작품으 구조와 미작반응의 고유성이야말로 그후에 이루어지는 좀더 구체적인 미학연구들의 대상을 이루는것이 당연하다.(게오르크 루카치, 《미학서설》. 실천문학사, 1987.4. 175페지.)   동시집《꽃씨의 이야기》를 펼쳐놓고 보면 첫눈에  잡히는것이 거의 모든 동시들이 짧고 깜찍하게 씌여졌다는 그것이다. 동시집에 첫수로 수록된 동시《나비》 등은 각기 4행, 8음보씩밖에 안되는 짧고 깜찍한 동시들이다. 김철호의 동시들이 이처럼 짧고 깜찍하게 씌여질수 있었던 원인은 동년아이들의 사고특징에 맞게 은유거나 상징에 의한 단순해답의 방법을  도입하면서《A=B》의 공식을 취하고있는 등 구성들이 간결한데에 있다. 확실히 그러하다. 그의 많은 동시작품들이 그렇게 되고있다. 이를테면《나비=꽃》, 《공작새=부채》, 《도라지꽃=보라빛오각별》, 《호박꽃=벌이네 집》, 《이슬-구슬》, 《별찌=하늘꽃》 등등. 이러한 동시들은 거의 모두 한 대상을 다른 대상으로 은유, 혹은 상징하고있지만 또 거의 모두 아이들의 사고특징에 근거하여 공간구조상에서 수평적단순련결의 방법을 사용하고있다. 그리아여 전혀 난해하지 않고 오히려 깜찍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김철호의 이 동시집에서 그중 가장 길게 썼다는 동시들도 같은 동년을 대상으로 한 다른 동시인의 동시에 비하면 도두 짧고 깜찍하게 씌여졌다. 짧게 썼다하여 무조건 좋다는것이 아니고《A=B》식의 단순해답방법을 썼다 하여 무조건 잘됐다는것이 아니다. 그 뛰여난 함축력이 많은 시어들을  절약하게 하고있고 동시들을 깜찍하게 하여주고있다는 그것이다. 그러면서도 그속에는 서정시로서의 느낌과 말하고저 하는《핵》이 제대로 갖추어져있고 독자들에게 음미와 사색의 세계도 펼쳐보이고있다. 다 알수 있는 내용을 시시콜콜 늘여놓는것보다 훨씬 돋보이는 필치이다. 따라서 이 동시집의 머리시와 동시《하늘과 바다》 등은 공간구조상에서 비록 수직공간의 구성법을 채용하고있으나 대립보다는 융합을 추구하고있고 또 합리한 상상을 동반하고있는데 이것도 맑고 단순하고 깨끗한 동심에 겨냥한것으로서 작품들을 깜찍하게 하여주는 요소라 해야 하겠다. 서시에서 보면 하늘과 땅이 수직공간을 이루고있다. 이것은 대립항이고 불변항이다. 이 작품에서는 하늘에는 별이 있고 땅에는 꽃과 아이들이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작자는 역시 불변항으로 될수 있는 별과 꽃과 아이들을 가변항으로 처리하여  별들에게는 하행지향성을 부여하여 꽃과 아이들이 부러워 땅으로 내려오는것으로, 꽃과 아이들에게는 상행지행성을 부여하여 별들이 부러워 하늘로 올라가는것으로 묘사함으로써 대립항을 융합되는 하나의 동합체로 만들었다. 동심에 맞는 구상이다. 동시《하늘과 바다》 역시 그러하다. 하늘과 바다를 볼 때 하나는 우에 있고 하나는 아래에 있으니 역시 수직공간을 이루는 요소들이고 대립항이면서도 불변항이다. 하늘에서는 별들이 살고있고 바다에서는 고기들이 살고있다. 그런데 시인은 그들이 합칠수 있는 수평선이라는 매개항을 설정하고 그 매개항에서는 별과 고기들이 함께 사는것으로 묘사함으로써 역시 융합된 하나의 동합체를 만들었다. 역시 동심에 맞는 구성이다. 아이들이 시각에서만 그렇게 보고 그렇게 생각할수 있는 묘한 착상이다. 김철호동시의 구성고찰에서 또 간과하지 말아야 할것은 시제에서 제시한 사물을  시문에서 중복하지 않고 다만 은유적인 수법으로 그 이미지만을 창조하여 보여주고있다는 그것이다. 혹은 알레고리적수법으로 본래의 뜻을 숨기고있다는 그 독특한 기법이다. 