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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치팡(何其芳, 1912∼1977)은 중국 현대의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다.
쓰촨 성(四川省) 완셴(萬縣)의 어느 보수적인 가정에서 태어나서 성장한 중국 현대문학의 1세대 작가로, 원래 이름은 허융팡(何永芳)이다. 또 필명으로 허즈(禾止), 디디(荻荻), 추러(秋若), 라오바이싱(勞百行), 양잉레이(楊應雷), 푸루빙(傅履冰), 허치팡(何啓放) 등이 있다.
어려서부터 중국 고대 시가와 소설을 좋아했으며, 1929년 상하이의 중국공학예과(中國公學豫科)에서 공부를 하면서 중국 신문학을 좋아하기 시작했고, 많은 신시(新詩)들을 접했는데, 특히 빙신(氷心)의 시가와 산문을 대단히 좋아했다. 1930년에 그는 칭화 대학 외국어과에 입학해 공부하다가 이듬해에 다시 베이징 대학 철학과에 들어가 공부했다. 재학 중 프랑스 시의 영향을 받아 시작(詩作)을 시작했다. 1936년 산문시집 《화몽록(畵夢錄)》으로 대공보(大公報) 제1회 문학상을 받았고, 이듬해 처녀시집 《예언(預言)》을 내놓았다. 항일전쟁이 시작되자 옌안으로 가서 루쉰예술학원 문학계 주임으로 교편을 잡는 한편, 시집 《야가(夜歌)》를 출간했다. 또한 문예평론가로서도 활동했으며, 중국 정권 성립 후 과학원문학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으나 1966년 이후 문화 대혁명 중에는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베이징대학 재학 중에 그의 시는 진솔하고 섬세한 감정을 정미한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제재는 주로 자기 자신으로 자신의 환상과 감각, 정감을 노래하는 시가 주를 이루었다. 이후 다른 지역에서 교사 생활을 하게 되면서 허치팡의 시야는 넓어진다. 산둥 지방 농민들의 고생과 어려움을 목도하면서 사상과 감정에 큰 변화가 생겼다. 물론 이는 그의 시에 고스란히 투영된다. 이후 그가 삶의 터전을 옮겨가며 사회 현실을 더욱 깊이 인식하게 된 그는 이전의 경향에서 벗어나 민중의 생활과 투쟁을 위한 시를 쓰고자 하여 시상의 변화를 보인다. 초기의“민감하고 다정하며” “배회적이고 또 함축적”이었던 시를 주로 썼던 허치팡은 제자리에 머물지 않고 항상 변화를 꾀했다. 그는 중국 고전 시가와 민가(民歌) 및 신시의 형식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나아가 현대 중국어의 객관적인 규율에 근거해 현대 격률시를 주장하고 이를 직접 자신의 시가 창작에 적용해 시가 형식의 변화를 추구했다. 시가 형식에 대해서 대담한 탐색을 계속하는 중에도 자신의 결점을 분명하게 간파하고 이를 냉정하게 비평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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