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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는 산문시
2016년 02월 05일 22시 50분  조회:3751  추천:0  작성자: 죽림
산문시란 용어는 1869년 '파리의 우울 (Le Spleen de Paris)' 이란 시집에서 보들레르(C.P.Baudelaire)가 제일 처음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는 이 시집 서문에서 산문시를 "리듬이나 운이 없어도 마음속의 서정의 움직임이나 몽상의 물결, 의식의 비약에 순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강직하며 시적인 산문"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산문시는 시적인 내용을 산문적 형식으로 표현한 시이기 때문에 시행을 나누지 않습니다.

비록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운율은 없으나 형태상의 압축과 응결이 필요하고, 시 정신이 압축되고 응결되어야 하는 운문시와 다르지 않습니다.

자유시가 리듬의 단위를 행에다 둔 데 반해 산문시는 한 문장 또는 한 문단에다 리듬의 단위를 두고 있습니다.

예로 조지훈의 봉황수(鳳凰愁)를 들겠습니다.


벌레 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단청(丹靑) 풍경 소리 날아간 추녀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玉座)위엔 여의주 희롱하는 쌍룡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 올렸다.
어느 땐들 봉황이 울었으랴만 푸르른 하늘 밑 추석을 밟고 가는 나의 그림자. 패옥 소리도 없었다. 품석(品石) 옆에서 정일품(正一品) 종구품(從九品) 어느 줄에도 나의 몸둘 곳은 바이 없었다.
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양이면 봉황새야 구천(九天)에 호곡하리라.
 
 
서정시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또는 모든 특징을 다 가지고 있되 산문의 형태로 쓰여진 시라고 보면 된

다. 산문시는 시적 산문(poetic prose)보다 짧고 간결하며, 자유시와 같은 행의 끊어짐(line breaks)이

없고 내재율(inner rhyme)과 운율적 흐름을 지닌다.

조지훈은 그의 [시의 원리]에서

- 산문시는 자유시의 일부분으로서 거기서 출발하여 자립한 것이니 표현력이 왕성한 시인에 있어서만 걸작이 기대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산문시는 그 형식에서보다 내용에서 시가 되느냐, 하나의 평범한 산문이 되느냐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묘한 음악의 미는 발휘되지 않더라도 내용의 조리는 산문과는 달리 시 정신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라야 비로소 산문시가 되는 것이다.

라고 했다.

산문시의 생성 동기는 대개 그 시인 개인의 독특한 사정과 시적 방법의 문제에 달렸다고 하겠으나, 그 시

인으로 하여금 처해있는 그 사회가 치열한 시 정신을 부여할 때 흔히 쓰여진다

예를 한번 볼까요
1) 조지훈 <봉황수(鳳凰愁)> 주제 : (퇴락한 고궁을 보며)망국(亡國)의 비애를 노래함.

벌레 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단청(丹靑) 풍경 소리 날아간 추녀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玉座)위엔 여의주 희롱하는 쌍룡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 올렸다. 어느 땐들 봉황이 울었으랴만 푸르른 하늘 밑 추석을 밟고 가는 나의 그림자. 패옥 소리도 없었다. 품석(品石) 옆에서 정일품(正一品) 종구품(從九品) 어느 줄에도 나의 몸둘 곳은 바이 없었다. 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양이면 봉황새야 구천(九天)에 호곡하리라.

2) 신동엽 <산문시[1]>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광부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덱거 럿셀 헤밍웨이 장자(莊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오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남해에서 북강까지 넘실대는 물결 동해에서 서해까지 팔랑대는 꽃밭 땅에서 하늘로 치솟는 무지갯빛 분수 이름은 잊었지만 뭐라곤가 불리는 그 중립국에선 하나에서 백까지가 다 대학 나온 농민들 추럭을 두대씩이나 가지고 대리석 별장에서 산다지만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이름 꽃이름 지휘자이름 극작가이름은 훤하더란다. 애당초 어느쪽 패거리에도 총쏘는 야만엔 가담치 않기로 작정한 그 지성(知性) 그래서 어린이들은 사람 죽이는 시늉을 하지 아니하고도 아름다운 놀이 꽃동산처럼 풍요로운 나라, 억만금을 준대도 싫었다 자기네 포도밭은 사람 상처내는 미사일기지도 탱크기지도 들어올 수 없소 끝끝내 사나이나라 배짱 지킨 국민들, 반도의 달밤 무너진 성터가의 입맞춤이며 푸짐한 타작소리 춤 사색뿐 하늘로 가는 길가엔 황토빛 노을 물든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 병을 싣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 가더란다.

산문시.. 참 재미있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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