동시 《나비》나《공작새》, 《도라지꽃》 등을 보면 시제에서 제시한 사물들이 시문에서는 완전히 배제되고 그 대신 나비를 그저《가지 없이도/노랗게 피고//뿌리 없이도/하얗게 핀다》고 하였고 공작새를《야ㅡ아/오빠야/빨리빨리/저ㅡ기/큰 부채》라고 하였으며 도라지꽃을 그저《빵ㅡ/터지면/보라빛오각별//산에 먼 산에/보라빛오각별》이라고만 하면서 시제에서 제시한 그 사물의 이름을 완전히 다른 사물로 대체하여버렸다. 《호박꽃》, 《친구》, 《작은 꿈》, 《시내물》, 《산골물》, 《가을하늘》, 《메아리》, 《단풍》, 《눈.2》 등 동시들이 모두 그렇게 되여있다. 그리하여 이러한 동시들은 음미할 여지를 가지게 하고 묘한 착상이라 느끼게 한다.   《핵》 제시의 매력   여느 시인들의  시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김철호의 동시들에도 모두 그 동시를 통하여 말하고저 하는《핵》들이 있다. 그런데 다른 동시인들의 동시들과 비교해볼 때 김철호 동시에서는 흔히 그《핵》들이 전반 시작풉을 통하여 암시되는것이 아니라 시문속에 명백히 제시되여있다. 김철호동시에서 보면《A=B》의 공식중 그 해답부분이 일반적으로《핵》으로 된다. 이를테면 머리시에서 보면《하늘과 땅은 별과 꽃과 아이의 나라》라는것이 그러하고 동시《공작새》에서 보면 공작새는《큼 부채》라는것이 그러하며 동시《참새》에서 보면 참새는《작아도 조 놈이 엄마새》라는것이 그러하다. 이 동시집에서 이러한 례는 얼마든지 찾아볼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핵》들이 모두 아동들의 형상사고능력에 알맞게 이루어졌기에 생동하고 다정다감한감을 느끼게 된다. 김철호동시에서 보면 이러한《핵》들은 그것을 제시하는 방법에서도 자체의 특징을 이루면서 매력을 가진다. 물론 김철호의 동시들중 동요적성격을 가진《나비》, 《호박꽃》, 《이슬.2》 등에서 보면 그《핵》들이 은유를 이룬 다른 대상물들이기에 꼭 제시되여야 하는것인데 그것이 매개 련마다에 반복되여 나타나고있다. 이를 테면《나비》에서 보면《나비는 꽃》이라는《핵》이 1련과 2련에 나뉘여 제시되였고《호박꽃》에서도 보면《호박꽃은 벌이네 집》이라는《핵》이 1련과 2련을 통하여 거듭 강조되고있으며《이슬.2》에서도 보면《이슬은 구슬》이라는《핵》이 각 련마다 다른 색으로 변하면서 강조되고있다. 그리고 역시 동요적성격을 가진 동시《해님》, 《봄바람》, 《모두 절로》 등에서도 보면 그것이 비록 은유를 이룬 다른 대상물이 아니더라도 매개 련마다에 반복되여 제시되고있다. 동시《해님》에서 보면《해님은 얼굴이 빨갛다》는것이 첫련부터 강조되고있고 동시《봄바람》에서도《봄바람이 산과 들에 푸른 물을 들인다》는《핵》이 1련과 2련에 나뉘여 제시되고있으며 동시《모두 절로》에서도 오이나 참외, 벼, 오얏나무 등이 계절에 따라 변화되는 모습이 각 련에 나뉘여 제시되고있다. 동요적성격을 가지지 않은 동시들인《도라지꽃》, 《고추》, 《이슬.3》, 《이슬.4》, 《작은 꿈》, 《오솔길》, 《산골물》, 《학교 가는 길》, 《겨울나무》, 《눈.2》 등에서도 작자가 주장하고저 하는 그《핵》들은 처음부터 명백히 제시되고있다. 이를 테면 동시《도라지꽃》에서는 도라지가《보라빛 오각별》이라는것이 첫련에서 제시되여 반복을 이루고있고 동시《고추》에서는 고추가《빨간 불덩이》라는것이 처음에 제시되고있으며 동시《이슬.3》이나《이슬.4》에서는 이슬이《겁쟁이》라거나《성미가 급하다》는것이 처음부터 제시되고있다. 또 동시《작은 꿈》이거나《오솔길》에서 보면 화자가《…집을 짓고싶다》거나《오솔길은 장난꾸러기》라는《핵》이 각 련마다에 체현되고있다. 