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내 푸른 담요를 걷었을 때
나는 꽃이 될 거라는 예감을 가졌어요.
꽃이 나에게 노크를 했거든요.
엄마가 내 몸 속에
얼마나 많은 꽃씨를 숨겨 놓으셨는지
보세요, 저리도 많은 발가락과 손가락들을
마구 뻗어난 음부의 길들을
늙은 소나무의 축 늘어진 그것이든
버드나무 휘어진 허리춤이든
낭창낭창 휘감는 붉은 뱀들이
절정으로, 꼭대기로 치닫고 있잖아요?
폭염에 술 취한 딸처럼
주홍빛 얼굴을
울컥울컥 게우고 있잖아요?
그게 나라구요, 나였다구요
그러니 엄마, 습한 문 열고 나 장마 지게
꽃다운 나답게 꽃답게
툭, 툭, 모가지를 떨굴 때까지
그냥 피어나게 내버려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