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중국조선족 시인 최화길 篇
2024년 08월 23일 06시 29분  조회:424  추천:0  작성자: 죽림
아버지(외 9수)/최화길
2021년 12월 30일 10시 32분  작성자: 문학닷컴

시 - 비소리(외 9수)


▣ 시 / 최화길
 
아버지(외 9수)
 
 
 
칭송에는 쪽걸상 신세지만
 
자식 사랑엔 암장입니다
 
 
 
매끄러운 성격이 아니여서
 
호랑이라 불리우신 우리 아버지
 
 
 
평생 그 독한 배갈 맛을 즐기며
 
줄담배로 근심은 혼자 태웠습니다 
 
 
 
머리 한번 살갑게 쓸어주지 않았어도
 
깊은 속으로 우려주신 진한 차향기 
 
 
 
내 머리 희기 전까지 까맣게 몰랐던
 
입이 비뚤어지게 쓴 맛이 다가섭니다  
 
 
 
어느 날 갑자기 시름 활 터시고 가셨지만
 
당신이 오르셨던 산마루엔 노을이 곱게 비꼈습니다
 
 
 
어머니 
 
 
 
내가 울면 어머니는 아프셨습니다
 
내가 아프면 어머니는 우셨습니다
 
 
 
어머니는 자기 품을 나에게 다 내주셨습니다
 
내가 그 품을 떠나면서 비여버린 항아리 
 
 
 
나의 체온 고이 간직한 그 품에서
 
된장은 숙성하고 김치는 익고… 
 
 
 
머나먼 타향으로 엄마 체온은
 
한치의 차이 없이 송달되였습니다 
 
 
 
아직도 철부지여서 무릎을 내주시는
 
자장가의 멜로디에 파도가 일렁입니다
 
 
 
불러도 대답 없는 하얀 메아리지만 
 
내 가슴의 온돌은 아직도 따뜻합니다 
 
 
 
아, 아 당신에게서 하늘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생명의 원천, 땅도 알았습니다 
 
 
 
안해
 
 
 
나의 선택 존중하고 아껴준 사람 
 
살다보면 험한 꼴도 보여주었건만
 
약점까지 껴안은 무던한 사람 
 
 
 
꽃 한송이 안겨주는 랑만조차 모르는
 
무뚝뚝한 어둠에도 밝게 웃을 줄 아는
 
세상에 이런 녀자 또 있을지 의심 드는 사람
 
 
 
‘큰 애기’라 이르는 소박한 롱담에는
 
생명을 잉태하는 무궁한 크기 만큼 
 
세상 끝까지 가도 다는 알 수 없는 사람 
 
 
 
빛은 올올이 볼 수 없어도 밝고
 
공기는 만질 수 없어도 떠나서는 못사는   
 
없는 듯 숨쉬는 생명의 기원이라 이르옵니다
 
 
 
남편 
 
 
 
어느 한 위대한 녀성이 점지하여 얻은 
 
평생 싫지 않은 자랑스러운 칭호
 
 
 
땡볕이 지지면 양산이 되고
 
폭우가 찌르면 우산이 되는 일 
 
 
 
아홉을 주고도 주지 못한 하나로
 
평생 가슴 앓아야 하는 숙명 
 
 
 
스스로 원하기에 원했기에 
 
몸과 마음 다 태우는 피빛 노을이다 
 
 
 
아들
 
 
 
사람들은 나와 판박이라 말하는데
 
성질머리 하난 나의 적수인 듯하다 
 
사춘기 때는 내가 동을 가르키면 
 
기어이 서쪽으로 빠지곤 했다 
 
 
 
내가 자랄 때도 아버지와 저렇게 맞섰는지?
 
자신을 검토해도 답안이 없던 허허벌판  
 
 
 
장가 가서 자식 하나 생기더니
 
어딘가 내 눈치 얼마간 아는 듯하다 
 
 
 
아버지대 아버지라야 공언이 있는 건지?
 