산골물을 색상으로 나타낸 동시《산골물》이거나 농촌의 학생들은 걸어서 등교하고 도시의 학생들은 뻐스로 등교한다는 동시《학교가는 길》, 그리고 눈이나 참새떼가 겨울나무의 옷이 되여준다는 동시《겨울나무》, 쥐면 웃고 밟으면 운다는 동신《눈.2》의《핵》도 모두 그러하다. 김철호동시에서 더욱 가관인것은 그《핵》을 상술한바아 같이 앞에서 제시하지 않고 한동안 딴전을 부리면서 계기를 조성하다가 뒤에 가서 나타내는 그것이다. 이것이 바로 김철호동시의 하나의 특이한 매력이다. 이를테면 머리시에서의《핵》은 하늘의 별은 땅의 꽃과 아이들을 부러워하였고 땅우의 꽃과 아이들도 하늘의 별을 부러워하다가 하늘의 별이 땅에 내려와 꽃과 아이가 되고 땅우의 꽃과 아이들도 하늘에 올라가 별이 되는 등 과정에 대한 서술을 하다가 나주에 가서야《하늘과 땅은/별과 꽃과 아이의 나라》라는 그《핵》을 드러냈다. 동시《공작새》도 그러하다. 시인은 환성을 울리는 작중화자의 대화 마지막에《큰 부채》라는 작품의《핵》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작품으로 우리는 동시 《참새》, 《방울꽃》, 《참외》, 《꽃아이》, 《아기는 다 예뻐》, 《아가들의 말》, 《엄마와 매》, 《친구》, 《집》, 《별찌》, 《달》, 《뻐스》, 《천지물》, 《시내물》, 《가을 하늘》, 《채소의 성미》, 《바람소리》, 《하늘과 바다》, 《메아리》, 《신호등》, 《꽃가게》 등 허다한 동시들을 례로 들수 있다.   노란 비옷 아이는 노란 꽃아이   빨간 우산 아이는 빨간 꽃아이   비오는 날 우리 모두 예쁜 꽃아이   이 동시는《꽃아이》의 전문이다. 이 동시에서  보다싶이 작자가 노린 《핵》은 《비오는 날 우리 모두 예쁜 꽃아이》라는것이다. 이 《핵》의 표출을 위하여 작자는 앞에 두개의 련을 배치하여 딴전을 부리면서 그 계기를 조성하였다.   송아지는 소의 아기 마아지는 말의 아기 강아지는 개의 아기 병아리는 닭의 아기 꽃순이는 아지미의 아기 아기는 다ㅡ아 예뻐   이 동시는《아기는 다 예뻐》의 전문이다. 보다싶이 이 동시에서의《핵》은《아기는 다ㅡ아 예뻐》이다. 이《핵》의 도출을 위하여 작자는 앞에 예쁨의 이미지를 동반하는 송아지, 망아지, 강아지, 병아리 등 동물들을 렬거하면서 잠간 딴전을 부렸다. 이밖에도 동시《아가들의 말》에서는 병아리, 꼴꼴이, 강아지, 송아지 등 동물들의 울음소리에 깃든 사연을 렬거하다가《…꽃순이 울음소리는 쉬ㅡ했다는 소리》라는《핵》을 도출해냈고 동시《친구》에서는 강아지는 병아리의 친구로 되고 송아지는 강아지의 친구로 됨을 렬거하다가 태식이는 송아지의 친구임을 도출해 냈으며 동시《집》에서는 텔레비, 랭장고, 컴퓨터, 서랍, 끌신, 노리개 등을 렬거하다가 나중에《엄마아빠 없으면 서먹서먹해지는 나의 집》이라는《핵》을 도출해냈다. 그렇다 하여 필자는 모든 동시들이 김철호의 동시들처럼 꼭《핵》을 시문에 명백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예술작품은 감추는것을 자기의 매력으로 하고있다. 감추면 감출수록 좋다고들 한다. 그리고 동시인들마다 모두 자기의 남다른 개성을 갖고있다. 또 남다른 창작기법을 가지고있다. 필자는 아무튼 이와 같은《핵》의 명백한 제시가 소년기이전의 아동들만을 자기 작품의 대상으로 하고있는 김철호동시집의 사나의 특징으로 되고 또 특수한 매력으로 되고있음을 지적할뿐이다.   시적느낌과 매력   시인들은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관찰을 통하여 느낌을 얻어오고 그 느낌을 시로 표현한다. 