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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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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지변 그리고 ...
2014년 09월 16일 10시 38분  조회:2906  추천:10  작성자: 김혁

. 칼럼 .
 
 천재지변 그리고 ...


김 혁
 

 
1
지진이란 낱말은 76년 맨 처음 접했다. 우리가 매일 쓰는 그릇을 만들고 있는 당산이라는 곳에서 지진이 일었다는것이다. 그리고 연변에도 지진이 인다는 풍문이 돌아 적이 겁에 떨었었다.
당시 소학생이였던 우리에게 “우상”은 요즘처럼 그무슨 탈렌트가 아니고 천문학자 장형이였다.
 
동한(东汉)시대 과학자인 장형(张衡)은 “후풍지동의(候风地动仪)”라는 계기를 만들어 지진의 발생을 감측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지동의는 외벽에 8마리의 룡이 부착돼 있는데 룡은 저마다 작은 구리공을 물고 있다. 그 룡두밑에 머리를 쳐들고 입을 벌리고 있는 8마리의 개구리가 있는데 만일 어느 지역에 지진이 발생할 경우 룡입 속에 있던 구리공이 그 방향의 개구리입에 떨어지는 기계였다.
장형과 그의 지동의는 당시 교과서에도 실렸고 우리가 주문해 보는 잡지들에도 칼라로 큼직하게 소개되였다. 그 예술품을 방불케 하는 지동의를 보며 저마다 감탄을 머금었던 기억이 있다.

2
그렇게 감성적으로나마 알았던 지진이 다시 한번 우리들의 신심을 강타했다.
2008년 5월 12일 규모 8.0급의 대지진이 사천성 문천 등지를 강타해 그 지역이 초토화됐다. 

풍부한 물산으로 사람들의 살림 형편이 넉넉해 “천부지국(天府之国)”으로 불렸던 곳, “삼국지”의 류비가 제갈량의 “천하 삼분지계(三分之计)”에 따라 터전으로 삼았던 곳, 국보 판다가 서식하고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관광명소로 유적도 풍부한 곳, 새 세기에 들어서 매년 10% 넘는 고도성장을 이루며 “서부대개발”의 중심이자 선두 도시로 이름 난 곳, 그 곳을 지진의 마수가 덮쳤다.
주택 50만채가 붕괴됐고 학교 건물 7000여 채가 무너져 내렸으며 20여만의 사상자를 내고 수천명의 아이들이 일조일석에 부모을 잃고 천애고아(天涯孤兒)가 됐다. 

3
중국에서 예로부터 지진에 대한 기록은 드물지 않다. 공자(孔子)의 “춘추(春秋)”에 서도 “지진이 다섯 번, 산과 봉우리가 무너지는것이 두 번, 그 밖에 재이(灾异)의 기록은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고 전하고 있다.
불과 30년전인 당산대지진의 악몽을 재현하며 덮쳐든 이번 지진은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원자폭탄 250개 이상의 위력이라 한다.

하지만 렬악한 위기속에서도 휴머니즘은 꽃을 피웠다.
정부는 식량, 생수, 옷, 텐트를 비롯한 구호품을 신속히 지원하고 있으며 호주석과 온총리는 여진이 남아있는 피해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 구호활동을 선두 지휘했다. 구조대원들은 "1프로의 희망이 보이면 100프로로 뛴다"는 구호를 걸고 밤낮으로 뛰고 있다. 련이은 여진과 악천후속에서도 생사를 다투며 매몰 주민들을 구해냈다. 찢어진 길을 잇고 무너진 잔해들을 걷어내며 망가진 도시 기능을 하나씩 복구해 나갔다. 무너진 “천부지국”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사천에서 매일이고 생명의 기적, 사랑의 경이가 이어지고 있다.

 형제자매의 불행을 함께 헤아리고 슬퍼하는 “동병상련”의 마음은 기부활동을 촉진해 중국 전역을 무대로 성금모금, 헌혈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불운한 이들을 돕기 위해 기업가, 연예인, 일반시민으로부터 고사리손 애들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온정이 줄을 잇는다.
 
14억 중국인이 하나로 뭉쳐 난국을 헤쳐나가며 나눔과 베품의 행위를 통해 삶의 의미와 행복이 증대되고 있다.

대지진은 깊은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아픔을 아픔으로만 간직하지 않고 떨쳐나선 우리들에게 재난극복과정은 공통의 경험이 되면서 한편으로 단결과 일체감,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이라는 중요한 경험을 제공했다.
수많은 과학자들의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진은 아직 정복되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인류에게 지진, 해일, 홍수, 번개 등의 천재지변은 공포의 대상이 되여 왔다. 인간으로서 감당해 낼 수 없는 자연재해는 인간들이 쌓아온 물질과 능력의 한계를 철저히 느끼게 만든다.
이처럼 재앙은 인간을 시험하는  시금석이다.
천재지변이 가져다준 재앙, 하지만 그 재앙속에서 보여준 삶의 의지는 강진보다 강했다
 

김혁 문학블로그:http://blog.naver.com/khk6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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