아들이 알아줄가 하니 나는 할아버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들 키울 때보다
 
손주놈 키우는 재미 더 쏠쏠한 건… 
 
 
 
이왕지사 어찌 됐든 
 
래일의 배심 하나 두둑하다 
 
 
 
며느리 
 
 
 
나하고는 말도 잘 안 섞는
 
뚝뚝한 아들놈의 최고 선물
 
 
 
어쩜 아들놈이 타고 난 결함 
 
미봉하려 우리 집에 온 천사 
 
 
 
묘하게도 아들한테서 받은 서운함 
 
비자루 챙겨들고 깨끗하게 청소한다
 
 
 
딱히 고운 데 없이 곱기만 하고 
 
별로 신경 안 쓰는데 주고만 싶다
 
 
 
너로 하여 아들은 더는 무릎 아래 아니지만 
 
너로 하여 아들을 빼앗긴 듯하기도 한데 
 
 
 
그래도 그냥 벙글써 좋게만 생각되는 나
 
며느리 앞에서는 항상 바보상이 아닌지?
 
 
 
그럼에도 시름이 다 가셔진 듯 
 
구름 한점 없는 하늘처럼 청정하다 
 
 
 
딸 
 
 
 
엄마 곱니? 아빠 곱니?
 
하는 동네분들 물음에
 
 
 
똑 부러지게 
 
“아빠 더 곱다”고 대답한 딸이다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나는 아들의 눈에 난 딸바보
 
 
 
시집가던 날 끝내 참지 못하고
 
어느 모퉁이서 엉엉 방성한 딸바보
 
 
 
사위를 질투할 만큼 어리석은 딸바보
 
사위를 하늘 높이 받쳐올린다
 
 
 
내가 고와하는 절반이라도 
 
우리 딸 고와해라고 공연히 설친다  
 
 
 
평생 퇴직 없는 행복한 직업 
 
살뜰한 딸 가진 아버지! 
 
 
 
사위
 
 
 
오직 존중할 수밖에 없는 
 
우리 딸의 자아 선택 
 
 
 
기대 이상으로 나보다 더 
 
살가운 놈 낚아올렸어요 
 
 
 
밉다고 보자 해도 미워지지 않는
 
피 한방울 섞지 않은 자식
 
 
 
하기에 내 앞에서 남편 질책할 때면
 
은근히 사위편이 되는 못난 장인 
 
 
 
속심이야 콩밭에 두고 있지만 
 
남자의 자존은 구길 수 없는 일 
 
 
 
남자 대 남자로 짝꿍이 되여
 
술 한잔 나누어도 편해서 좋다 
 
 
 
손군
 
 
 
내 성씨 타고 난 손군은 
 
밉게 놀아도 고운데 
 
사위 성씨 타고 난 손군은 
 
곱게 놀아야 곱다
 
 
 
물론 겉으로 보건대는 
 
차이가 별로 나지 않지만 
 
두 손군 데리고 밖에 나가면 
 
오른쪽에 친손군 왼쪽에 외손군 
 
 
 
애들에겐 꼭 같은 할아버진데
 
어쩜 그렇게 유치할 수 있냐구요
 
가볍게 웃을 일이 아니옵니다 
 
내 마음이 깜쪽같이 나를 속여요
 
 
 
그렇다고 딸도 서운할 일은 아닌 것 같아
 
딸 시집 보내고 아들 장가 들어 
 
할머니로 되는 그 날이면 
 
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진 않을 거니깐! 
 
 
 
선생님 
 
 
 
엄마의 회초리 이어받으신
 
피를 섞지 않은 ‘엄마’
 
사랑 깊이 감추는 지혜로 
 
 
 
비뚤게 쓴 글씨 바로 잡아주시고
 
넘어진 연유 차근차근 풀어주시며
 
심지에 불을 달아 어둠을 밝혔습니다 
 
 
 
래일을 살자면 날개가 필요하다며
 
자신이 아끼던 깃털마저 내게 주시고
 
내 몸에서 돋는 날개에 꽃을 피웠습니다 
 
 
 