그 느낌은 경우에 따라서는 시의 주제로도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앞에서 이미 언급하였던 시의《핵》으로도 된다. 서정시에서 이런 느낌을 산생시킬수 있는 사물이나 현상은 시의 소재로 된다. 그러나 시란 결국은 느낌을 운문문체로 쓰는 문학인것이다. 동시의 경우에 으러서는 같은 사물이나 같은 현상에 대한 관찰이라 하더라도 그 관찰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그 느낌도 아이들의 느낌다와야 한다는 조건이 더 붙는다. 그리하여 동시를 일러 더 어려운 문체라 한다. 김철호의 상술한 동시집에서 보면 많은 경웅 그 해답부분이 직접적으로 시의《핵》이자 느낌으로 된다. 그리고 그 느낌이 또한 동심을 자극할만큼 생동하게 이루어지면서 매력을 갖고있다. 이제 그것을 더듬어보자.   《나비》ㅡ꽃, 《공작새》ㅡ큰 부채, 《도라지꽃》ㅡ보라빛 오각별, 《고추》ㅡ불덩이(맵다는 뜻), 《꽃아이》ㅡ비오는 날 예쁜 꽃, 《해님》ㅡ부끄러워, 미안해서 빨갛다, 《달》ㅡ겁나서 졸졸 따라다닌다, 《뻐스》ㅡ달리는 집, 《천지물》ㅡ보기엔 파래도 마음은 하얗다, 《오솔길》ㅡ장난꾸러기, 《시내물》ㅡ이야기, 《산골물》ㅡ환경에 따라 노랗고 빨갛고 파랗고 희게 변색, 《개울물》ㅡ소리내여 쉴새없이 흐른다, 《봄바람》ㅡ산과 들을 푸르게 물들인다, 《가을하늘》ㅡ높고 푸르다, 《채소의 성미》ㅡ마늘은 성깔이 사납고 오이는 맘씨가 순하고 도마도는 속이 예쁘다, 《메아리》ㅡ심술꾸러기 내 동생 같다, 《꽃가게》ㅡ다 아름답다, 《눈.1, 눈.2》ㅡ웃고 운다.   보다싶이 꽃이라거나 부채, 오각별, 불덩이, 구슬 등 사물들과 노랗고 빨갛고 흰 색상들은 모두 아이들의 시각이나 촉각 등을 각별히 자극하여  나름으로의 부동한 정감을 불러일으킬수 있는것들이고 부끄러움, 미안함, 겁남 등도 아이들의 정감생활에서 항상 봉착하게 되는 감정들이며 사나움, 순함, 아름다움, 예쁨 드으이 관념들도 아이들이 생활에서 항상 감각하고 맞다드는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울음이나 웃음, 장남을 떠날수 없고 이야기 듣기를 떠날수 없는것이다. 이렇게 볼 때 시인이 자기의 동시들에서 보여준 이러한 느낌들은 모두 아이들의 눈높이를 가늠하면서 거기에 맞추어 이루어놓은것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동시《시내물》을 례들어보자   건너 골짜기에서 흘러온 이야기와 이웃 골짜기에서 흘러온 이야기가 다리목에서 만나 더 큰 이야기 주고받으면서 거 큰 이야기 만들러 간다   보다싶이 시인은 시내물을 이야기로 상징하여 느끼고있다. 시내물이 밤낮없이 조잘거리면서 흐르는것을 한가닥의 이야기가 쉴새없이 흘러오는것으로 형상화하였다. 또 인격화된 시내물이 화자가 가보지 못한 그 신비한 곳의 이야기를 싣고 달려온것으로 느낀다고 리해할수도 있다. 아무튼 외줄로 흐르던 시내물(이야기)이 다리목에서 만났으니 더 큰 시내물(이야기)은 이제 또 다른 시내물(이야기) 들과 만나 더큰 시내물(이야기)을 만들것도 사실이다. 이야기듣기를 즐기는 동심을 흠뻑 끌어당기는 착상이다. 동사《해님》을 살펴보기로 하자.   동산에 방긋 얼굴 내밀 때   부끄러워 빨갛게 빨갛게   서산에 냉큼 몸 숨길 땐   미안해서 빨갛게 빨갛게   분명 시인은 해님을 수집음을 잘 타는 소녀로 인격화하여 느끼고있다. 처음 친구들과 대면할 때 수집음을 잘 타는 소녀애들은 흔히 부끄러워한다. 그리하여 얼굴을 붉힌다. 