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시(詩)교수 파문'으로 본
대(大)시인들의 사생활
딜런 토머스는 도벽
엘리엇은 인종차별 소지
상당수 도덕적으로 결함
...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에서 300년 전통의 명예교수직인 '시 교수'(Professor of Poetry)로 선출됐던
루스 퍼델(Padel·여·53)은 자진 사퇴해야 했다. 그녀가 시 교수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경쟁자였던
시인 데릭 월컷(Walcott·79)의 성추행 전력을 언론에 투서했던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집중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옥스퍼드대 시 교수직은 영국 문학계의 최고 명예직으로 꼽히기 때문에, 여론은 퍼델의 행위에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댔다.
하지만 존경받는 문인이 되려면 반드시 도덕적인 자질을 갖춰야 할까?
최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문학사(史)에서 위대한 시인으로 추앙받는 인물들 중 상당수가 도덕적 측면에서 큰 결함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죄와 구원, 창조와 소멸 등의 주제를 몽환적으로 노래해 밥 딜런을 비롯한 20세기 예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딜런 토머스(Thomas·1914~1953년)는 술고래였고 친구들의 돈을 훔치는 나쁜 버릇이 있었다.
20세기 모더니즘의 이정표로 평가받는 시집 '황무지'의 작가이자 194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T S 엘리엇(Eliot·1888~1965년)은 인종차별주의나 반(反)유대주의로 해석될 수 있는 시를 썼다.
하지만 1950년대 영국 시단을 대표하는 필립 라킨(Larkin·1922~1985년)이 사적인 편지에서
인종차별과 성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엘리엇은 양호한 편이다.
영국 낭만주의시대를 이끌었던 조지 고든 바이런(Byron·1788~1824년)은 난잡한 여성관계로 유명했고,
또 다른 낭만주의 시인 존 키츠(John Keats·1795~1821년)는 상습적으로 마약을 복용했다.
소설 '검은 고양이'와 시 '애너벨 리'로 유명한 에드거 앨런 포(Poe·1809~1849년)는
27세 때 13세의 사촌 여동생과 결혼했다.
텔레그래프는 만약 이들이 오늘날 활동했다면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결코 옥스퍼드 시 교수는 될 수 없을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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