내 생애에 숨어 사는 꺼지지 않는 등불 
 
파도에 기우뚱거릴 때마다 손잡으시는 
 
당신은 나의 인생과 함께 약동하고 있습니다

《도라지》2021년 2기  (계정)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043 멕시코 시인 - 옥타비오 파스 2017-02-20 0 5298
2042 레바논-미국적 시인 - 칼릴 지브란 2017-02-19 0 4911
2041 아랍 "망명시인" - 니자르 카바니 2017-02-19 0 4882
2040 러시아 시인 - 발라쇼브 에두아르드 2017-02-19 0 3215
2039 몽골 시인 - 롭상도르징 을찌터그스 2017-02-19 0 3358
2038 일본 시인 - 미야자와 겐지 2017-02-19 0 5435
2037 일본 시인 - 스즈키 히사오 2017-02-19 0 3671
2036 시인 김파 "흑색 태양" 대하서사소설 출판하다... 2017-02-18 0 4187
2035 폴란드 시인 - 즈비그니에프 헤르베르트 2017-02-14 0 3375
2034 폴란드 시인 - 심보르스카 2017-02-14 0 3350
2033 프랑스 초현실주의의 선구자 시인 - 시욤 아폴리네르 2017-02-14 0 4995
2032 영국 시인 - 윌리엄 골딩 2017-02-14 0 3921
2031 스웨덴 국민시인 - 토마스 트란스트 뢰메르 2017-02-14 0 3588
2030 명문 옥스퍼드大 "시 교수"속에 시지기-竹林 있다?...없다?... 2017-02-13 0 4020
2029 영국 시인 - 필립 라킨 2017-02-13 0 4278
2028 아일랜드 시인 - 셰이머스 히니 2017-02-12 0 4806
2027 아랍 시리아 "모더니스트 혁명" 시인 - 아도니스 2017-02-12 0 3889
2026 터키 인민의 시인 - 히크메트 2017-02-09 0 3865
2025 중국 최초 신시 문학가 - 沈尹(君)默 2017-02-05 0 3671
2024 중국 현대시인 - 北島 2017-02-05 0 3796
2023 중국 페미니스트 녀류시인 - 伊雷(孫桂珍) 2017-02-05 0 3818
2022 중국 현대 산문가 시인 - 朱自淸 2017-02-05 0 3926
2021 중국 시대별 대표적인 녀류시인들 2017-02-05 0 3977
2020 중국 당나라 녀류시인 - 薛濤(설도) 2017-02-05 0 3515
2019 중국 현대시단 시인 - 艾靑 2017-02-05 0 4073
2018 중국 현대시의 개척자 中 시인 - 徐志摩 2017-02-05 0 7078
2017 중국 현대의 시인 - 何其芳 2017-02-05 0 3897
2016 중국 현대시인 시작품선(1) 2017-02-05 0 4007
2015 영국 계관시인 - 앨프리드 테니슨 2017-02-05 0 4626
2014 고대 로마 서정 풍자시인 - 호라티우스 2017-02-05 0 5391
2013 영국 "석별의 정" 시인 - 로버트 번스 2017-02-02 0 4764
2012 일본 녀류시인 - 무라사키 시키부 2017-02-02 0 4006
2011 "불쌍한 시인", "저주받는 시인", "상인 탐험가 시인" 2017-02-02 0 4065
2010 중국 당나라 "시사(詩史)의 시인 - 두보 2017-02-02 0 4622
2009 "영문학의 아버지" 영국 시인 - 초서 2017-02-02 1 4653
2008 "시인 중의 시인" 독일 시인 - 프리드리히 휠덜린 2017-02-02 0 4846
2007 영국 랑만주의 시인 - 윌리엄 블레이크 2017-02-02 0 6987
2006 [자료] - 서정주, 국화 옆에서, "친일시?"... 2017-01-30 1 5107
2005 강릉출생 민족시인 심연수 유품 고향에 돌아오다... 2017-01-27 0 3784
2004 민족시인 심연수 그는 누구인가... 2017-01-27 0 4685
‹처음  이전 2 3 4 5 6 7 8 9 10 11 1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