하루종일 친구들하고 즐겁게 놀던 소녀애는 이젠 자기가 갈길이 따로 있기에 아쉽게 이이들과 작별해야 하면서 미안함을 느낀다. 그라하여 얼굴이 또 붉어진다. 이 동시는 바로 이것을 형상화한것이다. 이이들의 생활과 밀착된 생활적인 느낌이다. 동시《천지물》을 살펴보기로 하자.   파아란 천지물 폭포되여 쏟아질 땐 하아얀 물보라 된다   보기엔 파래도 마음은 하얗나봐   보다싶이 시인은 장백산폭포의 흰 물줄기에 초점을 두고 천지물의 표면은 푸르지만 마음은 하얗다고 느끼고있다. 우리 민족의 심성을 짙게 내뱉고있는 느낌이지만 동심에도 잘 어울리는 시적표현이다. 이밖에《솔밭을 지날 때면》파랗되고《진달래산을 지날 때면》빨갛게 되고《마을앞 지날 때면》 하얗게 된다는 동시《산골물》의 느낌이거나 눈이 간지러워 웃고 아파서 운다는 동신《눈.2》 등의 개성적인 느낌들도 매우 기발하고 생신하고 매력적이다. 이리하여 김철호동시의 이러한 느낌들은 아이들에게 커다란 매력을 느끼게 한다.   덧붙이는 말   물론 이처럼 김철호동시집《꽃씨의 이야기》는 그 구성으로부터《핵》의 제시, 느낌 등 면에서 매력을 가지게 하면서 적지 않은 성공작들을 배출하고있다. 그러면서 몇가지 아쉬운 점들도 동시에 내포하고있는듯 하다. 첫째, 동시《참새》, 《고추》 등을 비롯하여 부분적인 동시들에서도 시문에서 시제를 반복하지 않는 수법을 도입함으로써 김철호동시다운 풍격을 더 살릴수 있었겠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음이 못내 아쉽다. 둘째, 동시《채소의 성미》, 《바람소리》 등을 비롯하여 부분적인 동시들은 이미 완성된 작품의 뒤꼬리에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붙였다는 느낌이다. 특히《바람소리》에서는 나중에《계절따라 색다른/바람 목소리/우리들과 다정히 속삭인다》고 하였는데《겨울이면/휙휙휙/차가운 목소리》라고 한 겨울바람도 다정하게 속삭이는것으로 아이들이 감각할수 있겠는지 의문스럽다.   《중국조선족아동문학작가작품론》(연변인민출판사 2007년)에서                                                                                                                                          
71    [평론]한국 동시와 연변 김철호의 동시(김관웅) 댓글:  조회:1931  추천:36  2008-09-18
[평론] 한국 동시와 연변 김철호의 동시 김관웅 성인시에 못지 않게 한국 동시도 중국조선족 동시창작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최룡관씨는《한국 명동시 감상시리즈》라는 글에서 한국의 김완기, 신현득, 김진태, 최춘애, 허동인, 오순택, 김희정, 리효선, 리건호, 서덕출, 김사림, 강현호, 리국재, 문삼석, 리석장, 김종영, 리동식, 정형택, 정춘자, 서효석, 리화주, 최장길, 김용웅, 우두섭, 최계락, 황애경, 정혜진, 김구연, 리은용, 리상문, 황베드로 등 수십명의 한국 동신인들의 명동시들을 중국조선족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그리고 한국의 단체나 개인들이 기증한 도서들에도 동시들이 상당수 포함되여있다. 이리하여 한국 동시는 중국조선족의 동시창작에 깊은 영향을 끼치게 되였는데 김철호의 사례 하나만 들기로 한다. 먼저 연변 김철호의 동시집《꽃씨의 이야기》(2002년)에 수록되여있는《시내물》을 보기로 하자.   건너 골짜기에서 흘러온 이야기와 이웃 골짜기에서 흘러온 이야기가 다리목에서 만나 더 큰 이야기 주고받으면서 더 큰 이야기 만들어간다 ㅡ김철호《시내물》전문   (이 례문에서의《더 큰 이야기 만들어간다》는《더 큰 이야기 만들러 간다》이다. ㅡ김철호)   이 시는 김철호의 대표작중의 하나로 절찬을 받은 시였다. 김철호의 동시탐구호에서 많은 시우들이 입을 모아서 칭찬했던 시이다. 김철호의 시는 한국 박두순의《말하는 비와 산과 하늘》의 마지막 련에서 그 어떤 힌트를 받지 않았는가 추측케 한다.   …… 건너 골짜기에서 실려온 이야기와 이웃 골짜기에서 걸어온 이야기가 내 몸의 푸른 대문을 활짝 열고 맑은 음성으로 걸어 들어온다. ㅡ박두순《말하는 비와 산과 하늘》의 일부   이 시련에서의 핵은 바로 “건너 골짜기에서 실려온 이야기와/이웃 골짜기에서 걸어온 이야기”이다. 김철호는 이 핵을 점철성금(点鐵成金)의 수법으로 슬쩍 에돌려서 교묘하게 부연하여 시를 만들어냈지 않았을가. 김철호씨의 동시《메아리》도 한국 동시의 핵을 빼어다가 점철성금의 수법으로 묘하게 에돌린 시가 아니겠는가 하는 의심이 들게 하는 작품이다.   미워 미워 하니 미워 미워 한다 나빠 나빠 하니 나빠 나빠 한다   한마디도 지려하지 않고 콕콕 쏘아대는 심술꾸러기 내 동생같구나 ㅡ김철호《메아리》전문   이 작품은 한국 박두순의 동시집《누군가 나를 지우개로 지우고있다》에 수록된《메아리》와 아주 류사하다.   산을 향해 사랑한다 소리치면 산의 가슴에 갸웃 귀대여보고 사랑한다! 산의 마음 전하는 메아리 ㅡ박두순《메아리 1》   산을 향해 미워한다 소리치면 산의 가슴에 갸웃 귀대여보고 미워한다! 산의 마음 전하는 메아리 ㅡ박두순《메아리 2》전문   박두순은 아이들에게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이 시적인 주제를 메아리라는 이 청각적이미지에 담아서 표현했다. 김철호는 바로 이 주제에서 어떤 힌트를 받았지 않았겠는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김철호가 한국동시에서 힌트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실례를 하나 더 보기로 하자.   가지 없어도 노랗게 피고   뿌리 없어도 하얗게 핀다 ㅡ김철호《나비》전문 (이 례문에서의《가지 없어도》와《뿌리 없어도》는《가지 없이도》와《뿌리 없이도》이다. ㅡ김철호)   김철호가 모본(募本)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되는 한국 선용의《동심시집》에 수록된《벚꽃》을 보기로 하자.   가지마다 날개를 파닥이는   나비 나비 흰나비   어제밤 놀러나왔다가 돌아가지 않는   별 별 하얀 별 ㅡ선용《벚꽃》   김철호는 “나비를 가지도 없고 뿌리도 없어도 피는 꽃”이라고 비유를 했다면 선용은 “벚꽃을 공중에서 나는 흰 나비와 하늘에 떠있는 하얀 별”에 비교했는데, 이 두 시에서는 다만 원관념과 보조관념을 서로 바꾸었을따름이다. 녀자는 꽃이라는것을 꽃은 녀자라고 바꾼것이나 별반 다름이 없다. 시적인 주제에서 힌트를 받는것도 문학영향의 중요한 종류의 하나이다. 그 가장 전형적인 실례를 김철호동시집 “연필 숨쉬는 소리”에 실려있는 김철호의 련작동시《뿌리.1》과《뿌리.2》에서 찾아볼수 있다.   꽃이 아파하는걸 뿌리는 안다.   줄기가 괴로워하는걸 뿌리는 안다.   이파리가 고뿔에 걸린걸 뿌리는 안다.   열매가 벌레 먹는걸 뿌리는 안다.   깊은 땅속에서도 다 알고 속 태우며 헤매인다. ㅡ김철호《뿌리.1》전문     꽃들이 자기가 젤이라고 우줄렁 거릴 때 뿌리는 눈감아준다   줄기며 열매들이 제노라고 다툴 때에도 뿌리는 못들은체 한다.   씨앗이 떨어져 뿌리내리면 모든 사연 알겟는데 뭐   그래서 뿌리는 금시 모르는체 한다 ㅡ김철호 《뿌리.2》전문   우리는 김철호의 련작동시《뿌리.1》과《뿌리.2》의 주제를 다음과 같이 리해할수 있다. 즉 뿌리는 줄기가 자라게 하고 꽃이 피게 하고 열매가 맺히게 하는 생명의 근본이지만 언제나 숨어서 자기를 나타내지 않는  “숨은 영웅”이라는것이다. 이러한 시적인 주제를 우리는 한국시단의 최고어른이였던 구상의 시집《인류의 맹점에서》에 살려있는 련작시《뿌리頌.1》과《뿌리頌.2》에서 발견할수 있다. 아래에 구상으 련작시 원문을 그대로 옮긴다.   《뿌리頌.1》   구상   한겨울 아파트 뜰에 크고 작은 나무들이 빈 가지를 뻗치고 서있다   말할 나위도 없지만 저 해골처럼 뻣뻣하고 앙상한 가지의 나무들이 오늘의 생명을 유지하는것은 꽁꽁 얼어붙고 굳어버린 땅밑의 뿌리들이 살아있기때문이다.   만일 그 뿌리들이 말라죽고 얼어죽고 썩어버려서는 오는 봄부터의 새순도, 새잎도 새 가지와 새 꽃과 새 열매도 어찌 바랄수 있으랴   그리고 뿌리는 저런 땅위 계절의 조화와 그 번성속에서도 자신의 떡잎새나 마른 나무가지나 빙충이 꽃이나 쭉정이 열매를 탓하거나 아랑곳하지 않으며 락화나 락과나 락엽에도 미련 없이 오직 시간의 흐름을 묵묵히 기다린다.   또한 뿌리는 기둥이나 줄기의 권력과 같은 위력이나 위세, 무성한 잎새의 재물과 같은 풍요, 꽃의 영화나 열매의 공적과 보응에 집착하거나 탐함이 없이 실로 무심히 오직 자기 생명의 영위와 그 확충에 휴식을 모르는 전력을 기울이고있다.   오오, 뿌이릐 더할 나위 없는 숨은 공덕   우리 인간의 마음의 뿌리도 저 나무의 뿌리를 닮을진저 ㅡ구상《뿌리頌.1》전문     나는 아파트 봄 뜨락 등나무 밑 벤치에 앉아 서로가 함성을 지르듯 늘어서있는   느티, 은행, 벚, 매화, 목련, 오동, 포플러, 버들, 플라타너스, 자귀, 온사시, 개나리, 진달래, 철쭉, 라일락 나무들과 앞뒤 잔디밭에 제풀에 돋아있는 민들레, 제비꽃, 씀바귀, 물망초 냉이, 토끼풀, 돗나물, 질경이, 강아지풀들의 새순과 새잎, 새 꽃과 새 가지들을 바라보며   지난 三冬 내내 그 어둡고 차거운 땅밑에서 저 초목들의 목숨을 지탱해온 뿌리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 뿌리들으 숨은 인고가 없었던들 저 초목들의 오늘의 소생이 어찌 있으며 그 뿌리들의 줄기찬 활동이 없다며 저초목들의 래일의 결실과 번식을 어찌 이루랴?   저렇듯 뿌리들은 隱者의 헌신과 공덕을 함께 지닌다 이제 나의 상념은 이 나라의 무궁화란 나무를 떠올린다.   이 나라 겨레중에서 그 나무의 줄기나 가지가 되려는 자 잎이나 꽃이나 열매가 도려는 자는 서로 다투어 많고 많으나 이 나무의 생명을 공급하는 땅밑의 뿌리가 도려는 이는 왜 이다지도 적단 말인가?   뿌리가 되자! 우리 나라의 꽃나무 무궁화의 뿌리가 되자!   저 땅위의 모든것은 계절마다 나고 죽고 스러지지만 그 뿌리는 조국의 운명과 더불어 언제나 함께하고 또 영워나리라. ㅡ구상《뿌리頌.1》전문   김철호의 시와 구상의 시는 편폭의 차이가 나고 동시와 성인시라는 구별이 있기는 하지만 시적인 주제는 동일하다. 성인시를 동시로 탈바꿈시키고 큰 편폭을 작게 축약시킨 전자의 노력은 충분히 긍정해주어야 하겠지만 후자의 힌트가 없었더라면 전자는 생겨날수 없었을것이라고 사료된다. 비유를 할것 같으면 품위있는 어른의 두루마기를 가위로 썩뚝썩뚝 베여서 아기의 꼬까옷을 만들어버렸다고나 할가. 그러므로 김철호의《뿌리.1》과《뿌리.2》가 구상의《뿌리송.1》, 《뿌리송.2》를 표절했다고는 못박을수 없으나 창의력이 있는 작품이라고 칭찬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단언하는것은 적어도 김철호가 구상의 련작시《뿌리송》을 보았다는 사실적근거는 있기때문이다. 한국 동시책에서 힌트를 받았음직한 김철호의 동시《이슬.1》을 아래에 옮긴다.   이 나무의 이슬 다ㅡ아 모이면 참외만한 큰 이슬 될거야!   이 산의 이슬을 다ㅡ아 모아보면 집만한 큰 이슬 될거야!   이 세상의 이슬 다ㅡ아 모아보면 호수만한 큰 이슬 될거야! ㅡ김철호《이슬.1》전문   (이 례문에서의 《이 나무의 이슬/다ㅡ아 모이면》은《이 나무의 이슬/다ㅡ아 모아보면》이다. ㅡ김철호.)   김철호《이슬.1》은 유명한 영국 전래동시《만일 온 세계의 바다가…》와 시적인 론리면에서 아주 류사하다.   온 세계의 바다가 하나의 바다라면 얼마나 큰 바다가 될가!   온 세계의 나무가 하나의 나무라면 얼마나 큰 나무가 될가!   온 세계의 도끼가 하나의 도끼라면 얼마나 큰 도끼가 될가!   온 세계의 사람이 하나의 사람이라면 얼마나 큰 사람이 될가!   그 커다란 사람이 그 커다란 도끼로 그 커다란 나무를 잘라   그 커다란 바다에 던지면 풍덩, 얼마나 큰 소리가 날가! ㅡ영국 전래동요《만일 온 세계의 바다가…》전문   영국 전래동요《만일 온 세계의 바다가…》는 2000년에 한국 청동거울출판사에 의해 출판된《신선득 시력 40년 동시선》에 실려있는데 연변에서 일찍 연길에 전해들어와서 적잖은 사람들의 손에서 옮아다니면서 널리 읽힌 책이다. 그러므로 김철호가 이 시집을 접했을 가능성은 아주 많다. 즉 영향관계의 설정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김철호의《이슬.1》과 영국 전래동요《만일 온 세계의 바다가…》는 그 시적인 착상이 완전히 같다. 즉 “동일한 물건을 한데 모이면 얼마나 커질까!”하는 어린애들의 천진란만한 상상이 착상의 근간으로 된것이다. 때문에 시적구조가 동일하다. 오로지 후자에서의 바다, 나무, 도끼, 사람이란 대상이 단순한 이슬이라는 하나의 대상으로 축약되였을뿐이다. 그리고 점진적인 시의 론리적인 전개도 량자가 완전히 비슷하다. 다르다면 후자에서는 “바다ㅡ나무ㅡ도끼ㅡ사람ㅡ바다ㅡ풍덩ㅡ큰 소리”라는 점진적인 형태를 취한데 반해 전자는 “나무ㅡ산ㅡ온 세상ㅡ호수만한 큰 이슬”이라는 론리적인 형태를 취했다. 이를 도작이나 완전한 표절로 볼 근거는 없지만 적어도 그 어떤 힌트에 의한 모방이거나 개작일 가능성은 충분하게 있는것이다. 김철호의 동시창작에 미친 한국 동시의 영향은 부지중 중국 송나라시기 황정견(黃庭堅)의 “점철성금(点鐵成金)”설을 련상케 한다. 혹자는 김철호의 이런 동시창작법을 모방 흑은 표절이라고 혹평하고있지만 나이가 들어서 동시창작을 시작한지 고작 1ㅡ2년도 안되는 김철호에게 있어서 한국 동시의 구성, 주제, 언어표현수법 등에서 골자만 추려내서 나름대로 새롭게 동시를 만들어내는것은 곤경에서 벗어나는 하나의 책략이였을수도 있다.   (여기에서 김철호가《동시창작을 시작한지 고작 1ㅡ2년도 안되는》는 표현은 잘못된것이다. 나는1987년에《꽃동산》잡지에 첫 동시를 발표했고 동시로써 1996년에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ㅡ김철호.)   《문학과 예술》2007년 제2기《중한수교이후 중국조선족시문학에 끼친 한국시문학의 영향(3)》에서.  
‹처음  이전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